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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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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 창비 | 2021년 03월 30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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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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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3649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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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저자 소개 (1명)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났으며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를 마치고 강원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6년 [심상]에 「겨울 추상화」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9년 제1회 백석문학상과 제9회 민족예술상, 제2회 강원민족예술상을 수상, 이후 2003년 제1회 유심작품상, 2011년 제6회 불교문예작품상, 2012년 제24회 정지용문학상, 2012년 올해의...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났으며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를 마치고 강원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6년 [심상]에 「겨울 추상화」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9년 제1회 백석문학상과 제9회 민족예술상, 제2회 강원민족예술상을 수상, 이후 2003년 제1회 유심작품상, 2011년 제6회 불교문예작품상, 2012년 제24회 정지용문학상, 2012년 올해의 시, 제1회 강원문화예술상, 2013년 제2회 박재삼문학상, 2014년 제19회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강원민예총, 강원작가회의 지회장, 만해마을 운영위원장과 만해문학박물관장을 역임했다.

시집으로 『동해별곡』, 『내일로 가는 소』, 『우리는 읍으로 간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뿔을 적시며』, 『달은 아직 그 달이다』,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시선집 『국수가 먹고 싶다』 『박재삼문학상 수상 시선집』과 고희 헌정문집 『뒤란의 노래』, 문학자전 『국수』, 동시집 『땅콩은 방이 두 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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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재바른 것을 멀리하고 허투루 붓을 놀리지 않으며
올해도 낡고 오래된 시 공장을 돌린다

이상국의 시에는 빛바랜 풍경들이 어른거린다. 시인은 과거의 기억들을 불러와 쓸쓸히 사라져가는 것들을 되살려낸다. 아스라이 떠오르는 기억 속에서 시인은 “시장 골목 뒤켠”의 헌책방에서 “낡고 먼 세계문학들”이 “나를 기다리고는 했”던 고향을 그리며 “쌀독 군데군데 강낭콩을 묻어/쌀의 안부를 표시해”(「그리운 강낭콩」)두곤 하던 어머니와 “가을이 오면//물꼬에 쭈그리고 앉아/밤을 새우던 아버지”(「논물」)를 그리워한다. “면(面)이 텅 빈 저녁으로/태평양이 문지방까지 차오르던 농협 숙직실에서/짜장면에 배갈을 마시던”(「물치」) 지난날의 추억에 젖기도 한다.
자연친화적인 이상국의 시는 일견 한가롭고 태평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음풍영월의 풍경 속에 마냥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매일 일곱명 정도가 산업재해”로 “떨어져 죽고 깔려 죽고 불타 죽고 끼여 죽고 치여 죽고 부딪혀 죽고 터져 죽는”(「……라고 한다」) 비참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한다. 세상은 “비부(鄙夫)들이 판을 치”(「동갑(同甲)의 노래」)고 제 잇속만을 챙기는 “장사꾼들 세상”(「복날 생각 혹은 다리 밑」)이 되었다. 그럼에도 시인은 “어떻든 세상은 정상이다”(「천장지구(天長地久)」)라고 말하는데, 불완전하고 모순투성이인 세상을 ‘정상’이라고 뒤집어 말함으로써 부조리한 세상의 실체를 오히려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는 “인생은 진실한 것도 아니고/세상은 정의로운 것도 아니”며 “인생은 악착같이 사는 것처럼 보여도/허술하기 이를 데 없는 것”(「할리우드 영화광」)이라는 통찰력과 맞닿아 있다.

