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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

깊은 절망과 더 높은 희망

[ 친필 편지 인쇄 엽서 (책과 랩핑) ]
정경심 | 보리 | 2023년 11월 27일 리뷰 총점8.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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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12g | 140*210*20mm
ISBN13 9791163143376
ISBN10 1163143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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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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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 석사 학위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연구한 후,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석사(MPhil) 과정을 마치고 애버딘대학교에서 현대 영미시인 T. S. 엘리엇을 주제로 박사 학위(DPhil)를 취득하였다. 동양대학교 등에서 지난 25년간 외국 문학 전공자로서 우리 문학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고심하며 가르쳤고, 후학 양성에 노력했다. 2019년...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 석사 학위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연구한 후,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석사(MPhil) 과정을 마치고 애버딘대학교에서 현대 영미시인 T. S. 엘리엇을 주제로 박사 학위(DPhil)를 취득하였다. 동양대학교 등에서 지난 25년간 외국 문학 전공자로서 우리 문학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고심하며 가르쳤고, 후학 양성에 노력했다. 2019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생애 가장 힘든 고난을 견디며 자신을 성찰하고 있다. 저서로 에세이집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 역서로 《지식의 원전》(공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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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나를 울린 영치금」중에서

출판사 리뷰

서울구치소 독방에서의 1152일
3년 2개월 동안 꾹꾹 눌러 쓴 옥중 글 모음


글쓴이 정경심은 어느 날 갑자기 딸, 아들, 남편과 헤어져 구치소 독방에 갇혔습니다. 구치소에서 1152일 동안 고통과 시련의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과 세상을 향해, 그리고 자신을 향해 A4용지 4분의 1절의 구치소 보고전 용지 뒷면에 연필로 꾹꾹 눌러 절절한 가슴속 이야기를 띄워 보냈습니다.

정경심 에세이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깊은 절망과 더 높은 희망』에 실린 글은 글쓴이가 한 평 남짓한 독방에서 웅크린 채 손바닥만 한 종이에 적어 띄운 편지이자, 일기이며, 자기 고백입니다. 3년 2개월 동안 겪은 구치소 생활을 기록한 글, 종교적인 만남에서 비롯된 마음을 적은 글, 육십 년의 삶을 되돌아보며 성찰한 글, 자신과 내면을 살피면서 적은 글이기도 합니다. 꿀꺽꿀꺽 울음을 삼키며 절망하면서도 낮은 자리에서 지난 시간을 겸허하게 성찰하고, 잔잔한 듯 결기 있는 희망의 목소리로 독자의 마음에 다가서는 글들을 책 한 권에 담았습니다.

문득 배식구 스테인리스 판에 비친
창살을 보았습니다
각도를 잘 맞추면 그 너머 달을 볼 수 있겠습니다.
밥그릇 들어가고 나올 정도의 그 틈으로
보름달이 반사되어 비치는 것을 붙잡았습니다
_본문 201쪽 ‘보름달’ 가운데

한 평 남짓한 감옥 안, 배식구 스테인리스 판에 비친 달을 보고 가슴 벅차하는 마음으로 붙잡은 이야기입니다. 글쓴이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면회 시간에 식구들의 안부를 읽고, 운동장 가에 핀 꽃에서 삶의 지혜를 깨닫습니다. 동서남북 사방이, 그리고 위아래도, 모두 벽뿐인 삶이지만 배식구 틈으로 들어오는 달빛을 붙잡듯 희망을 키워 갑니다.

생의 가장 어두운 곳을 지나는 이들에게 전하는 희망

끝없이 이어지는 재판, 언론의 비난과 비아냥거림, 세상이 온 식구를 벼랑 끝에 세워 놓고 흔들 때 글쓴이는 ‘이제 하느님이 채워 주실 일만 남았다는 희망의 말’을 듣습니다. 쓰러지기는커녕 ‘고난 그까짓 거’라며 벌떡 일어섭니다. 꿋꿋하게 ‘허공을 손에 쥐고 걸친 것 없으니 새로 시작하기에 거칠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가장 힘든 사랑은 주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도 아니며 기다려 주는 것’임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문득 주체할 길 없는 그리움’이 몰려오는 날에는 쏟아지는 눈물을 어쩌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 날에는 ‘집요하게 내 죽음의 멱살을 붙잡고’ 싸워 주고 있는 자식들, 버티고 있는 남편, 서초동 거리를 가득 메운 ‘이름 모를 수많은 이들’을 떠올리며 힘을 냅니다. ‘우리를 지탱시킨 것은 우리를 살린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길 없는 길’을 걸어갑니다.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세상과 다시 만나는 그이의 이야기에, 지금 여기 이 땅에서 또 다른 고통의 시간을 견디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나누어 줍니다.

