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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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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의 향연

한창훈 | 중앙북스(books) | 2009년 09월 22일 리뷰 총점9.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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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의 향연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9년 09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367g | 148*210*20mm
ISBN13 9788961889469
ISBN10 89618894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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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세상에 나왔다. 세상은 몇 이랑의 밭과 그것과 비슷한 수의 어선 그리고 넓고 푸른 바다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에 낚시를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해녀였던 외할머니에게서 잠수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십 전에는 기구할 거라는 사주팔자가 대략 들어맞는 삶을 살았다. 음악실 디제이, 트럭운전사, 커피숍 주방장, 이런저런 배의 선원, 건설현장 막노동꾼, 포장마차 사장 따위의 ...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세상에 나왔다. 세상은 몇 이랑의 밭과 그것과 비슷한 수의 어선 그리고 넓고 푸른 바다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에 낚시를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해녀였던 외할머니에게서 잠수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십 전에는 기구할 거라는 사주팔자가 대략 들어맞는 삶을 살았다. 음악실 디제이, 트럭운전사, 커피숍 주방장, 이런저런 배의 선원, 건설현장 막노동꾼, 포장마차 사장 따위의 이력을 얻은 다음에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로는 한국작가회의 관련 일을 하고 대학에서 소설 창작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수시로 거문도를 드나들었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을 타고 두바이와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갔으며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승선해 베링해와 북극해를 다녀오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그 항해를 떠올리며 먼 곳으로 눈길을 주곤 한다. 그리고 문득 고향으로 돌아갔다. 원고 쓰고, 이웃과 뒤섞이고, 낚시와 채집을 하며 지내고 있다.

1992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한 변방의 삶을 소설로 써왔다. 소설집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 『가던 새 본다』, 『세상의 끝으로 간 사람』, 『청춘가를 불러요』, 『나는 여기가 좋다』, 『그 남자의 연애사』, 장편소설 『홍합』, 『열여섯의 섬』,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꽃의 나라』 등이 있고, 산문집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등을 냈으며 어린이 책으로는 『검은 섬의 전설』, 『제주선비 구사일생 표류기』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요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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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55

출판사 리뷰

몸으로 쓴 언어, 바람과 파도로 빚은 산문
『홍합』으로 제3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창훈의 첫 산문집. 도시나 도시의 외곽이 아닌 섬과 항구, 그리고 내륙에서 글쓰기와 노동을 함께 해온 한창훈의 글은 카페나 통유리창이 있는 작업실 안에서 쓰여진 글과는 태생적으로 다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근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는 이 산문집은 그것이 어떻게 다르고, 지금 이 시대에도 몸의 근육을 쓰고, 땀을 흘리며 사는 사람들의 피치 못할 사연과 감정들이 어떻게 끝끝내 유효할 것인지를 증거 한다. 책을 읽다보면 상대적으로 더욱 더디게 변하는 변방의 삶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한 시도 쉬지 않아 변함이 없는 바다처럼 생생한데, 어촌 경험이 없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바다형’ 유전자 같은 것이 어쩌면 누구에게나 잠복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근래의 작가들이 천착하는 관계의 심리를 다룬 소설이나, 상상력에 의존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 그리고 여행 산문들이 주종을 이루는 한국 문단에서 한창훈의 이번 산문집은 가히 천연기념물 격으로 귀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작가의 고향, 삶의 고향 이야기
실제로 작가가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한 ‘거문도’로 대표되는 섬과 고향. 나고 먹고 자라고 떠나서, 그리워하다가 결국 다시 돌아오고야 마는 그곳에서 작가가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그리고 섬을 떠나 항구를 떠돌며 숱한 인생들을 만나서 엮이고, 헤어지고, 재회하거나 영영 못 만난 사연들, 생계형 작가가 되고 나서 사귄 문단의 한 족속들과 뒹굴었던 서늘한 사연들이 이 산문집의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들이지만, 그 웃으면서 슬퍼지는 이야기들을 마음의 혀로 씹어 읽다보면 세상살이가 외롭다, 외롭다, 하고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그런 감정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해일 같은 삶의 파도가 있으며, 그것을 일상으로 겪는 사람들의 지혜랄지, 육화된 삶의 태도와 생존 차원의 본능적인 반응들을 헤아려보면서 어쩌면 삶은 그리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불쑥 들게 된다. 마치 시멘트 바닥 틈 사이에서 자라는 풀을 문득 발견한 때처럼.

