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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범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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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범죄사

인류의 시작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범죄의 역사

[ 양장 ]
콜린 윌슨 | 알마 | 2015년 10월 22일 | 원제 : A Criminal History Of Mankind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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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범죄사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5년 10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000쪽 | 1,456g | 165*240*47mm
ISBN13 9791185430799
ISBN10 1185430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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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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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콜린 윌슨은 1931년 6월 26일 잉글랜드 중부 레스터셔 주의 주도인 레스터에서 노동계급 가족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일곱 살 때 처음으로 글을 읽는 법을 배운 뒤로는 독서에 몰두했고, 자연과학, 심리학, 철학 서적에서 《위어드 테일즈》와 《안락의자 과학》 등의 펄프잡지까지 닥치는대로 탐독함으로써 광범위한 교양을 쌓았다. 16세에 중학교를 그만둔 뒤에는 생계를 위해 모직 공장에 취직했고, 단조로운 공장의 일상에서... 콜린 윌슨은 1931년 6월 26일 잉글랜드 중부 레스터셔 주의 주도인 레스터에서 노동계급 가족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일곱 살 때 처음으로 글을 읽는 법을 배운 뒤로는 독서에 몰두했고, 자연과학, 심리학, 철학 서적에서 《위어드 테일즈》와 《안락의자 과학》 등의 펄프잡지까지 닥치는대로 탐독함으로써 광범위한 교양을 쌓았다. 16세에 중학교를 그만둔 뒤에는 생계를 위해 모직 공장에 취직했고, 단조로운 공장의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T. S. 엘리엇을 위시한 위대한 영국 시인들의 시에 탐닉했다. 그 뒤에는 실험실 조수와 세무서 공무원 등으로 일하다가 영국 공군에 자원 입대했지만, 단조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곧 제대한다.

1950년대는 농장일이나 도랑을 파는 뜨내기 인부로 생활비를 벌며 독서를 계속했고 이때 읽은 『바가다트 기타』에 촉발되어 시작한 명상은 윌슨의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 주었다. 그해 여름에는 프랑스를 여행하며 미국인 철학자 레이먼드 덩컨을 만나 잠시 교류하기도 했지만, 곧 고향인 레스터로 돌아와서 여러 직종을 전전하며 데뷔작인 『어둠 속의 의식』(1960)과 문학 평론 등을 쓰기 시작했다. 생활에 신경을 쓰지 않고 창작에 전념하려고 작심한 윌슨은 낮에는 마르크스와 쇼가 집필을 했던 대영박물관의 독서실에서 자료를 찾아가며 『어둠 속의 의식』을 썼고, 밤이 되면 근처의 햄스테드 히스 공원에서 방수 침낭 하나만 가지고 노숙을 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콜린 윌슨은 『어둠 속의 의식』 집필중 그 이론적 기반이 된 문학 평론 부분을 독립시켜서 『문학의 아웃사이더』라는 제목의 비평서를 쓰기 시작했다. ‘실존주의적인 위기’라는 관점에서 카프카, 카뮈, 헤밍웨이, 헤세, 로렌스, 반 고흐, 쇼, 니체, 도스도옙스키의 저작물을 폭넓게 분석한 이 책은 1956년 5월에 『아웃사이더』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자마자 문단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윌슨은 에디스 시트웰과 필립 토인비를 위시한 비평가들의 격찬에 힘입어 하루 아침에 세계적인 작가로 추앙받는 유명인사가 되었지만, 자신이 노동계급을 대표하는 지식인 영웅으로 떠받들여지는 것에 위화감을 느끼고 다음 해 두 번째 아내인 조이와 함께 콘월 주로 낙향했다.
그 이래 그는 은둔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서양사, 범죄사, 철학, 심리학, 종교, 성과학, 신비주의, 오컬트 SF, 미스터리, 스파이소설, 전기, 초일상적 현상, 초(超) 고대사 등 폭넓은 분야에 걸친 120여편의 저작물을 발표했고, 20세기를 대표하는 재인(才人)이자 대중 저술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밖의 대표작으로는 『패배의 시대』(1959),『문학과 상상력』(1962),『성욕의 기원』(1963),『아웃사이더를 넘어서』(1965) 등의 문학 비평서와, SF 소설인 『현자의 돌』과 『스파이더월드』4부작(1987-2002), 논픽션인 『오컬트의 역사』(1971) 등이 있다.
