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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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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끝났다

[ 개정3판 ]
최영미 | 이미 | 2020년 09월 15일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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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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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0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98g | 127*210*10mm
ISBN13 9791196714260
ISBN10 119671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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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속초에서」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 『다시 오지 않는 것들』, 『The Party Was Over』,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 산문집 『시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속초에서」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 『다시 오지 않는 것들』, 『The Party Was Over』,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 명시를 해설한 『내가 사랑하는 시』, 『시를 읽는 오후』가 있다. 『돼지들에게』로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시 「괴물」 등 창작 활동을 통해 문단 내 성폭력과 남성 중심 권력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켜 성 평등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받았다.

1994년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일간지 1면 6단 통광고를 내는 파격을 보이며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출간했다. 이 시집은 역시 시집으로는 이례적으로 오십 만 부 이상이 팔려가며 그 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문학평론가 신수정은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았다. 숨을 크게 들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여자가 담배를 피운다고 수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없었던 것이다."로 시작하는 시인의 산문집 『시대의 우울』 발문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최영미의 유럽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시대의 우울』을 통해 한 예민한 자의식이 세계와 벌이는 치열한 고투를 본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눈으로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한다는 점에서 그의 여정은 소설 주인공의 모험에 가득 찬 행로에 가깝다. 그러기에 런던∼파리∼쾰른∼밀라노∼니스∼빈∼베네치아 등 이방의 도시를 향한 순례 끝에 정작 그가 도달하게 되는 것은 「내가 어떤 인간인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얼마짜리 방이면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인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에 대한 정직한 깨달음이다.

자신의 성격에 잘 맞을 것이라던 에스파냐와 한때 동경의 대상이었던 프라하에서 다만 무시무시한 광기와 참을 수 없는 합리만을 감지하는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맨얼굴은 독일의 편리한 문명과 파리 시민의 거칠 것 없는 자유, 니스의 화려한 햇빛과 베네치아의 개방성에 대한 매혹 속에 깃들여 있다. 근대주의자의 모험. 나는 이 시인의 여정에 이런 이름을 붙인다. 80년대에는 마르크스주의자와 화해하지 못하고 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과 손잡지 못하는 그의 당혹감은 바로 이 시대 30대의 `우울`한 초상이다. 나와 당신에게, 그리고 그에게 `잔치`는 아직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2002년 미국에서 출간된 3인 시집 『Three Poets of Modern Korea』는 2004년 미국번역문학협회상의 최종후보로 지명되었으며, 2005년 일본에서 발간된 시선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일본 문단과 독자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축구에세이 『공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등 이색적인 저서도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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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북한산에 첫눈 오던 날」중에서

출판사 리뷰

지난 25년간 청춘을 위로해온 ‘서른살의 필독서’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는 사랑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선운사에서」전문)

1992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이후 시,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영미 시인의 기념비적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개정3판이 출간되었다. 지난 이십오년간 ‘서른살의 필독서’로 청춘의 아픔과 고뇌를 다독여온 이 시집은 “어떤 싸움의 기록”(최승자, 추천사)이자 시대의 기록이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 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 노래를 즐겼다는 걸/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란 걸/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 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모으리라/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서른, 잔치는 끝났다」전문)

1980년대의 암울했던 현실을 때로는 서정적이고 때로는 도발적인 언어로 그려낸 시편들로 가득 찬 이 시집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을 간직한 채 “청춘과 운동, 사랑과 혁명 같은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을 자신의 구체적 삶 속에서 질퍽하게 하나로 동화시켜가는 궤적을 보여”준다 (최승자, 추천사)
시인은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은 자기와의 싸움”(김용택, 발문) 속에서 “혁명이 시작되기도 전에 혁명이 진부해졌다/사랑이 시작되기도 전에 사랑이 진부해졌다”(「사랑이, 혁명이, 시작되기도 전에……」)라고 말하지만 실상 그가 열망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시인이 진정으로 꿈꾸는 것은 이를테면 “커피를 끓어넘치게 하고/ 죽은 자를 무덤에서 일으키고/ 촛불을 춤추게 하는”(「사랑의 힘」) ‘사랑의 혁명’이다.

