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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간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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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간의 탄생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감성혁명과 예술진화의 역량

[ 양장 ]
조정환 | 갈무리 | 2015년 01월 25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 판매지수 132 판매지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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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5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632g | 139*208*30mm
ISBN13 9788961950886
ISBN10 8961950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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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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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지금은 댐 건설로 수몰된 경상남도 진양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에서 일제하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연구했고, 1980년대 초부터 <민중미학연구회>, <문학예술연구소>에서 민중미학을 공부하며 여러 대학에서 한국근대비평사를 강의했다. 1989년에 월간 『노동해방문학』 창간에 참여하면서 문학운동의 주류였던 민족문학론에 맞서 ‘노동해방문학론’을 제창하여 당시 문학운동에 새로운 반향을 ... 지금은 댐 건설로 수몰된 경상남도 진양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에서 일제하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연구했고, 1980년대 초부터 <민중미학연구회>, <문학예술연구소>에서 민중미학을 공부하며 여러 대학에서 한국근대비평사를 강의했다. 1989년에 월간 『노동해방문학』 창간에 참여하면서 문학운동의 주류였던 민족문학론에 맞서 ‘노동해방문학론’을 제창하여 당시 문학운동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다. 1990년 말, 국가보안법에 의한 전국지명수배령이 내려졌고 1990년에서 1999년말까지 그는 9년 여에 걸친 기나긴 수배생활에 들어갔다. 그러한 엄혹하고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그는 ‘이원영’이라는 필명으로 10여 권의 번역서를 펴내는 등 그의 연구와 사유의 과정은 중단 없이 지속되었고 이 ‘발견적 모색’의 긴 시간을 통해 그가 ‘자율주의로의 선회’라고 부르는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1999년 12월 수배 해제 이후 그는 월간 『말』에 1년간 문화시평을 연재하면서 자율주의적 관점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제국 속에서 Whithin Empire, 제국에 대항하여 Against Empire, 제국을 넘어서 Beyond Empire’라는 의미의 ‘다중문화공간 왑 WAB’(지금의 다중네트워크센터) 을 통해 다중지성과의 접속을 이어 갔다. 그는 또 그 동안 발전시켜 온 현대사회와 사회운동, 그리고 문학 예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집약하기 위해 ‘조정환의 걸어가며 묻기’라는 연속 저작집을 내고 있다. 현재 다중지성의 정원 [http://waam.net(연구정원), http://daziwon.net(강좌정원), http://jayul.net(웹진정원), http://daziwon.org/(블로그정원)] 대표 겸 상임강사, 도서출판 갈무리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서로 『민주주의 민족문학론과 자기비판』, 『노동해방문학의 논리』, 『아우또노미아』, 『제국기계 비판』, 『카이로스의 문학』, 『민중이 사라진 시대의 문학』(공저), 『레닌과 미래의 혁명』, 『미네르바의 촛불』, 『공통도시』, 『플럭서스 예술혁명』(공저), 『인지자본주의』, 『인지와 자본』(공저),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공저) 등이 있고 이외에 여러 권의 편역서와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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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누구나 예술가”인 시대가 “피로사회”로 다가오는 까닭
“누구나 예술가다”라는 20세기 아방가르드의 선언은 인지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명제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더 이상 새롭거나 급진적인 표어로 느껴지지 않는다. 뒤샹의 [샘]이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무엇이든 예술일 수 있다”는 명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컨텐츠를, 아이디어를, 디자인을, 기획을, 무언가 새로운 것을 생산하고 창작하는 작업이 오늘날의 노동자에게는 끊임없이 요구된다. 값비싼 오페라 한 편보다 유투브에서 시청한 UCC 한 편이 더 진한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누구나 예술가이며 무엇이든 예술일 수 있다”는 표어를 우리는 일상적으로 체험하며 살아간다.
이 책은 이 같은 현실진단에 그치지 않고 보다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누구나 예술가”가 된 현실이 우리 삶에 가져온 영향은 무엇인가? 엘리트 예술, 제도예술이 아직 건재해 보이는데 예술은 모두의 것이 되었나? “누구나 예술가”라는 선언은 예술의 종말을 의미하는가? 오늘날 예술가라면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예술가이기를 강요 받는 이 “자기 테크놀로지의 형상이 호모 사케르(아감벤), 쓰레기(바우만), 프레카리아트(비포) 같은 불명예스럽고 불쾌하고 불안정한 이름으로 불리고, 그것이 구현하는 사회가 피로사회(한병철)로 드러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48쪽)

