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로 기억이 납니다. 여름방학 내내 놀다가 어느새 다가온 개학식 전날에 밀린 일기를 벼락치기로 몰아 쓰다가 결국 다 쓰지를 못 했습니다. 개학식날 선생님께 혼날까봐 걱정이 된 저는 감기에 걸리면 어머니께서 학교에 안 보내실꺼라는 어린 생각에 밤새 선풍기를 쐬었습니다. 그런데 튼튼한 체력 덕분인지 감기에는 걸리지 않았고, 개학식날 선풍기 바람에 퉁퉁 부은 얼굴로 선생님께 혼났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일기 쓰기는 제 어린시절 웃픈 기억 중 하나였는데 기생충 박사로 유명하신 서민 교수님이 "이건 일기 쓰기의 혁명이야!"라고 외치며 [밥보다 일기]라는 책을 내셨다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서평에서 서민 교수님의 흑역사인 [마테우스]라는 책에 대한 에피소드로 시작하는데 "일기 안 쓴 죄, 괴물 마테우스를 낳다"라고 하며 자기 고백을 하십니다. [마테우스]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책인지 모르겠지만 갖은 노력을 다해 절판시키려고 하셨던 걸 보니 그 책은 졸작(?)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책의 구성은 3개의 part로 나누어져 있고 각 part별로 서민교수님의 경험담(또는 다른 다양한 사례)을 토대로 각 장마다 주제에 맞게 일기 쓰기에 대한 예시가 아주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뜬구름 잡기식 일기 쓰기 방법이 아닌 실제 도움이 되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Part1.의 각 장 내용 중 글쓰기는 인간의 본능으로 글쓰기 연습은 시중에 나와 있는 글쓰기 책만 사서 읽어서는 안 되고 매일 조금씩 쓰라고 하고 있으며 결국 매일 조금씩 글을 쓰는 것의 답은 일기이고 일기 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part1.에서 글쓰기를 잘 하려면 매일 조금씩 일기를 쓰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면 part2.에서는 일기 쓰기 시작을 위한 다양하고 유용한 팁tip들이 들어있습니다.

 Part2. 각 장 중에서 일기 쓰는 공간인 일기장과 블로그의 장단점을 이야기 하는 장에서는 특히 블로그로 일기 쓰기 할 때 아래 4가지 원칙을 지켜달라고 서민교수님은 힘주어 강조 하고 있습니다. 저한테도 귀담을 만한 원칙입니다.

 Part3.은 각 장마다 놓치지 않고 매일 일기 쓰기를 위한 다양한 주제의 일기 쓰기 방법에 대해 여러 예시를 들며 설명 해 주고 있습니다.

Part3.은 나만의 고유한 일기 쓰기를 위한 여행 일기, 술과 일기, 자기소개서, 아버지의 일기 등 각 장마다 다양한 주제로 한 일기 쓰기 예시로 이해를 돕고 있는데요. 특히 서민 교수님의 개인적 경험이 담긴 '술과 일기' 장과 '일기가 준 화해' 장이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특히 '일기가 준 화해'라는 마지막 장은 서민 교수님 아버지 일기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서민교수님에게 아버지는 늘 무서운 분이셨고, 서민교수를 특히 미워하셨다는 생각에 아버지를 더욱 원망(미워)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한참이 지난 후 어머니께서 옥상을 정리하다가 아버지가 쓰신 일기장을 발견합니다. 수십 년간 거르지 않고 쓰신 몇 십권의 일기장을 어떻게 처분할지 갑론을박하다가 결국 다 처분하기로 했는데 서민 교수님이 아쉬운 마음에 두 권을 빼돌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빼돌렸던 아버지의 일기를 읽으며 그 동안 생각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의 왜곡을 알게 되었고 결국 존경하는 마음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리뷰를 쓰다보니 주요 장을 차례로 열거만 하다가 끝난 것 같은데요. 각 장 제목만 봐도 "밥보다 일기"라는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이 책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풍부하고 다양한 일기 쓰기 예시 같습니다. 예시가 많아서 리뷰에는 못 옮겼지만 26편의 일기 쓰기 예시가 있어서 일기 쓰기, 특히 글쓰기에 대해 관심 있는 독자라면 많은 도움이 되실 꺼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서민 교수님의 말씀으로 리뷰를 끝마칩니다.

"이건 일기 쓰기의 혁명이야!"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