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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07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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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0.90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11.7만자, 약 3.7만 단어, A4 약 73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54618250 |
2024년 03월 21일 ~ 2024년 12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4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잘가요 엄마를 읽으려고 펼쳐드니 김점선의 <속삭임>이라는 그림이 파랗게 눈에 들어 왔다. 마치 엄마와 아들인듯 모든것을 추억하고 모든것을 사랑하듯 그렇게 웃고 있는 백마가 푸른 산들 속에서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보이다.
작가가 데뷰한지 만 41년만에 써내린 잘가요 엄마는 요즈음 신경숙님의 엄마를 부탁해가 여성 버전이라면 남성버전 엄마를 부탁해요 라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엄마라는 화두는 누구나 하나씩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이지만 누구나 다 같지 않은 무게와 추억이 색색깔의 오묘한 빛깔을 띤 색들의 모습처럼 사람들마다 다 다르다.
작가는 이이야기속 엄마의 모습은 자신의 엄마의 모습을 얼추 많이 닮았다고 말하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엄마의 모습을 담은 지라 그 모습이 그 이야기가 적잖은 무게로 와 닿는것 같다.
객주나 홍어 아리랑 난장 빈집등의 작품을 배출한 김주영 작가의 자전적 냄새가 베인 잘가요 엄마는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의 배다른 동생에게서 전해 듣고 초상을 치르러 내려간 고향에서의 며칠 동안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설이 끝날즈음 작가는 집에 오르는 길에 작가의 엄마에 대한 회환과 추억과 사랑과 연민이 녹아 먼지처럼 흩뿌려 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마치 엄마의 뼈가루가 흩뿌러져 마을 어귀를 날아가듯. 주인공의 눈앞에 먼지인듯 엄마의 흔적인듯 그렇게 마무리 되고 있다.
'한평생 무겁고 가혹한 삶의 중턱에서 벗어날 날 없었던 어머니는 결국 한줌의 먼지였다. 라는 표지의 한줄 글에서
고단하며 한편 슬프고 희생만한 팍팍한 삶이 나타나고 있었다.
한 여자의 인생이 어느새 엄마라는 굴레를 쓰고 보면 이것은 인간도 사람도 아닌 막중한 가면을 눌러 쓴 기분이 나는 것 같다. 어머니도 한때 살랑살랑 대는 봄바람에 가슴 설레이던 소녀였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을 보며 두 볼 붉히며 단장하던 여자였다는 것을 우리는 애써 까먹으려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의 어머니에게 주어진 삶은 너무 팍팍하여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오신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 속에 대비적으로 등장하는 주위의 남자들은 어머니의 작고 작은 체구에 얹어진 기생충 같다는 생각 바위같은 무게로 기생충의 모습으로 어머니의 삶을 더 뒤틀리게 하고 힘들게 하고 거머리처럼 한 여인의 팍팍한 삶에 얹혀지 피를 빨아 먹는 거머리처럼 보였다.
큰아들의 징용을 막아 보겠다고 유부남에게 딸을 시집보낸 외할아버지나 누나의 딸을 거둬들인다는 명목으로 놀며 배불리 먹는 작은 외삼촌 결국 그 딸을 말하자면 조카를 병신 정태에게 민며느리 넣으려고 계락을 꾸미고 그것이 피붙이 외삼촌의 모습이었다. 어머니의 첫번째 남편은 모습도 없이 남매만 남겨두고 가 버렸고 그런 누나를 돌보아 주기는 커녕 자신의 이득을 위해 빈둥빈둥 놀고 먹는 서방을 옆에 부치는 댓가로 또 빌어 먹은 작은 외삼촌의 행태 그리고 늘 자신을 벌주고 폭력을 휘두르던 학교 선생님 그리고 어머니의 두번째 서방 또한 매한가지 덩치만 크지 누워 놀고 먹기는 똑같은 행태. 엎친데 겹친 격으로 남동생 하나를 더 얻게 해서 어머니에게 덕지 덕지 달라 주위에 붙은 남자들이 어머니의 등꼴을 빨아먹고 한평생을 이용하고 희생시키고 무시하고 굴곡진 삶을 만들게 한 원인으로 어머니를 괴롭혔다.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딸을 야밤도주 시킬수 밖에 없었던 그 아픔이 피 절절 흘리는 그 상처에 소금밖에 뿌려 댈줄 몰랐던 그 어머니의 남자들이 비단 소설속 주인공 뿐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여성이라서 여자라서 아무것도 할줄 모르고 가르치지 못해 모르는 무지랭이라고 손가락질 하지만 많은 이야기와 역사 속에서 그런 여성을 그렇게 내 몰고 파렴치한의 모습으로 피 빨아 먹고 사는 기생충 같은 남정네들은 우째 그리 많은지.
이런 소설을 접하면 나도 모르게 답답해져 온다.
어머니의 고단한 삶속에서 작가는 그렇게 원망하고 부끄럽고 사랑받기보다 늘 사랑에 목말라하던 자신과 그 모든 문제의 원인이 엄마라는 생각에서 비로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하게 지켜내고 사랑했던 엄마의 모습을 찾아낸다.
고단하고 숨가쁜 삶속에서 가슴 찢어지는 아픔 속에서도 어머니는 언제나 더 큰 품으로 끌어 안으시는 모습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굴곡진 삶속에서 이리저리 휘둘러지는 자신의 인생속에서 끝끝내 지켜내고 사랑했었던 그 마음을 작가는 마지막 먼지가 되어 자신을 감싸는 어머니의 손자락을 바람을 통해 느꼈을 것 같다.
이야기속에서 문득문득 과거로 갔다 현재로 왔다 하면서 풀지못한 의문표가 궁금증이 환하게 풀려가면 갈수록 작가는 내 심장을 덮고 있던 미세한 먼지들이 어둠 속으로 흩어져 날아가고 있다고 표현하였다.
아프고 들추기 싫은 과거의 기억이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다시한번 보고 싶고 아련해지는 어머니의 모습처럼 그렇게 주인공의 눈물속에 떨구어지고 있었다.
이책을 읽으면서 어머니라는 단어를 입속에서 되내어 본다.
나도 엄마가 되고 보면 녹녹찮은 무게에 한숨 쉴때도 있지만 우리네 어머님 그 위의 어머님만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투덜대고 투정만 부릴줄 알았지 어머니의 삶에 대해 그 여자의 삶에 대해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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