“누구나 예술가”가 “누구나 기업가”로 역전되다
이 책은 “누구나 예술가다”라는 아방가르드의 선언이, 신자유주의에서 “누구나 기업가다”라는 명제로 역전되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을까?
20세기 초에 폭발한 노동자 혁명의 직접적인 산물(동구 사회주의), 혹은 그것에 대한 수동적 대응(서구 케인즈주의)으로 구축된 체제는, 산업노동을 대중화하는 것으로서 ‘누구나 노동자다’라는 이념에 기초했다. 그러나 1960년대를 전후한 세계자본주의의 위기는 ‘누구나 노동자다’가 실제로 실현되고 있지 못하다는 체제의 모순을 보여 주었다. 여성, 학생, 실업자 등 비보장 노동자 집단의 노동이 무상으로 수탈되고 있었고, “강도 높은 노동시간”과 “환상적 소비시간”으로 나뉘어진 보장노동자의 삶은 권태로웠다. 이것이 1968년 혁명이 폭발하게 된 배경이다.
“누구나 예술가”라는 생각은 생존이 아닌 가치로운 삶의 회복을 지향하는 1960년대 전후의 전 지구적 움직임의 중요한 일부였다.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삶과 분리된 예술제도에 저항했고, 상품형태로만 예술작품의 가치가 인정받는 기성 예술체제를 거부했다. 자본은 이 저항을 “통치성 구축의 동력으로 흡수하여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으며, “신자유주의라는 권력 테크놀로지와 경제인간이라는 주체성”이 여기에서 형성되었다. 그리하여, 누구나 자신의 삶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배려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예술인간의 지향이, 모든 사람들이 기업가가 되어 자기의 노동을 관리(자기계발)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명령으로서 경제인간으로 변질되었다.

경제인간(호모 에코노미쿠스) 속에 깃든 예술인간(호모 아르티스)
경제인간과 예술인간의 관계가 이와 같다면 푸코가 말하는 경제인간은 정치나 문화와 구분되는 것으로서의 경제의 담당자일 수 없다. 경제인간은 그 자체로 예술인간과 중첩되어 일종의 혼성적 인간형으로 나타난다. 경제인간이라는 ‘형상’은 예술인간이라는 ‘질료’의 힘을 제한하고 안정화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다시 말해 경제인간의 태내에 이미 예술인간이 깃들어 있다. 인지자본주의적 다중은 경제인간과 예술인간의 이러한 혼성과정 속에서 살아가는 주체성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예술인간의 힘을 어떻게 더 뚜렷히 드러내고 발전시킬 수 있는가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예술인간의 탄생’이라는 말은 경제인간 속에 잠재하고 있는 예술인간을 드러내는 발견적 술어이면서 동시에, 우주와 개체적 자기의 합치를 추구했던 오래된 마술인간을, 새로운 역사적 조건 속에서 새로운 형태로, 그리고 어떤 특권도 허용치 않는 보편인간, 즉 ‘누구나’의 주체성으로 불러내고 갱신하고 구축하는 실천적 문제이기도 하다.

