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영화는 이 시대에 굉장히 단선율적이다. 화면을 볼 때는 단조롭게 느끼거나(심지어 지루할 수도 있다) 모든 내용을 세세히 말하지 않는 그의 말하는 방식으로 공백이 많아 보인다. 그런데, 보고 나서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생각하면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이나 어떤 인상을 남긴다. 복선이 곳곳에 깔려있고 음향과 색감이 화려한 영화들 속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은데, 계속 영화를 선보이는 게 신기하다. 아마도 그의 영화를 보고나서 느끼는 그 감정선이 영화들 속에서 연결되기 때문이 아닐까.

      
      한편,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는데 복잡하지 않게 하나의 사건이나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말을 건다. 그래서, 관람등급이 12세나 15세 관람가능가로 미국이야기를 쉴새없이 던지는 감독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감독의 영화를 보고 그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재미도 있다.

      보통 조용하게 말을 거는 감독들의 영화는 볼 때마다 꽉 찬 느낌이 든다. 어느 한 장면만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매 순간순간의 이야기와 그 곳에 있는 음악과 대사들, 카메라의 움직임이 완벽하게 보인다. 특히, 이 영화는 플라잉 낚시 장면의 한 컷은 화보가 되면서도 가족이야기를 현실적이고도 아름답게 화면에 담았다. 특히, <노예 12년>의 제작자로 멋있게 나이든 브래드 피트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영화의 중요한 매력 중 하나다.

      침엽수림이 빽빽히 차 있고, 강물이 흐르는 풍광 좋은 몬타나에서 1910년대 두 아들의 유년기 시절부터 시작된다. 아버지가 장로교 목사이고 어머니는 가정에 헌신적인 전형적인 1900년대 초반의 미국가정이다. 큰 아들 노먼이 화자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부모님과 자신, 그리고 남동생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성격이 다른 두 형제의 성장과 동지애가 보인다.

      이 영화의 한 줄기는 두 형제애다. 형은 학교와 문학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모범생이지만 담력이 약하다. 그러나, 동생 폴(브래드 피트)은 고집이 세고 자기생각을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안다. 외진 시골에서 동부의 다트머스에서 학위를 받은 노먼은 부모에게 자랑이고,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고 신문기자가 된 폴은 불안함을 부모에게 들키지 않고 표면적으로는 안정된 생활을 한다. 이 둘의 성격이 유년기 시절에 식탁 앞에서 한 번 뚜렷이 보이고, 청년기에 강에서 배를 빌려 리프팅하는 장면에서 다시 한 번 부각된다. 급류의 방향을 잡을 수 없어서 다른 친구 셋은 배타기를 포기하지만 폴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노먼은 동생이 하는 일이기에 따라나서는 그 몇 분은 조마조마하면서도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을 동시게 하게 된다.

      성격이 다른 두 형제의 연애 상대와 연애방법도 다르다. 노먼은 조심스럽게 좋아하는 제시가 감리교 집안이며 그녀의 가족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좋아하는 그녀이기에 나중에 결혼까지 한다. 그러나, 폴은 마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인디언 처녀와 인디언 제한 식당에 들어가 주변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민망한 춤을 춘다. 게다가 도박으로 빚이 많아 불안하면서도 결국에는 잘될거라는 생각으로 그곳을 벗어나지 못한다. 형이 경찰서에서 찾아오기도 하고 도박장에서도 데려오려 하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런데, 딱 하나. 폴이 노먼보다 잘 하는 게 있다. 바로 아버지가 종교와 낚시의 가치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그들이 어려서부터 배운 플라잉 낚시. 노먼은 아버지가 가르쳐준 방식으로밖에 하지 못하지만, 폴은 그 나름의 리듬으로 플라잉 낚시의 한 장면을 예술로 만든다. 잔잔한 강이 아니라 물의 흐름이 보이는는 강을 배경으로 세 남자가 서 있는 장면은 언제봐도 아름답다.

      노먼이 시카고에서 문학교수 제의를 받아서 기뻐하는 때에 폴은 손이 잘린 채 길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서로 다른 기질로 너무 다른 길을 걸었던 두 형제가 결국에 삶과 죽음의 모습도 다르게 된다. 폴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부모의 모습은 폴의 생활을 예상하면서도 어쩌지 못한 채 바라만봐야 했던 것을 보여준다.

      노먼의 말처럼 강물이 그저 그렇게 흐르듯이 인생 또한 그렇게 제 물살대로 흘러가는 것이라는 것. 이 영화의 제목과 세 남자의 플라잉 낚시 장면에서 그저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지나갈 것같은 가족애와 각각의 그들의 삶처럼 많은 생각을 담고도 사실적으로 그렸다는데 놀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