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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일상, 법정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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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일상, 법정에 서다

한국고문서학회 | 역사비평사 | 2013년 11월 28일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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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3년 1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544g | 163*217*30mm
ISBN13 9788976965448
ISBN10 897696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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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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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한국고문서학회
고문서의 체계적인 연구와 수집·보존을 위해 1991년 4월에 창립된 한국고문서학회는 고문서에 관심을 가진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인 곳으로, 월례발표회, 지방학술대회, 국제학술회의 등을 통해 열린 학술 공간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또한 사회사·경제사·법제사·국어사 등 고문서를 활용한 여러 연구 분야의 전공자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학제 간 연구가 이루어지는 장이 되었다. 한국고문서학회에서는 그동안 『조선시대 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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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기록으로 되살려낸 갈등의 현장
때로는 치열함이, 때로는 애잔함이······

처가와 대립각을 세우는 사위
아내의 재산을 상속받고자 일으킨 소송


사위 장응필은 내 딸이 죽을병을 얻어 고생할 때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딸에게) 죽을 날이 임박해오자 예천 집에 있던 딸의 재물을 모두 자기 노(奴)의 집으로 옮겼고 ···(중략)··· (처모인) 내가 몸져누워 신음할 때도 한번 와 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람을 시켜서라도 문안 한 번 하지 않았으니 더욱 무정하다 하겠다. 이에 이미 허급(許給)한 노비라 하더라도 모두 빼앗아도 되겠지만 ···(중략)··· 딸의 봉사조(奉祀條)로 딸의 신노비(新奴婢) 등을 허급하니 ···(하략)···
―안계종 처 김씨 분급문기, 1535년

조선시대에 사위는 재산상속에서 아들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 실제로 분재기(分財記) 등의 고문서를 보면 처가의 제사를 모시는 사위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위와 처가의 갈등이 종종 일어났다. 위 문서는 안계종의 처 의성 김씨가 딸이 죽을병을 얻어 힘들어하는데도 막내 사위 장응필이 보살펴주지는 못할망정 그 재물을 탐하고 장모에게 문안 한 번 하지 않았다면서 원망하는 내용이다. 김씨는 사위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으나 딸의 제사 명목으로 결국 일부 재산을 상속했다.
혼인은 했지만 자식을 낳지 못한 채 요절한 여성의 경우, 그 여성의 재산을 둘러싸고 처가와 시가에서 분쟁이 일어났는데, 서로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소송으로까지 나아간 경우도 있었다. 이 책에는 1560년(명종 15) 양동 손씨와 화순 최씨 간에 전개된 소송과 1583년(선조 16) 재령 이씨와 안동 김씨 간에 벌어진 소송의 사례를 소개하여 자식 없이 죽은 부인의 재산을 둘러싸고 분재(分財)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소송에 대한 판결은 어떻게 내려졌는지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재산상속 갈등은 현대사회에서도 일어나는 것이지만, 법(法)이 우위를 차지하지 않고, 법과 도덕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갔다는 점에서 현대사회의 갈등과는 그 성격과 내용이 다르다.

『미암일기』의 주인공이자 사헌부 사간인 유희춘과 일개 율생 허관손의 소송
처자식이 노비가 되어버렸으니, 이를 바로잡아달라는 처절한 사연


수청의 사위 율생 허관손이 본 주인을 배반하기로 도모하여 여러 차례 거짓으로 꾸며 정소하여 신해년(1551)에는 공정하지 못한 법관(權纘)으로 인하여 주인을 배반하고 신의 어미를 욕보이는데 이르러 죽을 만큼 분하고 원통하였습니다. ···(중략)··· 지금 들으니 허관손이 소장을 올린 상언에 신이 무장현감 당시 법을 어기고 청탁하여 양인을 눌러 천인으로 하였다고 하는데, 이 소장의 허실과 곡직은 공론에 있습니다.
―『미암일기』 1568년(선조 1) 3월 24일.

유배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유희춘은 사헌부 사간으로서 빠른 승진이 기다리고 있던 차에 공교롭게 소송에 걸려든다. 말단 향리 허관손이 일으킨 소송이다. 유희춘 측에서는 유희춘의 외증조부인 정귀감의 처삼촌이 되는 차헌의 천첩 자손을 자신의 노비로 확인받고자 했고, 허관손은 자신의 아내가 양인임을 확인받으려 했다. 이 소송은 적자와 서자 간의 신분 결정 문제로 37년간이나 지속되었다.