역자 : 전소영
이화여대 법학과와 호주 매콰리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후 호주에 거주하며 현재 (주)바른번역 소속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언어의 진화》 《땅, 물, 불, 바람과 얼음의 여행자》 《김대리, 정신 차려》 《주변 사람을 일촌으로 만드는 사교의 기술》 《현장에서 바로 통하는 파워 비즈니스 협상》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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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p.668-669

출판사 리뷰

범죄의 역사로 인간 본성을 통찰한 대작

이 책은 인류 초기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범죄의 현장을 샅샅이 훑으면서 인간의 범죄성과 폭력성의 근원을 탐구한 방대한 작품이다. 저자는 역사, 심리학, 인류학, 고고학, 사회학, 철학, 문학, 뇌과학을 넘나들며, ‘인간은 왜 이토록 잔인한가?’ ‘인간은 원래부터 사악한 존재인가?’ 더 나아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인류 역사는 폭력과 살인, 약탈과 전쟁으로 얼룩져 있다. 원시 인류의 살인 흔적에서부터 고대 제국의 황제들과 중세 기독교 교황들의 끔찍한 고문과 학살, 현대의 잔혹한 연쇄살인과 ‘묻지 마’ 살인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폭력성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이 책에 무수히 등장하는 인류사 속 범죄의 현장은 너무나 참혹하고 참담하여 인간에 대한 절망적인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무기(뼈 곤봉)으로 살해하는 법을 익힌 듯 보이며, 저우커우뎬周口店의 유적에서 발견된 40개의 두개골은 훼손되었고 손을 집어넣어 뇌를 파낼 수 있도록 구멍이 나 있어 베이징원인이 식인종이었음을 보여준다.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 역시 식인종이라는 증거가 있다. 기원전 12세기 아시리아의 왕인 티글라트필레세르 1세는 마을을 습격해 수천 명씩 살육했고 주민들은 산 채로 사타구니부터 어깨까지 말뚝에 꿰어졌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페라이의 알렉산드로스는 사람들을 산 채로 파묻고 개들에게 먹이로 던져주었으며 우호 관계에 있는 두 도시의 주민을 모이게 한 뒤 에워싸고 모두 토막 내 죽였다. 로마 황제 칼리굴라가 가장 좋아했던 처형 방식은 ‘살천도殺千刀’라고도 불리는 능지처참형으로 조금씩 수천 번 살을 발라내는 형벌이었다. 네로 황제 시대 로마인은 기독교인들의 몸에 타르를 발라 기둥에 묶고 날이 어두워지면 불을 붙여 살아 있는 횃불로 사용했다. 11세기 1차 십자군원정대는 헝가리의 한 도시 주민 4,000명을 학살하고 여러 마을을 습격해 주민들을 고문하고 아기들을 쇠꼬챙이로 꿰어 죽였다. 13세기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는 같은 기독교인인 카타르파를 이단으로 선포하고 도시 주민 2만 명을 학살했다.
이런 예도 있었다. 16세기에 프로테스탄트인 “네덜란드의 모든 사람들은 이단자이며 따라서 사형을 선고한다는 선언문을 공포했다. (…) 성주간聖週間 동안 800명이 처형당했다. 입에 철로 만든 재갈을 물리고 혀만 나오게 한 뒤 혀끝을 자르고 뜨겁게 달군 쇠로 지지면 혀는 입에 다시 집어넣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후 그들은 불길에 던져졌다. 이 방식이 너무 시간이 걸리자 사람들을 땅에 눕힌 다음 철봉이나 도끼로 내리쳐 허리를 부러뜨린 다음 그대로 죽게 두었다. 그러려면 처형 집행인은 엄청난 힘이 필요했는데 그들도 결국 지쳐버렸다. 그래서 알바는 죄수를 세 명씩 묶은 다음 강에 집어던져 익사시키도록 명령했다. 앤트워프에서는 이 방식으로 그동안 8,000명이 처형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속도가 느렸다. 나중에 알바가 한 말에 따르면 그가 이단죄로 처형을 명령한 사람은 약 1만 9,000명이었다.”
