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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11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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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426g | 130*190*30mm |
ISBN13 | 9791193519059 |
ISBN10 | 1193519055 |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2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을 누군가 후회 없이 살아가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우리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생의 소중함을 알고는 있지만 지루한 일상에 갇혀 감사함을 잊고 지낸 우리의 삶은 어느 순간 의미를 상실한 채 무의미한 일상의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극한의 한계를 뛰어넘은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를 접하는 순간 심장이 고동치듯 빠르게 움직이며 잠자고 있던 폐부를 건드린다. 13일에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더 블럭'에서는 "가장 넓은 길은 내 마음속에"란 특집으로 2024 수능 수험생 김정자 할머니 편이 방영되었다. 이번이 두 번째 출연으로 4년 전에도 만학도로서의 남다른 열정과 포부를 밝히셨던 어르신이 이제는 수능생으로 입시를 치렀다고 한다. 이름 석자를 쓸줄 몰라 시작된 공부는 그렇게 할머니의 꿈을 키웠고, 당당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구부정한 허리로 힘겹게 학교를 다니시면서도 힘든 내색 없이 즐겁게 꿈을 향해 도전하시는 어르신의 인생 이야기에서 우리는 겸허한 삶의 자세를 배우게 된다.
이렇듯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배우고 다시금 나아갈 의지를 되찾고 소망을 품게 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삶은 이야기"라고 말한다. 어느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지은이'라고 말이다. 만학도로서 꿈을 이루고 있는 김정자 어르신의 이야기에서 힘을 얻는다. 다시금 내 삶의 문장으로 이야기를 짓고 싶은 꿈을 꾸게 만든다. 오롯이 자신만의 인생 이야기를 짓고 싶은 사람들에게 작가가 건네주는 한 편의 아름다운 시 같은 편지이자 응원가인 책이 있어 이 곳을 빌어 소개하려 한다. "오늘을 껴안는 한 뼘 편지"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바로 이 책 『지은이에게』 이다.
『지은이에게』 / 보낸이 -김민 / 도서출판 이곳, 2023년 11월 27일
이 책 『지은이에게』의 저자 김민 작가는 글쓰기 클럽을 운영하며 강연가 및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유서를 쓰고 밥을 짓는다』, 『오나이쓰-삶을 바꾸는 글쓰기의 힘』, 『나를 속삭이는 밤』, 『홀로 살아갈 용기』, 『민트초코가 당신을 구해줄 거야』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삶이라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당신에게 보내는 응원가입니다. 당신이 세상에 없던 이야기의 지은이임을 일깨우는 편지입니다. 진심을 전할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결론은 편하게 읽히는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의 형식을 빌렸습니다. 소박한 일상의 언어로 썼습니다. 차라리 죽고 싶었을 때 움켜쥐었던 어머니의 편지를 생각하며 썼습니다. (...) 당신 안에 깃든 반짝임과 마주하기를 바라며 제가 모은 다정한 말을 전부 담아 보냅니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서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지은이에게"란 주제로 삶이라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모든 이들에게 작가가 보내는 응원가로 총 21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제목이자 저자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첫 번째 페이지에 실린 이 글 "지은이에게"를 읽으면서 작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의 서사라서 자못 신선한 감동이었다. 독자들을 '지은이'라고 치환시킨 작가의 남다른 발상이 말이다.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전언이자 진심을 건네는 편지라서 더욱 애정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비단 작가만이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농부와 어부, 판사와 경찰, 그리고 호스피스와 간호사 등 많은 직종의 사람들을 화두에 올려 놓는다. 결국 나만의 이야기는 다른 여러 사람들을 품는 이야기로 확장되어간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글이다.
