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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의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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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의 걷기

이상국 | 산수야 | 2013년 11월 05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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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3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85g | 153*225*30mm
ISBN13 9788980972753
ISBN10 89809727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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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1월 10일 ~ 2022년 12월 31일

책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본명보다는 인터넷 블로거들 사이에서 '빈섬'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빈섬'은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은 히트 블로그의 운영자인 그의 아이디이다. 빈섬이라는 아이디는 사랑이 지나가는 허탈(빈)과 사랑 한복판의 고독(섬)을 뜻한다. '빈섬'이라는 이름을 쓰기 전에, 한 때 '이솜'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추사가 태어난 지(1786년 6월3일) 175년 1개월째 되던 날, 빈섬은 경상도 경주에서... 본명보다는 인터넷 블로거들 사이에서 '빈섬'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빈섬'은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은 히트 블로그의 운영자인 그의 아이디이다. 빈섬이라는 아이디는 사랑이 지나가는 허탈(빈)과 사랑 한복판의 고독(섬)을 뜻한다. '빈섬'이라는 이름을 쓰기 전에, 한 때 '이솜'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추사가 태어난 지(1786년 6월3일) 175년 1개월째 되던 날, 빈섬은 경상도 경주에서 태어났다. 추사가 태어나던 날 우물물이 마르고 예산 오석산과 팔봉산의 나뭇잎들이 일시 시들었다고 하는데, 빈섬이 태어나던 저녁답은 경주 남산이 표정 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만 모친의 꿈에 봉황이 집 앞의 오동나무에 앉았다가 무지개를 타고 붉은 하늘을 날아올랐다. 어린 시절 추사는 예산 화암사를 드나들었지만, 빈섬은 경주 불무사佛無寺에 이름을 올렸다. 한 스님이 와서 어린 빈섬을 보고 불문佛門에 들면 한몫을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10세 때 추사는 박제가를 스승을 삼아 북학을 배우기 시작한 그때 빈섬은 초등학교에서 공부의 즐거움을 가르쳐준 김무열 선생을 만났고 그림과 만화에 심취해 있었다. 추사가 연경에 가던 25세 때 빈섬은 군에서 제대 후 대학에 복학해서 연애에 빠졌다. 그가 초의를 만나던 30세 때, 빈섬은 결혼을 했고 신문사를 옮겼다. 북한산 순수비를 발견하던 31세엔 빈섬은 언론의 역할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괴로워하고 있었다. 32세 때 4월 29일 추사가 경주에 와서 무장사비 비편을 발견하던 날, 빈섬은 서울에서 신문사 야근을 하느라 바빴다. 추사가 규장각 대교가 되는 38세에 빈섬은 호암아트홀에서「세한도」를 만나고 이후의 삶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추사는 두 번 결혼을 하고 첩을 하나 두었으나, 빈섬은 한 번 결혼을 해서 그 아내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추사의 인생시계로 보자면 지금은 효명세자 시절 피어났던 그의 정치적 꿈이 좌절된 뒤, 재기를 모색하는 때이다. 부친이 귀양을 간 뒤 그는 궁궐 앞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억울함을 알리는 꽹과리를 울렸다. 그런 오기와 격정의 시대에, 빈섬은 신문의 위기를 맞아 한 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시와 역사를 공부하고 신문과 책들을 읽으며 잠을 줄여 글을 쓰면서 나름의 문제의식을 벼르고 있다. 그리고 김노경이 풀려나는 9월 이전에, 빈섬은 추사를 쫓아다닌 10년의 흔적들을 모아서 책으로 내고 있으리라.

