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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08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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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588g | 145*220*22mm |
ISBN13 | 9791130645438 |
ISBN10 | 1130645436 |
2024년 04월 17일 ~ 2024년 05월 02일
2024년 02월 27일 ~ 2024년 05월 10일
소진시
2024년 04월 18일 ~ 2024년 05월 18일
2024년 04월 12일 ~ 2024년 04월 30일
2024년 04월 04일 ~ 2024년 05월 20일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4월 30일
4월의 굿즈 :책가도 독서대/스마트폰 거치대/우양산/북 스토퍼/우드 센서 무드등
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상시
11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우리는 학교때 미술을 왜 제대로 못 배웠을까요, 왜 미술이라면 그림을 보고 작가 맞추기나, 그는 어느 시대에 태어나서 어떤 사상으로 그림을 그렸는지에만 집중하는 미술 수업을 해 왔을까요? 어른되어 보니 음미대 간 친구들, 문화 예술을 잘 즐기는 친구들이 참 부럽더군요. 우리는 왜 문화를, 미술을, 음악을, 일상에서 못 즐겼을까요? 미술관을 가 보려고 해도 뭔가 공부를 하고 가야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그 먼나라, 이웃 나라의 낯설음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까요?
저는 미술도, 음악도, 학교 때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아니 정말 귀찮았습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때 시험 보는 그 행위 안에서 참으로 귀찮은 과목이 음악, 미술이었습니다. 왜 맨날 그림 보여주면서 그것도 시험지에는 흑백으로 인쇄된 그림을 보면서 작가가 누구냐, 이 사람은 언제 태어났나고 그렇게 물어보던지요.
어른 되어서 미술관을 가끔 가 보면 그 알 수 없는 편안함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미술관을 성큼성큼 못 갔어요. 도대체 내가 이 그림을 보면서 무슨 의미를 가져야 할까. 단지 내가 편안하기만 하다고 그냥 우두커니 보고만 오면 되는 것일까. 그러다 이런 생각들이 조금씩 바뀌게 된 것은 강원도 양구 박수근 미술관 가 보고 난 후 였어요. 거기에서 뭔가 다른 위안을 받았어요. 박수근 작가는 그 삶의 발자취들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었구나. 어쩌면 이것이 예술의 경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몇 년 전에 도시재생의 한 축을 보기 위한 연수를 갔었지요. 일본의 나오시마로. 거기에서 지추미술관과 이우환미술관을 가 보게 되었는데 이우환 작가의 그림이 안도 타다오의 건축 설계로 더 돋보이는 것인가 싶은 게, 아련한 그 무엇이 있었지요. 그 즈음에 이우환 작가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삶은 에술로 빛난다> 책에서 조원제 작가는 이우환 작가의 그림은 산책길에서 만들어진 영감이라고 합니다. 이런 표현들이 너무 좋았어요, 일상에서 우연히 만나는 한 모퉁이에서, 꾹꾹 눌러진듯한 예술의 영감. 그게 참 편안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책을 한다. 멈춰 있던 혈액이 온몸을 순환하며 잠들어 있던 육체와 정신을 말끔히 깨운다. 세상을 세롭게 보고, 듣고, 맡고, 맛보며 새로운 생각과 느낌의 물꼬를 터나간다.
<삶은 예술로 빛난다> p128 중에서
전작 <방구석 미술관> 2권이 국내와 국외의 유명한 화가들에 대한 학습적 내용을 담았다면 이번 <삶은 예술로 빛난다>는 조원제 작가의 인문학 사유가 많이 남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을 보면서 자신이 생각나는 삶의 한 부분에 대한 자기 성찰이 꾹꾹 눌러져 있어서 읽기 편한 책이었습니다.
사실 이게 출판사의 색깔이 많이 들어갔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출판 기획자의 방향성에 따라서 작가의 내면 이야기도 색깔이 달라지듯이 미술책이기는 하나, 인문학 교양을 담은 자기계발서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그런 자기계발서 말고, 자신에게 조용히 어떻게 살 것인지, 한 번은 물어보는 것 어떠세요, 하는 그런 속삭임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게 참 담백해서 작은 설렘이 책 곳곳에 묻어 있어요. 미술을 이야기하되 독자의 삶 한 부분을 툭툭 물어보는 그런 책, 딱 그런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책 받자마자 한 자리에서 절반을 읽었고,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다 읽었지요. 읽으면서 이 책은 서평 하나를 좀 찐하게 쓰자, 하는 다짐도 했었구요.
책 2장의 마르셜 뒤상의 나태함에 대한 글도 정말 좋았어요. 우리들 일상에서 툭툭 나오는 그 나태함이 어쩌면 내 삶의 한 부분으로 그조차도 잘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 책은 장르를 넘나드는 경계선에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는 나태할 때 비로소 예술적으로 살 수 있다. 삶에서 '아무 할 일이 없는' 시간의 공터를 스스로 허락하고 만들어야 비로소 내가 숨 쉬고 살아있음을 체감할 수 있고,
<삶은 예술로 빛난다> p110~111 중에서
자기 삶에서 조금은 다른 흐름의 자기계발서, 혹은 자기 치유책이 필요한 분들에게 권해요. 아니 무슨 미술 인문서가 자기계발서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자기 계발서가 별거 인가요, 책을 읽고 자신의 삶에 물음표, 느낌표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자기계발서 이겠지요. 저는 대하소설<토지>가 한동안 아주 나를 잘 버티게 하는 자기계발서였어요.
마음이 숭숭한 분들, 혹은 내 안의 삶에 대한 자기 내면과 대화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요. 책이, 미술이, 조원제 작가의 사유가 우리들 일상에서 작은 도구가 되어서 웅웅거리는 나의 내면을 볼 수 있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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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23년9월마지막주 #주간우수서평 이라고 발표가 났네요. 저는 10월11일에 이 사실을 알고는 낯설었습니다. 그러나 제 서평을 누군가는 공감하는구나 싶어서, 잠시 몇 분 어깨뽕 들어갔어요. 덕분에 서평을 조금은 더 정성스럽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돈내산책 #다산북스 #조원제작가 #삶은예술로빛난다 #미술인문학 #미술에세이
조금 더 긴 서평은 제 브런치에 올려두었습니다.
https://brunch.co.kr/@nauri/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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