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에게
눈 오는 날 눈 맞은 이야기, 소심하고 목소리 작은 두 친구가 서로에게 말을 거는 이야기. 눈을 맞추고 수줍게 인사하고 함께 눈을 맞으며 함께 걷고 함께 웃은 날,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난 좋은 날.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순간, 마음을 나누며 행복했던 기억을 조곤조곤 되새겨 그림책에 담았다. 자주 머뭇대고 멈칫거리는 우리에게, 세상의 수많은 무무에게 건네는 귀여운 사랑 편지.
야, 눈온다
하늘이 어둑하고 낮아요. 왠지 눈이 올 것 같아요. 토끼는 목도리, 장갑, 털외투를 찾아 놓고 눈을 기다려요. 밖이 조용해. 눈이 오나? 야, 눈 온다! 하얗고 보송보송한 첫눈이 내려와요. 토끼는 살금살금 걸어 나와 데굴데굴 눈을 굴려 눈토끼를 만들어요. 어디선가 멧비둘기도 나와서 데굴데굴 눈을 굴려 눈멧비둘기를 만들어요. 청설모도 나와서 데굴데굴 눈을 굴려 눈청설모를 만들어요. 숲속엔 또 누가 있을까요? 멈출 것 같았던 눈이 펑펑 내리고 흰 꽃잎처럼 풀풀 날리면 어떤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질까요?
모모와 토토 하트하트
하트로 가득한 집을 친구들이 구경을 왔지요. 모모는 점점 더 하트를 많이 받고 싶고, 많은 하트는 모모를 우쭐하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토토는 놀러 오지 않았어요. 토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모모는 토토의 집에 찾아가 보았지만 토토는 혼자 책을 보고, 피아노를 치고,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모모에게 더 이상 하트를 그려주지 않았어요. 토토랑 놀 수 없는 모모는 너무 심심해졌어요. 집으로 돌아온 모모는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모모와 토토에게 하트는 무슨 의미일까요?
새의 모양 이미나 그림책
여리고도 굳센 생명의 모양, 사랑의 모양 작은 새 하나가 또 다른 새를 만납니다. 둘은 바람 모양으로 나뭇잎 사이를 날기도 하고, 다정한 하트 모양으로 사랑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리고 알을 낳습니다. 새의 첫 모양은 지구처럼 동그랗습니다. 동그란 세계를 깨고 나오는 아기 새들. 아기 새들은 세상의 위험 속에서도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제 힘으로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작가는 새의 모양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오래도록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맣고 연약한 새들에게서 굳건한 생명의 모양, 사랑의 모양을 발견하여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특별 주문 케이크
반짝이는 날들을 위한 비둘기 할머니의 특별 레시피! 기쁘고 벅찬 날에, 즐겁고 설레는 날에, 혹은 지치고 우울한 날에 한 조각의 행복을, 사랑을, 응원과 격려를, 여러분의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소박한 일상에 깃든 삶의 특별함에 살갑고 따스한 격려를 보내는 그림책입니다.
야, 비 온다
비가 오는 여느 날의 풍경과 평범한 어린아이의 마음을 그린 이 작은 그림책이 이토록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치 있고 따뜻한 상상력과 입에 착착 붙는 간결한 입말, 비 오는 날의 다채로운 기쁨을 장난스럽게 그려 낸 그림도 그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책에 담긴 맑고 순수한 동심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비 오는 날 세상으로 달려 나가 온 감각으로 비를 맞고 그 기쁨을 세상의 모든 존재와 나누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독자의 마음에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조용한 세계 이미나 그림책
한 늑대가 살아가는 자기 앞의 삶 바다처럼 드넓은 설원. 춥고 척박한 땅. 한 늑대가 나타납니다. 겨울에 늑대들은 무리 지어 사는데 이 늑대는 왜 홀로 되었을까요? 어떤 이유에서건 늑대는 지금 이 시린 땅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늑대는 자신처럼 혼자 된 사슴을 야심 차게 노려보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하루, 이틀, 닷새. 보통 늑대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대여섯 날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닷새째 밤 늑대는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친구들을 그리는 하울링 소리에, 언뜻 친구들의 존재가 곁에 선 듯합니다. 몰아치는 바람처럼 늑대는 온 힘을 다해 달립니다. 드디어 사냥에 성공하는 걸까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극장 광주극장 이야기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극장으로 보이는 건물에서 큰불이 나는 그림으로 시작합니다. 뭉게뭉게 피어나는 검은 연기는 세상을 덮을 듯합니다. 첫 장면부터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1968년 화재 사고로 잿더미가 된 광주극장이 그동안 극장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나지막한 광주극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공기 같은 존재의 광주극장과 평범한 관객이 역사와 시대에 발맞춰 살아남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그냥 스쳐 지날 수 있는 오래된 극장을 유심히 살펴봐 주는 것이 소중한 문화 자산을 지켜 나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달밤에
이 책이 그려내는 세상은 흥겹고 아름다우나 씁쓰레한 뒷맛을 남긴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본능이지만 그 본능이 억눌려 있는 현실을 작가가 뼈아프게 느끼고 안타까워하기 때문이다. 견고한 사각 틀로 이루어진 아파트, 층간 소음 때문에 발걸음 내딛을 때마다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아이들은 탑에 갇힌 라푼젤을 연상시킨다. 라푼젤을 가둔 건 마녀지만 아이를 가둔 것은 누구일까?
