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에 혹했다. 그리고 명상에 잠긴 오동통한 고양이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그 앞에서 잠든 생쥐, 책보는 생쥐, 춤추는 생쥐들이 웃겼다.

나는 세상의 잣대에 비추어 나름 잘 살아온 사람이다. 공부하라고 해서 공부하고 적성에 맞지 않지만 취업이 잘된다는 대학에 가라고해서 갔고 졸업 후에는 취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라고 해서 일했다.

좋은 직장이었고 나름 보람도 있었다. 내가 번 돈으로 가지고 싶은 것 갖고,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은 곳을 가는 자유를 누렸다. 이대로 쭈욱 산다면 나름 괜찮은 삶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삶이 빛을 잃어갔다. 더 이상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고층 사무실에서 열린 창문을 보면 "저기로 내 몸이 빠져나갈까?"하는 생각했다.

다들 알겠지만 요즘 사무실 창문은 비스듬이 열려 유난히 머리 하나 통과하기 어렵겠더라. 가득이나 머리가 커서 자칫 잘못했다가는 창문에 머리가 껴서 이도저도 아닌 개그를 할 판이었다.

결국 버티다 버티다 회사를 떠났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삶'을 시작했다.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러나 노후는 불안할지 몰라도 이제는 더 이상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가 깨져서 피흘리는 자신을 상상하지는 않는다. 삶이 소중해졌다.

앞으로의 삶을 위해 이 책을 선택했다. 좋은 내용이 차고 넘치지만, 주요한 세가지를 꼽아보겠다.

파트1의 ‘지금 이 순간’ 훈련법이다.

내가 오행 중에 수(水)의 기운이라 유난히 생각이 많다. 때때로 쓸데없는 불안과 걱정의 쓰나미에 휩쓸려 질식 지경에 이르고는 한다. 서둘러 벗어나야만 했다.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지금 이순간에 현존하기’를 적극 실천하라. 그것도 여러번. 당신의 생각을 가능한 한 과거와 미래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게 하라. 이것을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어라. 당신이 얼마나 자주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지 주목하라.”(p.25)

‘지금 이 순간’ 훈련법으로 명상/호흡, 집중, 확인, 생각의 흐름 멈추기, 신체 스캐닝, 요가/기공, 질문에 답하기를 제시하고 있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이상 이 세가지 중 하나 혹은 전부를 실천하라고 권한다. 방법은 책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나는 이중에서 명상/호흡, 생각의 흐름 멈추기, 요가/기공, 질문에 답하기를 선택했다.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나름 평안해졌다.

파트2에서는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현실적인 기대치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모든 면에서 완벽해지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왜 이렇게 할 일이 많은지, 몸과 마음이 지치고 만사가 짜증스러웠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과 힘겹게 싸우며 버티고 버텼다.

“당신이 해야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할 일’ 목록을 현실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 목표가 당신이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 확인하라. 진정으로 하고 싶어서 스스로 선택한 목표라야 목록을 당신의 목표로 전환할 수 있다. 이제 목표를 어떻게 성취할지 면밀하게 생각해보라. 내일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짜보라. 너무 늦었을 때는 없다. 너무 늙은 때라는 것도 없다. 당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느냐에 달려 있다. 실패란 없다. 실패하는 유일한 길은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p.89)

그래서 나는 하고 싶은 일부터 하고 남들의 기대 따위는 저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타인의 무리한 요구에는 좀더 마음 편하게 ‘안돼’라고 말하고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는 솔직하게 말했다. 혹여 상대방이 거절하더라도 편하게 받아들였다. 그랬더니 한결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몸도 편안해졌다.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좀더 다정해지고 너그러워졌다.

마지막으로는 파트5의 창조적 활동이 나를 건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뇌의 뉴런(신경단위)은 시냅스(신경세포의 연접부)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시냅스를 활용하여 모든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고 저장한다. 하지만 세포를 살아있게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극을 주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이 문화활동이다. 문화활동을 할 때 뇌가 더욱 유연해지면서 활동하는 시냅스의 숫자가 늘어나고 새로운 기억세포가 생성된다....(중략)...서로 다른 예술적, 문화적 활동을 하면 우리는 신체 반응을 더 잘 알게 된다.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면역체계가 강화되고 혈압이 낮아진다. 자기감정에 충실하게 일한으로써 좀 더 침착하게 된다.”(p.205)

나는 연극, 전시 그리고 독서와 글쓰기를 택했다. 그림도 조금씩 그리고 있다. 효과는 좋았다. 그것에 집중하는 시간동안은 불안과 걱정은 사라지고 왕성한 호기심이 생겨났다. 그 과정에서 이번에는 진짜 원하고 하고 싶은 일도 찾아가는 중이다.

성공여부를 떠나서 지금도 나아가고 있다. 세월이 흘러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지금의 선택과 전진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만 같다.

지금은 그렇게 믿고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는가.

때때로 그러한 믿음이 흔들릴 때면 이 책을 다시 한번 펼쳐들고 여기에 제시된 작은 실천법부터 하나, 하나 해나갈 예정이다. 괜찮을 듯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