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아
● story
삭막한 도시, 두 청춘의 피할 수 없는 만남
시골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대학에 가겠다는 꿈을 갖고 서울생활을 시작한 수민(이영훈 분). 서울에서의 일상은 기대만큼 희망적이지는 않지만, 수민은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잣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에 지쳐있던 재민(이한 분)의 차를 운전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만남이 시작된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서로에게 깊은 인상을 품게 된 두 사람의 마음은 흔들린다.
재민과 수민, 그들의 낮과 밤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재민과 수민은, 기업 부사장의 아들과 해고 노동자로 재회한다. 재민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수민은 공장을 나와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아 헤매다가 한 선배의 소개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 발을 딛게 된다. 그 곳은 바로 게이 호스트바. 내키진 않았지만 도망칠 곳이 없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곳에서 일을 하게 되고 그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한편, 집안에서 정해 준 약혼녀와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재민은 수민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외면할 수 없어서 호스트바로 그를 찾아간다.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약혼녀에겐 미안하지만 그는 자신의 욕망을 버릴 수 없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수민에게 빠져든 재민, 거부하려 해봐도 자꾸만 재민에게로 다가가는 수민의 마음. 두 사람의 사랑은 점점 깊어져 간다.
● 배우 이야기 1
이한
화제의 드라마였던 <굳세어라 금순아>의 초반에 금순의 남편 역으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이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아왔지만 성급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그가, 스크린 첫 주연작으로 선택한 퀴어 멜로 <후회하지 않아>. 드라마틱한 시나리오에 강하게 끌렸다는 그는 “동성애 연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지만, 관객의 진심을 울릴 수 있을 만큼 잘 해내고 싶다.”는 각오로 역할에 임했다. “배역이나 상황에 대한 몰입이 굉장하다”는 감독의 칭찬은 그의 다짐이 괜한 인사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배우 이한의 가능성을 발견한 이는 또 있다. 수많은 연기파 배우를 길러낸 노희경 작가다. 올해 방영된 <굿바이 솔로>에서 이한은 마냥 미워할 수는 없는 슬픈 악역을 신인답지 않은 진지함으로 잘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현재는 뮤지컬 무대로까지 발걸음을 넓히고 있는 욕심 많은 배우 이한. 앞으로의 그의 행보는 더욱 주목할 만 하다.
Filmography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2005), <제 5공화국>(2005), <굿바이 솔로>, <연인>(2006)
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2006)
연극 <한 여름밤의 꿈>(2000), <박무근 일가>(2003)
뮤지컬 <밑바닥에서>(2006)
● 배우 이야기 2
이영훈
아직은 낯선 배우, 이영훈. 국내외 영화제의 호평을 얻은 이송희일 감독의 단편영화 <굿 로맨스>가 현재까지 유일한 필모그래피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은 어느 누구 못지않다. “동성애 감정을 이해하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각오로 임한다.”는 이 당찬 배우는, 그를 오랫동안 보아왔던 이송희일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에 의해 캐스팅 되었다. 감독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외모 뿐만 아니라 손짓 하나까지도 수민 그 자체가 되어가는 모습은, 그가 아직 신인이라는 것을 잊게 만든다.
