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전노협과 민주노총 건설
제1부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민주 노조들이 탄생하여 한국노총 밖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며 민주 노조 운동이 성장하기 시작해 민주노총을 건설하고 노동법 개정 총파업 투쟁(노개투)을 전개하는 시기까지를 다룬다. 이 시기는 민주 노조 운동 20년 역사 가운데 전반 10년에 해당하는 시기로서 후반 10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주 노조 운동이 성장하며 노동계급의 계급 형성에 큰 진전을 이룩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 변혁 세력의 구심점 역할도 충실히 수행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여기 실린 두 편의 글은 민주 노조 운동 전반 10년의 역사 가운데 전노협 활동과 민주노총 건설 및 노개투 총파업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고 김진균 교수의 글은 한국산업노동학회 학회지 ??산업노동연구?? 제1권 제2호에 실렸던 글로서, 전노협이 건설되어 민주노총을 건설하며 해산될 때까지 전노협이 전개한 일상활동과 투쟁뿐만 아니라 내부의 고민과 논쟁 또한 검토하고, 전노협 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를 통해 민주 노조 운동 발전을 위한 의의와 함의까지 논의한다. 김준은 1993년 전노대가 결성되고 민주 노조 운동의 조직통합 노력이 전개되며 민주노총을 출범시키고 노개투 총파업 투쟁을 벌이는 시기까지를 다루며, 한국노총의 제도성 게임에 비해 민주 노조 운동이 상대적으로 전투성 게임을 벌였던 과정과 함께 내부에 존재하던 이질적 경향성들도 검토한다.
2부. 경제 위기 이후 민주 노조 운동
제2부는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현재까지, 즉 민주 노조 운동 20년 역사의 후반 10년을 다룬다. 민주 노조 운동이 전반 10년 동안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공세적 투쟁을 전개해 왔다면, 후반 10년은 국가와 자본의 공세에 대응하는 수세적 투쟁의 시기였다. 세계화 추세 속에서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명분 아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동안 노동계급은 정리 해고로 표상되는 고용 불안정과 함께 노동조건 악화와 삶의 질 저하를 겪게 되었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사적부문에서는 정리 해고로, 공공 부문에서는 민영화로 나타났다. 그런 자본과 국가의 공세와 그에 맞서는 민주 노조 운동의 투쟁을 분석한 것이 조형제와 김상곤의 글이다. 정리 해고가 합법화된 뒤 사적부문 기업들이 단위 사업장에서 이를 관철시키려고 시도하자 민주 노조 운동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섰고, 양 진영은 현대자동차에서 충돌하게 되었다. 조형제는 현대자동차에서 노사 충돌을 피하기 어려웠던 요인들과 노동조합의 전략을 논의한다. 김상곤은 정부의 민영화 시도에 맞서 기간산업 3사의 노동조합들이 전개한 민영화 저지 투쟁을 분석하면서 공공 부문 특성의 발현과 연대 파업의 사회경제적 의미를 분석하며 이론적?실천적 과제까지 도출한다. 한편,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수반되는 노동시장 유연화는 고용 불안정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를 노동계급에게 안겨 주었다. 백두주와 윤영삼은 비정규직 가운데 특수 고용직 노동자로 분류되는 화물 운송 부문 노동자들이 지리적 분산으로 인해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어려운 조직화와 투쟁의 조건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과정을 분석하며 비정규직 운동의 전망과 관련한 함의와 과제를 논의한다.
3부. 민주 노조 운동 20년 : 역사와 과제
제3부는 민주 노조 운동 20년을 여러 부문과 주제 영역으로 나누어 20년 역사를 되돌아보며 쟁점과 과제를 짚어본다. 민주 노조 운동의 현재 모습이 20년 전의 기대했던 수준에 비쳐 크게 못 미치며 무수한 난제들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필자들은 민주 노조 운동 20년을 미래지향적으로 평가하며 민주 노조 운동의 성과와 기여보다 극복해야 할 과제들에 주목한다. 이수봉은 민주 노조 운동이 1987년 대투쟁 시기 고조되었던 분위기와 자신감을 상실하고 무력감에 빠져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민주 노조 운동이 극복해야 될 과제들을 현장의 시각에서 개괄적으로 조망하면서 민주 노조 운동의 자체 변혁을 모색하기 위한 물음들을 던진다.
산별노조 건설은 민주 노조 운동 초기부터 대표적인 전략적 목표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었다. 임영일은 민주 노조 운동의 산별노조 건설 과정을 단계별로 논의하고, 기업별 노조의 제약과 내부 입장 대립 등 어려운 조건 에서도 민주 노조들의 절대다수가 산별 전환을 이루어 냈고 현재 산별노조의 목표와 경로에 관한 합의 형성이라는 성과 위에서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주로 주체적 조건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또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아래 노동시장 유연화 속에서 비정규 노동자는 급격히 증가했고 주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김성희는 비정규 노동자 규모 증대와 비정규 노동자 투쟁을 분석하고 비정규 노동 관계법 개악 이후 변화된 조건에서 민주 노조 운동이 비정규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성을 구축하고 사회운동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과제들을 논의한다. 경제 위기 이후 비정규직 증대 추세는 곧 여성 노동의 비정규직화를 가속화했으나 젠더 문제가 민주 노조 운동의 주요 의제가 되지 못하자 여성 노동자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강인순은 여성 노동자의 노동 조건과 여성 노동자 운동의 전개과정을 분석하며 여성 노동자 운동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 과제들을 논의한다.
공기업 민영화를 위시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맞선 민주 노조 운동은 전체 사회의 공익에 반하는 조직이기주의로 매도되며 냉랭한 국민여론에 직면하기도 했다. 오건호는 민주 노조 운동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개입 시도로 전개되었던 사회 개혁 투쟁을 평가하고, 그 한계를 극복하고 노동계급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민주 노조 운동의 공익 친화적인 정체성을 시민사회에 각인시키기 위해 요구된 사회공공성 운동의 전개 과정과 과제들을 분석한다. 한편, 경제 위기 이후 노사정위원회가 설치되어 민주노총이 참여하면서부터 민주 노조 운동 내에서 큰 논란이 되었던 것이 사회적 합의 문제였다. 노중기는 사회적 합의 실험의 과정들을 분석하며 사회적 합의 실험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제약 조건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대두되는 사회적 합의 실험 참가 문제의 요인들을 논의한다. 하지만, 민주 노조 운동의 평가와 분석은 주로 노동조합을 단위로 전개되며 노동자와 노동자 문화에 대한 논의가 실종되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를 보여 왔다. 신병현의 글은 그런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글로서, 민주 노조 운동의 노동자 문화를 분석하며 연대와 투쟁의 노동자 문화가 노동자 일상에서 멀어지고 엘리트주의적인 활동가 문화로 바뀌면서 노동자 정치의 장소가 되지 못함으로써 민주 노조 운동의 약화에도 작용하게 되는 문제점들을 논의하고 노동자 삶의 현장과 결합하는 노동자 문화를 위한 과제들을 모색한다.
제3부에 실린 글들이 주로 부문별?주제별 쟁점과 과제들을 분석하고 있는 반면, 조돈문의 글은 민주 노조 운동의 외적 조건과 주체적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민주 노조 운동이 직면한 과제들을 분석한다. 조돈문은 산별노조와 비정규직 문제 등 다른 글들에서 상세하게 검토된 부분들은 제외하고 계급이익 실현 방식, 성공을 위한 모순적 논리,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 등 민주 노조 운동의 전략적 과제들을 중심으로 딜레마와 실천적 전략들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