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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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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모니카 렌츠 저 / 전진만 | 책세상 | 2017년 03월 25일 | 원제 : Hinubergehen, Was beim Sterben geschieht 리뷰 총점8.2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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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24g | 137*204*20mm
ISBN13 9791159311109
ISBN10 11593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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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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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모니카 렌츠
스위스 장크트갈렌 종합병원 정신종양학 의사이자 FSP스위스심리학자연맹 소속 심리치료사. 취리히대학교에서 정신병리학, 신학,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7년간 임종을 앞둔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같은 심리적 증상을 진단, 치료, 관리하는 의사로 일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죽음을 목도했다. 특히 그녀를 죽음의 문턱으로 이끌었던 사고의 경험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의 존엄과 정신성이 무엇인지, 죽음...
역자 : 전진만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독일 빌레펠트 베텔신학대에서 라틴어, 헬라어, 히브리어를 공부했으며, 독일 트리어대학교에서 철학?신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독일어 강의를 하고 있으며, 출판기획자 및 번역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교황입니다』『왜 우리는 행복을 일에서 찾고, 일을 하며 병들어갈까』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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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죽음의 문턱을 건너다 :
죽음의 순간에 일어나는 일들

“죽기 직전의 사람은 의식과 무의식의 전이와 인지 전환을 경험한다. 죽음이 임박하면 자아뿐만 아니라 자명했던 지각, 주체적이고 자신과 연관돼 있던 지각 능력도 후퇴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후퇴한 자아 역시 우리가 반응하고 본능에 충실한 것처럼 어떤 것에 반응하는 패턴을 보인다. 또 다른 세계, 다른 의식 상태, 다른 의미 경험, 그리고 다른 경험 방식이 등장한다. 이 모든 것은 세계관이나 신앙과는 무관하다. 인지 전환은 존재, 관계, 존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변하게 한다. 죽음은 하나의 과정이다.” _본문 30쪽에서

흔히들 죽음 하면 ‘생물학적으로 숨이 끊기는 순간’ 정도로만 생각하지 죽음이 얼마나 복잡한 과정인지를 잘 알지 못한다. 죽음은 육체가 소멸되는 것 그 이상의 사건으로,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이 일어난다. 죽음은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를 수시로 넘나들다가 종국에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는 ‘변혁’의 과정이다. 여기서 변혁이란 지각과 사고의 주체이자 본능을 조절하는 중심체로서 ‘자아’가 자신에게 속했던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전혀 다른 의식과 지각 차원으로 침잠해 가장 본질적인 정신적 과정인 ‘포괄적 존재’로 편입되는 불가피한 변화로, 현존재가 자아로서 존재하는 마지막 순간에 맞이하는 사건이다. 자기중심적 주체로 구체화되었던 육체가 죽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아에 내재하는 인지 능력뿐만 아니라 자아로서 겪었던 모든 경험이 상실된다. 죽음은 인간의 의식이 변화되는 이 마지막 변혁의 순간(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통과 이후)에 비로소 서서히 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이처럼 죽음의 과정에서는 ‘육체의 죽음’의 앞서 ‘자아의 죽음’이 시작되는데, 자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환자가 넘나드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경험을 저자는 ‘내적 임종’ 과정으로 이해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어떤 거대한 존재에 흡수되거나 삼켜질 것 같은 소멸의 불안(불안의 근원, 원초적 불안)을 보이며, 외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전율적인 공포(누미노제)에 압도당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식은땀을 흘리며 몸이 떨어져나갈 듯한 통증과 오한을 느낄 수도 있다. 이때에도 환자는 여전히 들을 수 있고, 외부의 자극이나 소리에 민감하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말로 혹은 비언어적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환자의 내적 과정에 동행한다는 취지에서 저자는 죽어가는 이들의 불안 경험이나 상징적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그들에게는 일반적인 반응들을 선별해내는 작업을 수행했는데, 그들의 낯선 몸짓과 조각난 언어, 불편한 외침 등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유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임종 과정은 힘들고, 낯설고, 이질적이다. 죽음에 대한 준비나 배움이 없다면 환자 못지않게 가족의 불안과 두려움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임종 환자의 깊은 반半의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그들의 육체적 정신적 현실을 함께하고자 노력한다면, 죽음의 순간이 단지 고통으로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사례 1
황혼에 접어든 암스튜츠 부인은 밤이면 항상 경기를 일으키고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불안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죽어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어둠에 집어삼켜져 소멸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특별히 어둠을 무서워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그녀는 다시 진정되었고, 켜놓았던 수면등을 꺼버렸다. 5일이 지나자 부인에게는 수면등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고, 그녀는 분명 죽음이 더 가까이 다가옴을 직감하고 있었지만 평온을 유지했다. 그녀의 인지 능력은 분명히 더 이상 자아와 연결되지 않았지만 동시에 자아로부터 부정적인 것이 더 이상 표출되지도 않았다. _본문 86쪽에서

