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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2일 ~ 2024년 04월 30일
2024년 03월 07일 ~ 2024년 05월 15일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4월 30일
상시
이
책을 손에 잡자마자 앞표지와 뒤표지를 살펴보았다. 제목으로는 도저히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뒤 표지에 줄거리는 없었고, 책 속의 한 구절이 적혀 있었다. 표지를 통해서는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없어 내용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바로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과연 재미가 있을까 의심했지만, 내가 이제껏 읽었던 책 중에 손에 꼽을 만큼 빠르게 읽혔고, 정말
재미가 있었다.
주인공 온유는
영원 책방에 가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내용을 어떤 책에서 읽고는 영원 책방을 찾아가, 시간
딜러 레테와 모닝을 만난다. 그러고는 자신의 백만 번의 숨이 담긴 은빛 머리카락 이아숨을 내어주면서
여러 번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고쳤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이들은 자신의 이아숨을 여러 번
내어 주면서 과거로 돌아갔다 와도 실수를 고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시간 딜러들이 사람들이
내어 놓은 이아숨을 천 가닥 모으면 불멸자들의 세계로 들어가 영원히 산다는 것도, 이아숨이 다 사라진
사람들은 죽게 된다는 것도. 온유는 남의 생명을 가져가 자신이 이용하는 시간 딜러들을 괘씸하게 여기게
된다.
어느 날, 온유는 자신이 막지 못했던 사고를 막으려고 영원 책방에 방문한 소천우 소방관을 만났다. 그에게 이아숨이 얼마 남아있지 않아서 온유는 그때가 그가 과거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그와 함께 과거로 가서 버스 사고를 막는다. 그때 갑자기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고, 온유를 제외한 모든 버스 승객들이 하나 둘씩 잠 들었다. 레테가
나타나서 승객들을 잠에 빠트린 것이다. 그러더니 레테는 온유와 승객들의 이아숨을 한 가득 훔쳐서 달아나려고
했다. 그 때, 온유의 친구 강우가 나타나서 레테가 가지고
있던 이아숨을 흩어버렸다. 그러자 레테는 대충 흩어진 이아숨 한 움큼을 주워서 이것으로 만족해야겠다며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온유가 레테의 다리를 꽉 잡고 떠날 수 없게 만들었고, 곧 과거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끝이나, 온유는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현재에 돌아오니, 온유는 한 카페 앞에 서 있었고, 두번째 시간 딜러, 모닝이 온유를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카페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모닝은 온유에게 그 날의 버스 사고는 아무런 사상자도 없는 것으로 끝났으며, 레테가 아무래도 수상해 모닝 자신이 강우를 보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또
레테가 지금 불멸자들을 만나는 중이며 사람들의 이아숨을 함부로 훔친 사실이 들통나 곧 생명실을 만드는 공장으로 쫓겨나서 다시는 사람들의 세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과, 레테가 훔쳤던 온유와 승객들의 이아숨을 자신이 몰래 되돌려주겠다고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모닝은 레테가 쫓겨나면 자신이 혼자서 책방을 운영하기 힘들 테니 다른 시간 딜러가 들어오기 전까지
보조 시간 딜러로 일해 달라고 하였다. 온유는 흔쾌히 승낙했고 곧 영원 책방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정말
나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시간 딜러들이 가장 인상 깊었다. 시간 딜러들은 손님들을 과거로 보내 주어 과거의 실수를 고칠 수 있게 해주는 대신 그 대가로 손님의 백만 번의
숨을 담은 은빛 머리카락, 이아숨을 갖는다. 사람은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 없으니, 그 정도면 한 사람의 인생에서 50일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그 사람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주위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었을 시간들을.
그러니 정말 이 거래가 공정한 것일까? 시간 딜러들은 부당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과거로 돌아간 사람에게 생기는 일에 왜 이렇게 무관심하고 무책임 한 걸까? 왜 그들은 양심의 가책을 하나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나는
이 ‘시간 딜러, 시간 거래자’ 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의 실수를 고치는
것이 너무나 필요하고 절박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을 해주고 있는 셈이지만, 그의 담보로 그들의 삶의
일부를 가져가는 것은 옳지 않다. 더더욱 그 삶의 일부를 가져가 그들이 영생을 누리게 된다면. 게다가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바꾼 기억을 없앤다. 과거를
후회하며 과거 속에 갇히게 둘 수는 없다면서. 이 이유가 타당한 부분도 있겠지만, 나는 솔직히 이 말이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손님들이
영원 책방에 온 기억을 지워 버림으로써 손님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생명에 대한 아무런 걱정도 없이 자신의 삶의 일부를 내놓게 하고, 자신들이 그 일로 인해 사람들과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 인 것 같다. 게다가 그들은 손님들이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고쳤는지, 일이 잘
풀렸는지도 신경 쓰지 않는다. 진심으로 그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영생을 얻기 위해서
일했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실수를 고치지 못했을 때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사람이 다시 올 것이고, 이아숨을
하나 더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말 이기적이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일한다. 사람들이 이아숨을 모두 다 내놓았을 때 어떻게 되는지는 그들의 안중에 없다. 시간 딜러들은 천성이 욕심이 많고, 이기적이며 양심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단지 불멸의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강해 양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에게서 이아숨을 빼앗으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 아닐까?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시간 딜러들은 사람이 아니고, 양심은 오직 사람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인간이
아니다. 인간은 모두 죽지만, 시간 딜러들은 이아숨을 천
가닥 모으면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으니까. 또 그들은 사람들의 이아숨을 보고, 가져가고, 사람들을 과거로 돌려보내 줄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니 그들은 인간과 불멸의 존재 그 사이에 위치하는 것 같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시간 딜러들의 조상은 누구일까? 무슨 생각으로
이런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그러다 또 이런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시간 딜러들의 조상들은 사람들을 도우려는 마음도 처음에는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시간이 흐르면서, 이아숨을 천 가닥 모으면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고,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면 더욱 쉽게 장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세대가 바뀌면서 인간들을 돕겠다는 초심을 잃은
것 같다.
