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태도’라고 하면 몸으로 드러나는 자세를 생각하기 쉽다. 나만의 경험일지는 모르지만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바른 태도에 대한 말을 수없이 들어왔고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몸을 반듯이 하고, 손윗사람에게 공손하게 대하는 것을 올바른 태도라 생각했다.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더라도 태도란 ‘어떤 일이나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지는 몸짓이나 자세’ 또는 ‘어떤 대상을 대했을 때 드러나는 표정이나 몸짓’으로 되어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태도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 후자에 국한해서 생각했지 싶다. 하지만 태도는 한 사람의 모든 것을 나타낸다. 비단 표정이나 몸짓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자세까지도 포괄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 책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는 인사전문가로 오랫동안 일해 온 저자가 자신의 사회초년생 시절을 돌아보며 그때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누구나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게 되면 잘해보겠다는 의욕을 갖고 일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우왕좌왕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그러나 똑같이 겪는 시행착오이고 좌충우돌임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누군가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만, 누군가는 그저 그런 익명의 다수중 하나가 된다. 저자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무엇이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인지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좌충우돌하고 있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이 발견한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책의 제목에서 드러나듯 한마디로 ‘태도’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태도는 자기주도성, 긍정성, 일과 삶에서의 의미 찾기, 성장지향성, 탁월함의 추구, 따뜻한 인간관계, 좋은 습관 등 모두 일곱 가지이다. 이들 태도만을 놓고 볼 때 언뜻 드는 생각은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뿐만이 아니라 삶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방법을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하고 좌절한다. 이처럼 머릿속으로 아는 것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 사이의 괴리를 저자는 전문가들의 이론, 자신의 경험, 그리고 인사전문가로 일해 오면서 주위에서 보았던 수많은 관찰사례들을 가지고서 차근차근 이야기해준다. 그 이야기는 마치 선배가 후배에게, 언니가 동생에게 일러주듯 절박함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그만큼 주위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례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다는 얘기일 것이다.

사실 일을 하면서, 그것이 회사라는 조직에 속해있든 혹은 자영업인지를 불문하고, 일 잘한다고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저자가 말하는 일곱 가지 태도 중 어느 것이든 한 가지만 일관성있게 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 경우 단지 평균보다 조금 낫다는 것이지 그 이상은 될 수 없다. 즉 남들 모두에게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기는 힘들지 싶다. 물론 남의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한가 아닌가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란 생각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사람 보는 눈은 다 똑같다. 후배에게, 부하 직원에게 인정받는 사람은 동료에게, 상사에게도 인정받는다. 그리고 인정받는 만큼 마음은 여유로워진다. 우리 모두의 삶이란 일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쉽게 말해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일을 좋아하고 싫어함을 떠나 일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쉽게 범하는 오류 중의 하나는 삶에 있어서의 태도와 일을 대하는 태도를 별개로 놓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삶과 일에서의 태도가 다르다면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음이 평안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역시 태도가 일만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내용 중 마음에 와 닿았던 글이 몇 구절 있다.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보는 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믿는 대로 보게 된다’, ‘삶의 목적을 가진다는 것은 인생의 방향을 정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얼버무려져 있다’, ‘배려는 아주 작은 마음과 행동만으로 가능한데, 내게는 사소하지만 상대에게는 사소하지 않은 것이다’... 이중에는 저자가 한 말도 있고 어디에선가 인용한 말도 있다. 즉,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런 말들이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진정성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단지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을 잘하기 위한 태도가 나를 성장시키고 삶의 의미를 찾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생생한 경험 속에서 말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30년 넘게 한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입사하는 순간부터 사직서를 써서 안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내가 입사하여 사회초년생으로 생활하던 시기, 중간관리자를 거쳐 팀장이 되어 회사의 목표를 향해 정신없이 뛰었던 시기, 그리고 사업장을 맡아 일하던 시기 모두는 사회 환경이나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등이 지금과 많이 달랐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일하는 태도가 그 사람의 앞날을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회사를 관두고 시골로 이사와 살고 있는 지금도 회사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에 집에 들르곤 한다. 상사였던 분들, 동료나 후배였던 사람들과 만나면 언제나 반갑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과 만나면 간혹 회사 다녔을 때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화제는 살아가는 일들에 관한 것이다. 사회에 나와서 만난 사람들임에도 마치 오래된 지기처럼 느껴지기에 나의 ‘태도’도 과히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 맞다. 그리고 일하는 태도나 삶을 살아가는 태도는 똑같다.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저자가 말한 일곱 가지 태도 모두를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는 욕심은 내려놓고, 우선은 한 가지에 집중하면 되지 싶다. 어차피 일곱 가지 태도는 하나하나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한 가지가 내 몸에 길들여지면 차츰차츰 일곱 가지 혹은 그 이상의 태도로 이어진다.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이 지옥처럼 생각된다면,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이 해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먼저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조언이 그 단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