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경우의 상실들을 낱낱이 살펴본다
이 책의 저자들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상실의 체험들을 일일이 살펴보며, 크고 작은 상실들이 상실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놀라운 은혜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여 알려 준다.

삶을 살아가면서 아무것도 잃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오래 살면 살수록 잃는 것도 많아집니다. 장난감을 잃어버리거나 게임에서 지는 것과 같이 아주 사소한 것들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멀리 이사를 가거나, 친구가 절교를 선언하거나, 혹은 죽음으로 영원히 헤어지는 것과 같은 커다란 상실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크고 작은 상실이 상실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큰 것을 잃었기 때문에 그것을 결코 극복할 수 없을 거라고 미리 단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마음가짐을 알려 준다
우리가 먹는 것, 입는 것, 교육을 받는 것 등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에 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처럼 사랑에도 값을 지불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그토록 귀중한 사랑을 잃지 않는 비법도 알려 준다.

사랑에도 값이 있습니다. 그 값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느끼는 상처의 깊이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잠시 동안이 아니라, 영영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죽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깊으면 깊을수록 상처도 깊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값입니다.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졌을 때, 그 슬픔을 줄여 주는 게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기억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한 사랑을 기억합니다. 사랑에 대한 기억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고 커질 수 있습니다. 기억은 위대합니다. 사랑은 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오직 사라지는 것은 죽은 사람일 뿐입니다. 그 사람이 우리에게 준 사랑과 우리가 그 사람에게 준 사랑은 우리 기억이 살아 있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없지만 사랑은 영원합니다.

-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단계들에 대해서도 잘 알려 준다
상실로 인해 생긴 아픔을 극복하는 데에는 거쳐야 하는 단계들이 있다. 그 단계들의 특징과 각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안내해 준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자칫 느끼기 쉬운 죄책감에서도 해방시켜 준다.

뼈가 부러졌을 때 부러진 뼈들을 치료하는 방법이 같은 것처럼, 마음에 심한 상처를 입었을 때 그 슬픔을 겪는 과정과 그 슬픔을 이겨 내는 방법도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같습니다. 그 과정은 마치 깊은 구렁텅이에서 한 발 한 발 빠져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생긴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세 단계가 있습니다. 그것을 ‘슬픔의 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부모님을 잃은 수많은 아이들은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들은 부모님의 말을 거역한 일과 부모님께 거짓말을 했던 기억들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부모님은 아직 살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부모님은 우리 때문에 더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 잃은 것에서 지혜를 얻는 방법을 알려 준다
상실의 체험에서 어떤 사람들은 지혜를 얻고 성숙해지며, 어떤 사람들은 그 안에 갇혀 질식되고 만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상실의 체험이라면,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보다 긍정적인 것을 얻어 내기 위해서 해야 할 것들을 알려 준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교훈은 바로 ‘잃는 것은 지혜를 얻는 단 한 가지 방법이다.’라는 것입니다. ……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수많은 것을 잃고도 결코 지혜로워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지 화를 내고, 괴로워하고, 인생이 너무도 불공평하다면서 끊임없는 불평을 일삼습니다. 잃음으로써 지혜로워지는 사람들은 그 잃은 것을 기회로 삼는 사람들입니다. 그 기회는 성숙의 기회이자, 배움의 기회요, 지혜로워지는 기회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잃는 것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잃는 것을 통해 무언가를 깨닫는 것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
가장 힘이 센 사람은 내적인 힘을 갖춘 사람입니다. 내적인 힘은 잃는 것을 통해 얻어지는 힘입니다. 무거운 것을 들고 운동을 하는 것이 근육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우리가 아끼는 것을 잃는 것은 내적 힘을 키우는 유일한 길입니다.

피바디 상과 에미 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
이 책은 그 내용이 미국 전 지역에 방영되는 텔레비전 네트워크인 홈 박스 오피스(Home Box Office)에서 특별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어, 피바디 상과 에미 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다. ‘상실’의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류가 꼭 겪게 되고, 따라서 대비해 두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상실’이라는 어두운 주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싶어하는 기본 심리 때문에 그동안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위해 이 주제가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주제의 중요성이 인정되어 이와 같은 상들이 주어졌다고 본다.

가톨릭의 몬시뇰과 유다교(유대교) 랍비의 공동 작품
오늘날에도 종교 간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발언으로 인한 이슬람권의 분노도 그런 예 중의 하나이다. 특히 유다교와 그리스도교는 오랜 세월 갈등을 겪어 왔다. 히틀러의 유다인(유태인) 박해의 표면적 이유도 종교 문제였다는 것(유다인을 예수를 죽인 민족으로 몰아서)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가톨릭 몬시뇰인 토머스 하트먼과 유다교 랍비인 마크 젤먼이 공동 집필하여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두 저자는 미국에서 매우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들로, 공동 집필 후 미국 텔레비전 홈 박스 오피스(Home Box Office)에 같은 내용으로 공동으로 출연하여 피바디 상과 에미 상을 동시에 수상한 매우 특이한 사례를 남겼다.
종교 간의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 나라 종교인들에게, 그리고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일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