한편 이번 시집에는 이전 시집들과는 다른 면이 눈에 띈다. 우선, 예전의 시와는 대조적으로 거의 모든 시에 마침표가 찍혀 있다. 여기서 우리는 시력 46년에 이른 시인이 오랜 습관을 묻어두고 무언가 시적 갱신을 꾀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또 하나, “뿔은 힘이 세다”(「뿔」), “가을은 사심이 없다”(「논물」), “나의 등은 나의 오래된 배후다”(「배후에 대하여」), “몸은 짐승이다”(「무제시초(無題詩抄)」), “시인들의 말은 뱀 같다”(「꿈의 해석」) 등 이상국 시인만의 발화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발문을 쓴 정철훈 시인은 이러한 문장들이 “변화의 세월을 다 견딘 뒤의 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시력 46년의 세월 동안 시인은 한결같은 시심을 간직한 채 “재바른 것을 멀리하고 허투루 붓을 놀리지 않으며”(안도현, 추천사) 묵묵히 시의 길을 걸어왔다. 시인은 “사람이 뭘 꼭 하자고 세상에 온 건 아니다”(「우환에게」)라고 말한다.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길을 열어왔던 시인은 “아직 정처가 없는”(「꿈의 해석」) 영혼을 달래가며 “올해도 낡고 오래된 시 공장을 돌”(「공장」)릴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나라와 안 살아본 생”(「늙은 처사의 노래」)이 있고, “나를 위해 아직 불지 않은 바람”(「우환에게」)도 있으니. 평생을 “말 따라 노래 따라” “바람처럼 낙타처럼” 세속의 공간을 떠돌며 “가내수공업인 시 공방(詩工房)의 주인”(「시 아저씨」)으로 살아온 그이야말로 천생의 시인일 테니. 그러니 “나는 시인이 아닌 이상국을 상상할 수 없고 이상국만큼 자신에게 딱 맞는 시의 옷을 입고 있는 시인을 알지 못한다”(발문)는 정철훈 시인의 말이 충분히 공감이 자아낸다.

"어쩌다보니 생이 바람 든 무처럼 허술해지고 가까스로 시만 남았다. 서로 무능하고 미안한 일이다. 그래도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나라가 있고 그곳에서 나를 만나려고 줄을 서 기다리고 있는 말들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시는 나에게 사물의 배후나 삶의 은밀한 거처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나는 늘 길 위에 있거나 말 속에 말을 숨길 줄 모른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여기저기 나무도 심고 집을 늘리고 싶다."

2021년 3월
미시령 아래서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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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시인과의 짧은 인터뷰 (질의: 편집자)

-어느덧 여덟번째 시집을 출간하게 되셨어요.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시인의 말」에 적은 것처럼, 어느새 생이 바람 든 무처럼 엉성해지고 남은 게 시밖에 없다. 시력으로 보면 45년, 적잖은 세월인데 여덟권의 시집이 게으름의 증거처럼 허약해 보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쓸데없이 많기도 하다. 어쨌든 시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늘 좋은 일들이 있었다. 앞으로도 시에게 잘 보일 수밖에 없다.

-시인께서는 일상을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거의 자가격리 수준의 생활을 보내고 있다. 나이도 들 만큼 들고 사회적 관계도 소원하거나 느슨해진 사람들의 경우가 그러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 자신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더 없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산책도 부지런히 하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번 시집을 엮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나 특징은 무엇인가요?
쉬운 시를 쓴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쉽다는 것과 친근하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규격화되어가는 생이나 제도적 삶에 대하여 야유나 조롱도 해보고 싶었고, 비속과 아름다움을 함께 살아내는 세상을 위로하고 세상으로부터 위로받고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독자와 친근한 관계를 가지고 싶다.

-이번 시집에서 특별히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와 이유를 부탁드립니다.
말할 만한 작품이 없다. 다만 교정지를 몇번 다시 보는 과정에서 「논물」 「시아저씨」 「물치」 「늙은 처사의 노래」 등 자전적 시편들과 「역병이 도는 여름」 「아프리카 형수」 「끝과 시작」 등도 마음에 남았다. 그중 물처럼 나에게 스며든 작품은 「논물」이었다. 단순하고 무심한 작품이긴 하지만 그것으로 산천이나 농토에 깃들어 살던 선대를 위로하며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이나 삶의 계획 등이 궁금합니다.
사느라고 수고하는 나를 맘껏 즐기고 싶다. 좋은 벗들과 여행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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