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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 한겨레출판 | 2013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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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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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4월 15일
판형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532g | 150*210*3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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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저 : 박범신 (朴範信)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빛나는 상상력과 역동적 서사가 어우러진 화려한 문체로 근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낸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 중 70년대와 8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은 폭력의 구조적인 근원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또한 도시와 고향이라는 이분법적인 대립구조를 통해 가치의 세계를 해부하려는 시도로 인해 대중작가라는 곱지 않은 평을 듣기도 했다.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리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93년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문학과 삶과 존재의 문제에 대한 겸허한 자기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사유의 공간으로 선택한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멀게 느껴지던 히말라야였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를 여섯 차례 다녀왔으며 최근에는 킬리만자로 트레킹에서 해발 5895미터의 우후루 피크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유형과도 같은 오랜 고행의 시간 끝에 [문학동네] 가을호에 중편소설 「흰소가 끄는 수레」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재개한 후 자연과 생명에 관한 묘사, 영혼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작품 세계로 문학적 열정을 새로이 펼쳐보이고 있다. 명지대 교수, 상명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외등』은 그가 글쓰기를 떠나기 전의 문학세계와 그 후의 문학성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으로, 해방 후의 현대사의 흐름을 같이 걸어온 주인공 서영우와 민혜주, 노상규 이 세 인물들을 통해 잃어버린 사랑의 원형을 찾아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피빛 사랑을 그려내면서 해방 후 현대사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더러운 책상』은 특이하게 '단장'으로 이뤄져 있다. 박범신의 자전적 소설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가 겪었을 젊은 날의 고뇌들이 그렇게 표현된 것처럼 평가받는다. "새벽이다. 무엇이 그리운지 알지 못하면서, 그러나 무엇인가 지독하게 그리워서 나날이 흐릿하게 흘러가던, 그런 날의 어느 새벽이었을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 살고자 했던 그의 고민을 엿보게 해준다. 작가 박범신은 이 작품으로 창작과비평사가 제정한 2003년 제18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남자들, 쓸쓸하다』에서 박범신은 그의 문학인생 못지않게 녹록치 않았던 남자인생 60년을 이야기한다. 오로지 아들 하나를 욕망하던 어머니의 늦둥이 외아들로, 수많은 복병에도 불구하고 30년 이상 한 울타리를 지켜온 남편으로, 수십 년간 밥벌이를 감당해야 했던 고단한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 땅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짚어본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는 사회 구조 안에서 이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남자들, 즉 구시대의 ‘화려한 권력자’에서 이 시대의 ‘쓸쓸한 인간’으로 자리바꿈한 중년 남자들의 현주소를 살펴봄과 동시에, 이제는 사회의 구석자리에서 불안한 헛기침만을 날릴 수밖에 없는 그 ‘쓸쓸한’ 남자들의 진솔한 속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비우니 향기롭다』는 더욱 더 소유하고자 하는 물질 만능주의 현실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이다. 내면의 깊이가 더욱 확장된 저자가 히말라야에서 깨달은 바는 진정한 삶의 행복은 가지려는 마음보다 비우려는 마음에 있다는 것. 이는 바로 불교 철학의 '무소유'와 직결된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만 살아가는 기쁨이 더 줄어든 시대.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이 외의 작품으로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불의 나라』 『물의 나라』 『겨울강 하늬바람』 『킬리만자로의 눈꽃』 『침묵의 집』 『와등』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등이 있고, 소설집에 『토끼와 잠수함』 『덫』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등이, 연작소설에 『빈 방』 『흰수레가 끄는 수레』 등이 있다. 2001년 소설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로 제4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나마스테』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5개월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촐라체」라는 소설을 연재하였다. 이 소설은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봉(6440m)에서 조난당했다가 살아 돌아온 산악인 박정헌·최강식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또한 『촐라체』와 『고산자』와 함께 ‘갈망의 삼부작(三部作)’인 은교에서는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시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인가. 젊음이란 무엇이며, 늙음이란 또 무엇인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풀어내는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은 최근에도 『비즈니스』, 『빈방』, 『외등』, 『힐링』,『소소한 풍경』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예스24 리뷰

부랑과 유랑사이
엄희경 (heekyong@yes24.com) | 2013-04-17

“우리네 삶을 몰강스럽게 옥죄는 전 세계적 ‘자본의 폭력성’ 에 대해, 문학은 여전히, 그리고 끈질기게 발언해야 한다고 믿는다.” 는 박범신. 그의 신작『소금』은 『비즈니스』, 『나의 손은 발굽으로 변하고』에 이은 자본의 폭력성에 대해 발언하는 장편소설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작품이기도 한 이번 신작은 ‘소금’이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관계에 내면화된 자본의 매커니즘에 대해 ‘발언’ 한다.

