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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09년 07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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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48쪽 | 404g | 130*190*20mm |
ISBN13 | 9788915071247 |
ISBN10 | 8915071247 |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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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테라피스트라 불리는 작가 테오가 쓴 책이다. 이미 그가 쓴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이라는 책을 통해 작가를 만나봤다. 사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지라 여행과 관련된 많은 책들을 읽어본 편이었다. 그런데 작가 테오의 책은 지금껏 읽었던 많은 여행책들과는 좀 달랐다. 무엇이 달랐냐고 구체적으로 물어본다면 정확하게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좀더 감상적이라고 할까 그리고 저자의 생각을 엿볼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거 같다. 또한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는걸 느끼게 된다. 그래서 여행테라피스트인가보다. 하여튼 그의 당신의~ 를 읽고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이 내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어떤 느낌을 받게 될지 궁금해졌다.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 제목이 참 특이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아는게 별로 없긴 하지만 아프리카에 펭귄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거 같다. 펭귄은 남극에 주로 사는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펭귄은 아프리카 대륙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볼더스비치에는 펭귄이 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일반적인 아프리카의 날씨가 아닌 지중해성 날씨인 케이프타운에는 사자나 코끼리, 표범이나 하이에나는 살지 않는 대신 펭귄이 살고 있는 것이다. 혹 저자는 빙산에서 놀던 펭귄 커플이 깜빡 잠든 사이, 빙산이 남극에서 떨어져나와 아프리카까지 흘러온게 아닐까 생각해보고 있었다. 떠밀려온 빙산에서 내려 헤엄을 친다는게 방향을 잘못잡아 아프리카로 도달하고 만것이다. 그렇게 아프리카에 정착하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정해진길에서 벗어난 의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정해진 길을 벗어난다는것은 쉬운게 아니다. 힘든 고난이 닥쳐올수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에서 의외의 행운을 만날수도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인연을 만날수도 있는것이고, 새로운 기회를 얻을수도 있는 것이다. 펭귄이 아프리카란 새로운 대륙을 만났듯이 나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길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는 정말 아름다운 것들이 많은거 같다. 저 먼곳을 바라볼 수 있는 시그널 힐이라던지 크기가 작아서 일종의 사막이라고 불리며 샌드보드를 탈 수 있는 아틀란티스 샌듄, 옅은 컬러의 흑진주 몇 알이 하늘 높은 곳에서 떨어져 땅에 박혀 있는 모습의 팔락 마운틴, 파도를 즐길수 있는 비치와 수평선을 넘을 수 있는 요트클럽 그리고 참치를 쇼핑할 수 있는 핫베이 비치 등 해서 말이다. 케이프타운에서는 자연에 인위적인 인간의 힘을 가하지 않으려고 하는거 같았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팔락 마운틴이었다. 팔락 마운틴은 나무도 없고, 냇물도 없으며, 동물이라곤 도마뱀말고는 없는 그냥 바위산이었다. 산에 난간이나 안전장치로 낭떠러지 가장자리를 막아놓거나 하지 않았기에 바람에 몸이 밀리면 그냥 산아래로 떨어질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어찌보면 너무도 위험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더욱더 중시하고 있는거 같다.
여행에서 빠질수 없는것은 역시 먹는 즐거움이다. 케이프타운 왼쪽 해안을 따라 한참 올라간 랑가방 해변에는 이름없는 레스토랑이 있다. 레스토랑이라고 말하기도 어색할 정도로 시멘트로 대충 만든 엉성한 테이블에 오직 점심식사만 제공한다는 레스토랑. 하지만 맑고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운치있어보이는 그런 곳이다. 정해진 메뉴도 없고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계속해서 음식이 만들어지는 그런 곳. 그리고 예약에 의해 운영되며 눈치껏 자기몫의 음식을 가져다 먹어야하는 그런곳. 그곳이 바로 랑가방 비치 레스토랑이다. 홍합찜과 스튜, 생선구이와 아프리카식 빵등은 정말 입맛을 당기기에 충분한거 같다. 케이프타운의 사람들은 해산물 요리를 즐기지 않는데 이곳에서는 해산물을 맛볼수 있다는게 장점인거 같다. 그리고 랑가방 비치 레스토랑의 피날레는 랍스터 브라이였다. 노란색 허브 소스를 바른 랍스터는 보기만 해도 침이 꼴딱 넘어가는거 같다. 저자는 이곳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아공 사람들은 브라이 즉 숯불구이를 즐기는데 케이프타운의 아파트에는 베란다마다 브라이 화덕이 설치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양고기와 쇠고기등을 구워먹는다. 브라이는 남자들의 요리로 인식되어있기에 남자들은 가족들을 위해 세시간 전부터 불을 피우며 요리를 한다. 온 가족의 사랑받는 요리사인것이다. 과연 그 맛은 어떨지 우리가 평소에 먹는 구이와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진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케이프타운이란곳에 빠지지 않을수가 없는거 같다. 저자의 사진들과 글들은 더욱더 그러한 마음을 부추기고 있다. 가령 오른편으로는 바다가 있고, 왼편으로는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셋지필드를 이야기하는데, 새벽의 셋지필드는 호수 위로 구름같이 부드러운 안개를 채워주고, 포근한 미소를 보여준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셋지필드의 안개 가득한 사진을 화면 가득히 띄워놓고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언젠가 셋지필드를 방문하게 될 당신의 아침호수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면서 말이다. 물론 케이프타운의 모든곳이 나의 마음에 드는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라는 블루크랑스 브리지가 그렇다. 물론 멋진곳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블루크랑스 브리지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번지점프 코스로 기네스북에 기록된 다리라는 점은 나의 발목을 잡는다. 높은곳을 무서워하는 나이기에 말이다. 자그만치 450미터. 누가 나에게 거금을 주고 올라가라고해도 거절할 그런곳을 돈을 내고서 뛰어내린다니 참 뭐라고 표현하기가 힘든거 같다.