Filmography
단편영화 <굿 로맨스>(2001)
● 감독 이야기
이송희일
감 독
2006년 후회하지 않아
2004년 동백꽃 (Camellia Project)
2003년 나랑 자고 싶다고 말해봐
2002년 사자성어
2001년 굿 로맨스 (Good Romance)
2000년 슈가힐 (Sugar Hill)
각 본
2006년 후회하지 않아
2002년 사자성어
2000년 슈가힐 (Sugar Hill)
음 악
2000년 슈가힐 (Sugar Hill)
편 집
2006년 후회하지 않아
2000년 슈가힐 (Sugar Hill)
독립영화계에서 ‘이송희일’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와 같은 위치에 있다. 그가 원하지 않아도 게이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는 점에서 그렇고, 또한 그의 영화가 보기 드문 완성도와 감정의 울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그는 퀴어영화의 관점에서나 영화 완성도의 면에서나 뚜렷한 성장을 해왔다. 독립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되는 최근작 <동백꽃 프로젝트>에서는 동성애자들의 상처뿐만 아니라 그들로 인한 이성애자의 상처를 통해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그런 그가 첫 장편 데뷔작으로 퀴어 멜로 <후회하지 않아>를 선택했다. “단순히 두 남자의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욕망의 각축장이 되는 도시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송희일 감독은, 두 남자의 사랑을 통해 욕망과 계급의 문제를 선명하게 그릴 예정이다. 관객들과의 교감을 위해, 이를 연출하는 방식은 컷 분할을 자제하고 공간 이동을 비교적 단속적으로 함으로써 감정의 리듬을 최대한 포착하는 것. 전작보다 더욱 깊어진 시선으로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두 연인의 사랑과 욕망을 솔직대담하게 그릴 <후회하지 않아>, 분명 한국 영화의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Filmography
1998년 - 단편 <언제나 일요일 같이> 연출
2000년 - 단편 <슈가힐> 연출,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대상
프랑스 클레르몽 페랑 한국 회고전 등 다수 해외 영화제 초청
2001년 - 단편 <굿 로맨스> 연출,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대상,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비디오부문 최우수상
밴쿠버 영화제 용호 부문 등 다수 해외 영화제 초청
2002년 - 단편 <마초 사냥꾼>(사자성어 옴니버스 중 한 편) 연출
2003년 - 단편 <나랑 자고 싶다고 말해봐> 연출
2004년 - 디지털 옴니버스 <동백꽃 프로젝트>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
제30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
경의선
● STORY
지루하고 반복된 일상 속에서도 성실함을 잃지 않고 일하는 지하철 기관사 만수(김강우 분)에게는 얼마 전부터 자신의 열차를 기다렸다가 간식거리와 잡지를 건네는 한 여인이 있다. 가족도 동료도 인지할 수 없을 만큼 매번 바뀌는 열차운행시간을 어떻게 알고 매일같이 정확한 시간에 기다리는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등장은 어느덧 만수의 일상에 활력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예기치 못한 열차 투신 자살 사건으로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진 만수는 특별휴가를 받고 경의선 기차에 오른다.
같은 과 교수로 재직중인 대학선배와 위태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당당히 사랑하고 싶은 대학강사 한나(손태영 분). 남부럽지 않은 능력과 조건을 갖춘 엘리트지만 어쩐지 채워지지 않는 그녀의 공허한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생일을 맞아 그와 함께 떠나려던 여행은 뜻밖의 사건으로 조각나버리고, 지나치도록 냉담한 그의 행동은 한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애써 무시했던 상황과 마주하고 난 한나는 먹먹한 가슴으로 경의선 기차에 몸을 싣는다.
● Director
박흥식 감독
단편영화 <하루>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과 수상의 영예를 얻으며 평단의 높은 관심을 받아온 박흥식 감독이 2005년 첫 장편영화 <역전의 명수> 이후 2년, 감독 특유의 섬세함을 선보일 두 번째 영화 <경의선>으로 돌아왔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철도 경의선처럼 영화 <경의선>은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인물이 상대의 상처를 감싸 안으므로 자신의 상처도 극복한다는 이야기이다. 박흥식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또 남과 북 사이의 유대, 연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FILMOGRAPHY
경의선(2007) 역전의 명수(2005) 하루(1999, 단편영화)
● 배우 이야기
떠나기 위해 출발한 남자
지하철 기관사 만수/ 김강우
지상의 선로를 멋지게 달리는 전차기관사를 꿈꾸던 만수는 정해진 노선만을 오가는 지하철 기관사지만 승객들에게 좋은 글귀를 읽어주는 따뜻하고 성실한 기관사다. 그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속에 한마디 말도 없이 그의 기차를 기다렸다가 잡지를 전해주는 이름도 알지 못하는 그녀가 나타난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사고는 그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이토록 선명한 열정을 표현해내는 배우 김강우
단편영화, 연극, TV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배우 김강우. <해안선> <실미도>를 거치며 배우로써 역량을 키워오던 김강우는
<나는 달린다> <태풍태양> <야수와 미녀> 등을 통해 우직하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를 내포한 캐릭터로 남다른 내공을 표현하는 배우다.
