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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2년 01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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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19.90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3만자, 약 1만 단어, A4 약 1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96105435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3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신미식
한번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후회한 적이 없다. 너무나 많은 길 위에서, 사진에서 행복을 발견하며 살았기에 그렇다. 내가 선택한 가난은, 내가 선택한 외로움은, 결국 나를 살찌우는 힘이 되기도 한다(p173)-라는 문구를 보며 든 생각은 '여행작가로 여행을 선택한 사람의 인생이란 가난하고 외로운 것인가'였다. 네모난 방안에 갇혀 자유를 꿈꾸고, 언젠가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나게 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나에게는 '여행'만을 선택한 삶이 그리 힘든 것인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훌쩍 떠나지만 어느 새 떠나온 곳의 풍경을 그리워하게 된다는 그, 신미식의 글과 사진을 통해 여행의 달콤함을 맛보고 싶었으나 오히려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버렸던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단 하나, '마다가스카르' 때문이었다. 어린왕자의 행성에 자라던 신기한 바오밥나무가 있고, 여우원숭이가 서식한다는 그 곳. 그다지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올해 마다가스카르에 관한 책을 두 어권 읽었더니 마다가스카르라는 글자가 가슴에 콕 박혀서 쉽게 빠지지가 않는다. 나같은 겁쟁이가 엄청 큰 마음을 먹어야 갈 수 있는, 아프리카에 있다는 마다가스카르를 이 작가는 과연 어떻게 표현했을지 알고 싶었다.
글보다는 사진이 많았고, 적혀진 글 또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그의 내면의 소리가 중심이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 때문에 더욱 서정적으로 마다가스카르를 바라볼 수 있었던 듯 하다. 다른 책들에서는 여행지를 중심으로 마다가스카르를 바라봤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사람이 사는 곳'으로서의 마다가스카르를 만날 수 있었다. 소달구지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사진,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아이의 환한 미소, 코발트빛 바다와 진한 색깔의 집. 명화와 마찬가지로 사진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어떤 사진을 보고 가슴이 메어진다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마음에 단단한 돌덩이가 쌓여 내려가지 않는 그런 느낌, 무척 오랜만이다. 그것이 우리가 '감동'이라 부르는 감정은 아니었을까.
마다가스카르 외에도 매력적인 도시의 멋진 사진이 나에게 손짓했다. 작가를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멋진 바다 색과 골동품이 가진 매력을 알게 되었고, 동경하던 파리의 <기다림>이란 주제로 찍힌 멋진 사진을 보았으며, 아시아를 여행하던 그가 전달한 사진으로 모래 언덕의 부드러운 곡선을 느꼈다. 베트남에서는 손가락을 톡 대보고 싶을 정도로 통통한 볼을 가진 아이들을 보며 웃음지을 수 있었고, 다양한 모습을 한 인물 사진에서는 이상하게 가슴이 절절해서 한동안 그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어야 했다.
이 책에 담긴 글은 그리 길지도 많지도 않다. 정리되지 않은 문장도 곳곳에 보이고, 작가가 말하고 싶은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문구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런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야말로 여행을 선택한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매력인 것 같다. 우리가 만약 여행을 떠난다면 우리의 감정도 그와 마찬가지일테니.
-살다보면 스스로 아픔을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p263)-라는 그의 중얼거림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그는 아마도 표지처럼 짐을 짊어지고, 이 말을 반복하며 고독하지만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여행을 계속하는 게 아닐까.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맹렬하게. 우리가 때로는 상처입을 것을 알면서도 삶을 향해 돌진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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