전작 『비즈니스』가 ‘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자본에 의해 밀려난 이들의 골목변을 누볐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자본의 원리에 길들여진 인물들의 유랑(流浪)과 부랑(浮浪)의 사이를 오간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우리의 아버지 모습을 한 ‘선명우’를 내세워 그는 가족에 대해서, 아버지에 대해서, 그리고 새로운 인간관계와 삶의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선명우와 나, 췌장암 진단을 받고 막내딸 생일에 집에 돌아가는 길 우연치 않게 마주한 사고 앞에서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 선명우, 이혼을 하고 내려온 고향마을에서 우연히 시우를 만난 나의 이야기에서 서사는 하나로 모아지는 듯 하지만, 실은 반복되고 어긋나는 현재와 과거를 통해 오히려 이 소설은 새로운 서사를 위한 서사들로 나아간다. “어떤 연속극에서 핏줄은 무조건 당기는 거라는 말을 들은 일이 있는데, 다 뻥” 이라는 선미의 말처럼 처음엔 부랑했으나, 유랑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인 것이다. 박범신은 특유의 진하고 묵직한 문장을 통해 몇 개 되지 않는 선택지를 가진 우리네 가족과 아버지를 그려나간다.

예전의 삶이 부랑이었다면 그즈음의 삶은 유랑이었고, 자유였고, 자연이었다. 본질적인 단맛이기도 했다. 그는 그 자신이 강물이 됐다고 느꼈다. 그것이야말로 아버지를 찾아 하루 백오십 리가 넘는 길을 걸었던, 그리하여 멀고 흰 강의 꿈을 꾸었던 오래전부터 시작된 잠재적인 욕망이었다. 사랑이, 자유가 왜 강물이 되지 못하겠는가. 겉으로는 흐르는 삶이었지만 속으로는 진실로 머물렀다고 자주 느끼기도 했으며, 그래서 그는 머무르고 흐르는 강이 된 자신이, 아주 자랑스러웠다. ---본문 중에서

‘붙박이 유랑인으로 동시대를 살아온 아버지들의 이야기' 라는 카피처럼 이 소설은 고착화된 역할에 목이 매여 떠돌아 다닐 수밖에 없는 이 시대의 아버지를 생생히 묘사한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과 세상을 잔인하게 드려다본다. 소설 속 '빨대'라고 표현된 자식과 "치사해, 치사해." 라고 외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우리네 아버지들은 지금 어디에서 부랑하고 유랑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책 속으로

---pp.353∼354

줄거리

고향으로 돌아와서 강의를 하는 시인인 나는 배롱나무가 있는 폐교에서 우연히 시우를 처음 만난다. 시우는 10년 전에 눈이 많이 오는 자신의 스무 살 생일날에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강경에서 젓갈 가게를 하는 친구 텁석부리와 함께 한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옥녀봉 꼭대기 소금집의 신비한 청동조각 김을 만나게 된다. 그는 전신 마비 남자와 다리를 저는 함열댁, 척추 장애인인 큰딸 신애, 실명하는 선천적인 병에 걸린 둘째딸 지애와 함께 살고 있다. 그와 만나면서 조금은 특이해 보이는 청동조각 김의 특별한 가족들과 만나게 된 사건을 알게 된다. 어렸을 때 청동조각 김은 염전을 하던 아버지를 도와드리려고 150리나 되는 긴 길을 걸어갔지만, 자신이 염전 일을 도우려고 대파를 잡은 것을 본 순간, 아버지는 그를 바로 돌려보내고, 그는 다시 먼 길을 걸어오다가 쓰러진다. 다행스럽게도 쓰러진 자신을 업고 와서 생명을 구해준 첫사랑 세희 누나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의 젓갈 발효실에서의 추억, 만리동 작업실에서 옷을 만들면서 자장면을 먹고 실밥을 떼어주던 추억들을 듣게 된다. 그러면서 자본의 세계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려면, 힘들게 계속해서 돈을 버는 기계로밖에 살 수 없었던 아버지들의 인생을 만난다. 청동조각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소금 자루’를 통해 잊어버렸던 꿈과 소중한 첫사랑과 염전에서 소금을 거두다가 쓰러진 아버지를 기억해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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