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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12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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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60.13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54684262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3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또다시 수잔 손탁 여사의 [타인의 고통]의 그림자가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중반부까지는 조금 지루했으나, 화자인 다치와라이 마치와 라제스와르 준위와의 강렬한 만남부터 지루해져 사그라들던 나의 감각이 다시 살아나더니 후반부까지 정신없이 읽었다.
... 도둑에게는 도둑의 신념이, 사기꾼에게는 사기꾼의 신념이 있다. 신념을 갖는 것과 그것이 옳고 그름은 별개야....p.225
(다치아라이의 기자로서의 보도신념에서의 맹점을 준위가 파고드는 부분이었는데, 나중에 준위의 정체를 알고난뒤 다시 읽으면 다른 느낌이 든다. 일종의 고백인건가?)
...자기가 처할 일 없는 참극은 더없이 자극적인 오락이며,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지. 끔찍한 영상을 보거나 기사를 일은 사람들은 말하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그런 오락인거야 ...
....영화로 만들지도 몰라. 그럭저럭 볼만하면 두 시간 뒤에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의 비극을 동정하겠지. 그건 진실로 슬퍼하는게 아니라 비극을 소비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 질리기 전에 다음 비극을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다치아라이, 당신은 서커스의 단장이야. 당신이 쓰는 글은 서커스의 쇼야. 우리 왕의 죽음은 최고의 메인이벤트겠지...p.228~229
(Kevin Carter에게 퓰리처상을 안겨다준, 그가 수단에서 찍은 사진, The vulture and the little girl.
나는 이 사진을 찍은 기자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없다. 나중에 이 작품의 엔딩에서의 서프라이즈가 되는 인물의 주장의 반론이 될 수도 있다. 같은 지구에 이토록 처참한 지경이 있다니, 도와야 한다는 그룹이 나와 이 소녀 이후의 세대를 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비난을 받을 부분은 바로 기자와 이 기자를 보호하기 위해 쓴 신문사의 글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녀는 독수리가 쫓아진후 일어나 보호소로 갔습니다. 하지만, 그 소녀가 거기에 도착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란 그 말. 인간이라면, 누군가 너무 힘들어 생명까지 위협받는 그 순간, 안전까지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다치아라이 마치는 6년차의 신문기자 였다. 그런 그녀는 동료의 죽음과 연루되었다는 루머에, 이제 항변하기도 지치고 이러저러한 마당에 그만두고 월간잡지의 프리랜서 기자가 되었다. 네팔의 카트만두에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위한 소개기사를 쓰기 위해 미리 작은 모텔 '도쿄 로지'에 자리잡은 직후, 그녀는 놀라운 소식을 듣는다. 민주화를 위해 왕권을 축소하여 존경받는 국왕이 황태자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것. 또한, 매달 모이는 왕실의 식사자리였던 지라, 황태자는 참석한 모든 식구들에게 총을 겨누고 마지막에 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고. 다치아라이는 이것이 자신이 프리랜서 기자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 아니 그 이전에 사건을 보고하고 싶다는 마음에 일본의 편집장과 연락하고, 모텔 주변을 맴도는, 영악한 아이 사가르를 길잡이로 사건을 취재한다.
2001년 실제로 네팔에서 왕실살인사건 (한글위키보다는, 영어와 일본어 해설을 보면, 사건의 배경과 의혹들을 알 수 있다)을 배경으로 하였다. 기자가 사건을 취재하는 것, 그 과정에서 보도의 필요성 (만약 그 한건이 한 나라의 이미지를 만든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영향이 없는 나라에서의 비극은 그 누군가에게 있어 오락에 지나지않는가 등등의 질문에 다치아라이는 대답하지 못한다) 에 대한 작품인가 싶었는데, 작가는 추리물임을 잊지않았다. 왕실에 근무하고 있으며, 도쿄로지의 여주인 남편과의 인연으로 다치아라이의 정보원이 될 수있지 않을까 해서 만난, 라제스와르 준위가 살해당하고 다치아라이는 이것이 왕실의 사건과 연관이 되어있을지, 과연 며칠 안남은 마감기한까지 이 사실까지 밝혀 단독특종을 쓸 수 있을 것인지 (잘못 쓰면 영구히 저널리스트 세계에서 욕먹고 제명당하는 것)의 기로에 서 추리를 하게 된다.