한 편의 소설 같은 문학적 산문집
한편 책에 실린 글들은 조각조각 떨어진 것이 아니라, 통째로 읽어도 될 만큼 완결성을 갖추었다. 특히 몇 편의 글은 탁월한 절창이어서(동행의 이유, 겨울바다, 지평선을 향하여 걷는 사람아, 박남준 시인 말입니까, 그리움이란 계절을 기다리는 철새의 침묵과도 같은 것, 연탄불이 있던 풍경, 외할머니, 남도 봄소식 등) 산문으로 도달할 수 있는 한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육중한 장편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질량의 무게감 있는 산문집으로 읽기에도 충분하다. 『한창훈의 향연』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닻 놓았던 자리’는 작가의 고향이자 삶의 고향인 거문도와 여수 등 바다와 섬을 지리적, 감성적 배경으로 한 글들로 소설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바다 사나이의 거칠면서도 내성적인 언어들로 차려져 있다. 2부 ‘애염명왕의 초대장’에는 섬을 떠나 내륙에서 작가의 길을 가기 시작하면서부터 경험했던 문인들과의 만남(이문구, 송기원, 박상륭, 유용주, 박남준, 이흔복 등)과 그 인간 군상들에 대한 살가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며, 3부 ‘돌아보지 마라, 앞에 있다’에는 바다와 섬의 작가 한창훈 작품 세계의 원형질이라고 할 수 있는 근원적인 체험들이 담겨 있다.

작가 한창훈이 초대하는 그리움과 희망의 향연
한국 문단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가로 꼽히는 박상륭과 ‘여자 한창훈’이라고 할 수도 있는 공선옥이 이 산문집을 먼저 읽고 보내온 글을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김훈의 『자전거 여행』에서 사진을 찍은 이강빈 작가가 거문도로 직접 내려가 한창훈의 고향 풍경을 담은 아련하고 시원한 흑백 바다 풍경 사진들을 수록하여 책을 ‘보는’ 즐거움도 주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한창훈의 향연』은 작가가 올리는 그리움과 희망의 성찬이다. 산문집 곳곳에서 등장하는 작가가 인연 맺은 사람들과 항구와 섬과 바닷물고기들과 숲과 바람과 기타 등등들과 몸과 마음과 영혼의 살을 섞으며 교감했던 시간과 추억들이 고스란히 한 상 가득 차려진 슬프고 아름다운 향연인 것이다. 그리하여 작가는 또다시 수평선을 향하여 새로운 비상을 꿈꾸며, 이렇게 희망의 전언을 남긴다. “기다리면 올 것은 온다. 견디느냐 못 견디느냐의 차이뿐이다.”

추천평

그는 돌고래 냄새를 풍긴다. 그는 이미지의 물고기들을 사랑하는 돌고래이다. 바다는 그리고, 끝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외롭다. 외로울 때 바다도 운다. 이 바닷사나도 외로워 보인다. 그런 울음하기의 비열悲悅이, 한 보따리 싸여 여기에 있다. 풀어 헤치자마자 터져 나는 그 울음으로부터, 자넨들 어찌 자유스러울 수 있겠는가.
박상륭 (소설가)
그를 보면, 마도로스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갈매기도 슬피 우는 이별의 인천 항구를 파이프 담배연기 날리며 정만 남기고 떠나는 무정한 사나이. 그러나 그가 무정한 사나이인 것 같으면서도 은연중에 살짝 엿보이는 다정함은, 살가움은 그가 또 천상 남도 사나이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것은 내가 같은 남도 여자이기 때문에 안다.
공선옥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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