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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04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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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30g | 150*213*30mm |
ISBN13 | 9791192556093 |
ISBN10 | 1192556097 |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1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눈물나는 날에는, 엄마]
책표지부터 내지의 글과 그림 모두 마음을 빼앗은 책입니다.
엄청 공들여 만든 책임을 대번 알 수 있었습니다.
표지부터 내지 모두 컬러이고, 고운 그림들이 삽입되어 있어서, 글보느라, 그림보느라 눈이 바빠집니다.
표지부터 눈물나는 책.
그런데 읽고나니 내 영혼을 가득 채워주는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이름처럼 신선이 물에서 노닐듯, 마음껏 훨훨 날아가라 했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다가 밀림에 갇혀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었다. 그게 다 엄마가 없어서였다.
저자 김선하 작가님이 이 책을 어떤 심정으로 쓰기 시작했는지 느껴지며 나역시 5년 전 돌아가신 아빠와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목차를 들여다보니 마음을 끄는 제목들이 있어 그 페이지부터 먼저 찾아 읽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읽지 않고 아무곳이나 펼쳐 읽어도 모든 순간에 그녀의 엄마가 있었다.
순서는 상관없었다. 그저 '엄마'를, '아빠'를 연상시키는 아름답고 따뜻한 문장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엄마가 너무 고와서, 엄마와의 추억이 너무도 이뻐서 부러운 마음으로 책장을 계속 넘기게 된다.
'엄마가 죽었대'
새벽 한 시. 내 손에 닿은 파래진 얼굴과 차가운 살갗. 그날 엄마는 나를 떠났습니다.
첫 문장은, 정지아 작가 [해방일지]의 서문처럼 강렬했다. 엄마의 죽음. 죽음의 순간부터 시작되는 책들을 접해보았지만, 김선하 작가님의 '엄마가 죽었대' 역시 강렬했고,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그런데... 그런데도... 뭔가 괜찮지 않습니다.
도대체 뭐지...
아, 이유를 알아야 겠습니다. 자꾸자꾸 생각해봅니다.
알겠습니다. 이게 다 엄마가 없어서 그런 겁니다.
작가는 엄마의 부재를 경험하며 느낀 아픔과 그리움을 표현했는데, 이 글을 읽으며 아빠가 돌아가신 후 내가 느꼈던 상실감과 사무치는 감정이 맞닿으며, 동질감 같은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엄마는 종이컵에 커피 믹스 두 개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탄 커피에 얼음 두 개를 넣고 종이컵을 빙빙 돌립니다. 나는 그런 엄마에게 핀잔을 줍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내 커피는 커피 믹스 두 개,
혹은 아메리카노에 얼음 두 개.
이런 글맺음이 나는 좋다.
시처럼, 시조처럼. 운율이 있는 글.
유품을 정리하다가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꽉 쥐고 있었습니다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채우고 있었습니다
뭐지. 정말 작정하고 사람 울리는구나.
감정을 계속 추스르며 읽어왔는데, 결국 이 시에서 참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아직도 정리하지 못한 아빠의 유품. 나는 언제 비울 수 있을까.
오십을 기다리며
오십. 오십을 기다립니다. 마스카라로 속눈썹에 힘을 주고 빨간 립스틱을 입술에 바르고 묶고 있던 머리를 풀고 꽃무늬 원피스를 입습니다. 거울에 비친 나는 수줍게 웃고 있습니다. 오늘 내가 기다리던 오십처럼 환하게 웃습니다. 그래 그렇게 웃으며 오십을 기다립니다.
스물아홉 때는 서른이 되는 게 싫었다.
서른아홉 때는 마흔이 되는 게 싫었다.
마흔아홉이 되니 쉰이 되는 게 기다려졌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님과 공통점이 많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는데, 이제 알았다. 그녀도, 나도 오십이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었어
가고 싶은데 통 시간이 나지 않네
지금은 안되고 다음에 밥 한번 먹자
진짜 하고 싶은데 지금은 너무 바빠
시간이 없다는 것은, 다른 것이 우선시되어 지금은 마음을 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시간은 내야 시간이 되는 겁니다. 시간은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더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못하겠다. 내 마음을 딱 들켜버린 문장이었다. 시간은 내가 만드는 것.
감상평
엄마를 그리며 적어내려간 그 모든 순간들. 엄마에서 딸로, 또 그녀의 아들과 딸로 이어지는 사랑의 시간들.
책을 읽으며 내내 그리웠던 아빠. 언젠가 [눈물나는 날에는, 엄마]가 될 우리 엄마.
한번 읽고는 한동안 계속 들고 다녔습니다.
예쁜 사진으로 찍어두고픈 책. 읽었던 부분을 또 읽고 싶어져 곁에 두고, 두고두고 읽는 책.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정성들여 쓴 글, 정성들여 만든 책. 이 책이 오랫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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