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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3년 10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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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60쪽 | 153*220*20mm |
ISBN13 | 9788994258737 |
ISBN10 | 8994258736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우리 집에는 나와 내 동생이 읽지 않아서 책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책들이 넘쳐난다. 주로 내가 옛날에 한번정도 읽어보고 꽂아 두었거나 아예 읽은 적도 없는 책들이다. 그런 책들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에 ‘ 백번 읽어야 아는 바보’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 집 책들도 나와 내 동생을 원망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김득신의 책들도 김득신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아예 책을 안 읽어서이지만 김득신은 계속 반복해서 1권만 읽으니 나머지 책들이 너무 많이 기다려서 였다. 책들이 내가 읽어주길 기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 보지 못했는데 이제 우리집 책꽂이에 있는 책들에게 관심을 가져 보아야겠다.
종이는 옛날 중국에 채륜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는데 사람을 위해서 책이 말을 못하게 하고 사람이 책을 함부로 다룰 때 수면향을 피워 사람을 잠들 수 있게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이 능력이 참 신기하다. 책을 읽을 때 나는 한 번도 잠을 자거나 졸거나 한 적이 없으니 그래도 나는 책을 함부로 대하거나 함부로 읽지는 않았나보다.
나는 김독신의 아버지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 말은
“공부를 못하는 것이 죄가 아니라 안 하는 것이 죄란 말이다”라는 말이다. 공부를 못하는 건 노력하면 되지만 노력을 안 하면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말인데 나도 이 말을 귀담아 들어 두어야 할 것 같다.
김득신은 머리가 좋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말을 따라 천자문을 외웠다. 그랬더니 외워졌다. 나도 외우는 걸 잘 못해서 영어 학원에서 보는 영어 단어를 외우는 시험에서 항상 꼴지를 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도 단어 시험을 못 봐서 혼나기도 했다. 그래서 인지 김득신의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왔다. 나도 선생님의 말을 따라 열심히 외워봐야 겠다.
김득신은 사기의 백이전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계속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해가 안 되는 책이 있으면 오히려 그 책을 읽지 않고 엄마 아빠께 여쭤보거나 그 부분을 그냥 넘어갔었다. 나는 재미있는 책을 몇 번 반복해서 읽어 본적이 있는데 그것도 몇 번 읽으면 지겨워진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책을 그렇게 여러 번 읽다니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하다.
김득신은 자신처럼 어릴 때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자신처럼 계속 반복하고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고 싶으실 것 같다. 나도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있어도 포기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잘 외워지지 않는 영어 단어도 김득신의 방법대로 계속 반복하며 100번이라도 외워서 그것을 모두 해냈을 때의 기쁨을 느껴 보아야 겠다. 그리고 내 책꽂이의 책들이 책으로서의 역할과 수명을 다 할 수 있도록 내가 그 책들에게도 생기를 불어 넣어주어야 겠다. 우리 집 책꽂이 속 책들아 기다리거라.
우리집에 있는 수많은 책들도 어쩌면 얇은 종이 안에 장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마치 인공지능이 탑재된 것 처럼 말이다. 물론 상상이지만 ‘백번 읽어야 아는 바보’라는 책에서는 책 안에 말하는 장치가 있었다. 책들끼리 서로 진솔한 이야기를 책장에서 나누는데 책이 얼마나 힘들고, 찢어지면 고통스러운지 또 자신을 읽어주길 바라는지를 잘 알려 주는 것 같았다. 왠지 책장의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나에게는 찔림을 주는 책이었다.
주인공 김득신은 백번 읽어야 아는 바보이다. 그래서 김득신은 진짜로 천자문과 몇몇 책들을 백번이나 읽었다. 찢어지고 낡은 책들은 괴로워하고 다른 책들은 그 책을 도와주었다. 이런 모습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진실같이 느껴져서 책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준다. 책을 읽을 때 잠이 오는 것이 수면향때문이고, 책도 슬퍼 할 수 있다는 것, 책이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다는 상상이 신기했다.
