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동물들의 얼굴에 사로잡혀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그들은 공장식 축산이라는 동물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들이다. 열아홉 살의 소 발렌티노, 열세 살의 돼지 테레사, 스물네 살의 당나귀 뱁스, 스물여덟 살의 거위 블루… 그들의 존재가 믿어지지 않아서 이름과 나이, 구조 경위가 적힌 짧은 문장들을 아주 오래 바라보았다. 뼛속까지 새겨졌을 가혹한 폭력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이사 레슈코의 사진 속 생추어리 동물들은 고요하고 품위 있으며 충만해 보인다. 따뜻한 햇볕, 함께할 친구, 시원한 물 한 모금이 언제나 가장 중요함을 일깨워주려는 듯 말이다. 매해 500억 이상의 동물들이 이 사소하고도 절대적인 것들을 빼앗긴 채 짧은 생을 살다 잔혹하게 도축되는 현실에서 기적같이 살아남은 동물들. 마침내 나이 들 자유를 얻은 그들의 얼굴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 나를 죽이지 마라. 나를 사랑하라. (레비나스의 말로 『아무튼, 비건』에서 재인용)
- 홍은전 (『그냥, 사람』 저자)
타자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은 그가 살아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타자의 ‘나이든 얼굴’을 바라보는 것은 그가 지나온 세월을 감각하는 일이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고기 앞에 ‘그’ 동물의 얼굴이 붙어 있다면, 또는 구스다운 이불 위에 ‘그’ 동물의 얼굴이 붙어 있다면, 우리는 ‘그’ 얼굴이 표상하는 고유성 때문에 제품을 소비하지 못하거나 최소한 망설일 것이다. 잔혹한 진실을 외면하기 위해 우리는 동물로부터 얼굴을 가장 먼저 빼앗아야 했는지 모른다. 나이 든 생추어리 동물의 초상을 담은 이사 레슈코의 작업은, 그러므로 인간 중심 사회가 제거한 얼굴의 복원이다. 또한 이 작품들은 고통과 폭력으로부터 극적으로 구조되어 노년을 맞이한 동물이 흔치 않은 존재임을 환기시키기에, 역설적으로 늙을 수 없는 대다수 동물의 ‘보지 못한’ 얼굴을 ‘보게 한다’.
폴란드 작가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는 동물을 대하는 방식으로 보자면 모든 인간은 나치라고 말했다. 동물에게는 거대한 아우슈비츠나 다름없는 이 세계에서, 동물의 늙음은 존재하지 않는 것, 불가능한 것, 기적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이 책에 담긴 얼굴들은 말한다. 동물에게 노년을, 나이 듦을 허하라고. 이제는 우리가 그 목소리에 응답할 차례다.
- 하재영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저자 )
이들은 각자 경험과 기억을 가진 고유한 존재들이다. 동물도 나이 들며 지혜로워지고, 완성되어 가고, 완전해진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마침내 자신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이 말해준다. 함께하는 친구, 따뜻한 햇볕, 시원한 물 한 모금. 충분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순간이다.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그것이 언제나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의 동물들은 알고 있고 사진이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이 가르쳐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아마도 이것이다. 동물들이 자신의 귀중한 삶을 완성하고 완전하게 하는 힘을 우리, 인간이 가졌다는 것. 우리가 그것을 배웠을 때 우리 종족은 비로소 이 얼굴들에 깃든 품위를 얻게 될 것이다.
- 사이 몽고메리 (『문어의 영혼』 저자)
눈곱 끼고 덥수룩하고 다리를 덜덜 떠는 우리의 나이 든 형제자매들이 평화롭고 안전하고 존엄하게 노년을 누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다.
- 존 M. 쿳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름다운 예술이자, 강력한 동물권 행동이다. 작가의 언어는 강렬하다. 그가 동물들의 평안을 존중하기 위해 인내하며 촬영한 방법에 대한 묘사를 읽으며, 이 사진들이 왜 이렇게 감동적일 수밖에 없는지를 깨달았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완벽한 책이다.
- 바버라 J. 킹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저자)
이 책은 노년의 동물들을 향한 귀하고 진심 어린 헌사다. 농장동물들은 우리의 반려동물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삶을 평화롭고 안전하게, 사랑하며 살고 싶었던 존재들이다. 다양한 동물의 감정을 연구해온 생태학자로서, 이 사진이 찍힐 때 각각의 동물들이 느낀 것과 살아온 삶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 사진들은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다. 너무나 강렬하고, 설득력 있다. 이 감동적인 책이 전 세계 독자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 마크 베코프 (『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한 뼘 더 깊은 지식』 저자)
인간이 지닌 가장 훌륭한 능력인 공감 능력이 더 많이 발휘되지 않으면 안 된다. 특별한 사진과 유려한 글이 어우러진 이 영혼 충만한 책은 공감 능력을 통해 더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지혜로운 길을 보여준다.
- 칼 사피나 (『소리와 몸짓』 저자)
당신을 웃게 하고, 울리고, 미소 짓게 하는 동시에 이 세계를 성찰하게 만드는 책은 거의 없다. 이 희귀하고 사려 깊은 책은 그 모든 것을 다 해낸다.
- 진 스톤 (『애니멀카인드』 저자)
이사 레슈코는 미디어가 거의 주목하지도 않았고, 사회로부터 존중받지 못했던 동물들의 노년을 우리가 보도록 붙잡아냈다. 동물들의 내면을 담아낸 이 사진들로부터 눈을 뗄 수 없다.
- [뉴욕 타임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듯한 이 사진들은 공감의 감동적인 표현인 동시에 삶에 대한 축복이다.
- [애틀란틱]
이 책은 어떻게 농장 문을 여닫는지도 몰랐던 한 여성이 동물들과 눈을 맞추며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성장담이자, 다정한 염소 멜빈, 못 말리는 당나귀 뱁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동물에 공감하는 묘사는 헬렌 맥도널드의 『메이블 이야기』를 연상시키며, 캐릭터 하나하나를 잘 살렸다. 이 따뜻하고 열려 있는 이야기는 가르치려 하지 않고, 독자가 동물과 진정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이끈다.
- [가디언]
작가는 이 사진들을 자연광으로 찍고, 흑백으로 인화해 약간의 거리감을 만들어내는데, 이 거리감이 동물들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보이게 한다. 동물 각각의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려고 한 작가의 의도는 성공했다. 사진 속 동물들은 귀엽다기보다,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사진들은 당신을 미소 짓게 할 것이다. 그리고 점점 생각하게 할 것이다. 작가가 낸 길을 기꺼이 따라간다면, 결국 눈물이 날 것이다. 이 책은 죽음의 필연성과 삶의 존엄함이 짝을 이루는 명상록이다.
- [보스턴 글로브]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인간과 다르지 않은 존엄함이 넘쳐흐른다. 우리의 식사를 위해, 한 생명의 평생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도축해도 되는 것일까.
- 허은주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