한편 시인은 조탁된 언어로 깊고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제 “다듬을수록 날이 서던 상처”(「다시 찾은 봄」)들을 떠나보내고 “생각이 미쳐 시가 되고 시가 미쳐 사랑이 될 때까지”(「생각이 미쳐 시가 되고……」) 지나온 삶의 흔적들을 되새기며 고통과 절망의 시간을 딛고 일어서 “말갛게 돋아나는 장미빛 투명으로/ 내일을 시작하리라”(「대청소」)는 다짐을 가다듬는다. 그것이 곧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끝끝내, 누구의 무엇도 아니었던”(「나의 대학」)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는 사랑 아니겠는가. 시대는 변했지만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고 삶은 여전히 처절한 싸움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과하는 젊은 영혼은 이 시집 안에 아직 고스란히 살아 있다.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가을에는」부분)

그간 많은 작품에서 새로운 언어로 ‘서른’을 수식하고 정의 내리려고 하지만 최영미의『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주는 상징성과 강렬함을 능가할 작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지금 이 시대의 서른을 살아내는 청춘에게, 젊은 시절의 자기 삶을 치열하게 뒤돌아볼 줄 아는 당신에게, 여전히 서른을 빛나게 할 이 시집을 선사한다.

“손톱을 다듬은 듯 정돈된 시들을 훑어보며 나는 안도했다. 이제 눈을 감아도 되겠네. 내겐 축복이자 저주이며 끝내 나의 운명이 되어버린 시집을 새로이 세상에 내놓는다. 이제야 보인다. 내가 왜 그 말을 했는지. 나 혼자 떠돈 게 아니었다.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으나,『서른, 잔치는 끝났다』에 새겨진 언어의 파편들은 시대의 기록이다. 함께 겪은 그대들의 열망과 좌절이, 변화한 사회에 안착하지 못한 세대의 파산한 꿈이 내 몸을 빌려 나온 것이다.” (‘개정판 시인의 말’ 중에서)

추천평

최영미는 여성시의 다양성이라는 공간 확장에 개성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개성적이라는 것은 최영미가 청춘과 운동, 사랑과 혁명 같은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을 자신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질퍽하게 하나로 동화시켜가는 궤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궤적에는 불가피하게 싸움들이 끼어든다. 그 싸움의 대상들은 부조리한 사회일 수도 있고, 그 부조리한 사회에서 어떤 종류의 것이든 권력을 쥐고 있는 남성 전반일 수도 있다. 그의 시들은 어쩌면 어떤 싸움의 기록이다. 그는 그 싸움의 상처들로 만들어진 누더기 옷을 걸치고 있다(“상처도 산 자만이 걸치는 옷”). 그래도 그가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누더기 옷을 통해, 그 투명한 알몸, 혹은 알몸의 투명성의 아름다움이 내비치기 때문이다. 싸움으로 질척거릴수록 더욱 투명해지는 아름다움이.
- 최승자 (시인)

나는 『창작과비평』에 이 시인을 “교과서가 없는 시대에 고투하는 젊은 영혼의 편력을 도시적 감수성으로 정직하게 노래하고 있는 신인”이라고 소개했었다. 그녀의 첫 시집을 교정지 상태에서 읽어나가면서 나는, 당분간은 그 무엇이라고도 이름 붙일 수 없는 ‘한 시인’이 태어났음을 실감하였다. 솔직히 말해서 독자들에게 쉽게 투과되는 시인에게서 새로운 시대의 예감은 감지되지 않는 법이거늘, 바라건대 그 불투과성(不透過性)이 우리 시의 내일을 여는 “첫번째 사과의 서러운 이빨 자국으로” 전환되는 기적을 목격할 수 있게 되기를!
- 최원식 (문학평론가)

최영미는 의뭉하지 않으며 난 척하지도 않는다. 다만 정직할 뿐이다. 정직하다는 것은 세상을 종합하는 눈이 정확하다는 뜻도 된다. 그의 시에서는 또 피비린내가 나는 것같은 자기와의 싸움이 짙게 배어 있다. 무차별하게 자기를 욕하고 상대를 욕한다. 이 좌충우돌의 사투가 한편 한편의 시에서 응큼 떠는 우리들의 정곡을 찌른다.(...) 그는 서울을 확실하게 장악해가는 정직함을 가진 한 사람이다. 그의 시는 어쩌면 우리 시들이 우왕좌왕하는 한복판에 그의 말마따나 ‘작은 부정 하나’가 아니라 ‘큰 부정 하나’가 될 것이다.
-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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