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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맨스 랜드

청춘이 머무는 곳

에이단 체임버스 저/고정아 | 생각과느낌 | 2010년 01월 01일 | 원제 : Postcards from No Man's Land 리뷰 총점9.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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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0년 0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500쪽 | 597g | 148*210*30mm
ISBN13 9788992263092
ISBN10 8992263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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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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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1934년 영국에서 태어난 에이단 체임버스는 10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영어 및 사서 교사로 일한 뒤, 전업 작가가 되었다. 체임버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노 맨스 랜드』(Postcards from No Man's Land)는 1999년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과 경합하여 세계적인 권위의 청소년 문학상인 ‘카네기 메달’을 받았다. 2003년에는 『전갈의 아이』 등과 경합하여 미국의 대표적 청소년 문... 1934년 영국에서 태어난 에이단 체임버스는 10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영어 및 사서 교사로 일한 뒤, 전업 작가가 되었다. 체임버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노 맨스 랜드』(Postcards from No Man's Land)는 1999년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과 경합하여 세계적인 권위의 청소년 문학상인 ‘카네기 메달’을 받았다. 2003년에는 『전갈의 아이』 등과 경합하여 미국의 대표적 청소년 문학상인 ‘마이클 프린츠 상’을 수상, 다시 한 번 체임버스의 명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한 체임버스는 ‘그의 글쓰기가 보여 준 다채로운 서사 구조와 청춘에 대한 생생한 이유’ 등을 이유로 ‘작은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국제 안데르센 상’을 수상하였으며 2009년에는 영국 왕립문학협회의 회원이 되었다. 『노 맨스 랜드』는 전 세계 16개국에서 출판되었다.
현재 체임버스는 영국에서 아내 낸시와 함께 살면서 집필 활동과 더불어 세계 여러 나라에 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체임버스의 저작으로는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가 있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로켓 걸스』, 『아토믹 걸스』, 『모리스』, 『순수의 시대』, 『하워즈 엔드』, 『전망 좋은 방』, 『오만과 편견』, 『히든 피겨스』 등이 있다. 2012년 조이스 캐럴 오츠의 『천국의 작은 새』로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어린이, 청소년 도서 번역에도 활발히 힘써 『세상을 바꾼 놀라운 십 대들』, 『엘 데포』, 『초등학생이 알아야 ...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로켓 걸스』, 『아토믹 걸스』, 『모리스』, 『순수의 시대』, 『하워즈 엔드』, 『전망 좋은 방』, 『오만과 편견』, 『히든 피겨스』 등이 있다. 2012년 조이스 캐럴 오츠의 『천국의 작은 새』로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어린이, 청소년 도서 번역에도 활발히 힘써 『세상을 바꾼 놀라운 십 대들』, 『엘 데포』,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참 쉬운 비즈니스』, 『클래식 음악의 괴짜들』, 『손힐』, 『진짜 친구』, 『비클의 모험』, 『머니 트리』, 『스핀들러』, [바다탐험대 옥토넛] 시리즈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2012년 6월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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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455

출판사 리뷰

카네기 메달, 마이클 프린츠 상 수상작!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50년의 시차를 넘나드는 제이콥과 헤르트라위의 이야기.
삶, 사랑, 성, 죽음의 테마를 지나는 동안 독자들은
자신의 청춘이 어디쯤 있는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50년의 시차를 넘나드는 제이콥과 헤르트라위의 이야기

삶에 대한 더 넓은 시야를 갈망했던 젊은 독자들은 국제 안데르센 상을 받았던 체임버스의 카네기 메달, 마이클 프린츠 상 수상작인 이 소설에 흥분하게 될 것이다. 열정적인 캐릭터와 아이디어로 가득한 『노 맨스 랜드』(Postcards from No Man's Land)는 두 명의 관점에서 이야기된다. 한 명은 현재를, 다른 한 명은 1944년을 이야기한다. 이 두 이야기는 소설의 뼈대를 이루며 결국에는 하나가 된다.
십대가 으레 그렇듯 자기중심적인 17살의 제이콥 토드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관련된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의 집을 떠나 며칠 동안 네덜란드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그는 헤르트라위 할머니네 식구들과 지낼 예정이다. 그녀는 제이콥의 할아버지가 2차 대전 중 부상을 당했을 때 그를 돌보아 준 여성이며 불치병을 앓고서 안락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2차 대전 당시 네덜란드의 오스테르베크를 되찾기 위한 전투를 배경으로 헤르트라위에 의해 서술되는데, 그것은 헤르트라위와 제이콥의 할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길고 긴 회고록이다.
평행을 이루며 각각의 시대를 달리던 두 이야기는 차츰 서로 얽혀 있던 것들이 풀리면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삶, 사랑, 성, 죽음, 예술 등의 테마를 건너며. 이 테마들은 결코 해결될 성질의 것들이 아니지만 이야기 곳곳에 스며들어 풍요로운 상징의 텍스트들이 된다.