그 누구에도 그닥 연관이 없는 왕실살인사건에 대해 그 누구도 섯불리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던 라지스와르 준위가 죽자, 왕실의 사건은 다치아라이에게 '독수리 앞에 놓인 소녀'가 된다. 이 작품이 정말 좋았던 것은, 범죄를 다루는 추리소설인지라 그닥 그안의 일과 관련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또다른 의미를 던져주는 것이다. 범죄소설 속의 사건 또한 픽션이라는 벽으로 쌓아 안전하게 감상하는 오락일 뿐이라는 것을. 난 [타인의 고통]을 읽고난뒤에 내가 읽는 것, 보는 것에서 일종의 검열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끔 그토록 화가나는 동물학대 사진이나 동영상을 클릭하는 순간 나 자신을 다소 경멸하게 된다. 나는 무엇때문에 내가 싫어하는 이것들을 보고자하는 것일까. 이런 짓을 저지르는 이들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고, 이들과 나는 다르다고, 나는 그보다는 도덕적 우위에 있다고 확인하고 싶은 것일까...
여하간, 이 소설 속에는 화자인 다치아라이 말고 다른 인물들의 존재감, 그들의 의미가 후반부에 확연히 달리진다, 의미도, 비중도. 모텔 주변을 맴돌며 다치아라이에게 일본어로 말걸어 물건을 파는 소년 사가르는, 아픈 자신을 위해 형도 기자의 길잡이, 아니 그 이상이 되어주겠다고 하며, 도쿄 로지의 얼마안되는 숙박객중 야쓰다는 일본 파계승으로 기가 막힌 추리를 하다 그녀에게 작은 부탁을 하는데다, 왕실사건 이후 점점 자기방에 파고드는미국인 청년 로버트, 정보를 파고드는 인도인 수쿠마르 등. 이 사건의 '반전'도 또 새롭게 다가온다. 사건을 추리하기 위해 모든 인물들의 행로와 의도를 분석해야 하겠지만, 이들이 겉으로 보이는 의도와 속으로 실제로 가지는 것들이 다르며, 다치아라이의 시선으로 보고 해석했기에, 나중에 이들의 진심이 드러날때 '반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놀랍지만, 그들이 다치아라이를 보고 한번 더 생각한 것만큼 했다면 (다치아라이에 왜 여기에 왔는지, 그녀의 신분은 무엇인지, 무엇을 갖고 싶은지 등등에서 작은 추리가 즐겁긴 하다), 다치아라이는 (독자는) 그렇게 놀라지않을 수도 있었다. 사건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타인의 일들이 서커스가 아닌, 관심을 갖고 의미를 찾는다면.
한 투덜하지만, 정말 이 작품이 받은 타이틀들이 정당하다고 말하고 싶다. 2016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이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 주간분슌 미스터리 베스트 1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중 1위, 서점대상 노미네이트 등.
그리고..
...기자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자신이 중립이라고 주장할떄, 기자는 덫에 빠진다. 모든 사건에서 모든 이들의 주장을 제한없이 다루기란 불가능하고, 그래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기자는 항상 취사선택을 한다. 누군가의 주장을 글로 씀으로써 다른 누군가의 주장을 무시한다. 그 과정이 지면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 선택으로 기자의 견식이 드러난다. 주관으로 선택하면서 중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p.450
...만일 내게 기자로서 자부할 경헙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보도한 일이 아니라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던 일이다.그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아슬아슬하게나마 누군가의 비극을 서커스로 삼는 실수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p.529
(모든 것을 다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그 사건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야 한다. 최근 엄청난 존경과 인기를 얻는 앵커는, 자살사건은 보도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자의 식견같은 것은 들어갈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을 쓴 기사에, 주관적인 포인트가 느껴지는 기사제목을 써서, 누군가의 뜯어먹을 먹이감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제목들은 악의없는 작은 편견이나 가치관이 녹아든 말버릇에서 탄생하였을지 모르나, 이는 누군가에겐 또 누군가를 공격할, 아주 좋은 먹이감, 그것도 인쇄되고 검색되어 사그라들지않는 재고가 된다)
p.s: 1) 요네자와 호노부 (米澤穗信)
- 고전부 시리즈 (古典部シリ-ズ)
氷菓(2001) 빙과 전통과 미스테리가 있는 고전부의 재생 (고전부 시리즈 #1)
愚者のエンドロ-ル(2002)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추리의 재미를 십분 살린 귀여운 작품 (고전부 시리즈 #2)
クドリャフカの順番(2005) 구드랴프카의 차례 탐정력보다는 다소 운발, 귀여운 장치 속에 쓰디쓴 자각의 청춘 (고전부 시리즈 #3)
遠まわりする雛(2007) 멀리 돌아가는 히나
ふたりの距離の概算(2010) 두사람의 거리추정
いまさら翼といわれても(2016)
- 소시민 시리즈 (小市民シリ?ズ)
春期限定いちごタルト事件(2004)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그저그렇게 읽을 순 있겠다
夏期限定トロピカルパフェ事件(2006)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秋期限定栗きんとん事件(2009) 가을철 한정 구리킨톤 사건
- ベル-フシリ-ズ
王とサ?カス(2015) 왕과 서커스
??の10メ?トル手前(2015)
- 시리즈외
さよなら妖精(2004) 안녕 요정 청춘, 아니 긴 인생에서 때때로 나타나는 바닥치기에 대하여
犬はどこだ(2005) 개는 어디에 개찾기를 하고 싶었던 탐정
ボトルネック(2006) 보틀넥 이거 SF미스테리 아니죠, 호러죠.