*지은이에게*
이야기를 쓰는 건 작가만이 아니죠. 농부는 땅의 이야기를 듣고 어부는 파도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죠. 판사는 이야기를 해석하는 사람이며 경찰은 타인의 이야기를 해치지 못하도록 지키죠. 간호사는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돕는 사람이며, 호스피스는 이야기를 무사히 마치도록 해주죠. 요리사는 이야기를 이어갈 연료를 내어주고 수의사는 말 못하는 생명의 목소리를 듣죠. 유치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의 낮은 목소리를 듣지요. 용접공은 불꽃으로 철판에 이야기를 쓰고 프로그래머는 알고리즘으로 이야기를 쓰지요. 살아있는 모두가 지은이죠. 저마다의 삶에 깃든 문장이 모여 세상이라는 이야기가 되지요. 당신도 하나뿐인 이야기의 주인이죠. 이야기는 '흐름'으로 생명을 얻어요. 뜻밖의 사건이 있어야 하고 바라지 않은 만남과 이별을 통해 나아가죠. 시작과 끝을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사이의 모든 장면을 결정할 수 있어요. (...) 신의 뜻대로, 당신의 뜻대로 하나뿐인 이야기를 이어가세요. (p.12-14)
2장은 "사람에 아픈 너에게"란 주제로 인간 관계에 지치고 상처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섬세한 언어로 치유해주는 시의 형식을 빌린 편지로 총 37편의 글이 담겨 있으며, 3장은 "오늘을 살아갈 너에게"란 주제로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라고 말하는 작가의 전언으로 총 39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2장에 수록된 글 중에서 내 맘에 쏙 들어온 글이 있어 발췌해 보았다. 작가의 위로가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위로가 뭐 별게 있겠냐만은 내 편이 되어주는 말 한마디가 가장 큰 위로이자 힘이 된다. 우리는 주로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가족들이나 친구들한테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긴 갈등과 상처를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어쭙잖은 말들 뿐이다. "네가 처신을 제대로 못해서 그랬겠지." 또는 "네가 잘해봐. 그 사람이 그렇게 했겠냐?" 라며 제멋대로 생각하고 재단해서 처방을 내놓기 일쑤다. 그런데 이 글은 가까운 가족들마저 이해해주지 못했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보듬어준다.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큼의 강한 어조로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심지어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진흙탕에 살도록 그냥 내버려 두라고 말이다. 속시원하게 내뱉는 작가의 필치가 무척 멋스럽게 느껴졌다. 완전한 내 편이 필요할 때마다 한 번씩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문장들이다.
*사람에게 상처 받은 날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대꾸할 필요 없어요.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그들을 위해 한 줌의 시간도 내어주지 마세요.
그냥 그곳에 두고 오세요. 그들이 진흙탕에 살도록 내버려 두세요.
살다 보면 빗물이 튈 때도 있는 법이니까요.
사람에게 상처받은 날에는 주문을 외워보세요.
당신이 사랑하지 않는 것들이 오늘을 망치도록 허락하지 않겠다고요.
날씨에게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죠. 당신을 힘들게 하는 관계 역시 풍경에 불과해요.
금방 스러질 바람인걸요. 잠시 내리치다 그칠 비인걸요.
우산을 준비하고 창문을 닫아두세요. 내일이면 생각도 나지 않을 거예요.
날이 개면 당신의 숲은 푸르러질 테죠. 지금 당신 숲에 피어있는 꽃들을 돌봐주세요.
당신을 비추는 빛을 향해 손을 내밀어 보세요. (p.64-65)
4장은 "길을 잃은 너에게"란 주제로 삶의 의미를 상실한 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스함과 다정함이 깃든 언어로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편지로 총 30편의 글이 담겨 있으며, 5장은 "다시 꿈을 꾸는 너에게"란 주제로 내일의 꿈을 간직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세상의 모진 풍파속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하나뿐인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라고, 세상의 모든 풍랑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어줄 거라면서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글로 총 21편이 담겨 있다.
