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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3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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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19.36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5.8만자, 약 1.9만 단어, A4 약 37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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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영감도, 명품이라는 것도 멀리서 찾지 말고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분청사기에 고유의 전통과 함께 놀라운 현대성이 숨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반만 년 역사 속에서 무르익은 우리네 지혜와 감성이 듬뿍 담긴 명품이 어딘가에서 우리 눈에 띄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27쪽)
언제부터인가 세상은 아주 빠르게 변화해 가고 있다. 얼마 전에 구입한 휴대폰이 어느 틈엔가 구식이 되어버리고 신곡이라고 기세 좋게 등장했던 노래는 한두 달 후엔 한물 간 노래로 시들해지고, 어마어마한 광고와 함께 출시된 승용차는 어느새 구닥다리가 되어 있다. 즐기고 누릴 새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느 틈엔가 새로운 것이 등장한다. 이렇게 길들여진 사람들은 점점 더 간이 세고 자극적인 것,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이것은 채워지지 않는, 한계가 없는 욕망이고 욕구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끝없이 초조하고 불안하다. ‘새로운 것’이 ‘좋은 것’이라는 등식은 결국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과 갈망으로 치닫고 있다.
<생활명품>의 저자 최웅철은 이제 잠시 가쁜 호흡을 고르며 새로운 것을 향한 욕망을 내려놓고 ‘옛것’에 대한, ‘우리 것’에 대한 놀라운 가치와 진정한 멋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의 전통 공예와 회화, 옛 건축 문화, 우리의 전통 음식 등을 통해 ‘새로운 것’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고아한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완전한 원형이 아닌 살짝 찌그러진 달항아리를 통해 불완전의 미학을 이야기하고, 이도다완을 통해 아름다움을 초월한 무심의 경지를 전한다. 현대적인 것보다 더 모던한 사방탁자를 이야기하고, 입체파 화가도 혀를 내두를 책거리 그림의 다양한 시점과 수많은 소실점 등 이미 앞서 있던 우리의 미술에 대해 자랑스럽게 전하고 있다. 또한 고고한 선비정신과 풍류의 멋이 함께 공존하는 현실의 무릉도원 소쇄원을 소개하고, 폐족의 죄인이 되었으되 높고 고결한 정신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정약용의 다산초당을 전하며, 우리 음식문화의 핵심이자 정수인 장(된장, 고추장, 간장 등)의 독특한 맛과 깊은 풍미 등을 이야기한다.
저자 최웅철은 옛것을 멀리하고 잊은 채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에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며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정작 우리들 자신보다 우리 것에 더 감탄하고 탄복하는 외국인들의 모습과 우리 것은 낡은 것,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치부하는 우리네 모습을 마주하며 저자는 우리 것의 고고한 가치를 알기에 더더욱 빚진 마음이 들었을 터이다. 저자의 마음이 담긴 이 책을 통해 ‘좋은 것’이란 즉 진정한 ‘명품’이란 새로운 것, 값비싼 것이 아니라 다름 아닌 우리 민족의 지혜와 정신 그리고 영혼과 심성이 깃든 ‘우리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반추하고 깨닫게 된다.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들은 지금도 내게 맛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맛에 가까운 맛을 나는 ‘맛있다’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제껏 먹어본 음식 가운데 가장 맛있었던 것과 가까운 맛이 날 때 ‘맛있다’라고 한다. ‘아름답다’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인데, 어원을 찾아보면 ‘내가 아는 것에 가까운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맛있다’거나 ‘아름답다’라는 느낌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어머니의 맛을 그리워하고 또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활명품』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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