사례 2
50대 중반의 츠바이펠은 죽기 이틀 전에 이미 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보였다. 눈을 부릅뜬 채 벽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입에서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고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왜 그토록 벽만 뚫어지게 쳐다보는지 수 없었던 가족은 큰 혼란에 빠졌다.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했는데도 나아지지 않았다.
내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오른다. 그와 똑같은 자세로 그가 응시하는 벽을 바라본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회색 벽이 눈에 띈다. 회색 벽 안에서는 모든 윤곽들이 사라져버리는 것 같고,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든다. 나는 계속해서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벽을 쳐다본다. 츠바이펠도 나와 비슷하게 느끼고 있나? 그에게 말을 건다.
“츠바이펠 씨, 당신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뭔가에 ‘붙들린’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소름 끼치게 하는 거대한 무엇에 말입니다.”
그 순간 나는 뼈에 사무치는 신음소리에 입을 닫고 만다. 침묵이 이어지고 다만 배 속에서 나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마침내 그의 신음소리가 사라진다. 용기를 내어 다시 한 번 대화를 시도한다.
“츠바이펠 씨, 당신이 바라보는 대상은 우리에게는 좀 혐오스럽지만 당신에게는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보는 벽에 이름을 붙인다면 아마도 애정이 넘치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당신을 바라보는, 신성한 이름을 가진 신이 아닐까 싶은데요.” “으…….”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츠바이펠의 입에서 새로운 신음소리가 나온다. 그리고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인다. 그 눈물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일까? 그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그의 눈물을 닦아주고 한동안 그곳에 있으면서 다시금 확신한다. 그는 긴장을 풀기 시작한다….
그는 평온한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 죽기 바로 직전에 다시 한번 눈을 떴는데, 뭔가를 두려워하거나 응시하는 눈길이 아닌
행복감에 젖은 눈길이었다고 한다. 전혀 다른 존재를 바라보고 응시하는 눈길이었다고 한다. 난 그를 인도했다고 확신한
다. 그는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고 경련을 일으키지 않은 채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_본문 87~89쪽에서

고통 속에서의 존엄
존엄한 삶의 마무리란 무엇인가

요즘 전 세계에서는 ‘죽을 권리’를 찾아 안락사가 합법인 나라로 ‘임종 원정’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해 초 스위스 내 안락사 주선 비영리기관인 디그니타스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96개국의 7,764명이 안락사를 신청했고, 이 중 한국인 신청자는 모두 18명이라 한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다. 현재 스위스를 비롯해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콜롬비아, 캐나다 등 6개 국가에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올해 미국의 뉴욕 주가 안락사를 합법화하고 영국도 이를 추진하겠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안락사로 상징되는 죽을 권리를 향한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명치료 중단이라는 소극적 의미의 안락사 법안이 2018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말기환자가 연명의료 대신 호스피스 완화 의료를 선택해 임종 과정에 겪게 될 여러 고통을 적절히 조절하며 편안하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관련 인프라 구축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환자의 정신적 안녕과 삶의 마무리에 대한 준비는 미흡하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환자 육체의 병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그의 희망, 절망, 가치관까지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그들이 좇는 영성까지 수용해야 존엄한 삶의 마무리가 완성되는 것임을 거듭 강조한다. 더불어 저자는 ‘죽음’이라는 단어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존엄’의 문제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며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죽음은 ‘선택’의 문제에 앞서 ‘수용’의 문제”이다.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죽음, 삶이 자신의 것이었듯 삶의 마지막에 있는 죽음 또한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삶의 마지막 존엄이 완성된다. 존엄한 죽음은 성숙한 인격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우리는 얼마만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인간다운 죽음’ 즉 존엄사는 인간의 마지막 존엄에 대한 문제를 은폐하는 모토가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여기서 존엄이 자아의 기능성과 자유로운 결정 능력에 의해 정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기능 중심적 자아가 죽음 앞에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자아 스스로 생을 내려놓는 가운데 좋은 죽음이 증명된다면 그 또한 어떻게 될까?
오직 자아 안에 자율과 기력이 남아 있을 때에만 존재하는 존엄과 한 인간의 본질 안에 있는 존엄 간의 실제적인 구분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단지 개념적으로 구분할 뿐이다. 후자, 즉 인간의 본질로서 존엄은 삶에서 겪는 고통과 죽음에서도 엄연히 존재한다. 말하자면 후자는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줄곧 존재한다. 이와 달리 존엄사 대부분은 환자 스스로 결정하는 죽음으로,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권리와 요구에서 비롯한다. 하지만 자아 안에 있는 존엄과 자기 결정은 인권과 의무 요구와 마찬가지로 별개의 것이다. _본문 220~221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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