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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20년 12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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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172쪽 | 336g | 145*202*15mm |
ISBN13 | 9791197274619 |
ISBN10 | 1197274618 |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어릴적 집에서 초등학교까지 30분이 조금 넘는 시간 걸어다니던 길에는 작은 책방이 두세곳 있었는데 나는 그곳의 단골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종종 들러 책을 읽거나, 또 부모님께 사달라고 조를 책들을 찜해 두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도서관과 책방의 구분을 잘 못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한데, 주인아저씨들은 마음 좋게 ‘책이 재미있냐’ 물어봐 주시거나 편히 볼 수 있게 의자를 내어주시기도 했다. 아마도 책가방을 메고 선 채로 책에 골몰한 아이가 기특해 보였던 게 아닌가 싶다.
여전히 책을 좋아하고, 책방에 갈때면 어느 곳보다 설레고 편안함을 느끼는 마음도 그분들의 따뜻한 배려가 만들어준 기억 덕분이라 여겨진다(늦었지만 이제라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책에 실린 열 편의 짧은 산문들은 저마다 자신이 발견한 동네 책방을 알려주며, 그 공간에서 발견한 반짝임, 만남, 위로의 순간들을 함께 나눈다. 인터넷을 통해 소개된 동네 책방들을 하나, 하나 찾아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책방 나들이를 이어갔다. 그중 내가 들렀던 ‘브로콜리 숲’이 나왔을 때는 말 그대로 ‘우와!’ 반가움에 감탄을 쏟아내기도 하면서 말이다.
이렇게나 다양한 동네 책방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소개된 곳 중 어느 한 곳 눈길이 가지 않는 곳이 없으니 그저 행복한 책읽기 였다. 동네 책방 중 ‘세렌디피티 78’이나 '서행구간'처럼 그 곳을 방문한 방문객의 입장에서 뿐만이 아니라 직접 운영하는 주인장의 입장에서 적은 글도 있어 더욱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준다. 한 곳만 빼놓고는 모두 경기도에 위치해 있는데 책의 시작에 적힌 ‘이 책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20 제4회 경기히든작가 공모전‘ 동네 책방 에세이 부문의 수상 작품집입니다’라는 글을 읽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이해가 된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전국에 있는 동네 책방 여행을 해봐도 좋겠다고 막연히 여행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렇게 열 편의 글을 만나고 나니 어느새 내게는 동네 책방의 주소와 다양한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동네 책방’ 리스트가 정리되어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이 가라앉고, 또 날이 풀려, 봄봄봄 콧노래가 날 때 즈음 책으로 만난 동네 책방들을 한 곳, 한 곳 둘러볼 수 있게 되기를 손꼽아 본다. 이 책을 읽은 후 ‘나의 적용하기’는 동네 책방 나들이로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모든 동네 책방들을 다 들러보고 싶지만, 그래도 굳이 '먼저' 가보고 싶은 세 곳을 고르라면 양평 ‘산책하는 고래’, 여주 ’세렌디피티 78’, 그리고 용인 ‘생각을담는집'이다.
# 양평 산책하는 고래
산책하는 고래는 책방 주인 부부가 전원생활을 하면서 만든 동네 책방으로 소담하면서도 예뻤다. 정원도 멋졌고, 책방 안은 내가 좋아하는 웜곳의 서가들과 아기자기한 책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는데 ‘마음에도 가끔 쉼표가 필요해’라는 캘리그래피 글귀가 한 눈에 보였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을 가족과 읽는 시간은 참 편안하고 행복했다. 책을 싫어하는 막내마저 라면을 먹으면서 만화책을 즐겁게 읽었다. p.10
*출처 : 산책하는 고래 블로그( https://blog.naver.com/whalestory3 )
‘가정식책방’이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왠지 그 느낌을 알 듯한 정겨운 소개가 적힌 블로그를 찾아보니, 이 곳은 책방지기부부가 아이들과 거주하려고 지은 전원주택을 작은책방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 담겨있다.
책에 북스테이를 할 수 있는 곳이라 적혀 있어 글들을 확인하니, 작년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두 시간 동안 예약한 한 팀만 책방이용이 가능하도록 운영하다가, 그마저 작년 11월 말부터는 책방이 쉬어간다는 공지가 되어 있어 아쉬운 마음이었다. 몇 해 전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책 속에 파묻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이용자들의 글들을 찾아 읽으며, 왜 이 곳을 이제야 알게 되었는지, 아쉬운 맘에 한숨이 절로 났다.
‘2021년 책방과 책방스테이 운영에 대한 공지는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며 추후에 다시 올리겠습니다’라고 적힌 글을 보며, 빨리 이 상황이 나아져서 꼭 책방스테이를 해야지 다짐(!)해본다.