‘독서백편의자현’이라는 한자가 있다. 책을 백번 읽으면 그 뜻이 스스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말을 한 김득신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바보면 공부를 하려는 의지조차 없고 맨날 놀고만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득신은 다만 이해력이 좀 부족할 뿐이고 자신이 이해될 때까지 그리고 외워질 때까지 읽고 또 읽는다. 그런 김득신이 책들에게는 골치 아픈 존재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본받을 만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 한다고 해도 성실하지 않고 잘난 척하고 책을 대충 읽는 사람은 결코 진정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득신은 정말 아까운 사람이다. 만약 이해력과 외우는 능력까지 좋았다면 훨씬 더 훌륭한 학자가 되었을까? 하지만 어쩌면 김득신의 부족한 점이 김득신을 더 성실하고 겸손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김득신에게서 배운 것도 많고 여기 나온 책들 등등에게서 배운 것들도 많다. 이 책은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를 동화로 만든 책이다. 난 보통 옛날이야기를 읽으면 지루해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책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나오니까 나도 모르게 책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새로운 느낌을 얻었다. 공감되는 것도 있고 교훈도 얻었다. 책을 한번만 읽지 말고 많이 읽어서 뜻을 제대로 알라는 것과 책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타고난 부족한 점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 등을 깨닫게 되었다.
김득신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늦게 장원 급제를 했지만 의지가 남달랐기 때문에 결국 벼슬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인데 우리는 이 점에 대해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다. 과거를 보고 벼슬을 하기까지 김득신이 겪었을 마음 고생과 또 그 속에서 스스로에게 힘을 주었을 것을 생각하면 일찍 성공하는 것만이 훌륭한 것이 아니고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이룬 것을 더 칭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빨리 무엇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요즘의 많은 친구들과 부모님이 이 책을 꼭 읽고 참고 견디는 힘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
어릴 때 아빠와 함께 서울대공원에 가서 돌고래 쇼를 여러 번 봤었다. 그때는 그냥 봤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돌고래들은 아이큐가 사람보다 낮을 테고, 의사소통도 잘 되지 않을텐데 어떻게 그렇게 재주를 부릴까? 싶었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김득신처럼 엄청난 노력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조련사가 돌고래가 바르게 행동을 하면 칭찬을 해주고, 먹을 것도 주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다. 이처럼 돌고래도 칭찬을 들으면 더 열심히 노력하는 마음이 생긴다. 예를 들어 물도 사람이 무슨 말을 하던 아무 변화가 없는 그냥 마시는 물일 것 같지만 나쁜 말을 들은 물과 예쁜 말을 들은 물은 결정이 다르다고 한다. 예쁜 말을 들은 물을 현미경으로 보면 결정이 예쁘게 나오고, 나쁜 말을 들은 물은 결정이 찌그러지고 못 생겼다고 한다. 이처럼 돌고래와 물도 칭찬 한 마디와 노력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데, 사람은 더욱더 큰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결과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김득신은 천연두를 앓은 후로 바보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들은 5세면 깨우치는 글을 10세에 알고, 남들은 10세에 들을 지을 줄 안다면 겨우 노력해서 20세 때 비로소 글 한 편을 지었다고 한다. 요즈음 사람들은 이렇게 뒤떨어진다고 알았을 때 쉽게 더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봐서 쉽게 포기한다. 학원 같은 곳에서도 이 아이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김득신은 달랐다. 김득신은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더욱 노력했다. 김득신이 한 말 중 '재주가 남만 못하다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려 있을 따름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 뜻은 자신이 못났다고 해서 자기 자신을 낮추어서 보지 말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학교에서 수학시험을 봤는데, 남들은 다 100점이나 95점을 받았는데 나만 혼자서 65점을 받아서 집에 가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남들의 점수부터 묻고서 너는 왜 이렇게 못 했냐고 야단을 친다. 그러면 자기 자신도 풀이 죽어서 엄마가 한 말 그대로 받아들여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어진다. 우리 아빠도 실제로 남들한테 나쁜 시선을 받을까봐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 시절에 남의 시험지를 베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 아빠도 자기 자신을 믿지 못했던 것 같다. 김득신이 한 또 다른 말에는 '타고나지 않은 것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 있다. 이 말은 나타나지 않으면 더 열심히 노력을 하다보면 남들보다 더 잘 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수상인 처칠은 어릴 때 공부를 매우 싫어했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시험 성적도 낮게 나오고 결국 낙제를 했다. 