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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1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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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28쪽 | 824g | 160*232*35mm |
ISBN13 | 9788950930554 |
ISBN10 | 8950930552 |
2024년 09월 13일 ~ 2024년 10월 15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5일 ~ 2024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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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19일 ~ 2024년 10월 07일
2024년 09월 12일 ~ 2024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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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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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으로 정의한다면, 고환율이란 '경상수지 흑자를 발생 및 유지시킬 수 있는 수준의 환율'이라고 할 수 있고, 저환율이란 '경상수지 적자를 발생 및 유지시킬 수 있는 수준의 환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두가지 환율의 중간에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수준의 환율'인 경상수지균형환율이 있다.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 중, 고환율을 선호하는 사람을 '고환율주의자', 그리고 저환율을 선호하는 사람을 '저환율주의자'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고환율주의자라고 다 같은 부류는 아니다. 첫번째 부류는 맹목형 고환율주의자이다. 고환율이 단기적으로 수출을 촉진시켜 성장률을 높인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중이 고물가에 시달려도, 경제가 웃자라 체질이 허약해져도, 자기 임기 중에 성장률이 높아지기만 하면 된다. (54p) |
배선영 지음 '시장의 비밀' 중에서 (21세기북스(북이십일)) |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원화가치가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5일 발표한 '한국에 대한 연례협의 최종 결과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이 10%가량 저평가됐다고 밝힌 겁니다.
IMF는 원화가 추가로 절상(환율하락)되면 수입상품 가격이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는 것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쉽게 말해 원달러 환율이 지금 너무 높으니 좀 낮추면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거라는 얘깁니다.
원래 환율은 경기, 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 나라의 정부는 통화정책, 재정정책과 함께 환율정책도 중요한 거시정책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IMF의 '조언'을 좀더 풀어쓰면 이렇습니다. "현재 원화가치가 저평가(너무 높다)되어 있다. 그러니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절상) 수입상품의 가격이 하락해 인플레가 진정될 수 있다. 게다가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이 둔화되어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 이 역시 과도한 인플레 압력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반대의 경우도 정리해볼까요. 환율이 지금보다 오르면(절하)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수출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이 올라가고 설비투자가 늘어나 경기가 활성화됩니다. 그러면 수출기업과 관련 회사들의 임금이 오르고 수입물가도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집니다. 고환율 정책을 썼을 때의 경제의 모습입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국제수지에 의해 결정되지만 정부의 시장개입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며칠전 일본의 시장개입이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우리 정부의 환율정책도 뜨거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의 경제팀이었던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최중경 차관이 '고환율 정책'을 쓴 것에 대한 평가가 그것입니다. 당시 "경제팀이 대통령의 747공약 달성을 위해 성장률을 높이려고 무리하게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수출을 주로 하는 재벌들에게 유리하도록 고환율 정책을 쓴다"는 말까지 나왔지요. 비난이 비등해지면서 최중경 차관이 물러나 필리핀 대사로 자리를 옮겼었습니다. 당시의 환율정책을 둘러싼 논란에는 이런 환율-물가-성장간의 밀접한 관계가 바탕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개인적으로도 잘 아는 저자 배선영 감사가 '고환율주의자'를 몇 부류로 분류한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저자가 '맹목적 고환율주의자'라고 표현한 사람은 고환율 때문에 대중이 고물가에 시달리거나 경기과열로 부작용이 발생해도 모두 무시하고 임기 중에 성장률을 높이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입니다. 비난을 받아 마땅한 유형이지요.
그런데 저자는 좀 다른 고환율주의자도 있다고 말합니다. '수재형 고환율주의자'가 그것입니다. "고환율은 고성장과 대외건전성(경상수지 흑자, 적은 외채, 많은 외환보유고)의 달성에 큰 기여를 하지만 고물가의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성향상 물가안정보다는 고성장이나 대외건전성을 상대적으로 중시한다. 그래서 당장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감수하고서라도, 혹은 장래의 인기를 의식하고서, 고환율정책을 선택한다. 맹목형과는 달리 균형감각이 있어, 지나칠 정도로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저자는 '수재형 고환율주의자'에 대해서는 무조건 지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성장동력 저하나 대외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고환율 정책을 폈을 경우 그 '가치'를 인정해주어야한다는 것이지요.
"폐쇄경제가 아닌 소규모 개방경제로서 자원빈국이라 수출이 활로며 자본계정이 100% 개방된 한국이 저환율 정책을 쓰는 것은, 장기적으로 결국 자살행위입니다."(59p) 저자의 주장이 담긴 구절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1기 경제팀은 '맹목적 고환율주의자'였을까요 아니면 '수재형 고환율주의자'였을까요. 본인들은 알겠지요.
요 며칠 유럽,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 경제가 모두 휘청거리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습니다. '위기'의 그림자를 느끼며 '환율-물가-성장'의 관계와 경제정책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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