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br/>: 재료가 좀 모자라도, ‘살맛’을 요리할 수 있다<br/><br/>Chapter 1. 행복에 가까운 사소한 태도<br/>똑같은 하루는 없다<br/>때로 기억하고, 더러 잊으라<br/>슬픔을 나무라지 말라<br/>불행하게 될 권리<br/>아름다움을 알아보는 재주<br/>인생에 정말 ‘운’이란 게 있을까<br/><br/>Chapter 2. 행복을 부르는 적절한 관계<br/>행복한 사람 옆에 행복한 사람<br/>‘사랑해’보다 중요한 말<br/>우리는 약하기에 서로 연결된다<br/>결코 당신을 다 알 수 없지만<br/>‘사람 스트레스’와 함께 사는 법<br/><br/>Chapter 3. 행복이 머무는 성숙한 사랑<br/>사랑은 삶을 버티게 한다<br/>완벽한 이별을 위한 애도<br/>조금 손해 봐도, 미워하지 않는 게 낫다<br/>이유 없이 좋은 것들<br/><br/>Chapter 4. 행복을 닮은 작은 풍경<br/>재미없으면 무슨 소용인가<br/>사실은 언제나 여행 중<br/>행복에도 가성비가 있다<br/>언제라도 도망칠, 나만의 장소<br/>느린 것들에 보내는 찬사<br/><br/>Chapter 5. 행복으로 향하는 고요한 성장<br/>가장 막막할 때 가장 많이 자란다<br/>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br/>꼭 사랑받지 못해도 나는 나답게<br/>삶의 난이도를 조절할 수 없기에<br/>과거에도, 미래에도 붙잡히지 않기<br/>

행복에 조건이 있을까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충분한 돈이 있고, 그 돈으로 마음 먹은 때 언제든지 원하는 곳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삶, 거기에 걱정거리 하나 없으면 행복할 것 같기는 합니다. 조건을 다 갖추었다고 해서 누구나 행복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 행복으로의 지름길을 뚫을 정도는 되겠죠. 자, 그럼 현재의 저는 몇 개나 가지고 있을까요? 아무래도 이번 생에서 이상적인 목표는 아직 한참 멀리 있고, 거기까지 가는 길도 꽤 험난한 것 같습니다. 이번 달엔 돈을 좀 덜 썼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이사로 가뜩이나 '텅장'인 통장에 구멍도 뚫렸고요. 삶이란 참 걱정의 연속이네요.

안타깝지만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보통 사람은 이렇게 살아갑니다. 운이 조금 따를 수는 있겠지만 그게 얼마나 가겠어요? 그러니현재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애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에서 김혜령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분명 그런 부분일 겁니다. 주어진 삶에서 숨은 행복을 찾을 행복 센서가 있다면 지금 이대로도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요. 남이 행복하냐고 물었을 때 "나 너무 행복해서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라고 말하지는 못해도 "어, 이정도면 그래도 행복한 편이지."라고 말할 수 있을 거라고요.

행복 센서는 평범한 일상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마음의 기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오늘 하루 어땠냐는 질문에 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고 대답하신 적이 있나요? 저는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스스로 소진되고 닳아가는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 사실 오늘은 지금 뿐이고, 똑같은 하루는 없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행복 센서가 발달한 사람에게 지나간 하루는 다양한 경험의 연속이었을 겁니다. 지하철 환승을 기다리지 않은 운 좋은 날이었을 수도 있고, 유난히 낯빛이 밝아 보인다는 말을 들은 날일 수도 있죠. 오래도록 연락이 닿지 않았던 친구에게 카톡이 날아오거나 근처에 새로 개장한 식당에서 먹은 점심식사가 아주 성공적인 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행복의 형태가 남들 보기에 '있어 보이는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느끼느냐 하는 부분이니까요.

행복 센서를 기르기 위해, 저도 생각이 날 때마다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시간 사이에서 작게 빛나는 모래알 같은 기쁨을 찾는 과정입니다. 각자 행복을 느끼는 지점은 다릅니다. 어쩌면 어디에서 행복을 느꼈는지가 나라는 사람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감각이 반응하는 곳으로 나아가다 보면 아주 멀리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이상적인 행복 대신 나에게 딱 맞춰진 행복이 가까이 있을지도 모르는 법이죠. 저도 그런 목표를 찾아서 매일 조금씩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그럭저럭의 행복이 모여, 특별할 것 없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의 궤적이 차곡차곡 쌓이기를 바라며. 누군가 질문한다면 조금 생각하는 척 해보고 자신있게 대답해야죠. 저 그래도 꽤 열심히, 잘 살고 있습니다.

<b>행복은 ‘완성’이 아니다<br/>양파 하나쯤 없어도, 괜찮은 김치찌개를 끓일 수 있듯이</b><br/> <br/>저자는 한때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행복이 자신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지적은 저자를 깨어나게 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이를 ‘요리’에 비유한다. 처음 자취를 하며 요리를 시작했던 10년 전에는, 김치찌개를 끓일 때 양파 하나만 없어도 굳이 다시 나가서 사오곤 했다. 레시피에 나오는 모든 재료를 갖춰야만 ‘김치찌개’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재료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그럭저럭 괜찮은 한 끼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니까.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요리 자체가 번거롭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br/><br/>일상을 살아가는 일도 이와 마찬가지다.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데 거창하고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지는 않다. 누구나 살다 보면 ‘양파’가 없을 때가 있다. 그런데 마음의 근육이 단단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것을 엄청난 비극, 어마어마한 장애물로 여기기 쉽다. 양파가 없는 삶이 자신을 괴롭게 한다고 생각하며, 거기에 매몰되어 헤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행복의 센서’를 단련하기 이전의 저자 또한 그랬다. 그러나 어떤 결핍은 영원히 채워지기 어려울 수도 있고 어떤 조건은 삐걱거리는 채로 계속 끌고 가야 할 수도 있다. 그것을 문제 삼아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br/><br/><b>행복은 마음을 처리하는 기술!<br/>심리학, 철학, 문학을 아울러 행복감의 힌트를 얻다</b><br/><br/>첫 책 《불안이라는 위안》을 통해 특유의 다정한 목소리로 불안은 넘어서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던 저자 김혜령은, 이 책에서 한층 더 따뜻하고 정갈한 목소리로 ‘너무 애쓰지 않고도, 제법 행복해지는 법’을 선사한다. 기본적으로 행복감을 높이는 데 감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프로이트와 융 같은 전통적인 학자의 연구에서부터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정보에 이르기까지 심리학적 배경을 틈틈이 활용한다. 하지만 꼭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저자는 멋진 신세계 노인과 바다 같은 친숙한 고전문학에서 행복에 관한 개념을 끌어내기도 하고, 허Her 미 비포 유 같은 현대 영화의 캐릭터들에 행불행을 이입하기도 한다. 이 책이 다루는 행복에 관한 다양한 관점은 때로는 그리스 신화와 엮이고, 니체와 러셀의 철학으로 뻗어나가며, 독자가 자신만의 행복을 돌아보는 데 필요한 사유의 길을 천천히 열어준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