극악무도한 개인의 사례도 존재한다. 15세기 프랑스 귀족으로 잔 다르크의 전우이기도 했던 질 드 레는 연쇄살인범의 원조로 일컬어진다. 그가 가장 좋아한 변태 행위는 바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고문과 살해였다. 자신의 성으로 아이들을 유괴하거나 꾀어 들여서 목을 조르거나 베면서 (심지어 여자아이들에게도) 항문 성교를 했고 피살자들의 내장을 꺼내어 그것에 대고 자위하기를 즐겼다. 그러고는 팔다리가 절단된 시체들을 버려진 탑에 버렸다. 그가 체포된 후 그 탑에서 약 50구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비슷한 시기 루마니아의 귀족이자 드라큘라의 원형인 블라드 체페슈 역시 잔혹함에서 뒤지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천천히 죽어가는 모습에서 커다란 쾌락을 느낀 역사상 가장 소름 끼치는 괴물 중 하나였다. 1457년에 트란실바니아를 전격 공격한 그는 가장 좋아하는 처형 방식인 말뚝에 꿰어 죽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남자, 여자, 아이를 포함한 포로들을 끌고 왔다. 나무 막대기를 항문이나 질로 집어넣어 희생자의 몸무게로 말뚝을 타고 내려와 꿰이게 만들었는데, 그는 처형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막대기 끝을 너무 뾰족하게 만들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의 말뚝 처형은 식사 자리의 유흥거리였다.
현대 범죄의 도착성과 가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가학적 성도착자자인 게오르크 그로스만은 1914~1921년에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사람들을 유인해 살해한 후 희생자들의 인육을 먹고살았다. 1918~1924년 하노버의 프리츠 하르만은 약 50명의 젊은 남자 부랑인들을 죽이고 시체를 고기로 팔았다. 1928년 뉴욕의 앨버트 피시라는 노인은 10세 소녀를 목 졸라 죽이고 신체 부위를 스튜로 끓여 먹었다. 배설물을 먹고 음낭에 바늘을 집어넣은 채 바늘이 녹슬도록 빼지 않는 등 성적 괴벽을 지니고 있었고 아이들의 비명 소리에 쾌락을 느꼈다. ‘보스턴 교살자’ 앨버트 드살보는 1962년 6월부터 1964년 1월까지 13건의 성폭력 살인을 저질렀고, 200명을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희생자를 의도적으로 ‘음란한’ 자세로 ‘진열해’ 놓았다. 스타킹과 거터벨트를 입은 채 다리를 벌린 자세로 만든 뒤 질 속에는 청소용 솔 손잡이를 집어넣었다. 1973년 미국인 청년 에드 켐퍼는 14세인 1963년부터 여섯 건의 강간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그는 살해한 후 머리를 잘라내고 시체를 강간하고 해부했다. 특히 목 없는 시체와 섹스하기를 즐겼다.
그 밖에도 이 책에서 저자가 주요하게 다루는 다수의 어린 소녀를 강간 살해한 ‘황야의 살인자’ 이언 브레이디를 비롯한 현대의 잔혹한 연쇄살인범과 사이코패스 성범죄자들 그리고 갈수록 증가하는 동기(이유) 없는 살인들, 나아가 보스니아, 코소보 등에서 벌어진 ‘인종 청소’와 고문, 납치, 자살 폭탄 테러, 비행기 납치 폭파 테러 등 인류의 범죄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왜 인간은 동족 살해를 저지르는 유일한 동물이 되었는가?