공양미 300석에 자신을 판 심청, 그것은 단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자신을 팔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도광 17년 정유(1837) 2월 26일 조광득에게 드리는 명문
이 명문하는 일은 제가 이번에 큰 흉년을 당해 춘궁(春窮)이 심하여 부모를 살릴 길이 전혀 없으므로 만부득이 저를 전문(錢文) 13냥으로 쳐서 수대로 받아 부모를 살리고, 저를 위 사람에게 법률에 의하여 후소생(後所生)과 함께 관의 입지에 따라 영영 자매하니, 뒤에 친족들이나 자손 중에 만약 잡담하는 이가 있거든 이 문서를 가지고 관에 고하여 변정(辨正)할 일입니다.

조선 후기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다가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을 노비나 고공(雇工)으로 파는 행위를 자매(自賣)라고 한다. 위 문서는 1837년(헌종 3) 소녀 유득열이 자신과 부모를 살리고자 자신과 자신의 미래 후손까지 매매한다는 자매문기이다. 득열은 본래 양인이었지만 이 자매를 통해 노비와 다름없는 천인 신분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매수인 중에는 자매문기를 관으로부터 공증받아 뒷날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분쟁에 대비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토지나 물건과 달리 사람은 나중에 마음이 변심하여 도망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 시기 국가에서는 ‘효’라는 명분으로, 국가적 재난을 당해 빈민을 구제할 목적으로 자매 행위를 공공연히 공인해주었다.

공재 윤두서, 그의 묘가 일곱 번이나 천장을 당한 사연
천장 과정에서 문중과 전개된 묘지 소송


윤두서는 1715년(숙종 41) 세상을 떠나 강진 백도면에 안장되었다가 그 뒤 100여 년 동안 일곱 차례나 천장(遷葬)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천장 이유는 묏자리가 좋지 않다는 풍수가의 견해에 따라 길지로 옮긴 것이 중심을 이룬다. 그런데 4차 천장을 하는 과정에서 문중의 족인들과 소송까지 이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소송의 발단은 천장하려는 곳이 역장(逆葬)의 혐의가 있다는 것이었다.
윤두서의 손자 윤굉은 이장하려는 곳이 역장의 혐의가 있긴 하지만 문중 대표로부터 입장(入葬) 허락을 받았고 문중에서 역장의 선례도 있었기에 진행했지만, 묏자리 조성 과정에서 문중의 다른 족인들로부터 큰 저항을 받았다. 결국 이장을 반대한 윤흥호 측은 강진현감에게 소장을 제출하기에 이른다. 이 소송은 강진현에서 마무리되지 않고 전라도 관찰사에게까지 넘어갔으며, 소송에서 불리하다는 것을 직감한 윤흥호 측이 윤두서 부부 묘를 파내는 극단적인 사태로 나아갔다.

분쟁의 발생 원인부터 해결까지,
법정의 모습부터 소송의 전 과정 묘사까지,
개개인의 경제생활 분쟁부터 국가적 차원의 갈등까지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도입부’ 성격을 갖는다. 조선시대 소송의 기본 원리 및 운영 시스템을 제도사적인 측면에서 다루었다. 다양한 소송 사례의 전말과 맥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무장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분쟁의 원리와 재판에 대한 인식을 검토하여 조선 사회의 소송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의 틀을 제공하였다. 소(訴) 제기부터 판결에 이르기까지 소송의 전 과정을 섭렵하고, 소송을 진행하는 소송관 및 소송 기관의 역할, 변호사에 비견되는 외지부의 존재를 통해 전통시대 송정(訟庭)의 모습을 오늘날 법정의 풍경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4부는 각각 ‘경제생활과 소송’, ‘신분 사회와 소송’, ‘공동체·국가와 소송’이라는 테마로 구성하여 다양한 소송 사례를 제시하였다. 고문서에 나타난 사실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원고와 피고의 주장, 판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이 책에 소개된 소송은 개인 간의 분쟁이 중심을 이루지만 여러 명이 함께 진행한 소송이나 국가적 차원의 저항과 분쟁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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