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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2년 06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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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76쪽 | 592g | 137*197*35mm |
ISBN13 | 9788994343655 |
ISBN10 | 8994343652 |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황석영 『철도원 삼대』 최종 후보
2024년 03월 12일 ~ 2024년 05월 31일
[세계 시의 날/예스24 X 난다] 가장 오래된 고백의 이름, 시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8월 16일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4월 30일
2024년 04월 12일 ~ 2024년 04월 30일
상시
2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책이 재미없지는 않았는데 좀 오래 봤다. 책을 보는 데 걸린 시간은 다른 때와 비슷한데, 하루에 본 게 적어서 다 볼 때까지 며칠이 걸렸다. 뒤에는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어서 잠 안 자고 봤다. 두꺼운 책을 보면 쓸 게 많아야 하는데, 반대로 쓸 게 더 없다. 그것은 왜일까. 이런 말을 써 버리니까 더 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먼저 일어난 일은 살인이다. 죽임 당한 사람은 20대 여자로 몸 여기저기가 칼에 베어 있었다. 그리고 집게손가락이 없었다. 얼마 뒤 또 20대 여자가 죽임을 당하고 처음과 마찬가지로 집게손가락이 없었다. 다음에는 인터넷에 또 여자를 죽이겠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날짜까지 정해서. 경찰이 그 일을 세상에 밝히자, 범인은 머리를 썼다. 날짜가 끝나가는 늦은 밤이 아닌, 날짜가 바뀐 늦은 밤에 여자를 죽인 것이다. 그래도 날짜는 같으니까. 다음에 범인은 여자를 쫓아가고 있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경찰이 그것을 보고 범인 같은 사람을 따라갔는데, 다른 곳에서 여자가 죽임을 당했다.
처음에는 경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범인을 잡기 위해 조사하는 모습도 나오고, 사람들 특징이 나왔다. 눈에 띄는 사람은 일은 잘하지만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이조 고지다. 그리고 사이조를 아주 싫어하는 와타비키 가즈유키다. 두 사람 사이에 안 좋은 일은 없었다. 사이조는 수사1과였고, 와타비키는 기동수사대였다. 일본 경찰은 거의 수사1과에 가고 싶어하는 것을 봤는데, 와타비키도 수사1과에 가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했다. 사이조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수사1과에 갔고 주임이었다. 질투했던 거다. 사이조가 다른 사람 마음을 조금만 생각해줬다면 와타비키가 사이조를 덜 싫어했을지도 모르는데. 사이조는 범인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사이조의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은 공을 세우려는 것으로 보았다. 나는 사이조처럼 순수하게 범인을 잡으려고 하는 경찰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래 경찰이 된 사람은 처음에는 그런 마음이었을 텐데. 사이조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사진을 누군가가 와타비키한테 보냈다. 와타비키는 이때다 하고는 그 일을 주간지에 알렸다.
잠시 이 책이 일은 아주 잘하던 사람이 불륜을 저질러서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이조는 자신이 할 일은 경찰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여자를 만난 일이 알려지게 되어 일을 그만둬야 했다. 아내는 집뿐 아니라 위자료와 아이를 키울 돈까지 달라고 했다. 사이조는 집을 나와 밖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동안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사이조는 아내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다른 여자를 만났느냐 하면, 따듯함을 느껴서였다. 그러면서도 사이조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내한테보다 따로 사귀는 여자한테. 그저 편안함만을 찾아서. 사이조는 아내가 자기한테 화를 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사이조는 자기 마음을 잘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과 사귀는 일을 잘 못하는 아주 서툰 사람이었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따로 사귀는 여자는 알았던 것인지도. 사이조가 모든 것을 잃은 것을 알게 된 와타비키는 사이조한테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
아무것도 없어진 다음에야 사이조는 다른 사람 마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다고 생각해야 하려나. 사이조가 경찰을 그만두고 가장 먼저 전화한 사람은 정보를 알아다 준 톰(야마네)이었는데,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래서 사이조는 다른 사람한테 전화했다. 그 사람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사이조가 전화하지 않기를 바랐다. 왜냐하면 내가 의심하고 있던 사람이었으니까. 사이조는 정말 머리가 좋은가 보다. 사귀던 여자 미에이(앞에서는 이름을 안 썼는데)가 죽임을 당한 일로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처음부터 다시 정리를 하고는 알게 되었다. 그전에 사이조가 모르는 사람한테 공격을 당할 뻔한 일도 두번이나 있었다. 여자를 죽이고 집게손가락을 가져갔다고 해서 범인을 손가락 수집가(사냥해서 모으는 사람)라고 했는데, 손가락 수집가는 잡혔을 때 자기 머리가 좋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사이조 딸을 누군가한테 끌고 가서 죽이라고 했던가 보다. 다행스럽게도 사이조 딸은 살아있었다.
범인을 잡고, 딸은 죽지 않았지만 사이조가 잃은 것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경찰이 아니더라도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을 텐데. 탐정 같은 일. 손가락 수집가는 어렸을 때 겪은 일 때문에 비틀린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런 마음을 감추고 있었는데, 피를 보고는 드러내게 되었다. 손가락 수집가가 어렸을 때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 있었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수도 있을 텐데. 일이 일어나고서 범인을 잡는 것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일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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