‘인간은 왜 이토록 잔인한가?’라는 질문은 많은 이들에게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저명한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와 과학 저술가 로버트 오드리는 폭력성이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로렌츠는 인간의 공격성을 스포츠나 탐험처럼 덜 위험한 취미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아드리는 파괴성만큼이나 질서와 문명에 대한 인간의 본능 역시 강력하다고 강조하며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반면 에리히 프롬은 아드리와 로렌츠를 반박하며 우리의 먼 조상이 원래부터 호전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전성은 문명에 비례해 증가한다면서 인간과 문명은 서로 맞지 않다는 프로이트의 견해를 따른다. 프로이트는 문명은 인간을 언제나 좌절시키고 방해하며 신경증과 자기파괴로 몰고 간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인간의 범죄성은 심리적인 면과 사회적인 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범죄 자체도 단일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다양한 패턴으로 변화해왔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범죄의 역사가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주창한 욕구 단계설과 비슷하게 대응한다는 점에 착안한다. 이 관점에 따르면 초기 문명부터 19세기 초까지는 1단계인 생리적 욕구(음식)와 관련된 생존형 범죄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2단계인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집, 안정)와 3단계인 존경의 욕구(섹스, 타인의 호감과 인정)와 관련된 주거침입이나 강도, 성범죄 등이 출현했다. 그리고 20세기 들어 자기존중 및 자아실현(자존감)의 욕구와 관련된 범죄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프린스턴대학교 심리학자 줄리언 제인스의 ‘양원兩院 정신bicameral mind’ 이론에 주목한다. 제인스는 고대인들에게는 자의식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들의 행동은 신(지도자 또는 왕)의 목소리라고 여긴 환청을 쫓아 수행되었다고 보았다. 제인스는 뇌의 좌우 두 개의 반구가 연결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로저 스페리의 분할 뇌split-brain 연구에 근거하여 초기 문명들은 ‘양원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이 없었다. 그들은 신의 목소리를 따랐을 뿐이다. 그러다가 매우 천천히 의식(자기인식)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를 초래한 원인은 많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기원전 3000년 이전에 발생한 문자의 발명이다. (…) 문자의 발달은 새로운 종류의 복잡성을 만들었고, 이 복잡성은 양원 정신을 약화시켰다.” 뇌의 좌반구는 언어와 이성을 관장하고 우반구는 직관과 관련이 있다. 제인스는 환청이 우뇌에서 나오며 좌뇌에서 이를 듣는다고 보았다.
저자는 제인스 이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사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가 분할 뇌 환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이른바 ‘감感’이라고도 하는 직관은 다른 ‘자아’의 영역(무의식으로 가는 통로처럼 보인다)으로부터 나와서 좌뇌(의식, 완전히 깨어 있는 자아의 영역) 속으로 들어온다. (…) 제인스의 진정한 성과는 인류가 역사상 꽤 늦은 시기에 현재의 ‘소외된’ 의식의 형태를 발달시켰을 것이라고 지적한 데 있다.” 아시리아인, 스파르타인, 로마인, 그리고 나치까지 역사에서 가혹하고 효율을 지향하는 인간들이 모두 좌뇌인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범죄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몰래 훔치거나 강제로 빼앗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 범죄는 본질적으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좌뇌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좌뇌는 목적 달성 외에는 어떠한 가치도 인정하지 않는다. (…) 한편 우뇌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보고 주변 지형을 살피며 그다음에 어디로 향할지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 좌뇌는 앞으로만 전진하려는 강박증에 빠져서 방향을 바꿀 능력을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두 가지 결말밖에 없다. 