현재 한국언론재단의 편집 전문 교수로 10여 년째 활동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편집 강의를 맡았고, 2009년 하반기부터 건국대학교에서 스토리텔링 강의를 한다. 현재 중앙일보에 정기 칼럼을 쓰고 있고, 월간중앙의 기획 취재와 편집을 맡아서 하고 있다. 신문사의 컨설팅도 하러 다니고, 블로그네이버'옛날다방'http://blog.naver.com/isomis에 글도 부지런히 쓴다. 같은 경주 출신인 아내와 재기 발랄한 딸 둘, 속이 넓은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저서로 『누드김밥의 노래』, 『러브레터 읽어주는 남자』(이상 산문집), 『옛 공부의 즐거움』, 『추사에 미치다』, 『눈물이 빗물처럼』(역사서), 『신문, 세상을 편집하라』, 『1인 미디어, 기획에서 제작까지』『옛 사람들의 걷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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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황진이와 홍낭, 시인 이옥봉, 악녀 어우동과 나합이 열정적으로 걸으며 깨달은 여로(女路)
겸재 정선이 내연산을 오르내리며 그린 진경과 여헌 장현광이 밟아간 스토리의 길
조선 초기의 젊은 지식인들이 반면교사로 찾아 나섰던 고려 도읍지에서 생긴 일
옛사람들의 걷기는 요즘의 웰빙 워킹을 넘어선 삶과 자연과 세상을 향한 깨달음의 길이었다....


걷기 열풍은 최근 문명의 편리가 만들어놓은 몸의 부실을 탈출하기 위한, 현대인의 지혜로운 선택이다. 그런데 조선에도 걷기 열풍이 있었다. 기생 황진이와 홍낭, 시인 이옥봉, 악녀 어우동과 나합이 평생을 통해 걸었던 길은 하나의 은유이기도 하지만, 조선의 땅을 걷고 또 걷는 뜨거운 여정이기도 했다. 또 겸재 정선이 청하(포항)의 현감으로 내려와 내연산을 오가며 진경을 깨닫는 과정도 아름다운 걷기의 한 모델이었다. 여헌 장현광이 선바위 마을에 정착하면서 주변의 산과 들에 유학적인 사유세계를 표현한 이름들을 붙여가며 걸었던 길은 독특한 스토리의 길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조선왕조 초기의 지식인 채수와 성현 등 촉망받는 젊은이들이, 조정의 큰 관심을 받으며 떠났던 개성(송도) 여행은, 고려 이데올로기와 조선 이데올로기가 정면으로 붙은 한판 싸움의 길이었다. 그 길을 통해 뜻밖에 그들은 그들이 폐기하려 했던 전왕조의 주체성과 아름다움을 언뜻 발견하기도 한다.

걷기 열풍은 요즘 들어 문득 생겨난 현상이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산속엔 산적(山賊)이 숨어들어 지나가는 나그네의 목숨까지 노리고, 호랑이와 곰 같은 맹수들이 으르렁거리는 살벌한 길이었지만, 사람들은 그때에도 부지런히 걸어 다녔다. 지금처럼 수송수단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말이나 가마를 쓸 수 없는 사람이면 걸어 다닐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 응시하기 위해 가고 오는 길이 있었고, 물건을 팔기 위해 왕래하는 길이 있었고, 지방 관직에 발령을 받아 가는 길도 있었다.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의 기본은 세금과 공물을 수령하기 위해 길을 닦는 것이었다. 공적인 도로는 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노폭을 넓혔고, 눈비에 노면이 훼손되지 않도록 박석을 깔기도 했다. 이런 업무적인 걷기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순수한 관광을 위한 걷기나 세상을 유랑하는 걷기도 유행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조선 남녀들은 대체 왜 그토록 산에 오르고자 하였을까. 왜 굶주림을 무릅쓰고 천하를 방랑하였을까. 이 사람들의 걷기는 요즘의 ‘웰빙 워킹’과는 좀 다른 점이 있다. 옛사람들의 걷기는 대개 마음을 닦는 수행의 방편이었다. 걷는 일은 약한 몸을 추스르기 위해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뜻을 새기고 걸음마다 깨달음을 구하는 공부의 길이었다. 화담 서경덕에게 ‘대학’을 배웠던 황진이는 천하를 돌아봄으로써 삶의 기본과 원천을 섭렵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길내기 중에서
길은 길다. 길어서 길이다. 이어지지 못하고 끊어진 길, 혹은 막다른 골목으로 막힌 길은 길이라 부를 수 없다. 길은 앞이 트여 있어야 한다. 비록 가지 못했더라도 갈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길이다. 길은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아무렇게나 나는 것은 아니다. 땅이 평평하게 이어지고 사람이 디뎌 발을 옮길 수 있는 바닥이 있어야 길이다. 길을 내는 사람에게 길을 내주는 것은 땅이다. 땅과 사람이 서로 죽이 맞아야 길이 된다. 사람이 걸음을 옮길 때 땅도 일어나고 앉아주고 누워주어야 비로소 길이 난다. 길은 사람이 흘러가는 자취이기도 하지만 땅이 사람과 함께 흐른 모양이기도 하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은 길이 아니다. 태초엔 길이 없었다. 맨 처음 한 사람이 지나갔을 때 그것은 길이 아니었다. 그저 희미한 발자국들이 점선처럼 이어진 것일 뿐이었다. 아니 잠깐 풀이 눕고 나뭇가지들이 흔들린 것일 뿐이었다. 길은 그 한 사람의 뒤에 생겨났다. 길인 듯 아닌 듯 누군가 걸어간 그 자취를 따라오는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이 지나간 뒤엔 길은 조금 더 또렷해졌다. 지나가는 사람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그 자취를 신뢰한다. 많이 지나갔다는 건 그 길이 안전하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길을 만들며 지나갔다. 어떤 사람도 길을 만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의 걸음은 다 길이었다.