제이콥

네덜란드에 도착하자마자 낯선 네덜란드 인과의 짧고도 당황스러운 만남과 급작스런 강도를 당한 뒤 제이콥은 이 이국땅에서 홀로 난파를 당한 기분이 된다. 급기야 헤르트라위의 자유분방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손자인 단을 만나고는 자신이 어리숙하고 멍청한 손님이 된 듯한 기분에 빠져 당장이라도 영국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단은 제이콥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있다며 박물관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제이콥이 본 것은 〈수도복을 입은 티튀스〉. 렘브란트가 자신의 아들 티튀스를 그린 초상화이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적갈색에 유독 금빛으로 빛나는 얼굴. 내리뜬 눈은 깊은 데다가 약간은 슬퍼 보이기까지 한다. 그림 자체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티튀스〉에는 제이콥을 사로잡으며 제이콥의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있다.

“할머니는 자신이 볼 때 진정한 사랑은 다른 사람을 관찰하면서 자신도 그 사람에게 주의 깊게 관찰되는 거라고 말씀하셨어. 할머니 말이 옳다면, 렘브란트가 그린 적잖은 수의 티튀스 그림만 봐도 이 부자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어. 왜냐하면 그게 그림에 다 보이니까. 상대방에 대한 완전한 주의 집중.” --- p.140

제이콥은 단의 이야기를 듣고서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이렇게 대답한다.

“모든 미술은 사랑이야. 미술은 모든 것을 정밀하게 보는 거니까. 그려지는 대상을 정밀하게 보는 것.” --- p.141

제이콥은 점차 암스테르담이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헤르트라위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최악의 전투로 유명한 아른헴 전투에 참가한 영국군 제이콥은 전투 중에 부상을 당하고 열아홉의 헤르트라위에 의해 보살핌을 받는다. 헤르트라위는 제이콥을 돌보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그를 돌보고, 구석구석 씻겨 주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몸을 맞대며 잔다.
하루하루의 세심한 돌봄, 주의 깊은 관찰.
둘은 이내 사랑에 빠지고 그들의 열정과 전쟁 중의 고난은 냉소나, 어떤 값싼 감정의 소비 없이 덤덤히 서술된다. 제이콥의 갑작스런 죽음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은 영원을 약속했으되 순간을 살았고 순간을 살았으되 영원한 기억이 되어 잊혀지지 않았다. 예술이 보들레르의 말처럼 ‘순간에서 영원을 구현하는 것’이라면 이들은 삶으로 예술을 보인 셈이다. 둘이 서로에게 속삭여 주던 셰익스피어의 〈18번 소네트〉와 같은 삶.

“하지만 당신의 영원한 여름은 지지 않습니다.
당신이 영원한 시 속에서 존재할 때,
당신이 소유한 아름다움은 사라지지 않고
죽음은 당신을 제 그늘 안에 두었다고 자랑하지 못할 겁니다.
인간이 살아 숨 쉬고 그 눈이 세상을 보는 한
이 시는 살아남아 그대에게 생명을 줄 것입니다.”
--- p.234 윌리엄 셰익스피어, 〈18번 소네트〉 중에서