자기파괴 아니면 점진적인 소모다. (…) 이 모든 점을 놓고 볼 때 범죄는 인간 진화의 불행한 노폐물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인간의 지능은 앞을 내다보는 능력과 관련이 있고 이 능력 덕분에 인간은 편안함, 안정, 쾌락을 얻는 방법을 계산할 수 있다. 한편 이 능력은 인간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기도 한다.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가서 낚아채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볼 때 범죄는 언제나 한결같이 범죄자의 목적 달성을 좌절시키고 만다. 예컨대 자아실현(자존감) 욕구의 성취라는 목적은 범죄로는 절대 도달 불가능하다. 이는 기본적으로 계산 착오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벤 보트의 ‘폭력적인 인간’ 즉 ‘독선가獨善家’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하며 “이 모든 사실을 바탕으로 프롬의 질문, 즉 왜 인간은 아무 이유도 없이 같은 종을 죽이고 고문하는 유일한 생물인가 하는 물음에 더 정확히 대답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 답은 인간의 유전적 유산이나 죽음에의 동경과 같은 가설에 있지 않다. 바로 자기주장의 욕구, 즉 ‘최고’가 되고 싶은 열망에 있다. 독선가의 행동에서 이 행동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자신이 다른 누구보다도 ‘중요’하다는 느낌은 폭력적으로 자기주장 행위를 하도록 만든다. 그런데 이 폭력은 본질상 장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베토벤은 그를 언짢게 한 웨이터에게 수프 접시를 집어던졌다. 독선가의 전형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그는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 폭력에 의지하지 않았다. 그는 장기 목표가 인내와 자기규율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자신의 에너지가 흘러갈 방향을 음악 쪽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오랜 자기규율로 에너지가 흐르는 운하의 둑이 깊어졌고, 결국 한 방울의 에너지도 낭비하지 않았다. 반면에 독선가는 분노를 폭력으로 분출하면서 에너지를 모두 낭비한다. 설상가상으로 운하의 둑도 파괴한다. 그리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자유로이 표출하도록 스스로에게 허용함으로써 느리지만 확실히, 감정적 요실금이라 할 수 있는 자기침식의 과정에 빠져들고 만다. 적절한 ‘배출구’가 없으므로 그의 내면은 늪이나 오수 처리장처럼 변해버린다. “이것이 알렉산드로스 대왕에서 스탈린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폭력적인 사람들 대부분이 결국 정신병자로 생을 마감한 이유다.”
문제는 욕구가 좌절될 때다. 이 난관을 자기통제로 극복하면 베토벤이나 대니얼 디포가 되고, 범죄라는 ‘쉬운 길’ ‘지름길’을 택하면 히틀러나 스탈린이 된다.

범죄성과 창의성, 역사와 인생의 두 극단

진화는 인류를 좌뇌 인간으로 만들었다. 인간은 전쟁과 자연재해 속에서 자기보호와 생존을 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가 필요했고, 이는 좌뇌의 급격한 발달로 이어졌다. 좌뇌 의식은 인간을 목적 달성에 집착하게 만든다. 그리고 집착은 맹목과 편협함, 잔인함과 어리석음(범죄성)을 낳았다. 하지만 집착은 동시에 과학과 철학과 예술(창의성)을 낳는다. 그 좋은 예가 바로 《로빈슨 크루소》의 작가 대니얼 디포다. 저자는 그를 “천재성과 범죄성의 관계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본보기”라고 평가한다.
디포는 1660년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영국국교회)를 모두 거부하는 ‘비국교도’ 가정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부터 정치 팸플릿을 쓰고 반란에 가담했다 감옥에 다녀오기도 했던 그는 이후 결혼을 잘 하고 사업의 성공으로 벼락부자가 되었지만 사치와 경영 부실로 파산해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그러던 중 당시 인기 없던 영국 왕 윌리엄 3세를 옹호하는 논설 작가로서 정부를 위해 일하겠다고 제안해 요직에 오르게 되고 새로운 사업에 성공해 빚을 모두 갚는다. 윌리엄 3세 사망 후 후원자가 없어진 그는 영국국교회의 고교회파를 풍자하는 팸플릿을 써서 무기형을 언도받는 필화 사건을 겪고 감옥살이를 한다. 이 사건으로 일약 대중의 영웅으로 떠오른 디포는 감옥에서 계속 팸플릿을 발표하고 심지어 신문까지 펴내며 펜을 쥔 권력자가 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는 재무 장관에게 “현 정부에 잠재적인 비판가와 적을 가려내기 위한 정보 제공자 네트워크, 한마디로 스파이 조직이 필요하다고” 제안해 자유의 몸이 된다. 