시간 딜러들처럼
자신만 생각하고 남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도 존재한다. 그들은 당연히 사람이니 양심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들의 양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들의 욕심에만 집중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갑자기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그런, 자신의 욕심만 챙기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물론 인간은 모두 잘못을 저지르고 욕심이 있지만, 나는 내 욕심을
포기하려는 노력도 많이 하지 않은 것 같다. 친구들과 놀 때에는 양보를 잘 하지 못한 것 같고, 그룹 활동을 할 때에는 내 생각만 고집했다. 시간 딜러들과는 다른
부분이지만, 나도 나의 욕심만 챙기며 살아왔다. 자신에게도
욕심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것을 실천하려 애쓰는 사람이 진짜 선하고 멋진 사람이다. 시간 딜러 중 한 명, 모닝이 이런 인물이었다. 자신이 불멸의 세계로 가고 싶어 남의 생명, 이아숨을 부당하게 훔친 레테와는 다르게, 모닝은 자신을 위한 욕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양심의 소리에도 조금은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을 했다.
왜냐하면 모닝은 전에 죽을 위기에 빠진 사람에게 이아숨을 나누어 주어 그 사람을 살렸다. 그
벌로 3년 동안 올빼미로 하루 15시간을 살아야 하는 벌을
받아서 다시는 다른 이들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했지만, 모닝은 다시 한번 양심을 따라 레테가 훔친
이아숨들을 온유와 사람들에게 돌려주었다.
나는 완벽하게
나의 욕심을 포기하고 남을 위하여 살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시간 딜러들보단 낫게, 적어도 모닝처럼 다른
이들도 생각하면 양심에 맞게 살아가고 다른 이들을 배려하고 돕고 싶다.
항상 과거에 대한 후회가 많은 내게 흥미로운 재목에 책이 다가왔다. 영원책방의 시간 딜러? 제목을 보자마자 이건 내가 읽어야 할 책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 냉큼 집어 읽게 되었다.
책을 보니 줄거리는 이러했다. 온유라는 한 여자아이가 자기가 짝사랑하는 아이에게 했던 일을 바꾸기 위해 영원책방이라는 곳에가서 과거로 가고 싶다고 시간딜러에게 말하자 시간딜러가 이렇게 말했다. "과거로 가기 전에 명심해야할 것이 있어. 첫째, 한달 이내 과거로만 갈 수 있어. 오래된 과거는 상상이 많이 들어가게 되지. 그래서 위험해. 둘째, 한시간이 지나기 전에 눈을 감고 속으로 열을 세. 안그럼 영원히 과거 속에 머울게 돼. 셋째, 검은 팔찌는 과거에 시간에 두고 와야해.그래야 과거에 다녀온 기억을 없앨 수 있어. 이 모든 걸 잊는게 규율이니깐." 온유는 그렇게 시간딜러와 거래를 해 검은팔찌를 찬 채로 과거로 떠난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뭔가 많은 생각에 잠겼다. 특히 과거로 가서 온유가 원하는 상황으로 바꾸고 나서의 내용이 인상 깊었다. 바로 '과거를 바꾸고 나니 또 다른 후회가 밀려온다.'는 온유의 생각이 내가 진짜 과거의 후회를 바꾼다 해도 과연 행복할까? 또 다른 후회가 밀려오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결국 많은 생각들을 거쳐 과거를 바꾼다고 해서 상황이 진짜 바뀔까? 라는 생각에 다다르자 나는 확신했다. 과거를 바꾼다고 해도 후회는 계속 밀려 올 것이라는 답이 내려졌다. 과거에 대한 후회를 바꾸면 바꿀수록 그 후회보다 결국 더 큰 후회가 나를 덥칠 것 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그 완벽하지 않음이 쌓일수록 인간은 더 단단해 지기 때문이다. 이 말을 확신 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그동안 과거에서 저지른 후회덕분에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라는 자기 성찰을 하게 되었고 그 성찰 덕에 내가 이렇게 단단해졌으니까. 내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그간에 후회 덕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 더이상 과거의 후회를 후회가 아닌 추억으로 생각하려 한다.
이 책 덕에 나는 또 한번 더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후회를 추억으로 생각하며 더이상 과거에 갇힌 내가 아닌 앞으로 더 나아갈 내가 되었다. 앞으로 과거에 대한 후회를 안 할 수는 없겠지만 더 이상 그 후회를 바꾸고 싶어하지 않고 받아들여 내가 단단해지기 위한 양분으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나의 인생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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