거칠고도 다정한 듯 매혹적인 눈빛을 통해 매번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하는 김강우는 이번에도 담담한 듯 열정적인 에너지를 발휘해 성실하고 묵직한 일상 속의 ‘만수’를 이끌어 냈다.
FILMOGRAPHY
<영화> 가면(2007) 식객(2007) 경의선(2007) 야수와 미녀(2005)
태풍태양(2005) 꽃피는 봄이 오면(2004)
실미도 (2003) 해안선(2002)
<드라마> 세잎 클로버(2005) 나는 달린다(2003)
● 배우 이야기
만나기 위해 도착하는 여자
대학 시간 강사 한나/ 손태영
독일 유학파에 대학강사로 남부럽지 않은 능력과 재력을 소유하고 있는 한나는 전혀 부족함 없는 생활을 해나가는 듯하다. 하지만 그녀는 대학선배이자 유부남인 교수와의 위태로운 사랑을 유지하며 자신의 길 위에서 방향을 잃고 서있다. 마음속에 가득한 공허함을 감싸지 못하는 그녀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기차에 오른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걸음을 내딛는 배우, 손태영
손태영은 연기에 대한 열정을 기반으로 조용하지만 단단히 자신만의 자리를 다져왔다. <귀신이 산다>로 스크린에 데뷔, <새드무비> <연개소문>등 매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녀는 최근 여배우 기근현상을 겪고 있는 충무로에 촉촉한 단비가 되어줄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의선>을 통해 외롭고 메마른 인물 ‘한나’를 그려낸 그녀의 섬세한 연기는 배우 손태영이 가진 가능성을 여실히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FILMOGRAPHY
<영화> 기다리다 미쳐(2007) 경의선(2007) 기억이 들린다(2005)
새드 무비(2005) 귀신이 산다(2004)
<드라마> 연개소문(2007) 프리즈(2006) 백만장자와 결혼하기(2005)
백만송이 장미(2003) 리멤버(2002) 순정(2001)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STORY
종대(유아인 분)를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총이다. 총은 그에게 유일한 꿈이다. 모형 총만 가득 가지고 있는 종대는 뒷골목을 배회하며 진짜 총을 구하려고 한다.
기수(김병석 분)는 잠자는 시간까지 줄이면서 대리운전을 한다. 힘들어도 레드 제플린의 존 보냄처럼 몰디브에서 드럼 치는 꿈을 꾼다. 몰디브에서 드럼만 칠 수 있다면, 아직 그의 청춘은 희망적이다.
오늘, 우리에게 꿈은 사치일까?
종대는 진짜 총을 구하기 위해 빌렸던 돈을 사기 당했다.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그의 희망은 단숨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기수에겐 짐이 하나 더 늘었다. 기수의 형이 조카를 말도 없이 떠맡기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그들의 청춘을 붙잡기 위해 종대는 안마시술소에 취직하고, 기수는 아르바이트에 더욱 매달린다.
과연, 우리가 꿈꾸던 내일은 올까?
현실은 팍팍하고 힘들지만 꿈을 잃지 않으려는 기수와 종대. 그러던 어느 날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던 종대는 폭행 사건에 휘말려 진짜 총을 갖게 되고,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온 세상이 힘겨운 그들에게, 과연, 꿈꾸던 내일은 올까?
● Director
노동석
감 독
2006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2006년 세번째 시선 (If You Were Me 3)
2004년 마이 제너레이션 (My Generation)
2003년 나무들이 봤어
2001년 초롱과 나 (Chorong & Me)
각 본
2006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2004년 마이 제너레이션 (My Generation)
편 집
2004년 마이 제너레이션 (My Generation)
노동석 감독은 200년 <마이 제너레이션>으로 신인감독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어디에도 없던 방식으로 자기 세대에 애정을 고백하는 노동석 감독의 이 영화는 분명 올해 가장 난데없고도 중대한 사건이다.”(필름 2.0)라는 표현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 <마이 제너레이션>은 제작방식과 완성도 모든 면에서 ‘사건’, ‘발견’ 등의 단어로 명명되었다.
