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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 없는 출산

우리는 출산을 모른다

목영롱 | 들녘 | 2021년 02월 15일 리뷰 총점9.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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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34g | 130*200*20mm
ISBN13 9791159256097
ISBN10 1159256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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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1월 10일 ~ 2022년 12월 31일

책소개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1명)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 영문과 졸업. 강원도 양구 분만취약지역(산모 거주지에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 거주하며 임신 과정을 보낸 대한민국 30대 여성. 양구에 산부인과가 없어서 춘천의 대형 산부인과 M병원으로 초음파진료 및 검진을 다녔으며, 막달에 자연주의 출산을 결심. 의료형평성에 있어서 서울-지방 간의 큰 격차를 깨달음. 진통 당시 경기도에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조산사 중 실력 있다는 조산사의 도움을 받으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 영문과 졸업. 강원도 양구 분만취약지역(산모 거주지에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 거주하며 임신 과정을 보낸 대한민국 30대 여성. 양구에 산부인과가 없어서 춘천의 대형 산부인과 M병원으로 초음파진료 및 검진을 다녔으며, 막달에 자연주의 출산을 결심. 의료형평성에 있어서 서울-지방 간의 큰 격차를 깨달음. 진통 당시 경기도에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조산사 중 실력 있다는 조산사의 도움을 받으려 했으나, 진행이 원활하지 않아 강남 모 병원에서 3일 진통 끝에 2019년 4월 출산. 출산 이후 이전 세계가 부서지고, 새로 태어나는 것 같은 인지적·사상적 변화를 경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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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출산 테크놀로지와 여성 인권」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는 고발한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여성의 모든 상처를!!

“차별받지 않고 살았다”고 자부해온 저자가 임신과 출산 경험을 통해 좌절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혼한 여성은 반드시 엄마가 되어야 할까? ‘출산’이 그토록 중요한 문제라면 왜 논의 테이블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을까? 이 책은 이 모든 우문(愚問)에 대한 현답(賢答)을 담았다!
둥그렇게 솟아오른 자신의 배를 부드러운 손길로 어루만지며 웃음 짓는 엄마, 아내의 배에 귀를 대고 태중의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아빠, 온화한 표정으로 임부를 대하는 병원 의료진들, 축복과 격려의 말은 물론 예쁜 선물들이 가득한 베이비샤워…… 우리가 흔히 만나는 임신과 출산에 관한 ‘아름다운’ 장면들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기엔 현실이 빠져 있다. 임산부의 10개월이란 비경험자의 상상이나 일부 남성들의 추측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는다. 집에서 일터에서 병원에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순간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 탓이다. 생명을 잉태한다는 일의 설렘만큼이나 낯섦 역시 배제할 수 없는 감정이고, 신체 변화에 따른 불편함도 짐작 이상이며, ‘환자 아닌 환자’로 대우받는 의료기관에서의 경험 역시 결코 평화롭거나 편안하지 않다. 출산은 또 어떤가? 출산은 정말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온몸에 힘을 주고 하루 이틀 소리를 지르다 보면 아기가 나오는, 혹은 제왕절개 후 마취에서 깨어나 아기와 상봉하는 그 과정이 전부일까? 산모와 아기, 그리고 아빠에게 “사랑 넘치는 가정을 이루라.”면서 축복을 건네는 장면이 진정한 마무리일까, 정말 그럴까? 그런데 왜 우리의 엄마도, 출산을 경험한 친구들도, 더 나아가 엄마의 엄마들까지 이구동성으로 “임신? 출산? 너도 직접 ‘당해’보면 알아!”라고 이야기할까?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신체 변화나 호르몬 변화에 따른 불편함,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문제, 독박육아에 대한 두려움 등의 문제만이 아니다. 임신과 출산은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전장에 홀로 나가는 것, 상대편 파워에 대한 어떠한 정보나 인지 없이 전투에 임하는’ 것 같은 ‘총체적인 알 수 없음과 두려움’과 홀로 싸우는 일이다. ‘예전의 나는 사라지고 전혀 모르는 낯선 나로 다시 태어나는’ 인지적·사상적 변화를 가장 사적(私的)인 영역에서 경험하는 대(大) 사건이다. 왜냐하면 모든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기점으로 생물학적 성으로서의 정체성은 물론 젠더 정체성,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에 정확하게 눈을 뜨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힘을 보탠다. 어제의 동지였던 남편, 가족, 직장동료,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 종사자들, 그리고 어쩌다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까지 “당신은 이제 여성이 아니라 여자고 엄마야!”라고 몰아친다.