インシテミル(2007) incite mill 인사이트밀
儚い羊たちの祝宴(2008) 덧없는 양들의 축연 엔딩엔 의례 반전이 있는 것이라고 방심하지 말 것, 실마리는 곳곳에...
追想五断章(2009) 추상오단장 작가의 본질은 역시나 호러
折れた竜骨 (2010) 부러진 용골
リカ-シブル(2013) 리커시블 요네자와 호노부의 세계는 참으로 오묘하다
満願(2014) 야경
2)p.258에 [안녕 요정]과 연관된 말이 나온다.
'빙과'를 비롯해 많은 국내에서도 많은 작품을 사랑받고 있는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입니다. 단권인줄 알았는데 책날개를 보니 '베루프 시리즈'로서 다음 이야기가 있는 작품인가 보더군요. '안녕, 요정'에서 해결사로 등장했던 다치아라이 마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책 첫 장에도 전작의 주요 인물이었던 마야(마리야 요바노비치)를 언급하며 시작합니다만 이야기가 연결되는 것은 없기에 본 책부터 읽어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이전 책에서는 모리야의 시점으로 사건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마치가 해결사임에도 그녀의 내면묘사같은 것은 부족했었습니다. 그때문일까요? 이번 작품에서 28살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는 그녀의 모습은 제가 기억하는 그녀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서 마치 처음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치아라이 마치는 취재를 위한 사전답사로 네팔의 카트만두를 방문하지만 황태자 일가가 살해당하는 잔혹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기자로서 이를 취재하기 위해 그녀는 왕실에서 근무하는 군인에게 접촉하지만 취재는 실패로 돌아가고, 다음 날 그가 몸에 '밀고자'라는 각인이 새겨진채로 사체로 발견되며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책 띠지에는 다음과 같은 평가가 실려있습니다.
사상 최초 '야경'에 이어 2년 연속 미스터리 3관왕 달성.
2015년 '주간 분슌'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2016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2016년 '이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
2016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3위
2016년 서점 대상 노미네이트
각각의 순위가 얼마나 의미있는가는 알 수 없겠지만, 책을 읽어보니 상당히 인상깊은 책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부분은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만, 이 책에서 제가 인상깊게 보았던 부분은 '보도'라는 소재를 다루는 점과 결말에서 밝혀지는 3번의 반전이었습니다.
"만일 키프로스의 동지들이 사고가 아니라 로켓탄에 죽었다면, 그 현장의 영상이 있었다면, 술집 손님들은 서커스의 호랑이를 보듯 즐겼겠지. 나는 그때 교훈을 얻었다."
말에 굳건한 힘이 돌아왔다.
"자기가 처할 일 없는 참극은 더없이 자극적인 오락이야.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 끔찍한 영상을 보거나 기사를 읽은 사람들은 말하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그런 오락인 거야. 그걸 알고 있었는데도 나는 이미 실수를 저질렀다. 되풀이할 생각은 없어."
오락이라는 말이 가슴을 도려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없었다. 물론 내가 오락거리로 기사를 써왔던 건 아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쪽은? 정보는 거센 물살이다. 일일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령 내가 왕족들의 시체 사진을 제공하면 당신의 독자들은 충격을 받겠지. '끔찍한 일이야'라고 말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겠지. 더 충격적인 사진은 없는지 확인하려고."