딜레마

삶이 단편적이지 않듯이 소설은 제이콥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욱 풍부한 입체감을 가진다. 영원한 사랑은 할머니의 생각이고 그것만큼 진실과 어긋나는 잰 없다며 자신만만한 단, 사려 깊은 알마,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처럼 ?당한 동성애자인 톤, 남자들의 영웅관에 콧방귀를 뀌는, 제이콥 또래의 소녀 힐레. 특히 안락사를 결정한 헤르트라위와의 만남에서 제이콥은 인간의 존엄, 자신의 살아 있음에 대한 복잡한 상념에 빠진다.
이 책에 분명한 결론은 없다. 엔딩 장면은 결코 풀리지 않을 도덕적 딜레마를 제이콥에게 제시한다. 더욱이 은연중에 제시된 미래의 난제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독자에게도 딜레마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노 맨스 랜드(No Man's Land)는 전장에서 양쪽이 대치 상태에 있어서 어느 한쪽에 의해서도 점령되지 않은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넘치는 무인 지대를 말한다. 헤르트라위가 살던, 2차 대전의 아른헴 전투 당시 오스테르베크가 그렇듯이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 가는 제이콥의 시기 역시 노 맨스 랜드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청춘은 지금, 어디를 지나고 있을까?

이 책에 대한 서평

“이성과 감성의 도전적인 물음, 이 책은 당신의 영혼에 남을 것이다.” _카네기 메달 심사평

“최고의 솜씨로 빚어 낸, 강렬한 감동을 선사하는 소설.” _선데이 텔레그래프

“아이디어와 열정적인 캐릭터로 가득한 정교한 소설” _파웰북스

“따뜻하고 지적이며 암스테르담을 사랑하는 것이 분명한 작가에 의해 쓰인 이 책은 생생하고 애정 어린 묘사로 가득 차 있다.” _미디어 매거진

“작가의 이야기를 끌어 나가는 힘, 화술을 변화시키는 기법, 주제에 대한 주의 깊은 선택에 찬사를 보낸다.” _국제 안데르센 상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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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훌륭한 청소년 소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z***e | 2010-02-20

공교롭게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가 시간적 배경인 소설 두 편을 연달아 읽었다. 마이클 온다치의 『잉글리시 페이션트』와 에이단 체임버스의 『노 맨스 랜드』. 두 소설을 비교하는 것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일이지만,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독일군이 철수한 직후 이탈리아의 오래된 빌라를 현재로 이야기한다면, 『노 맨스 랜드』에는 독일군이 패배를 인정하고 항복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전쟁 속에 살아야 했던 네덜란드 오스테르베크의 이야기가 과거로 포함되어 있다. 전쟁이 지나간 자리든, 여전히 전쟁으로 과열되어 있는 자리든, 전쟁의 상흔을 현재로 겪어내든, 과거로 추억하든 전쟁은 모든 것을 참혹하고 황폐하게 휩쓸고 ‘사람’을 앗아간다. ‘사람’을 빼앗긴 뼈아픈 자리에 희생을 정당화하는 전쟁의 대의명분은 무의미하다. 그저 전쟁이라는 괴물만 남을 뿐이다.


『노 맨스 랜드』는 그 괴물(제2차 세계대전 중 네덜란드 아른헴 전투)에게 ‘사람’을 잃고 또 지킨 헤르트라위 할머니가 회상하는 과거 1944년과, 열일곱 영국 소년 제이콥 토드가 네덜란드에 방문한 현재가 교차되어 두 개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쟁 중에 부상을 당한, 제이콥의 할아버지인 제이콥을 돌봐주었다는 고마운 인연 외에는 별다른 연결고리를 갖지 못한 채 별개로 진행되던 이야기 둘은 헤르트라위의 비밀스러운 인연으로 커다란 이야기 하나에 이른다. 헤르트라위의 비밀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렵지 않게 눈치 챌 수 있으니, 이 이야기에서 떠오른 몇 가지 단편적인 생각을 기록해 둔다.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괴물이지만, 그 괴물이 무자비하게 뿜어내는 독기 속에서도 삶은 끈질지게 이어지고 사랑은 새로 싹튼다. 그것은 신의 뜻, 자연의 섭리, 그리고 헤르트라위 할머니가 이야기하는 ‘생명 원리’다. 1944년의 젊은 청년 제이콥은 당시 아른헴 근처에 낙하산 공수부대원으로 투입됐다가 헤르트라위를 만난다. 독일군이 라인 강을 건너는 다리를 격파하지 못하도록 먼저 차지하고 지키기 위해 치렀던 아른헴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 군대가 가장 쓸데없이 희생당했던 재앙 가운데 하나로 악명이 높다. 낙하산 공수부대원의 4분의 3을 잃고 나서야 영국군은 전투를 포기하고 후퇴했는데, 이 소설에서 제이콥은 그 전투 중에 부상을 입고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곧 독일군이 들이닥칠 사지에 남겨지게 된다. 그때 역시 앳된 여인이었던 헤르트라위가 용감하게 제이콥을 지켜내고 살뜰하게 보살펴준다. 전쟁 중에 생사의 갈림길에서 서로를 의지한 두 청춘 사이에 애틋한 사랑이 생겨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랑을 꿈꾸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억지스러우리만치 부자연스럽다. 제이콥에게 영국에 두고 온 가족이 있었더라도 그들을 누가 비난할까.


