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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다를 닮아서

반수연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05일 리뷰 총점9.8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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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12g | 135*205*13mm
ISBN13 9791192247588
ISBN10 1192247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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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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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통영에서 태어나 1998년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했다. 공장 지대에 식당을 열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카운터에 앉아 내내 책을 읽었다. 2002년 식당이 망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메모리얼 가든」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청탁도 없고 기억하는 이도 없이 서서히 잊혔다. 2014년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네 차례 재외동포문학상을 받았으며, 그중 2020년에는 「... 통영에서 태어나 1998년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했다. 공장 지대에 식당을 열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카운터에 앉아 내내 책을 읽었다. 2002년 식당이 망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메모리얼 가든」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청탁도 없고 기억하는 이도 없이 서서히 잊혔다. 2014년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네 차례 재외동포문학상을 받았으며, 그중 2020년에는 「혜선의 집」으로 대상을 받았다. 등단 16년 만인 2021년 소설집 『통영』과 산문집 『나는 바다를 닮아서』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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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모든 것은 때가 있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제 내게 너무 익숙해진 이국의 시간과
손님처럼 어색한 고향의 시간이 서걱거리며 부딪혔다.”

간절히 닿길 바랐지만 어쩔 수 없이 멀어졌던,
파도처럼 떠밀려 온 시절의 내음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지 16년 만인 2021년, 소설집 『통영』을 펴내며 큰 사랑을 받은 반수연 작가의 첫번째 산문집을 펴낸다.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 쓰며 “동그라미의 가장자리를 밟고 것는 것처럼 끊임없이 계속되는”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했던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운명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통영에서 나고 자라 그곳의 바다를 사랑했던 작가는 캐나다의 해안 도시 밴쿠버로 이민을 갔다. 바다가 있어 행복했지만, 통영에서도 밴쿠버에서도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훌쩍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읽는 내내 철썩이는 파도가 떠오르는 스물일곱 편의 산문을 엮었다.

통영과 밴쿠버, 유년과 중년을 가로지르는 지점에는 항상 바다가 있다. 때로는 사람들로 가득한 여름 바다가, 한편으로는 세상에 나 홀로 존재하는 듯 쓸쓸한 겨울 바다가 떠오른다. 그것은 작가의 인생에 새겨진 굴곡과 포개놓은 듯 닮았다. 작가의 삶에는 끊임없이 파도가 치고, 그 파도에는 “서걱거리며 부딪”히는 것들이 있다. 남들이 웃을 때 따라 웃을 수 없는 이방인의 처지, 고향이 싫어 떠나온 곳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이것들에 부딪힐 때면 작가는 누군가 밀어주기라도 한 듯 떠난다. 그리고 힘껏 돌아온다.

매일 밤, 인과도 서사도 없는 곳에서 완벽한 익명으로 살아가는 달콤한 상상을 했다. 그런 곳에 닿을 수만 있다면 생은 저절로 리셋이 될 것 같았다. 내 운명조차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이 필요했다. _〈고메생약주〉

슬픈 세상에서
아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


1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는 고향을 떠나 작가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 밴쿠버에 정착하는 이야기이다. 작가가 식물을 “뿌리 내리게 하는 것이 바람이고 자라게 하는 것이 비”라고 말했듯 바람과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밴쿠버에 적응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미숙한 영어 능력과 근본 없고 가난한 이민자라는 인식에 부딪혀 좌절한다. 2부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에는 작가의 유년 시절이 등장한다. 서호시장의 딱정집에서 보낸 가난한 어린 시절에는 과부의 막내딸로 낙인찍혀 이미 어떤 운명이 정해져 있기라도 한 듯 숨죽이고 살았다. 그곳에서 작가는 모두가 모두를 안다고 생각하는 동네에서 벗어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의 달콤한 익명의 삶을 꿈꾼다.