전통적 예술제도의 해체를 포착한 “예술종말론”에서
‘다중’이라는 새로운 주체성의 출현을 직시하는 “예술진화론”으로
예술인간의 경제인간으로의 역전은 산업의 예술화, 예술의 산업화, 예술의 노동화, 예술가의 기업가화와 함께 일어났다. 예술과 예술가에게 부여되었던 전통적 지위와 역할이 무너지면서, 전통적인 예술 형식, 장르, 체제 들도 해체되었다. 현대의 예술종말론은 이러한 시대상황 속에 위치한다.
잘 알려진 현대의 “예술종말론자”로는 아서 단토(『예술의 종말 이후』)와 가라타니 고진(『근대문학의 종언』) 등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예술종말론적 사유를 그 이전의 역사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에 헤겔은 “진리를 표현하는 예술의 역할이 끝났다”고 했다. 맑스는 “예술행위가 자본의 강제에 종속된 노동으로 되었다”고 보았다. “하나의 역사적 예술체제가 붕괴할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예술종말론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19세기의 헤겔과 맑스의 생각 속에서는 물론이고, 단토와 가라타니 같은 현대의 예술종말론들 속에서도 항상 “예술종말적 견해를 넘는 어떤 잉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예술종말론들은 예술 행위의 지속과 확산을 예견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예술의 종말』을 썼던 아서 단토조차도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사실상 모든 것이 예술이 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예술진화론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준다.
그렇다면 예술종말론이 이처럼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종말로 파악할 만큼 급격한 예술의 양태변화는 언제나 새로운 주체성의 대두와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예를 들어서 헤겔과 맑스의 생각은 장인적 생산에서 매뉴팩처적 생산으로의 이행기에 새롭게 출현한 전문노동자 주체성과 연관되어 있다. 벤야민 같은 20세기 중반의 예술종말론은 대중노동자 주체성의 대두와 연관이 있다. 가라타니, 잭 번햄, 아서 단토, 잔니 바티모, 바디우, 랑시에르 등 현대의 예술종말론적 견해들은 대중에서 다중으로의 이행과 연관되어 있다.
예술종말론과 대척적인 입장에 서는 예술진화론은 푸코, 랏자라또, 들뢰즈, 가타리, 네그리, 아감벤 등에게서 나타나는데, 이들은 예술종말론이, “고전적 예술형태를 예술의 유일무이한 형태로 파악”한다고 비판한다. 예술진화론은 경제와 예술, 예술과 삶, 삶과 정치 사이의 전통적인 경계를 소멸시키는 “다중”이라는 새로운 주체성의 출현을 직시하면서, 그것으로 인해 도래할 예술의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예상을 표현한다.
스파이로서의 예술가 : 예술가이기를 거부하는 예술가가 필요하다
오늘날 예술가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
우선 오늘날 예술의 능력은 부단히 국가에 의해 흡수된다. 한국에서도 무수히 많은 예를 찾아볼 수 있다. 2004년의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일단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작업할 공간을 제공하라고 요구하며 목동 예술인회관을 점거하는 퍼포먼스 투쟁이었다. 서울시는 몇 년 후 서교예술실험센터, 문래동을 중심으로 실험되고 있는 아트팩토리 사업, 서초동의 창작아케이드 사업 등으로써 아래로부터의 예술가들의 투쟁을 흡수하였다. 국가는 도시환경을 예술적으로 가꾸어서 토지, 건물, 작품 등의 화폐적 가치를 높이는 기획 속에 예술가들을 포섭하였다. “자본주의적 가치관계와 소유관계에 대한 비판이며 대안적 가치 개념에 대한 요청이자 문제제기”였던 스쾃(점거)은 이제 아래로부터 점거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가치관계를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위로부터 예술가들에게 시혜된다. 관 주도 예술환경사업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예술가 주민들은 소외된다. 수십 년 전에 이미 “누구나 예술가”임을 선언했던 예술가들은 다시, 삶과 예술을 분리시키는 다중의 이 소외과정에 무의적으로 (때로는 의식적으로) 공모하게 된다.
예술운동은 예술적 능력의 자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 자치와 독립은 어떻게 가능할까? 우선 예술활동은 상품으로서의 작품을 만든다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 또 전문가로서의 예술가라는 자기정체성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2008년 촛불봉기, 2011년 아랍의 봄,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 등은 21세기 인류사에 출현한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들이다. 누구나가 예술가인 시대에 아방가르드적 혁명적 예술가의 역할은 자본에게 소유되어 있는 예술수단을 훔쳐 다중에게 돌려주는 스파이가 되는 것이다. 예술가가 스파이일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구경꾼, 관객, 소비자로서의 다중, 그리고 예술가 사이에 벽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이 낡은 분리의 극복을 주장하는 것이다. 오늘날 예술가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지배질서의 유통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는 이른바 ‘예술계’에서 예술수단들과 예술능력들을 훔쳐 내어 삶이라는 예술공간으로 이전하면서, 이를 통해 그 스스로 예술가-다중으로 존재이전하는 일일 것이다.