이 책 한 권으로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모든것을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케이프타운이란곳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보게 되고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충분히 가지게 한다. 사실 아프리카는 신비의 대륙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속에서 가장 아프리카답지 않음을 지닌곳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면서도 아프리카 특유의 특징들도 품고 있는 신비한곳. 이것이 케이프타운의 모습인거 같다. 물론 남아공은 아직까지 인종문제가 완전히 해결된게 아닌거 같다.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백인과 흑인들이 나누어져있고, 대립과 갈등도 존재하는거 같으니 말이다. 어쨌든 남아공이 매력적인곳임에는 틀림없는거 같다. 역시 작가 테오의 글과 사진들은 내가 본 그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나를 기쁘게 해준거 같다. 과연 다음번에는 또 어떤 것들을 나에게 전해줄지 궁금하다. 이 책과 함께 해서 기분좋아지는 시간이었다.
삼성출판사에서 출간된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 왔습니다>의 첫 장을 펼치면 넓은 바다와 그보다 더 넓고 파란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는 갈매기를 담은 사진이 등장합니다. 순간 사진에 담긴 한 마리의 갈매기가 부럽다는 감정이 불쑥 튀어나와 괜스레 심통이 납니다. 인간이 하늘을 나는 새를 동경의 눈길로 바라보기 시작한 역사를 되짚어본다면 정확하게 언제부터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최초의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 등을 창조해 낸 영화인들의 공통점은 구속되지 않은 삶, 한가롭고 여유로운 삶, 즉 자유롭고 싶은 인간의 갈망을 하늘을 나는 꿈으로 대신하려했던 게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어느 곳에도, 어느 누구에게도 구속됨이 없는 해방감을 꿈꾸는 인간의 소망은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꿈과 꼭 닮아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은 유독 파랗고 높은 하늘이 많이 등장합니다. 오랫동안 꽁꽁 숨겨두었던 고민도 훌훌 털어놓을 용기를 낼 수 있을 만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하늘 사진으로 시작해서 하늘 사진으로 끝맺습니다.
그러나 하늘만 잔뜩 구경하는 건 아닙니다. 이 책에는 하늘 밑에서 숨 쉬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르지만 다를 것 없는 하늘 밑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있습니다. 누구의 삶이건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다는 공식이 적용되듯이, 다르게 보이는 삶도 자세히 보면 다를 것 없는 삶이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완벽하게 보이는 삶도 걱정거리 하나쯤은 갖고 있다는 사소한 현실에 마음을 놓고 위안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정말 달라 보입니다.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의 모습이 하늘과 닮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늘처럼 자유롭고 넉넉하고 여유롭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이곳은 하늘과 닮았다고 말할 수 없기에 쓸쓸해집니다. 낯선 사람들이 있는 낯선 장소에서는 더더욱 긴장해서 온 몸이 뻣뻣해지기 마련인데 책 속의 그곳은 긴장을 내려놓고 맘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는 만성 편두통도 만성 소화불량도 저절로 나아질 것만 같습니다. 화려한 아름다움보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사람의 심신에 얼마만큼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내가 속해 있는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면서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 여행의 단순한 의미를 뛰어넘어, 여행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린 자아도 찾도록 도와주는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이런 효과는 반드시 여행을 떠나야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책을 읽는 행위만으로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를 왜 ‘여행테라피스트’라 부르는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 멀리 펭귄이 아장아장 걸어 내게 다가옵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분명 펭귄이 맞습니다. 그들은 얼음나라에 사는 펭귄이 아닙니다. 뜨거운 나라 아프리카에 사는 펭귄입니다. 작열하는 태양 밑에서 펭귄과 조우했을 때 깜짝 놀라지 않을까요. 그 놀라움은 흥분과 기대가 반영된 반응일 것입니다. 아프리카에서 펭귄을 만나다니요.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묘한 흥분감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갑니다. 이처럼 우연히 찾아오는 야릇한 감정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사라지지 않습니다. 잔잔하고 고요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커져만 가는 색다른 매력에 나는 계속 흔들립니다. 그러나 이 흔들림이 나는 싫지 않습니다. 그 흔들림 덕분에 나는 점점 의욕적으로 변해가기 때문입니다. 이 기분 좋은 흔들림은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와 함께 내게 온 귀한 손님입니다. 손님은 잠시 머물다 떠날 예정이지만, 쉽게 떠나지 못하도록 단단히 붙들고 있어야겠습니다. 내가 좀 더 씩씩해 질 때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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