길은 시간이 펼쳐진 공간이다. 앞선 사람과 뒤에 선 사람은 같은 방식으로 걷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다른 시간을 걷고 있는 것이다. 앞사람과 뒷사람의 간격은 멀어질수록 시간으로 진입한다. 하루를 사이에 두고 걸은 두 사람, 일 년을 사이에 두고 걸은 두 사람, 혹은 천 년을 사이에 두고 걸은 두 사람이 있다. 길은 그 두 사람을 받아내며 시간의 흐름과 발자국의 축적을 기입한다. 세상의 모든 길이 일방통행이라면, 삶은 비교적 단순했을 것이다. 하지만 길은 돌아오기도 한다. 간 사람과 온 사람의 시간들이 뒤엉키면서 길도 사람도 사연도 복잡해진다. 켜켜이 누르고 지나간 발자국들은 벌써 시간을 기입하는 일조차 잊어버린 채 다만 길을 또렷하게 하는 것에만 힘을 쏟는지 모른다.

이 책의 특징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3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 사업 선정작인 ‘옛사람들이 걷기’는 걷기의 치유력이 각광을 받으면서, 사람들은 자동차와 같은 탈것에게 내줬던 길을 다시 찾아 나서기 시작한 것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도시 주변의 산자락에 오솔길을 내는 ‘둘레길 선풍’은, 그동안 우리의 삶이 지나친 편리와 안락을 추구한 끝에 생략하거나 소홀히 해왔던 ‘걷기’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1제주에서 수많은 주린 사람들을 구했던 김만덕은, 당시의 임금 정조가 그녀를 치하하기 위해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자, ‘금강산을 여행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제주 사람은 섬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규제가 있었으나 정조는 그녀에게 예외를 허락한다. 송도 기생 황진이는 말년에 어느 양반 사내에게 제안을 하여, 살아서 돌아오지 않을 작정을 하고 금강산 여행을 떠난다. 사내는 산속의 궁핍과 고난을 못 견뎌 곧 포기하고 말았지만 황진이는 태백산, 소백산을 타고 내려와 지리산까지 종주하는 놀라운 오디세이를 펼친다.

겸재 정선이 이름을 얻었던 것은, 당대 지식인들의 금강산 유람 욕망을 그림 속에서나마 대리만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직접 걸어서 그곳을 가보는 일이 어려웠던 사람들은, 벽에다 겸재의 그림을 걸어놓고 눈으로나마 열심히 산속을 걸어 다녔다. 황진이의 무덤 앞에 술을 놓고 절한 스캔들로 관직에서 쫓겨난 백호 임제는, 말년에 전국을 미친 듯이 유랑하며 시를 썼고, 세조가 조카 단종을 죽인 뒤 천재 김시습은 승려가 되어 허리춤에 말린 청어를 차고는 조선 팔도를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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