그의 두 번째 작품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소외된 청춘을 소외된 방식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희망을 보듬으며 내일을 감싸 안는 청춘영화다. 노동석 감독이 <마이 제너레이션>을 대표하는 카피로 생각했던 것은 ‘어렵지만, 용감하고 씩씩하고’ 였다고 한다. 그의 바람대로 ‘어렵지만, 용감하고 씩씩한(!) 청춘영화’의 탄생이 예고된다.
2002 미장센단편영화제 사회 드라마 부문 초청, 인디포럼 관객상 수상
2003 <나무들이 봤어>(16mm, 14min) 연출
서울독립영화제 단편경쟁 부문, 2003 인디포럼, 벤쿠버국제영화제 동아시아영화 부문, 미장센단편영화제 사회드라마 부문
2004 <마이 제너레이션>(35mm, 85min) 연출
2004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부문, 2005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미래의 영화 부문, 베를린국제영화제 영포럼 부문, 싱가폴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 부문
시나리오
2004 <꿈꾸는 식물> 영화진흥위원회 장편 시나리오 공모 우수상 수상
● 배우이야기
유아인
2007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2007년 좋지아니한가
유아인은 드라마 <반올림>과 영화 <좋지 아니한가>로 단번에 주목 받는 젊은 배우의 대열에 들어섰다. 그는 아직 어리지만 하나의 이미지로 단정할 수 없는 다양한 정서와 느낌을 가진 배우다. 데뷔작 <반올림>에서 그가 중학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깊은 이해심을 가진 소년이었다면, <좋지 아니한가>에서는 괴짜스럽고도 천진한 고등학생으로 성장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종대가 있다. 종대는 불안한 내면과 불균형적인 청춘의 에너지를 가진 소년과 청년, 그 사이에 서있다. 그렇게 그는 부드러운 소년에서 아웃사이더 청년으로, 그리고 다시 천진한 소년으로, 소년과 청년 사이를 유영하듯 자연스레 넘나든다.
노동석 감독은 유아인을 만난 지 5분 만에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한다. 종대가 어떤 인물인 것 같냐는 감독의 질문에 자신의 캐릭터 분석을 열렬히 늘어놓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그는 한참 동안 창 밖을 바라보다가 울컥하며 “슬프죠” 라는 한마디만을 했다. 그 모습으로 노동석 감독은 그에게서 종대를 느꼈던 것. 실제로 유아인은 여린 듯 하지만 강하고, 유달리 예민한 듯 하지만 그 또래의 열정이 넘친다. 그 자신을 반영한 듯,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종대는 사랑스럽지만 상처와 결핍을 극복하지 못해 불안한 내면을 가진 어린 청년으로 스크린에서 살아났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종대를 통해 앞으로 오랫동안 영화계를 빛낼 소중한 배우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배우이야기
김병석
2006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2004년 마이 제너레이션
영화 <마이 제너레이션>(2004)에서 주인공 병석 역이 그의 유일한 필모그래피이다. 노동석 감독의 단편영화 조감독이었던 그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고 자신의 이름을 딴 병석 역으로 얼떨결에 주연배우가 된 것이다. 그가 ‘단 한번’이라고 생각했던 연기를 다시 하게 만든 건 역시나 <마이 제너레이션>의 힘이었다. 우울한 청춘의 생생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투영시켰던 <마이 제너레이션>의 연기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캐스팅 제의로까지 이어졌던 것. 우연처럼 시작되었지만 ‘배우’라는 역할이 그의 운명처럼 느껴지는 대목이다.
아직은 본격 배우로의 길을 선택하진 않았지만, 노동석 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번 영화를 선택한 그는, 다시 한번 수줍고 인내심이 강한 청년의 모습으로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스무 살 종대를 친동생처럼 보살피며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청년, 근심과 사려 깊은 내면을 한 표정에 담은 청년의 모습을 그린다. 노동석 감독이 “앞으로도 계속 같이 갈 친구”라고 표현하는 그는, 현장에서는 ‘친절한 병석씨’로 불릴 만큼 반듯하고, 극 중 드러머 역할을 위해 고된 훈련을 마다하지 않았던 성실파다. 여느 배우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해가는 그가, 한국 영화계의 한 부분을 단단히 떠받치는 소중한 배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그리고 그가 다시 노동석 감독의 페르소나가 되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돌아왔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으려는 남자 기수 역을 맡아 열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