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을 흔들고, 나의 전신을 흔들어서
나로 하여금 또 다른 삶을 살게 만드는 힘을 가진 존재,
다른 삶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
“내 삶의 멘토를 찾아 떠나는 가슴 벅찬 여정”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고 있고,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올바른 삶을 모색하고 계신 아홉 분들의 삶의 자취를 담은『개똥 세 개』는 우리가 어떤 삶을 내 안으로 불러들여야 할지를 보여 주는 책입니다. 책의 이름은 한없이 낮고 순박하지만 이 책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라고 조용히 말합니다. 희망은 변화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우리가 배우고 익히는 것은 변화를 믿기 때문이고, 변화의 가능성을 믿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가슴으로 읽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_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작가
나도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
무협소설의 주인공처럼,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지요. ‘나를 강호의 스타로 만들어 줄 멘토는 없는가? 천하제일의 무공과 전설의 비검 지도를 숨긴 채 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릴 스승님은 대체 어디에 계신가?’
맞습니다. 수많은 영웅 전설이나 성장 동화의 핵심 공식 중 하나는 주인공을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게 하는 ‘멘토’와의 만남입니다. 그 만남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핵심 계기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만남은 결코 쉽지도, 흔하지도 않은 것 같지요. 『개똥 세 개』는 정치?경제?생태?문화?교육?예술 각 분야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활약 중인 아홉 사람이 그들의 십 대에, 절망의 고비마다 껍질을 깨고 오늘에 이르게 해 준 멘토는 누구였는지, 어떻게 만났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결국 멘토란 어떤 존재인지를 돌아보는 책입니다.
지금까지 멘토란, 이들 아홉 사람에게 누군가가 붙여 주던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나 듬직하게만 보이는 이 아홉 사람에게도 눈물겹고 애타는 방황의 시절, 십 대가 있었습니다. 오늘도 일등제일주의 사회에서 폭폭한 삶을 살고 있는 청소년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 진심 어린 지지를 선물하고자 고민하는 부모님, 선생님이 함께 읽어야 할 책입니다.
일류대학, 일류직장이 아닌 ‘일류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첫 번째 시간여행 살림의 경제학자 강수돌은 ‘좋은 스승은 제2의 부모’나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그의 삶에서 가장 결정적인 멘토링은 에리히 프롬의 책이 던진 『소유냐 존재냐』라는 질문 그 자체였습니다. 가난에 허덕이던 유년기를 통과하고 난 그에게 다가온 이 질문은, 그에게 돈의 경제학이 아닌 살림의 경제학을 꿈꾸게 해 주었습니다. 고작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이 질문이 그에게는 제2의 삶을 살게 한 멘토가 된 것이지요.
두 번째 시간여행 교육학 교수이자, 간디와 톨스토이를 유년기 멘토로 삼았던 고병헌은 스승‘운’을 기대하는 우리에게 귀띔합니다. 인생의 스승은 ‘만나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라고요. “좋은 스승을 만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 것인지를 먼저 질문해야 한다.”(46쪽) 누구에게 무엇을 왜 배우고 싶은지 자문하기, 그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근원적인 숙제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시간여행 전 문화부장관을 지낸 예술인 김명곤은 앨프리드 화이트헤드의 말을 소개합니다. “보통 선생님은 지껄인다. 좋은 선생님은 잘 가르친다. 훌륭한 선생님은 스스로 해 보인다. 위대한 선생님은 가슴에 불을 지른다.”(75쪽) 기자?교사?배우?작가?기획자?제작자?극장경영자?장관……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던 삶의 갈림길에서 때로는 꿈의 현현으로, 때로는 무한한 도전자의 조력자로 나타났던 무수한 멘토들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네 번째 시간여행 생태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박병상은 “자신이 어떤 일로 평생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학교는 가르치지 않아”라고 말합니다.(106쪽) 우리는 삶의 기초를 다치고 배우는 시기를 온전히 초?중?고?대학교를 통과하는 데 바치지만 실상 삶에서 필요한 것을 학교 울타리 밖에서 더 많이 배운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학교가 제안하는 공부가 아닌 “내일의 그림을 스스로 그리는 공부”(113쪽)를 권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역설 같지만, 꿈에서 깨어나시라
다섯 번째 시간여행 청소년문학의 대가 박상률은 “꿈을 이루기 위해선, 역설 같지만, 꿈에서 깨어나시라!”(122쪽)라고 합니다. 멘토를 자처하는 많은 이들은 우리에게 큰 꿈을 꾸라고 주문합니다. 그런데 ‘Boys, Be ambitious!’라고 꿈을 세뇌한 탓에, 우리가 주문에 걸려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공상에 빠져 있는 것만으로 미래가 절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며, 어떻게 꿈을 구체화할 것인지 모색하고 있습니다.
여섯 번째 시간여행 우리 시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월간『작은 책』의 발행인 안건모는, 거친 사회에서 살 수 있게 만들어 준 ‘무서운 아버지’를 첫 번째 멘토로 꼽지만 진정한 멘토는 ‘책’이었다고 말합니다. “전에도 책을 많이 봤지만 그 책들 속에 나오는 이야기는 우리 삶하고는 동떨어진 이야기였어. 내가 그동안 봤던 책들은 우리가 사는 현실을 애써 외면했던 책들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세상의 구조를 알려 주지 않는 책들이었어.”(154쪽)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 주고, 잃어버린 자존감을 되찾아 준 책의 목록이 공개됩니다.
일곱 번째 시간여행 빡빡이 무용수 안은미는 ‘고독’을 멘토로 꼽습니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혼자 펼쳐 놓고 놀았던 경험이 저에게 샘솟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때로 ‘고독’이야말로 가장 좋은 친구인지도 모릅니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 자신을 들여다보며 나만의 세계에서 완전한 ‘고독’ 속에 나를 놓았던 시간이 오늘 저의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173~175쪽)
여덟 번째 시간여행 영화 아저씨의 감독 이정범은 우리에게 눈과 귀를 활짝 열라고 합니다. 멘토는 비범한 현자의 모습으로만 다가오지 않는다고요. 몰래 본 짝사랑과의 궁합 사주, 바람에 흔들리는 플라타너스, 동갑내기 여자아이… 등 일상에서 스친 사물과 사람이 우리 안의 내적 에너지를 만나, 멘토링은 결국 내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그 에너지는 여러분의 가슴속에서 자라고 있는 보석, ‘꿈’입니다. 여러분이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희망하는 것, 알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만지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입니다.”(210쪽)
아홉 번째 시간여행 표제작의 주인공, 홍세화는 삶의 멘토로 ‘개똥 세 개’를 꼽습니다. 그는 심지어 개똥이 지켜보고 있었기에 오늘의 자신이 있었다고 고백하지요. 그는 형제 없이 외조부모님 아래서 자란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옛이야기를 들었던 늦저녁으로 시곗바늘을 돌립니다. ‘서당 선생과 삼형제’가 등장하는 옛이야기 속 개똥 세 개는 과연 무엇을 뜻할까요? “한마디로, 나는 개똥 세 개 모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러니 내 삶을 줄여서 말한다면 ‘개똥 세 개와의 싸움’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228쪽)
『개똥 세 개』는 희망과 변화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희망과 변화를 이야기하는 여느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스스로 멘토를 자처하며 답이 되는 멘토링을 해 주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신 ‘나만의 멘토’를 찾는 지도를 그리는 법을 넌지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목은 한없이 낮고 순박하지만, 일류대학과 일류직장이 아니라 ‘일류인생’을 꿈꾸는 청소년과 부모님, 선생님께 새로운 인생 내비게이션이 되어 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