이 책은 차별받지 않고 살았다고 자부했던 평범한 30대 후반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새로운 자아로 거듭나게 되었는지를 당당하고 솔직하게 밝힌 일종의 ‘전투 기록’이다. 외롭고 낯선 길을 홀로 걸어왔을 경험자들을 대신해서 여성만의 언어로 출산을 기록한 귀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또한 이 책은, 그가 임신·출산의 과정에서 마주한 각 분야 종사자들, 가족과 친지 및 동료들의 시선과 태도에 대한 가감 없는 소회는 물론 대한민국에서 임신과 출산이 어떻게 자본주의의 물을 먹은 산업이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여성의 인권은 어디로 증발하게 되는지,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공수정이 시술되지만 그것이 과연 여성 당사자에게 무리 없이 받아들여질 일인지, 저출산이 문제라며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이 간과한 것은 무엇인지 등의 문제도 함께 다룬다.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 비현실적인 저출산 담론 확산에 손을 거드는 사람들, 너무도 근본적이며 예민한 사안을 지도나 통계 따위로 노출하는 관료들과 정책 입안자들, 그리고 모든 어머니 덕분에 세상에 나온 자녀들에게 필독을 권한다. 이제 어머니의 목소리와 어머니의 경험을 ‘여성의 언어’로 담아내는 것은 당신들의 몫이다.

출산은 현실적인 모든 여성문제의 깔대기다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현대의 여성들은 ‘비교적 평등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그 ‘평등한 삶’은 대개 여성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우리 집 문 앞’에서 멈춘다. 바로 여성의 몫으로 남겨지는 임신과 출산 때문이다. 사실 현대 여성들에겐 이 과정에 진입하기 전까지 스스로 ‘여성’임을 자각‘해야’ 하는 순간이 별로 많지 않았을 터다. 성장 과정에서 차별을 받지 않았고, 교육의 기회도 균등하게 누렸으며, 웬만해서는 취업시장에서도 차별받지 않고 자랐기 때문이다. 덕분에 많은 여성이 본인의 바람을 좇아 적극적으로 세상에 개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의 경험은 여성들에게 ‘당사자성’을 각인시키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고, 다방면에서 불거지는 경제적 격차의 문제를 실감하게 해주며, 이 사회의 후진적인 젠더 감수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여성이 “출산 논의 없는 여성주의는 가짜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산업화한 출산

현행 출산 문화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출산이 전적으로 ‘남의 손’이나 ‘기관’에 의존적이며, 그 방식 또한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다. 일단 출산은 거의 병원에서 이루어진다. 출산 직전 병원에 가서 의사와 함께 아기를 낳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맹신하는 탓이다. 그러다 보니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과 의료개입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막대해졌다. 대다수 임산부가 병원에서 권하는 출산 관련 처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의료진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 급기야 그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 이르며, 사회가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주류 방식에 대해 의문조차 갖지 못하게 된다. 초음파 검사에 순응해야 하고, 자연주의 출산을 포기하며, 불임이라 판단되면 시험관아기 시술에 돌입해야 하고, 출산 후에는 가족의 손길 대신 의료 환경을 이유로 산후조리원을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임신과 출산을 둘러싼 거의 전 영역은 알게 모르게, 그러나 매우 철저하게, 산업의 영역으로 편입된 지 이미 오래다.

출산 논의 없는 저출산 논의는 공허하다

저출산을 넘어 초저출산 사회가 문제라고 다들 한마디씩 거든다. 나름의 분석과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주로 경제 문제를 들먹인다. 빈부 격차, 양극화, 계층 갈등, 취업 불안, 고용 불안 등의 이유로 결혼 자체가 힘들거나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거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사회가 달라졌다. 새로운 가족 형태를 모색하고, 비혼도 증가했고, 결혼 자체를 늦추거나 꺼리기도 한다. 어떤 학자는 여성들이 생명의 거룩함을 잊었다며 꾸짖고, 다른 누군가는 더는 아이를 안 낳겠다는 여성들을 이기적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모두 틀렸다. 저출산 문제는 남성 중심의 문화와 관습, 여성의 건강에 대해 은폐되고 삭제된 지식이 누적되어 총체적으로 빚어진 결과다. 학생, 범죄자, 아동, 장애인, 소수자 등 인권에 대한 정의와 관심의 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세심해지지만, 이 인권의 영역에서 여전히 ‘산모’는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임신은 물론 출산 과정에 수반되는 개별성의 박탈, 신체 훼손 및 노출, 이동의 부자유함, 감정의 억압과 무기력 등 경험하는 모든 것이 여성에게 트라우마로 남는데도 출산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면 저출산 문제는 결코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임산부와 산모를 둘러싼 인권 논의 없이 여성주의는 홀 로 설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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