구름할머니의 콧구멍
구름이는 낮잠 주무시는 할머니 콧구멍 속을 들락날락 숨바꼭질하는 걸 제일 좋아해요. 구름할머니가 킁 숨을 내쉬면 구름이는 콧구멍 밖으로 핑! 할머니의 콧구멍 밖에서 구름이가 먹구름에 휩쓸려 세상으로 떨어지며, 온 세상을 순환하는 구름이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대지를 적시는 소낙비, 땅속 깊은 물, 조그만 옹달샘, 씩씩한 핏줄과 땀 한 방울 물로 모든 것이 되는 구름이의 여행을 함께해요.
뭐든지 나라의 가나다
기발하고 신선한 전개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나다 그림책입니다. 가, 나, 다로 시작하는 낱말들이 순서대로 한 장 한 장 엮여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었어요.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주인공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하늘에서 글자비가 내리고, 나무에서 아이스크림이 자라고, 체리와 초콜릿이 차차차를 추고, 투명인간이 온갖 희한한 통조림을 파는 낯설고 매혹적인 세계가 펼쳐져요. 신선한 어휘와 재기발랄한 연출로 우리말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고 언어가 주는 즐거움을 한껏 맛보게 해주는 유쾌한 그림책입니다.
엄마의 섬
드넓은 바다의 품에 안겨 아득한 하늘로 한껏 고개를 젖혔다, 하늘과 바다를 향해 활짝 열린 곳, 남쪽 바다 작은 섬의 하루를 그림책에 담았다. 어린 시절을 모티프로 조곤조곤 쓴 글에 담백하고 아름다운 그림이 더해졌다. 동틀 무렵에는 청보라빛으로 설레고, 한낮 햇살 속에선 노랗게 빛나며, 소나기 쏟아지면 잿빛으로 가라앉고, 배들이 돌아오는 저녁이면 온통 발갛게 물드는 세상. 고깃배 들고나는 부둣가엔 바지런히 일하는 어른들이 있고, 고불고불 이어진 골목길엔 재잘대는 아이들이 있고, 파도에 장단 맞춰 몽돌들이 노래하며, 밤이면 별들이 가만히 내려와 잠드는 곳. 그리움의 원형질을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고단한 하루를 보낸 이들을 토닥이는 엄마의 자장가 같은 그림책.
파랑 산책
파랑으로 가득한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바램은 오래 갖고 있었지만, 비좁은 나의 사유로는 시작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얼마 전 강원도로 동해 바다를 보러 갔다. 끝없이 밀려오는 푸른 물 덩어리에 쏙 빠져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혹시 하나님께선 사람들의 마음을 으깨어 바다를 만드신 것일까? 그 앞에 서 있으니 모든 슬픔이 녹아서 없어지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도 한 줌 다정함이 느껴지길 소망한다.
드라랄라 치과
어린이들을 꼭 닮은 올망졸망 귀여운 캐릭터들이 왁자지껄 소동을 벌이는 유쾌하고 즐거운 그림책입니다. 토마토 먹는 드라큘라와 충치 앓는 유령, 치아 미백을 고민하는 옥수수, 날개 달린 칫솔에 온갖 희한한 의료기기까지, 아이처럼 천진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여요. 드라큘라와 유령, 귀신, 심지어 마늘과 옥수수의 인간적인 면모에 웃음이 터지면서도 슬그머니 공감이 갑니다. 보면 볼수록 완벽한 환자 우선 치료 방침에 위로받는 기분도 들고요. 한없이 엉뚱하고 장난스럽게, 치과에 대한 공포를 줄이고 치과 치료에 대한 이해를 돕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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