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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1년 05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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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628g | 160*235*30mm |
ISBN13 | 9788960864405 |
ISBN10 | 8960864404 |
2024년 09월 13일 ~ 2024년 10월 15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5일 ~ 2024년 11월 01일
그래제본소 : 월급 200만 원으로 10억 만드는 투자 공식
2024년 09월 19일 ~ 2024년 10월 07일
2024년 09월 12일 ~ 2024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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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04일 ~ 2024년 09월 27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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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이폰으로 핸드폰을 교체했다. 이전의 핸드폰은 약 3년전 구입한 것으로 당시에는 최신폰이었으나, 이제는 케이스마저도 단종된 구식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구식폰이라도 딱히 사용에 불편한 점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세에 밀려 교체하고 말았다. 마치 나는 괜찮은데 주변이 그렇다고 하니 억지춘향식으로 교체한 것같지만, 막상 교체하고 나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다재다능한 아이폰의 기능에 폭 빠져서 넋을 놓게 되는 시간이 한동안 늘었다. 와이파이에 폭 빠져서 웹서핑과 메일확인, 카페, 블로그 등을 이유없이 수시로 드나들거나, 라디오 청취도 아무때나 아무곳에서나 듣기를 주저하지 않고, 친구와 실시간 대화에도 구애없이 사용하고 있으며, 거기다 시시때때로 확인하는 트위터까지도 나를 정신 못차리게 했다. 융합의 기술이란 쉽게 이런 것이다. 핸드폰 하나에 무한한 기능을 담는 것. 그리고 그 무한성에 빠진 나같은 존재는 나날이 멍청이가 되어가는 느낌을 받는 것 말이다.
바야흐로 융합의 시대이다. 지식에도 통섭이 중요하고, 시민운동에도 연대가 중요하듯이, 기술에도 융합이 핵심인 시대다. 융합은 서로 다른 분야의 사물이나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시너지를 일으키는 과정을 의미한다.(9쪽) 비근한 예를 들자면 토마토와 감자를 합한 '토감'과 같은 것을 융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돌아보면 주변이 온통 융합된 기술들로 넘쳐난다. 프리터와 복사기가 합해진 복합기가 그렇고, 전동칫솔의 경우도 훌륭한 융합의 결과물이다. 오늘 나는 오케이 캐쉬백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신한금융 보험상품을 소개한다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받으며 오케이 캐쉬백과 신한금융 보험상품도 융합의 좋은 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융합은 제품과 기술 외의 곳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무한한 경쟁력과 가능성을 가진 하나의 산업이다. 과거에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융합은 혁신이며, 창조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기술은 지난 수세기에 걸쳐 그래왔던 것처럼, 발전과 진보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102쪽) 저자들은 책 곳곳에서 과학과 기술과 융합에 대해 과찬하고 있지만, 책을 읽으며 나는 많은 두려움을 느꼈다. 융합의 기술은 개인들을 프로슈머로서 시장에서 비중있는 소비자의 역할을 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전 웬델 베리의 <지식의 역습>을 읽은 나로서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넘치는 도전의식으로 두려움을 모르는 인류의 오만 앞에 두려움을 느낀다.
냉전종식과 세계화의 결과로 수평적 세계가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기술적 발전의 지역편차가 심한 것에 대해 저자들은 융합을 통해 수평화 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내 생각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렇고, 미래에도 지역편차가 없는 고른 발전과 기회를 누리는 평등한 세계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다국적기업들은 핵심역량은 본국에 두고, 제조공장은 저개발국가에서 가동해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을 착취한다. 과거 서구 열강들이 바다를 자유롭게 다루게 되면서 식민지 착취에 열을 올렸듯이 오늘날에는 새로운 기술과 운송 네트워크를 이용해 글로벌화라는 이름으로 저개발국가의 노동력과 더불어 소비시장까지 점유한다. 환경운동의 가치를 지키려고 이제서야 노력하는 경제적으로 이미 가진 국가와 가지지도 못하고 피해만 보는 국가는 앞으로도 여전히 동시에 존재할 것이다. 지구의 자원이 한정된 것이고 보면, 지금과 같은 경제질서 속에서 세계의 평준화는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화의 중심에 미국이 있다. 미국이란 나라가 이미 다인종으로 형성된 국가이고 개방정책과 선진적인 교육에의 투자로 세계 각국의 인재가 미국으로 몰려들었다. 세계의 끊임없는 미국화. 그로 인해 미국이 기침을 하면 수만리 떨어진 지구 반대편의 이쪽에서는 감기에 걸리는 지경이 되었다. 그 속에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 없다.
과학과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과거의 인류보다 오늘날의 인류에게 말할 수 없는 편리함을 가져다 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 결과 돌봄, 배려, 낙천, 여유 등 인간다움으로 여겨지는 많은 정서들이 점차로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이 책의 6장 분자경제학에 등장하는 커즈웨일이라는 사람은 2040년에는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력을 추월해 인간은 복잡하고 어려운 의사결정과 업무 처리는 컴퓨터에 위임하고 자아실현에 집중할 수 있는 황금기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보았는데, 로봇이 살아가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데 도대체 자아실현이라는 것이 왜 필요한 것일까. 아마 그지경이 되면 책조차도 읽을 이유가 없는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닌가 공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융합의 기술은 고객중심의 기술적 접근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즉, 융합은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으로 하여금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으나, 기업과 자본이 어디 고객을 생각해 존재하는 것이던가.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더 빠르게, 더 작게, 더 많이 생산해 소비하자는 경제관념은 이미 나의 세계 속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저자들의 과학적 설명과 상상은 과학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너무나 두려운 얘기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자연이 곳곳에서 본성을 잃고 인간을 공격하고 있는 이때에 더 비약적인 발전을 꿈꾼다는 것을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무척이나 재미있다. 책을 받아들었을때, 개인적으로 영 둔한 분야인 경제와 기술에 관한 책이라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었으나, 추천하는 글에 씌여있듯 이 책은 어려운 주제들이 쉬운 언어로 씌여있다. 나처럼 기술이나 과학, 경제에 영 젬병인 사람도 재미를 느낄만큼 쉽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째서 지속가능한 경제를 꿈꿔야 하는지, 어느지점에서 인류가 두려움을 느껴야 할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책이기 때문에 이 책을 두루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한 여름밤의 공포란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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