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를 읽으면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선생님들이 교실수업에서 참고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슬로리딩 수업을 할 때 장편동화를 중심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4학년, 5학년, 6학년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내년에 저학년을 맡는다면 어떻게 하지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을 말끔히 씻어준  책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가 나와서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세분의 수석선생님이 수업한 사례를 실었는데 내용이 어떨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이 분들의 수업은 학년을 구분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서 학년별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제한이 없다는 점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각대장 존>그림책 수업을 6학년에도 도입을 했는데 재미있어 했다는 그 내용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에서는 다양한 수업 활동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활동은 전체 아이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몇가지 활동만 소개하여 보겠습니다. 짝꿍부터 출발하여 전체로 확대하여 나가는 토론논제 정하기, 좋은 문장을 함께 읽거나 베껴쓰고 이야기 나누기, 3단계로 나누어 질문 놀이하기, 동화책 함께 읽기에서 생각나는 동화를 친구들에게 소개하기, 5가지 작품 깊이 읽기 활동 등입니다.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에서는 작품 속 이야기를 아이들의 삶과 연결시켜 주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슬로리딩 수업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의 삶'을 수업에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을 여러가지 활동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습니다.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에서 선생님들은 작품 속 이야기를 넘어서 이것을 아이들의 삶과 연결시키려고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첫째는 쓰기를 통해서였습니다. 작가를 초청해서는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을, 참고 견디는 시간의 중요성을 알게 하였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정성드려 써서 '선물 상자'에 넣어 소중한 사람에게 전달하게 하였습니다. 동시를 읽고 아이들은 나만의 동시를 써서 서로 나누게 하였습니다. 더불어 아름다운 문장을 베겨 써보고 서로 나누게 하였습니다. 독서 수업의 완성은 글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작품 속에 있는 내용을 실천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떡연구소>를 만들어 여러가지 고민을 해결하고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내 삶의 나무심기 실천하기'를 통해 나와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를 읽으면서 아이들의 다른면을 살피시는 선생님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슬로리딩 수업에서는 수업을 위해서 최대한 읽기 과제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에서도 선생님들이 어떻게 할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책을 읽어가면서 이것을 자연스럽게 해소하셨습니다. 첫째, 수업에는 선생님만의 색깔이 있어야 함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이 내용이 궁금해서 먼저 읽겠다고 했을 때 안 읽어오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을 말끔히 덜어주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기다림의 미덕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책을 읽고 난후 활동에 초점을 꼭 맞출 필요는 없다는 말씀에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는 여기에 치중을 했는데 아이들은 읽는 과정에서도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둘째, 수업중에도 아이들의 표정과 말을 세심하게 살피는 선생님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조용하던 아이가 이야기를 접하면서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을 보며 놀라웠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교사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생활지도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수업과 연계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를 읽으면서 갈래별로 수업 사례를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저는 장편동화를 중심으로 수업을 해서 그림책과 동시집으로 수업한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여러 선생님의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할 수는 있었지만 이렇게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에서처럼 구체적으로 생생한 교실 수업 이야기를 접하지는 못했습니다. 동시를 노래로 익히거나 배우기, 몸으로 표현하기, 나만의 동시 쓰기, 동화를 듣고 부모님과 함께 체험하여 보기, 나만의 이야기를 써서 선물상자에 담아 전달하기 등 여러가지 활동으로 이루어진 이 수업은 그 생동감이 저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사실 내년에 학교에서 새로운 학년을 맡으면 다른 종류의 수업은 어떻게 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한 학기 한 권 깊이 읽기에 빠지다>가 이런 저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아 있습니다. 두가지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첫째, 교육과정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좀더 자세하게 서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슬로리딩 수업, 온작품 읽기 수업, 한 학기 한 권 책읽기 수업 모두 교육과정 틀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동시집 함께 읽기 수업 내용이 너무 간략하게 서술된 점입니다. '동화책 함께 읽기'와 '그림책 함께 읽기' 수업 내용은 길게 서술된 점에 비해 '동시집 함께 읽기 '수업 내용은 다소 간략하게 서술되어 많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갈래별로 생동감있는 교실 수업 이야기를 전해주신 박정순 수석선생님, 김연옥 수석선생님, 성옥자 수석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