이제 헤르트라위는 제이콥과 사랑을 나눈 기억을 가슴에 품은 채 할머니가 되어 안락사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 비밀스레 지켜온 제이콥과의 사랑을, 제이콥의 영국 아내인 새라에게 고백하려 한다. 거짓은 영혼을 좀먹으므로. 새라 역시 제이콥과 짧게 함께한 결혼 생활에 환상적인 사랑의 베일을 씌워 지금껏 그를 추억하며 살아온 할머니다. 그런 새라에게 헤르트라위의 진실은 독이지 않을까? 나는 테셀과 같은 입장이다. 헤르트라위가 딸 테셀에게 제 혈통을 제대로 찾아주고 싶었으리라는 마음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이제 와서 새라에게 이것이 진실이라면서 들이미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일이다. 헤르트라위는 고백의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자신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비밀을 털어놓아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겠지만,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진실이라면 굳이 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진실의 존재조차 영원히 모를 수만 있다면 거짓도, 배반감도 결코 없다. 새라의 행복한 환상을 지켜줄 책임은 헤르트라위에게 있다. 그러나 헤르트라위는 그 책임을 제이콥의 손자인 제이콥에게 넘겼다.


헤르트라위의 초대에 엉덩이 부상을 핑계로 손자를 대신 보낸 새라는 어쩌면 그 모든 것을 진작에 알아차렸을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를 쏙 빼닮은 현재의 제이콥은 새라에게 과거의 제이콥의 분신이다. 새라는 현재의 제이콥을 보내 헤르트라위가 과거의 제이콥과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제이콥을 선물한 것이라고. (새라는 헤르트라위의 위독한 상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분명하므로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인에게는 놀라운 예감과 혜안이 있지 않은가.) 헤르트라위 할머니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제이콥에게 지어 보인 마지막 미소는 어찌나 그립고, 슬프고, 애틋하고, 안타깝게 다가왔는지!


제이콥의 묘사에, 체임버스는 렘브란트 반 라인이 아들 티튀스를 그린 그림인 「수도복을 입은 티튀스」를 가져온다. 제이콥이 티튀스를 닮았다면서(제이콥은 자기 외모에 열등감을 갖고 있는 듯하지만 티튀스를 보면 그리 못난 얼굴도 아니다) 헤르트라위의 손자인 단이 이 그림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렘브란트와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된다. 현재 제이콥의 이야기에는 이 외에도 도시 암스테르담, 안네 프랑크, 동성애, 양성애, 이성애, 안락사 등을 비교적 비중 있게 다룬다. (사실 현재 제이콥이 암스테르담에서 지낸 짧은 기간의 이야기에는 상당한 주제들이 거의 같은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있어 제이콥을 통해 작가가 정확히 무엇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안락사에 관한 문제는 아주 예민해서 짧게 동의한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품위 있게 인간으로 죽을 권리’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암스테르담을 배경으로 한 소설에는 꼭 안락사가 언급되는데(주로 안락사를 선택하게 되는 불치의, 극한의 아픔 속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체임버스의 소설은 결국 남겨지게 되는 가족의 필연적인 죄책감과 고통까지 묘사하여 더욱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화해의 날’. 이 책에서 힐레의 설명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이날은 “우리를 해방시켜준 군인 자녀들의 날”이었다. 군인의 아이를 낳고 그 사실을 숨겼던 사람들이 처음 공개적으로 자녀들에게 털어놓았던. 참 부럽고도 멋진 날이라고 생각했다. 해방을 시켜줬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혼란스러운 전쟁통에 허락받지 못한 아이를 가졌다는 것은(사실 그것이 누구에게 허락받을 일이던가?) 결코 수치스러운 죄가 아니다. 우리도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했는가. 참으로 부끄럽고, 그들에게 죄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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