선생님들도 다 처칠한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처칠은 나중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을 해 남들이 받기 어려운 노벨상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부러워하지만 이 세상에는 타고난 천재보다는 노력해서 만들어진 천재가 더 많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라는 말이 있다. 에디슨은 자신이 전구를 만들 때 999번의 실패 뒤에 한 번의 성공으로 필라멘트 전구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999번의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계단 하나하나라고 생각한다.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내면 나중에는 결국 성공의 계단 위에 설 수 있게 된다. 지금 우리가 흔히 쓰는 덧셈과 뺄셈은 결코 저절로 알게 된 것이 아니다. 지금은 덧셈과 뺄셈이 쉽게 느껴지겠지만 예전에는 그것이 이루지 못 할 것 같았던 나주 큰 목표이자 성공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처음부터 잘 하지 못 하면 이미 망한 것이라고 판단을 한다. 자신감을 잃고 어떻게든지 더 잘 하려는 생각보다는 '나는 이미 망했으니 그냥 되는대로 살지 뭐' 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책을 읽고 뭔가 느끼는 것이 있다면 최소한 '글렀다'는 말은 안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신 사람들은 칭찬을 더 많이 해주고 더 열심히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진짜 백번 읽어야지만 아는 바보 이야기는 아니겠지.’하고 속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진짜로 백번 읽어야 아는 바보 이야기인 것을 알고 놀라웠다. 이 책은 59살에 과거 시험에 급제한 김득신의 이야기다. 김득신을 사기라는 책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기는 책 친구들과 함께 김득신의 방으로 왔다. 책은 한 번 읽힐 때마다 나이를 한 살씩 먹게 되는데 사기의 나이는 5살이였다. 책들은 책의 면과 면이 달라붙는 면사랑증에 걸릴 것 같다고 투덜댔다. 책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며 시원한 바람도 쐬고 운동도 해야 하는데 김득신의 방으로 온 이후로 한번도 읽히지 않아 모두 운동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 책 속에서는 책들도 사람처럼 말하고 운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책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김득신이 방으로 들어왔다. 김득신은 돌멩이 한 개를 뽑고 뒤이어 돌멩이 두 개를 옆에 놓았다. 그리고는 “하나 더하기 둘은?”이 말을 계속 반복했다. 사기는 셋이라고 대답할 뻔 했지만 책이 사람 앞에서 말을 하면 사라지는 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하나 더하기 둘은 셋이라는 것은 보통 4~5살 정도 되면 알 수 있는 건데 9살이나 되었으면서 그것도 모르는 김득신이 참 머리가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득신은 8살 때 천자문을 두 글자밖에 못 읽어 서당에서 집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김득신의 아버지는 괜찮다고, 공부는 누구한테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갈고닦아 세상에 이로운 인간이 되기 위해 하는 것이니 너는 네 능력이 부족함을 깨닫고 늘 남보다 성실하게 공부하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보고 매우 감동을 받았다. 나는 시험을 치고 좋은 점수를 받으면 남에게 자랑하기 바쁜데 공부는 누구에게 자랑하고,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니 그동안의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반성할 수 있었다.
김득신은 그 후로 천자문을 다 외우고 소학, 십팔사략 등을 공부했다. 득신이 너무 많이 봐서 너덜너덜해진 책들은 득신의 어머니가 다시 고쳐 주었다. 득신은 정말 한번 하겠다고 했으면 열심히 하는 노력파인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은 무엇을 한다고 해도 작심삼일로 끝내는데 김득신은 오히려 책을 외울때까지 여러 번 읽는 것이 참 대단하다.
김득신은 집에서 홀로 공부하기 시작한 후로 책들을 많이 읽었다. 책들은 처음에는 득신을 칭찬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쉴 시간이 없다고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일 고생한 것은 사기열전이였다. 김득신이 사기열전의 맨 앞에 나오는 <백이전>만 계속 읽어서 사기열전은 수면향을 내뿜어 김득신을 재우기도 했다.하지만 그것도 김득신의 의지가 너무 강해 곧 쓸모없게 되었다. 사기열전이 너무 불쌍하다. 김득신이 백이전을 계속 읽는 바람에 너무 닳아 너덜너덜해지고 찢어지기 일보 직전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사기열전을 김득신의 어머니가 읽을 수 있게 수선을 해서 다행이다.
사기열전은 고쳐진 후로 김득신에 의해 책꽂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려져 읽히지 않고 있다가 몇 백년 후인 2015년에 커다란 어항 속으로 떨어져 스스로 죽었다. 이 사기열전의 이야기를 2015년의 만화 사기가 듣고 있던 것이다. 사기열전의 이야기를 아버지 책으로부터 전해 들은 만화 사기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사람 나이로 400살, 책 나이로 100살 넘게 살았던 5대조 할아지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만화 사기는 5대조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 듣고 기분이 어땠을까? 내가 만화 사기였다면 나는 일단 5대조 할아버지가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했을 것이다. 또, 할아버지가 왜 스스로 몸을 던졌는지 궁금했을 것이고, 자신의 가문이 그토록 오래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나는 김득신이 아니라서 어떻게 김득신이 그렇게까지 책을 반복해서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득신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과,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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