리뷰 서두에 소개된 84세의 최고령 수능 수험생이신 김정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깨달은 바가 많았다. 한평생 자식들을 위해 지난한 삶의 소용돌이를 헤치며 살아오시다가 여든의 나이가 되서야 비로소 만학도로서의 꿈을 펼치신 어르신의 도전정신이 삶의 변화를 이끈 원동력이 되었음을 말이다. 여기에 김정자 할머니의 도전정신과 가장 걸맞는 글이 있어 발췌해보았다. 인용된 문장의 글에서도 "해내는 사람"은 갈팡질팡 고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단 저질러 보는 사람이라고 역설한다. 삶의 변화를 간절히 원하는 우리에게 결국 필요한 것은 뛰어내릴 용기라고, 미래를 설득하는 언어는 말이 아닌 행동이라고 말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김정자 할머니의 사연과 오버랩되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라는 말은 이제 너무 식상해버렸다. 아니, 핑계를 위한 변명처럼 들린다. 8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배움의 열정을 품고 살아가시는 김정자 할머니의 이야기는 두고두고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결국 나를 변화시키는 자양분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변화를 바라는 당신에게*
변화가 항상 기쁨을 주진 않지만 언제나 우리를 삶의 한가운데로 인도하죠.
살아있는 존재는 앞으로 나아가지요. 세월은 삶을 밀어내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파도를 타고 세상으로 밀려들고 있지요.
해내는 사람은 할 수 있을까 묻지 않고 한 번 해볼까 그냥 저질러 버리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날개가 아니에요.
이곳에서 뛰어내릴 용기죠. 미래를 설득하는 언어는 행동뿐이에요.
당신이 변화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진정한 변화는 모두 당신에게서 비롯하며 변화의 모든 순간은 당신 몸에 새겨질 거예요. 모든 문장이 당신이라는 이야기의 일부가 될 거예요.
선택에는 수많은 미래 중에서 당신이 원하는 내일을 불러오는 예언의 힘이 깃들어 있어요.
(p.286-287)
이 책은 삶의 모든 이야기들과 결부시킬 때 힘을 얻고 생명을 얻는다. 사실 어떻게 하면 작가의 마음과 아주 근접하게 리뷰 글을 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다. 아무리 좋은 글들도(사실, 이 책은 시 형식을 차용한 편지글이라서 스토리가 없다) 계속해서 읽게 되면 제 빛을 잃고 바래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글들과 결부시킬 인물들의 사연들과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 책 『지은이에게』에 수록되어 있는 100여 편이 넘는 주옥같은 글들을 더욱 빛내줄 스토리가 절실히 필요했었는데, 마침 tv에 출연하신 할머니의 이야기가 내 맘에 쏘옥 들어왔다. 작가의 여러 글들과도 매치가 잘되서 할머니의 사연을 바로 투입시켰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책은 김정자 할머니뿐만 아니라 어떤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도 잘 스며들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작가가 일상의 언어로 삶과 융화되는 글을 썼기 때문이다.
어쩜 이렇게 섬세한 표현이 나오지!라며 감탄을 연발했던 저자의 빛나는 필력이 있는 힘껏 발휘된 책 속 문장들을 곱씹어 보기도 했다. 특히 작가의 유려한 문체가 빛을 발하는 문장인 "생각의 무게를 감당할 체력을 기르는 사람, 고독의 무게를 영혼의 질량으로 전환해 내는 사람" (p.23), "쇠로 된 다리는 섬을 잇지만 사람의 다리는 삶과 세상을 이어요." (p.253)라는 글들이 내 심부에 깊이 꽂혔다. 두고두고 되새기면서 섬세한 언어로 아름다운 서사를 이끌어 낸 이 문장들이 내 삶속에 투영될 수 있도록 말이 아닌 행동의 언어로 실천해야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해본다. 참빗으로 곱게 빗은 듯 잘고 고운 언어로 아름다운 작가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 이 책을 부디 두고두고 아껴보기 바란다. 그래야 이 책의 참 가치를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이 책은 마음이 여러가지 일들로 혼란스럽거나, 인간 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상처로 아파하는 이들과 삶의 의미를 잃고 모든 걸 포기한 사람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완전한 내 편이 되어주는 책 한권만 있더라도 우리의 소중한 생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고, 우리의 하나뿐인 이야기는 계속해서 써내려갈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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