고통과 시련 속에서 길어올린 성찰과 깨달음의 기록

정경심 에세이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는 모두 195편의 글을 수록했습니다. 글쓴이가 구치소 독방에서 글을 쓴 시간 순서로, 내면과 마음의 소리를 이어 가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고통과 시련 속에서 길어올린 성찰과 깨달음이 드러나도록 배열했습니다.

1부 ‘멀리서 너를 바라만 보아도’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하느님께 읊는 절절한 독백, 구치소에서의 생활과 생의 의지를 담았습니다. 2부 ‘운명의 바퀴여 제발’에는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버지인 조국 전 장관에게 보내는 신뢰와 응원, 그리고 딸과 아들에 대한 애틋함, 며느리의 생일을 기억해 주는 시어머니와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3부 ‘문득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까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내면을 되돌아보는 성찰, 구치소 담벼락에 핀 들풀과 창살 사이로 비치는 달빛 등 자연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글쓴이의 이야기는 때로는 독백으로, 때로는 대화로 독자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습니다. 이 모든 것들에서 솔직하고 거침없는 인간 정경심의 내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식구들은 물론 어깨 걸고 함께 해 준 사람들이 보내 주는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꺼이 이 길의 끝까지 걸어가겠노라는 꿋꿋함이,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게 합니다.

1부 멀리서 너를 바라만 보아도 (72편): 가족, 구치소 생활의 기록, 하느님께.
2부 운명의 바퀴여 제발(75편): 그대에게, 딸, 아들,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
3부 문득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까지(48편): 시간의 흐름 속 내면의 성찰, 자연과 대화.

‘글쓴이의 말’ 가운데

이 책에 실린 글은 제 인생의 가장 참혹한 시간에 저를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신 분들을 생각하며 쓴 글입니다. 당신들의 조건 없는 위로와 격려를 생각하며 반드시 살아야겠다고 아니 살아 내고 싶어서 쓴 글입니다. 그래서 당신들에 대한 제 마음을 담았습니다. 처음부터 세상에 내놓겠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 아닙니다. 뭐라도 뱉어 내야 했기에 그래야 살아갈 힘을 붙잡을 수 있기에, 그러나 허리가 아파 독방 바닥에 웅크리고 그저 고통스러운 넋두리를 손바닥만 한 구치소 보고전(報告箋) 용지에 삐뚤삐뚤 적은 글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세상에 내놓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당신들이 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해서입니다. 당신들의 사랑이 저를 어떻게 살렸는지 알아주셨으면 해서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생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해서입니다. 지금 그대는 생의 가장 깊은 어두움을 지나고 있다고, 그러나 앞으로는 빛을 향해 올라갈 일만 남았으니 힘내 달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단 한 사람만이라도 이 글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면 저는 족합니다.

종이(A4)를 자르고 잘라서 그곳에다 볼펜으로 써 내려가고, 또 두 줄을 긋고 고친 글 뭉치를 받아서 읽습니다. 한 평 남짓한 구치소 방에서 아픈 몸을 다독이면서 몸보다 더 아픈 마음까지 챙기면서 한 줄 한 줄 글을 씁니다. 그렇게 쓴 한 줄 한 줄이 모여서 종이 한 면을 가득 채우고, 가끔은 뒷면까지 채웁니다. 닥쳐 온 절망의 시간을 어떻게든 견디는 모습이 글 위에 가득합니다. 그리하여 글에서는 문학을 공부한 이들이 내세우는 은유나 수사학이 빛나는 표현은 찾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솔직하고 뚜렷한 언어가 빛납니다. 여기 그렇게 글쓴이가 생명을 이어서 이어간 글들을 가지런히 모아 보았습니다. 글쓴이의 생명을 이어준 글이 지금 여기 이 땅에서 또 다른 고통의 시간을 견디는 이들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나누어 주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통의 시간을 견디며 세상과 다시 만나는 그이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글로 만났지만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듯합니다. 생일날 식구가 모두 모이니 ‘잔칫상을 받은 듯’하다는 글쓴이의 오늘 뒤로 마음 졸이고 아파했을 길고 긴 하루하루가 겹칩니다. ‘과거를 다시 살아볼 수 있는 이는 복되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의연한 삶의 태도를 배웁니다. 그이가 들려주는 구치소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에 웃고 울고 외치다 보니 그이가 기다리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문득 아름다움이 되는 순간’을 함께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은 어쩌면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 속에 어여쁘게 피어난 그때를 무수히 보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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