그건 그럴 것이다.
"혹은 영화로 만들지도 몰라. 그럭저럭 볼만하면 두 시간 뒤에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의 비극을 동정하겠지. 하지만 그건 진실로 슬퍼하는게 아니라 비극을 소비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 질리기 전에 다음 비극을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라제스와르는 나를 손가락질했다.
"다치아라이. 당신은 서커스의 단장이야. 당신이 쓰는 글은 서커스의 쇼야. 우리 왕의 죽음은 최고의 메인이벤트겠지."
비명에 가까운 소리로 힘껏 반박했다.
"준위, 전 그럴 생각은 없어요!"
"당신 마음이 문제가 아니야. 비극은 오락이라는 숙명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다. 사람들은 어째서 줄타기를 보며 즐거워할까? 언젠가 연기자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 네팔은 불안한 국가다. 그리고 어제 연기자가 떨어졌어. 흥미로운 일이지. 이게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나도 즐겼을지 몰라."
라제스와르 준위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 나라를 서커스로 만들 생각은 없다, 다시는"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만약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눈을 돌리고, 덮어둔다면 스스로 알아서 일어나고 비극을 극복하며 밝은 길로 나아갈 수 있기라도 한다는 건가?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도 아닙니다만 공감가는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숙연해진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 주제는 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에필로그에서의 반전을 이루기도 합니다.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가장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자가 범인이다'라는 특징이 있듯이 본 작품에서도 그럴것 같지 않은 인물이 범인이라는 반전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초반부터 던져지는 단서들로 인해 자연스레 추측이 가능하므로 다른 추리소설에서 느끼는 정도의 감상만을 가졌습니다. 인상깊은 부분은 이어지는 네팔 소년 사가르에 의한 2번의 반전입니다.
살인범이 알지 못하는 사이 범행을 보다 복잡하게 만들어낸 인물이 존재하며, 그의 의도가 마치의 성공을, 정확히는 그녀의 성공으로부터 얻을 떡고물이었다는 반전은 앞서 살인범이 남기고 간 '고귀한 가치는 연약하고, 지옥은 가깝다'는 '멀쩡한 겉모습 안에 숨어있는 인간의 또다른 면모'라는 본 작품의 또 하나의 주제로부터 연결되며 순진한 소년의 모습과 생각으로 이루어진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이 마치와 독자에게 충격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에 관계된 모든 사실이 밝혀진 뒤 다시 한번 반전이 일어납니다. 본 작품에서 마치의 최대 적은 살인범이 아니라 사가르였다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으로, '보도'와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이라는 두 주제를 연결되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악할만한 진실 앞에서 깨달음과 앞으로의 소신을 밝히는 마치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보도'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지 다치아라이 마치가 고민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척 심플한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이 책을 읽음으로써 제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현재 업으로 삼고 있는 연구와 개발에서 오는 책임에 대해서는 비슷한 점이 있어서인지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why?'를 찾는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도 누구나 놀랄만한, 자기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그로 인해 어떤 일이 일어나든 예측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충격을 받거나 하지는 않게되었습니다. 이 나이 즈음되면 크나 작으나 기대했던 인간으로부터의 배신은 몇 번 경험해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번 이야기의 마지막 반전도 놀라웠지만, 이는 작가의 작품 구성과 전개력에 놀란 것이지 반전 사실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일들에 대해서 '그러려니'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후의 대처라고 생각하는 나이가 되었네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야 어찌되었든 앞서 말했듯이 이야기의 구조나 마지막 반전, 그리고 네팔에서 있었던 실제 사실을 소재로하는 이야기는 정말 인상적입니다. 도입부가 '이 이야기가 도대체 어떻게 미스터리로 가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어 지루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이야기가 굴러가기 시작하면서는 흥미진진함과 작품 주제에 대해 사색하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마지막은 책을 끝까지 읽은 것에 대한 보상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반전도 기다리고 있기에 유익함과 즐거움을 모두 갖춘 작품인 것 같네요. '베루프 시리즈'의 다음권도 기대됩니다.
p.s.
최근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배경이 네팔 카투만두였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배경설정임에도 상상하기가 쉬웠습니다.
더해 '보도'에 대한 것은 최근 나라를 시끌시끌하게 만드는 일을 떠오르게 만드는터라 여러모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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