# 여주 세렌디피티 78
나는 여기 곳곳에 책 제목을 붙여보았다. 그 숲으로 들어가는 굴다리에는 ‘좁은 문’을, 숲속 길에는 ‘비밀의 화원’을, 숲길 너머 언덕에는 ‘폭풍의 언덕’을, 그 밑에 작은 은행나무 묘목이 심긴 언덕에는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나무를 심는 사람 언덕 끝자락에는 빨간 건물 한 채가 우두커니 서 있는데, 바로 항상 고양이 두 마리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동네 책방 ‘세렌디피티 78’이다. pp.86-87
책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내가 만난 특별한 동네 책방’을 언급하고 있지만, ‘책방을 지키는 고양이’라는 제목의 글은 직접 동네 책방을 운영하며 쓴 글이다. 제목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가 떠올라 혹시 글을 쓰신 분도 이 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 혼자 갸웃거리기도 했다.
우리 부부는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했는데 마침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을 만나 매료되었다. 좀 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꿈꾸며 책방을 열자고 결심했다.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며 노후를 뜻 깊게 맞이하고 싶었다. p.87
이런 바램을 담아 동네 책방에서는 고전 문학,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에세이나 소설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북세이 독서 모임’, ‘동화 읽어주는 어머니 모임’, 정원에 관련된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 정원 가꾸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가드닝 수업 ‘숲에서 손수 만드는 아름다운 정원 가꾸기’, 그리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여울 음악 감상회’ 등 다양한 모임과 활동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정기적인 참여는 어렵겠지만 예쁜 정원에서 가드닝 행사나 음악 감상회에 참여해보고 싶어 위치와 연락처를 눈여겨 보았다.
*책방을 지키는 고양이라는 글 제목에 떠오른 책 : )
# 용인 생각을담는집 (아마도 의도한 것인 듯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다)
생각을담는집에 도착해서 보니 무려 4층짜리 큰 건물이었다. 책방은 1층에 있었지만, 뒷마당까지 멋지게 있는 모습이 나를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이 시골 동네에 이런 게 가능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p.116
책방에는 커다란 탁자 한 개, 그리고 주변에 작은 탁자가 놓여 있었다. 낡은 책들이 가득 채운 커다란 책장 앞에는 가지런히 반짝이는 새 책들이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책들, 하나같이 전부 귀하고 예뻐 보였다. p.116
*출처 : 생각을담는집 블로그 ( https://blog.naver.com/seangak )
이 곳은 동네 책방과 카페가 함께 하는 곳인데, 블로그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 ‘출판사 생각을담는집과 함께하는 시골 동네책방, 카페, 강연과 콘서트를 하는 복합문화공간. 워크샵 등 공간대여’라는 글이 적혀있어 다양한 활동과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북스테이’를 한 이용자들의 글도 찾아볼 수 있어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 아쉽게도 이 곳 역시 현재는 ‘북스테이’를 하고 있지 않았다. 다행히 ‘당분간' 쉬고, ‘다시’ 연다는 안내글이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긴 했지만 말이다(책이 가득한 공간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두근두근 설레지 아니한가?).
이렇게 세 곳의 동네 책방을 꼽아보았지만, 나머지 일곱 곳의 동네 책방 역시 매력만점의 공간들이다. 꼭 가봐야지 하며 우리집에서 얼마나 걸리려나 위치를 확인해 보는, 그 상상만으로도 흐뭇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마 직접 방문할 때면 더욱 큰 행복으로 두근거리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책에 글을 실은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가족과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또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서, 따뜻한 만남과 위로가 필요해서, 아니면 호기심으로 동네 책방을 찾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을 열고 그 곳에 들어선 순간 또다른 세계에 발을 딛은 듯 마음 한켠에 쉼을 얻었으리라. 이곳에 소개된 곳들을 한 곳씩 들러, 그 시간을 담아갈 날을 기대해 본다.
*동네 책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 )
이 글을 읽으시며 위에 소개된 세 곳 이외의 책방들이 어딘지, 또 어디에 위치했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올려봅니다. 책에서 만난 열 곳의 동네 책방과 인터넷을 뒤적여 찾아낸, 랜선이나마 그 곳의 느낌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그리고 어느날엔가의 나들이를 위해 주소와 연락처입니다.
