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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05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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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278g | 128*188*20mm |
ISBN13 | 9791198191915 |
ISBN10 | 1198191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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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고아들 - 바이 신이
루리 작가의 『긴긴밤』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 속의 주인공으로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이 나온다. 그렇다 이 책의 주인공은 코뿔소 노든이다. 노든은 어릴적 엄마와 함께 있다 가족들을 잡으러 온 밀렵꾼들에게 엄마를 잃는다. 그 와 같은 일 이 소설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책 『지구의 고아들』 속 코뿔속 고아원의 코뿔소들이 직접 겪은 일들이다.
노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라 자신이 코끼리라고 생각하고 자랐다고 한다. 세상에 하나 남은 코뿔소였기 때문에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속에서는 남아공의 코뿔소 고아원이 있다.
첫장부터 나에게 난관이었다.
# 밀렵꾼은 총을 거의 쓰지 않는다. 순찰대의 이목을 피하느라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다. 그들은 도끼로 코뿔소의 척추를 베어 마비시키고 쓰러트려서 코뿔소가 움직이지 못하는 사이에 뿔을 뽑아낸다. 도살당하고 뿔이 뽑히는 중에도 코뿔소의 의식은 여전히 살아있다. 제 얼굴에서 가죽과 살까지 딸려 나가 커다란 구멍이 뚫리는 과정을 두 눈으로 지켜보며 고통을 고스란히 느낀다. 이런 극형을 겪고도 코뿔소의 숨은 보통 하루 정도 더 붙어 있다. 그 다음 천천히 고통스럽게 출혈로 죽어간다.
도저히 책을 더 읽을 수가 없었다. 너무 마음이 아리고 슬프고 괴로웠다. 인간은 왜 이리도 잔인하단 말인가. 몇일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괴롭다고 그들의 슬픔에 내 마음 한 켠도 내 주지 못할까. 그래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우선 이 글 『지구의 고아들』 저자 바이 신이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는 캐나다 맥길 대학교 미디어아트 학과를 졸업했다. TVBS 뉴스 정치 센터/ 국제 센터, CTI뉴스 국제 센터의 베테랑 기자로 활약했으며, 현재는 EBC방송의 프로그램 <지구의 고아> <타이완 1001가지 이야기>의 진행자 겸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20년 년 동안 미디어 경력을 쌓은 시사 탐사 보도 프로그램의 제작자 겸 진행자로 신입 시절의 뜨거운 피와 열정을 여전히 간직한 채 세계 7개 대륙과 남극 북극까지 돌아다니고 있다. “새끼 코뿔소가 내 등을 슬쩍 들이받는 순간, 이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인생에 어느 순간에는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느낌이 팍 온다고들 하잖아요.” 타이완 MOMOTV의 좌담 프로그램<다윈스탕>에 출연한 저자 바이 신이는 이 말로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 역자 후기 중
<지구의 고아>에는 다른 자연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웅장한 자연 광경이나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야생의 모습이 담겨 있지는 않다. 그보다는 인간 때문에 상처받은 동물의 모습, 그리고 그 상처를 치유하려고 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는데 집중했다. 동물 고아원의 사람들은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인류가 우월하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인간을 지구라는 모자이크 작품을 구성하는 조각으로 여기고, 다른 조각과 잘 어루러지는 길을 모색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나 역시 그 모자이크 작품의 일부로서 그들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작품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멸종 위기 동물의 상황은 절망적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보전 작업에 뛰어든 사람도, 옆에서 응원하는 사람도 무력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바이 신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수많은 사람이 생태 멸종이라는 비극을 막느라 열심 노력하고 있잖아요.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면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몇 년 전에 발표된 지구 생명에 관한 보고서에서는 우리가 이런 상황을 ㄹ바꿀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했어요. 우리 세대가 바뀌지 않으면 진짜로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예요.
책의 구성으로는 제1장 남아공, 코뿔소 고아원, 제2장 코스타리카, 나무늘보 고아원, 제3장 러시아 불곰 고아원, 제4장 스리랑카, 코끼리 고아원, 제5장 대만, 흑곰과 삵 고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카메라와 펜에 담긴 동물들의 모습과 표정들은 매수 생생하고 감동적이다. 독자는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다만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게 아쉽다. 그 공간과 실제함을 글로만 전달 하는건 좀 아쉽다. 예를 들어 붉은 곰 고아원에서 처음으로 테디베어 같은 아가 곰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는데 나도 현장의 모습을 너무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물론 아가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어쨌든 카메라로 다큐를찍었으니 사진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저자는 동물들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담아내면서도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폭력에 대한 비판과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이 책은 동물보호와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와 관련하여 책의 일부 장면은 동물들의 상처와 흔적을 보여주기 때문에 독자에게 충격과 슬픔을 줄 수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독자나 어린 독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각기 고아원 외에도 밀렵꾼들이 나무에 걸어 놓은 올가미에 목이 걸려 눈물을 흘리는 기린 이야기 등 소소하게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좀더 깊이 있기 다루어지지 않은 느낌이 든다. 뒷 이야기 등이 더 알고 싶었고 뭔가 마무리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어서 아쉽다.
이 책은 지구의 고아들이라는 제목처럼, 인간의 이기심과 폭력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슬픔과 비애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이 책은 우리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와 어떻게 공존하고 소통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인간의 폭력과 이기심이 얼마나 많은 생명체들에게 고통과 상처를 줬는지를 보여주었다. 인간의 이익과 욕망으로 인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에 부끄러움과 슬픔을 느낀다.
반면 동물들을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사람들의 용기와 정성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동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고 있다는 것에 감동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가슴 깊이 우러나온다. 이 책은 우리가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과 어떻게 공존하고 소통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였다.
기후 위기를 느끼는 지금 현재의 지구에서 인간은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존재인지, 혹시 지구의 기생하는 생물 중 가장 큰 민폐 덩어리는 아닌지 반생해 보며 다른 분들께도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길 권하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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