디포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비밀 요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에 나섰다. 이 계획은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디포는 영국과 스코틀랜드를 그레이트브리튼Great Britain이라는 하나의 국가로 통일시키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네트워크의 가치를 증명했을뿐더러, 실제로 그의 네트워크는 영국비밀정보국British Secret Service의 기반이 되었다. 이후 휘그당(자유당)이 실각하자 재빨리 당파를 옮겼으나 곧장 휘그당이 재집권하는 바람에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그러자 그는 다시 스파이로 봉사하겠다고 제안해 중용된다. 디포는 반정부 인사로 위장해 반정부 신문의 신임을 얻고 마키아벨리식 기술을 사용해 정부가 싫어하는 모든 것을 억압하는 데 앞장선다. 그러나 조만간 정체가 탄로 났고 휘그당은 그를 이중간첩으로 의심한다. 어렵사리 신뢰는 회복했지만 더이상 사기꾼의 삶을 살기 힘들다고 판단한 듯, 디포는 무인도에 버려졌다 구조된 한 스코틀랜드 해적의 실화를 자료 삼아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이렇게 탄생한 《로빈슨 크루소》를 필두로 여러 편의 인기 소설을 발표함으로써 이후 디포는 작가로서 생계를 이어가게 된다. 정치 논객, 사업가, 스파이, 작가로서, ‘기회주의자 사기꾼’이자 ‘위대한 소설가’로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디포를 통해 저자는 인간 범죄성의 핵심을 간파해낸다.
“한 인간으로서 디포는 본질적으로 타협가였다. 항상 지름길을 찾았고 이 세상에서 남을 속이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고 믿었던, 한마디로 사기꾼이었다. 그러나 그의 생애를 보기만 해도 그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드러난다. 다른 모든 사기꾼들처럼 그는 특이한 형태의 어리석음을 지니고 있었다. 규칙을 자기 편리한 대로 적용하는 일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몰랐다. 비밀정보국을 설립할 때 디포는 안정과 영향력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타고난 부도덕성을 사용하는 자신을 스스로 똑똑한 마키아벨리형 인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안정도 영향력도 얻지 못했다. 그저 변덕스러운 정치 상황에 좌지우지되도록 스스로를 내맡겼을 뿐이었다. (…) 한편 디포는 자신의 부정직함을 씁쓸하나마 솔직하게 드러내는 자질이 있었다. (…) 바로 디포의 이런 요소가 그를 위대한 소설가로 만들었고 생전에 그가 유일하게 거둔 진정한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그는 마키아벨리가 되고자 애쓰지 않고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정직하게 사용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정을 얻었다. 이처럼 우리는 디포에게서 인간 본성의 서로 반대되는 2대 성향이자 인류 역사의 2대 주요 흐름인 범죄와 창의성, 폭력과 지성, 기회주의와 고결성을 아주 명료하게 볼 수 있다. 또한 범죄가 기본적으로 실수이고 계산 착오라는 것이 범죄에 대한 진정한 반론임을 알 수 있다. 간단히 말해 범죄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잘못된 방식이다. 설혹 부정직한 방법으로 눈앞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그 결과 장차 자기파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디포와 관련해 아이러니한 점은 그의 정직함(예술가의 본능적인 정직함)이 그에게 유일하고 진정한 성공을 가져다주었을 뿐 아니라 유럽 문화의 방향을 바꿨다는 사실이다. 디포의 생애는 인간의 육체와 정신 사이의 갈등, 개성과 영혼 사이의 갈등을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의심스러운 개인적 도덕성은 그와 함께 죽었다. 그러나 예술적 정직성은 계속 나아가서 결코 중요성을 과소평가할 수 없을 만한 혁명을 일으켰다.”
이렇듯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인류 범죄의 역사를 써내려가면서도 저자는 희망 어린 성찰과 전망을 놓지 않는다. 역사의 추는 범죄성과 창의성이라는 두 극단 사이를 계속해서 오가며, 따라서 문명의 역사는 범죄의 이야기이자 창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창의성을 무시한다면 범죄를 이해하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인류 역사의 전체 의미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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