이 책의 짜임

1부 ‘현대 사회의 변형과 예술의 운명’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노동의 인지화와 비물질화 경향이 가져오고 있는 인간조건의 변화양상을 다룬다. 1장 「신자유주의, 비물질노동, 그리고 예술의 운명」에서는 노동의 비물질화가 예술의 노동화를 촉진하면서 사회적 노동이 일종의 예술노동으로 전화하며 이에 따라 노동자가 전래의 예술가의 형상과 유사하게 자신의 노동력을 육성, 개량, 축적하는 인간으로 전화한다고 분석한다. 2장 「예술의 비물질화와 이미지노동」에서는 노동의 비물질화와 이미지노동의 헤게모니적 부상이라는 문제를 다룬다.
2부 ‘인지자본주의 시대 감성혁명과 예술의 진화’는 이 책의 전개부에 해당한다. 2부에서는 예술종말론들을 예술진화론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재독해하고 예술진화의 적극적 가능성을 모색한다. 3장 「예술종말인가 예술진화인가」은 2부 전체의 문제를 설정하는 장이다. 4장 「근대의 예술종말론과 예술적대성론」은 헤겔, 맑스, 루카치의 예술적대성론을 당대의 자본주의 속에서 예술이 처한 특수한 위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서술하면서 다시 그것들을 현대의 문맥 속에서 역사화할 틀을 마련한다. 5장 「현대의 예술종말론들」은 가라타니 고진, 아서 단토, 잭 번햄, 잔니 바티모, 알랭 바디우, 자끄 랑시에르 등 현대에 들어서 제기된 대표적인 예술종말론들에 대해 검토하면서 이들이 실제로는 예술진화론을 예비한다고 주장한다. 6장 「예술종말론에서 예술진화론으로의 전환」은 벤야민, 푸코, 가타리, 랏자라또, 비포 등 예술종말론에서 예술진화론으로의 전환을 표현하는 예술미학들을 다룬다.
7장 「예술진화에서 상황창조와 관계구축의 문제」, 8장 「네그리의 예술진화론과 삶정치적 다중예술론」, 9장 「들뢰즈의 예술진화론과 이미지장치로서의 예술」, 10장 「아감벤 미학에서 삶과 예술의 일치 문제」은 국제상황주의자들(7장), 부리요의 관계미학(7장), 네그리의 삶정치적 다중예술론(8장), 들뢰즈의 장치로서의 예술론(9장), 아감벤의 세속화론(10장) 등 예술진화의 문제를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수준에서 진전시킨 이론들을 분석한다.
[보론 1](우리 시대 도시형성의 조건과 예술가)은 메트로폴리스를 우리 시대의 고유한 예술 공간으로 설정하고, [보론 2](아감벤의 역량론 및 공동체론의 정치미학적 가능성과 한계)에서는 아감벤의 공동체론에 대한 비판적 전유라는 방법을 통해 메트로폴리스의 공동체적 재구축의 방안을 모색한다.
결론부에 해당하는 3부는, 삶의 미학과 예술진화론을 그 주체성과 미적 원리의 차원에서 구체화하기 위한 시도다. 11장 「다중 : 예술가보다 더 예술가적인」은 예술가보다 더 예술가적인 주체성으로서의 다중에 대해 서술하고, 나아가 이 다중예술의 시대에 전문예술가의 위치와 역할의 재배치 방향 및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12장 「삶미학과 리얼리즘 : 리얼리즘의 대안근대적 재구축」에서는, 다중의 삶예술이 취할 미적 원리로서 리얼리즘의 갱신 방향을 살핀다.