3부 ‘우리가 했던 말이 우리의 위안이 된다’에서는 고향에서도 타국에서도 이방인인 작가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제각각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음을 알지만,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는 일의 어려움도 깨닫는다. 4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길’에서는 어중간한 이해와 오해의 상태에서 벗어나 새 힘을 얻고자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금 떠나는 것은 다시 돌아오기 위함이라고, 일상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듯한 작가의 여행은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바다가 또렷이 보일 만큼 날이 밝아 있었다”는 문장으로 희망적인 미래를 암시하며 끝난다.

마지막 장까지 읽었을 때 우리는 알게 된다. “두려움에 짓눌리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소소하고 다정한 것들이 모여 바위를 들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걸”, “걱정과 두려움이 때론 우리를 보호하고 어두운 골목을 힘껏 뛰게도 했을 거라”는 사실을. 요컨대 이번 산문집은 끊임없이 어딘가에 닿고 싶어했던 이야기이다. 파도가 해변의 모래를 한 번 두 번 덮치듯, 닿으려고 계속해서 두드려보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내 다정한 슬픔에 대한 이야기”라고 썼고, 정홍수 평론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이라 했으며, 한지혜 작가는 “생의 표류기이자 여행기”라고 했다. 반수연 작가는 지금도 농담과 슬픔으로 적절히 뒤섞인 파도를 타고 여행하고 있다.

툭툭 불거진 내 생의 옹이들이 나와 조금 거리를 두고 떨어져나간 것도 같다. 타국의 카페에서 여태 낯선 말들에 둘러싸여 썼다 지우고 또 썼다 지웠던 시간은 어쩌면 내 생의 마디를 단단한 매듭으로 만드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마디에 어둠을 가두고 멀건 얼굴로 다시 생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마디의 안쪽에 야무지게 앙다문 내벽 덕분이라는 걸 쓰면서 알게 되었다. _「작가의 말」

추천평

소설의 상상과 변용, 우회는 이야기의 지평을 확장하는 자유의 가능성이겠지만, 어떤 글은 그 자유를 거절하고 다만 인생이 불러준 것들을 받아 적는 결연한 시간만을 요청하기도 한다. 먼 이국에서 보내온 첫 소설집 『통영』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작가 반수연의 이번 글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이며, 삶이 그이에게 준 시련과 선물의 목록이다. 믿기 힘들 정도로 여러 번 삶은 그이를 주저앉히려 했고, 터져나오는 속울음의 절망 앞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정말 믿을 수 없게도 또한 삶은 선물과 기적의 시간이기도 했다. 상상하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지나온 아이가 대신 받아 적은 하얀 서판의 글처럼 말이다. “산다는 것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리는 빗속에서도 춤추는 일이다.” 그 폭풍 속 춤의 시간을, 이토록 원숙하고 정갈한 인생의 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축복이다.
- 정홍수 (문학평론가)
‘멀리 떠날 것, 힘껏 돌아올 것’이라는 작가의 문장을 ‘멀리 도망칠 것, 기어이 돌아올 것’으로 고쳐 읽는다. 그리고 ‘기어이’ 밑에 다시 ‘힘껏’ 밑줄을 긋는다. 작가에게 두 단어는 어쩌면 동의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궁금하다. 이토록 기어이, 힘껏 돌아올 수 있게 한 자력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그의 떠남이 실은 표류였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 책에 실린 모든 기록도 한 편 한 편 생의 표류기이자 여행기로 읽힌다. 무엇보다 이 책의 글들은 몹시 재미있다. 읽으면서 몇 번을 크게 웃었다. 농담과 슬픔을 이렇게 잘 버무리는 걸 보니 엉뚱하게도 먼 나라에서 식당을 차린 적이 있다는 작가의 음식이 궁금해졌다. 슬플 때, 아플 때 그 밥을 먹으면 힘이 날 것 같다. ‘우리가 했던 말이 우리의 위안이 된다’고 했던가. 아니다. 당신이 쓴 문장이 우리에게 위안이 된다고, 나는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 한지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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