양평 산책하는 고래 https://blog.naver.com/whalestory3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340-20
여주 세렌디피티 78 세런디피티78 | Facebook
경기도 여주시 명품로 127-40 (031-883-7822)
수원 화성 헤세처럼 https://blog.naver.com/hesse2018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791번길 20 (0507-1312-8873)
원주 터득골 북샵 https://blog.naver.com/borrysim25
강원 원주시 흥업면 대안로 511-42 (033-762-7140)
광주 퇴촌 서행구간 https://blog.naver.com/slowzonebooks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596 1층 (0507-1374-3927)
부천 오키로북스 http://5kmbooks.com/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 541-11 3층 (홈페이지에 적힌 전화번호가 휴대폰 번호여서)
수원 브로콜리숲 http://www.instagram.com/broccoli_soop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32번길 21-10 2층 (031-243-7389)
용인 생각을담는집 https://blog.naver.com/seangak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사암로 59-11 (070-8274-8587)
부천 용서점 https://www.facebook.com/yongbooks
경기도 부천시 역곡로46번길 30 (홈페이지에 적힌 전화번호가 휴대폰 번호여서)
수원 천천히, 스미는 https://blog.naver.com/permeate_slowly
경기도 수원시 율전동 163-12
*언급된 동네 책방 중에서 유일하게 내가 들렀던 : )
*나에게 적용하기
하나. 책 속에 소개된 동네 책방 방문하기 (적용기한 : 코로나19 상황이 지나가면)
*양평 ‘산책하는 고래’, 여주 ‘세렌디피티 78’, 용인 ‘생각을담는집’은 꼭꼭꼭 가보기(가능하다면, 책방스테이도!)
두울. 동네 책방에 가면 꼭 책 한 권 이상 구매하기 (적용기한 : 지속)
우리 부부는 동네 책방을 여행하면서 나름 규칙을 정해서 실천하려 한다. 동네 책방 구경만 하지 않고 꼭 책 사기, 책을 많이 사지 않을 때는 가능한 현금으로 책 구입하기 등 이런 작은 실천 나눔에서 지역 공동체가 살아나고 다양한 좋은 책방들을 지속해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지켜나가면 좋겠다. p.13
*덧붙이는 말
내용에 포함된 '산책하는 고래'와 '생각을담는집' 블로그 이미지는 사전에 허락을 받고 사용하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
책방에 가는 것이 참 좋았다.
문을 열면 코끝으로 스며드는 진한 종이 냄새는 지금도 너무 사랑한다. 그 질리지 않는 향기에 이끌려 안으로 걸어가면 책들이 나를 반긴다. 자기만의 이름(제목)을 달고 질서 있게 나열된 모습을 보노라면 품위마저 느껴졌다. p.25
“이 책 읽어봐. 마음에 들 거야.”
좀 떨어져 있었지만 나는 단박에 그 책을 알아보았다. 나의 인생 책, 나의 벗 ‘빨간 머리 앤’이었다. p.28
*역시 앤은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는 듯 : )
세상은 수많은 나비의 날갯짓으로 돌아간다. p.39
나라는 존재는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해주었던 모든 것에 빚지고 있었다. 그들이 나를 만들어주었으니까. 내 삶이 빛나는 이유는 나와 그들이 함께 존재해서다. pp.74-75
무조건 열심히 노력해서 근면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배우고 살았습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저 자신의 행복도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p.85
소규모의 동네 책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프랜차이즈형 대형 서점이 아닌 동네 책방을 찾는 우리는 사실 ‘보물 사냥꾼’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무질서하게 진열된 책들 사이에서 나에게 꼭 맞는 이야기를 찾아낸다. p.136
이상하게도 책방에 들러 두 시간이 넘도록 가게를 둘러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양손 가득히 책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점점 쌓여가는 책들에 어머니는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셨고, 하루는 더 이상 책을 사온다면 집에 있는 책을 전부 내다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시는 바람에 당분간은 스스로를 자제시켜야 했다. p.140
*어느 집이건 책을 내다 버리겠다 화를 내시는 분들은 한 분씩 계신 듯 ^^;
그곳에는 이야기가 있다. 오래된 책방 곳곳에 쌓여 있는 책방의 이야기, 처음 책방을 찾아 다니던 나에 대한 이야기, 자신만의 취향으로 책을 채워놓은 책방 사장님의 이야기, 그리고 헌책을 같이 파는 책방의 경우에는 책을 지나쳐간 또 다른 누군가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의 이야기도 있다. pp.146-147
책은 서로 다른 얼굴과 표정으로 내게 다가온다. 책을 처음 골라 사던 순간, 책을 사고 나서 첫 장을 넘기던 순간, 책을 완독하고 나서 무엇인지 모를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짧은 메모를 남기던 순간, 훗날 많은 시간이 흘러 우연히 책장에 꽂힌 그때의 책을 봤던 순간 등. 그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디테일하고 유별나게 보일 수 있겠지만, 나만의 노력이 숨어 있다. p.155
물론 비가 내리는 날보다는 비가 안 내리는 날이 훨씬 좋다. 그래도 비가 와도 좋은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비 오는 소리, 비 올 때 쓰는 나의 노란 우산, 비 오는 주말 책방에 가만히 앉아 커피를 마시는 그 느낌까지.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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