1. 저자 인터뷰

Q. 선생님께서는 정치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저작에서 왜 예술이라는 테마를 다루셨나요? 예술에서 출발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1990년 이후 지금까지 주로 정치철학적 주제에 많은 시간을 바쳐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예술진화의 문제를 다룬 이 책이 약간 뜬금없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술미학의 문제는 제 연구활동의 출발점이었고 이후에 여러 가지 이유로 그것을 다루고 있지 않을 때조차 관심을 벗어난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후기에서 과(科) 혹은 분과를 넘어서 일종의 총체학을 지향해온 나의 여정 속에서 이 책이 갖는 위치를 가늠해 보고자 했습니다.
1980년대 초 국문학과 대학원에서부터, 제도 밖 지하모임의 공부, [민중미학연구소] 활동, 1986년의 투옥과 구치소 내 인권투쟁, 1987년 말 출소 후 민족문학의 민주주의민족문학으로의 전환, 노동해방문학론으로의 수정, 『노동해방문학』의 창간, 1990년 지명수배 이후 10여 년의 잠행기간 동안의 독서, [다중지성의 정원] 세미나 등 25년에 걸친 연구가 어떻게 나를 미학이라는 주제로 다시 안내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후기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삶정치 개념을 통해, 정치를 당이나 국가를 넘는 삶의 지평에서 사유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정치를 삶의 자기배려의 노력으로, 즉 생명의 자치와 자율로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예술미학이라는 주제는 결코 한 켠에 방치해둘 수 없는 문제로 되어 갔습니다. 정치는 더 이상 이념, 세계관, 행동에 종속되거나 한정될 수 없으며 감각, 지각, 정념, 욕망, 희망, 판단, 결정 등 삶의 전 부면에서 작용하는 자율적인 노력으로 사유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삶과 생명에 대한 더 깊은 주의야말로 혁명과 정치의 개념을 혁신할 수 있는 대안적 평면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이것이 정치미학에서 정치시학으로의 전환의 경험입니다. 미학이 재현론에 어떤 형태로든 문을 열어 두고 있다면, ‘poiesis’, 즉 표현, 제작, 창조로서의 시학은 재현론적 사고를 뒤집어 그 무게중심을 역전시키는 것으로서 정치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접근하거나 심지어 일치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정리하기 위해 2010년 1월부터 약 2년여 동안 진행한 [다중지성의 정원] ‘미학-시학 세미나’는 미학과 정치학의 저 분리불가능성을 확인하고 정치미학을 삶에 대한 주의라는 지평에서 재고찰할 수 있는 기회로 되었습니다.

Q. “예술인간”이라니 예술가들만을 위한 책은 아닌가요? “누구나 예술가이기를 요구받는 시대”라는 표현이 뒤표지에 있습니다. 오늘날 모두가 예술가로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데요, 이 문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누구나가 예술가다”라는 말은 20세기 후반에 아방가르드 운동에서 제기되었습니다. 좀더 부연하면 우리 시대에 이 말은, 이제 잠재성의 수준에서, 즉 잠재적으로 그렇다는 수준에서 정의되는 것을 넘어섭니다. 다중의 역사적 도래가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것입니다. 다중은 분명히 잠재적으로 예술가이지만 단지 잠재적으로만 예술가인 것은 아닙니다. 다중은 매일매일 예술가이기를 강요받고 있고 그것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예술가로 단련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과정의 미적·예술적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는 노동하는 사람들의 예술가화를 강제하고 재촉하고 촉진합니다. 창조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임금도 없다는 것이 신경제의 논리입니다. 포스트포드주의가 구상, 상상의 기능을 노동자에게 떠넘김으로써 더 큰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 결과, 노동하는 사람들은 실행하는 주체일 뿐만 아니라 구상하는 주체, 상상하는 주체, 기획하는 주체, 창조하는 주체로 됩니다. 매 순간 노동자가 예술적일 것을 요구받는다는 것은 이런 의미입니다. 이제는 ‘누구나가 예술가인 시대’인 것입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누구나가 예술가”라는 말을 사실주의적 재현의 술어로 이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현실의 저변에서 보통사람들의 예술가다움을 자주 목격하고 그것에 놀라지만 그렇다고 이미 모든 사람이 예술가라고 부른다면 강변을 넘기 어려울 것입니다. 누구나가 예술가인 시대라는 말은 잠재성과 현실성 사이, 그러니까 잠재성의 현실화를 향한 강력한 경향의 정의로서 사용되는 것이 가장 적실할 것입니다.

