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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2년 01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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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8쪽 | 415g | 148*210*20mm |
ISBN13 | 9788952789105 |
ISBN10 | 8952789105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아리에티에게
아리에티야, 너는 바로우어즈지? 나는 너에 대해 읽고 두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두가지 생각이 정반대의 생각이란다.
한 편으로는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다른 생각으로 가보면 참 바람직한 행동을 했다고도 생각되는 경우가 너는 없니?
지금 내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야. 한 편으로는 네 행동이 바람직하지 않고,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고, 그런 일에 대해 혼을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해. 이렇게 두가지 면으로 생각해 보면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너의 부모님도 그랬다면 너를 잘 이해해 줬을 거야. 하지만 아니라면 마구 화를 낼 수도 있지만.
이제 내 생각에 대해 말 해 볼게. 너는 어느 아이와 친구가 되었어. 나는 너에게 그 부분에 대해 말을 하고 싶은데.
내 첫 생각을 말해줄게. 나는 네가 잘못 했다고 생각해. 너는 인간을 만나서도 안 되고, 인간에게 들켜서도 안되. 그랬다가는 많은 바로우어즈가 위험해지지. 그들의 정체를 아는 것이니까. 하지만 뭐, 나도 지금 알고 있네.
일단, 너는 잘못을 한거지. 부모님을 놀래키고, 너의 가족을 위험에 빠트린 것이니까.
자, 이제 내 두번째 생각을 말 해 볼게.
나는 네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인간은 모두 나쁜 것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한 번쯤 모험을 해 볼 필요가 있어. 그랬다가 나쁜 경우로 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모험은 해 봐야지.
하지만 너는 좋은 친구를 사겼고, 꼭 혼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그것이 나쁘다면 혼내겠지만 그것이 좋은 결과로 가게 된 것이니까. 그러니까 너의 부모님도 무조건 혼 내는 건 안되겠지?
그래도 오해할 수는 있겠다.
대부분의 바로우어즈들은 인간은 다 나쁘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오해 하지 말아줄게 있어 아리에티.
지금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나는 절대로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너를 볼 수 있다면 네가 원하는 것 중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들어 줄 것이고, 우리 엄마 아빠도 너에 대해 아는 편이야. 하지만 좋아하니까 부모님에게도 말해줄 게.
하지만 무서워하지마. 모두 널 좋아할 거야.
내 동생만 조심하면 돼. 언제 너를 장남감으로 삼을 지 모르는 무서운 동생이야. 그래도 무서워하지 마. 내가 잘 말해줄게.
너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고
너를 한 번 만나보고 싶은
-가현이가-
추신:만약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제발 나를 찾아와줘.
우리 집은 오층이고, 나는 우리 집에 있을 거야.
아! 힘들겠지만 초인종을 눌러.
아니면 내 이름을 소리쳐줘.
초인종을 누르고 나서.
어느날 엄마가 컴퓨터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셨다. 무슨 일인지 달려가 보았더니, 드디어 찾아 헤메던 책을 발견했다고 하셨다. 엄마가 나만할 때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셋방살이 요정'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이 바로 '마루 밑 바로우어즈'였던 것이다. 엄마가 어렸을 때 이 책에 푹 빠져서 아리에티의 집을 상상하며 여러번 그려보았다고 하셔서 나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졌다.
아리에티의 가족들은 요정은 아니지만 아주아주 작은 사람들이다. 커다란 사람들의 물건을 빌려다 쓰기 때문에 바로우어즈라고 불렀다. 아리에티의 집은 마루 밑에 있고, 위층에는 아리에티 가족들이 거인이라고 부르는 인간들이 살고 있다.
아리에트는 호기심이 많고, 자기가 갖고 있는 것들이 너무 초라하다고 생각하여서 항상 위층에 가보고 싶어 했다. 부모님은 바깥세상은 위험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아리에트는 갇혀 지내는 것이 갑갑하다고 투정을 부렸다. 내가 아리에트였다면 어땠을까? 만약에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어두컴컴하고 재미있는 일도 없는 지하에 계속 갇혀있었다면 나도 아리에트처럼 나오고 싶어서 울고불고 했을것 같다. 드디어 아리에트가 사람들에게 '빌리는 일' 을 배우기 위해 바깥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아리에티가 온갖 신기한 것들을 보고, 눈부신 햇빛 속에서 마음껏 달릴때는 내 마음도 시원해 지는것 같았다.
아리에트가 부모님이 걱정하셨던 것 처럼 인간에게 들키고 말았을 때는 가슴이 철렁 하였다. 하지만 그 아이와 아리에티는 편지를 주고받는 친구가 되었다. 그 아이는 아리에트 가족을 위해 마룻바닥을 열고 작은 침대와, 쿠션달린 소파, 액자나 옷장 등을 내려보내 주었다. 아리에느와 엄마는 집을 멋지게 꾸미면서 행복해했고, 아리에트는 선물에 대한 보답으로 그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었다.
아리에트 집이 어른들에게 들통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쥐잡는 사람들이 아리에트 집에 약을 뿌렸는데, 아리에트 가족은 모두 무사할까? 나는 슬프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비록 작기는 하지만 아리에트 가족도 우리처럼 사람인데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일을 할 수 있을까?
엄마와 함께 아리에트의 새집을 상상하며 그려 보았다. 나에게 있는 것 중에서 아리에티에게 어울릴만한 자질구레한 물건들도 함께 그려넣었다. 이제 나에게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그리고, 하나 더! 만약에 잃어버렸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나오는 물건이 있다면, 이제부터 눈을 크게 뜨고 구석구석 살펴 볼 것이다. 내 방 어딘가에서 아리에트랑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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