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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1년 02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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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9쪽 | 576g | 153*224*30mm |
ISBN13 | 9788992801157 |
ISBN10 | 8992801157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저는 2008년 여름부터 2010년 봄까지 귀주에 머물다 왔습니다.
왜 귀주로 갔냐구요? 간단합니다. 당시 저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그 전부터 흥미를 가져왔던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습니다.
한국인들이 넘쳐나는 동부연안은 학습하기에 여건이 좋지 않다고 생각 되었고
결정적으로 동부는 물가가 너무 비쌋습니다.
결국 당시 중국에서 학비가 가장싼 귀주대학교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귀주가 매우 외지고 빈곤한 곳이란 것은 사전 조사를 통해 어느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귀주에서도 나름 유명한 관광지인 안슌의 황과수 폭포로 첫 여행을 가면서
계속 되뇌인 말은 바로 "오마이 갓"이었죠.
나름 39개국을 여행해보고 오지들도 많이 가본 저에게 조차 충격적인 느낌이이었습니다.
단순히 외지고 낙후 되었다는 느낌과 더불어 귀주에서만 볼수있는 기괴한 카르스트지형이 내뿜는
4차원적 분위기...시간이 더 지나고 여행이 잦아질 수록 귀주는 중국안의 중국,
아니 중국안의 또다른 우주라는 것을 점차 알게 되었죠.
귀주 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바로 "비"입니다.
귀주는 연평균 250일 정도 비가 옵니다. 사실상 7,8 월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기에 비가 옵니다.
비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가랑비, 장대비, 안개비, 추적 내리는비, 시원하게 내리는비,
반쯤 녹은 우박이랑 함께내리는 비, 똥위라고 불리우는 무시무시하게 차가운 겨울비....
현지의 어느 연로한 선생님 말로는 6개월동안 매일 비가 온적도 있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격은 최장기록은 29일간 계속 비가 온 경우 입니다.
(비가많이 와도 귀주는 카르스트지대라 홍수가 거의 안납니다.) 저는 그때
살짝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9일 만에 해가 떳을때,
저는 그날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찬란하다"라는 말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 날이기도 하죠.
귀주는 정말 복잡하고 기괴하며 신비로운 곳입니다.
2년 동안 귀주에 있으면서 이 책에 나온 곳 또는 근처를 많이 가봤습니다.
책에 나온 묘족, 부이족, 동족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지만 부
끄럽게도 귀주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까지는 잘알지 못했었습니다.
나름 궁금한 마음에 <귀주소수민족 명절과 복장>, <귀주치엔동난>, <영상귀주> 등
현지에서 원서를 구입해서 읽기도 해보았는데 위의 책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책이
단편 지식이나, 지루한 역사와 유래등을 열거한 수준의 책들이어서 금새 흥미를 잃었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돈도떨어지고 다시 한국으로 귀국을 하게 되면서
소수민족에 대한 저의 궁금증은 결국 잊혀져 갔습니다.
<위에있는 중국 원서들은 비추입니다....넘 지루해요....>
그러다 귀국후 2년이 지난 2012년 봄 회사 업무차 코엑스에 갔다가 시간이 좀 남아
모 대형서점에 가게 되었고 우연히 <소수민족의 눈물>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장 구입하게 되었죠. 한데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생겨 책을 책꽂이에 모셔두다가
다시 1년이 지난 오늘에야 이 책을 다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귀주에 살았지만 나름 귀주에서 가장 발달한 귀양에 더구나 대학교안에 살게 되서
부끄럽게도 자세히 아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소수민족 친구들도 다들 한족화가 된 애들이라 한족이랑 별로 다를 바도 없었구요.
하지만 이책을 보며 귀주에 있을 때도 잘 알지 못했던 소수민족들의 일상의 깊은 곳을 알게 되어
너무 후련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에게 익숙한 총장, 카이리 등의 지명과
수없이 봐온 번쩍이는 귀주의 민속의상, 왜소하지만 당당해보였던 귀주 청년들을
다시 볼수 있어서 때로는 가슴이 벅차기도 했습니다.
책에 묘사된 대로 귀주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저와 가장친한 묘족친구의 집에 처음 갈때는 귀양에서 카이리까지 기차로 4시간,
다시 카이리에서 진삥까지 7시간 버스를 탄 후
진삥에서 그친구네 마을인 구복당까지 다시 빠오처(돈내고 히치하이킹)1시간에
다시 2시간 반을 등산을 했어야 했는데 1년 후 다시 가보니
진삥에서 그친구내 마을까지 도로가 뚤려 그냥 차를 타고 갈 수있었습니다.
가끔씩 보는 중국현지 언론싸이트에 따르면 치엔씨베이(귀주서북) 지방의 사막화는
불행히도 계속 진행중이랍니다. 녹음이 짙은 치엔동남과 달리
너무나 삭막한 치엔씨베이....매년 봄이면 지독한 가뭄에 시달리고
안그래도 빈곤한 현지 소수민족들을 파탄으로 몰아갑니다.
책의 말미에는 보존과 개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는 말을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일단 개발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나도 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여러모로 좋은 책이지만 귀주의 소수민족 마을에 가보지 않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귀주는 마냥 가난하고 궁핍한 곳이라고 착각할 듯도 하여 좀 걱정도 되네요.
물론 그들이 우리보다 물질적으로 가진것은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귀주의 소수민족은 자연과 하나되어 아주 당당하고 여유롭게 살고있습니다.
자연과 여유..우리사회의 레어아이템중 레어아이템이죠.....
귀주성 하나만 해도 남한보다 크고 인구도 4천만에 가깝다는 점을 명심해 주시고
단순히 못살고 파멸되가는 지역 쯤으로 스테레오타입화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아무튼 이책을 읽으며 오래간 만에 귀주의 친구들과
못다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제 겨울도 거의 다 가고 봄비가 내리면 어김없이 귀주가 다시 생각날거 같네요.
그럼 좋은 책 재미있게 감상하세요~!.
<해맑은 묘족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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