Q. 이 책과 선생님의 전작 [인지자본주의]와의 관련성은 무엇인가요?

2011년에 출간한 『인지자본주의』에서 나는 현대자본주의의 구성과 성격을 분석한 후, “축적을 위한 인지의 전용이 아니라 삶의 혁신과 행복을 위한 인지혁명이 필요한 때”라는 말로 우리 시대의 대안적 경로와 실천적 과제에 대한 생각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삶의 혁신과 행복을 위한 인지혁명’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로부터 약 4년 만에 출간되는 이 책은, 이 문제에 대한 전통적 형식의 답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인지혁명의 강령을 확정한다거나 전략전술을 구체화하는 식의 작업과는 거리가 멉니다. 나는 이 책에서 예술인간이라는 주체성의 형성을 중심으로 인지혁명의 계보학적 가능성을 더듬어 나갑니다. 다시 말해 『인지자본주의』가 논리적 방법으로 권력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었다면 이 책은 계보학적 방법으로 역량의 지도, 활력의 지도, 주체성의 지도를 그리는 책입니다.

Q. 가난한 예술가들의 생계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생계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 선생님께서 제안하신 “스파이로서의 예술가”가 가능한 전략일까요?

스파이로서의 예술가는 예술가가 예술인간이 되는 방법으로 제안된 것입니다. 현존하는 체제 속에서 예술가의 생활은 시장에 맡겨져 있습니다. 시장공간을 통해서 예술인간이 되는 스파이 예술가의 생계문제를 상상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예술가의 예술인간되기는 시장을 넘어서는 새로운 소득체제의 도입과 병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미 기본소득이라는 의제가 제시되어 왔고 또 널리 수용되고 있는 중입니다. 예술가의 소득 문제를 기본소득 문제와 연결시켜서 상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예술가의 소득과 생활을 시장에 제한하지 않고 누구나가 생활에 필요한 소득을 향유할 수 있는 기본소득 운동이 예술가의 예술인간되기와 함께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Q. 지금까지 한국에서 벤야민, 푸코, 아감벤 사상이 수용되어온 방식과 [예술인간의 탄생]의 관점이 어떻게 같거나 다른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한국에서 발터 벤야민은 예술이론에 있어서는 주로 미디어 이론가로 소개되어 왔습니다. 이 책에서 나는 대중이라는 새로운 예술주체성의 대두를 사유한 발터 벤야민을, 우리 시대의 다중예술가의 등장을 예고한 선구자로 위치 지었습니다.
푸코의 경우 한국에서의 주된 수용방식은 그의 삶권력 이론을 현대의 권력에 대한 설명으로 취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나는 푸코의 바이오파워 개념을 삶권력과 삶정치로 나누고 그의 삶정치 개념을 그가 평생 동안 연구해 온 삶의 미학의 개념으로 해석합니다. 푸코의 바이오파워는 생명을 관리하는 권력일 뿐만 아니라 그 권력에 저항하고 새로운 삶을 구성해 내는 역량에 대한 개념을 포함합니다. 그의 삶의 미학(실존의 미학)은 누구나가 자기 자신의 삶을 미적으로 또 예술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능력에 대해 탐구합니다. 『생명관리정치의 탄생』에서 서술되는 자기배려의 테크놀로지가 바로 삶의 미학에 대한 그의 탐구와 부합됩니다.
아감벤은 한국에서 권력의 예외적 통치에 대한 이론가로 주로 수용돼 왔습니다. 그 방향 속에서 아감벤은 비관적이고 묵시록적인 정치철학자로 자리매김됩니다. 하지만 아감벤에게는 개체로 되기 이전의 창조력에 대한 적극적인 사유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강조한 게니우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아감벤은 현대의 미디어 정치와 스펙타클 사회에 대한 풍부한 사유를 전개하는데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정보사회에 대한 새로운 해석 가능성을 제시한 이론가로서의 아감벤은 그다지 주목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에서는 미학자로서의 아감벤을 조명함으로써 아감벤의 아직 잘 드러나지 않은 그러한 면모들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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