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 기업이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해야 할 것들DOs
1. 본질: 쉬지 말고 혁신하라, 언제나 변화하라
기술혁신과 새로운 사업모델로 무장한 혁신적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등장으로 경기순환 사이클과 기업의 생애주기가 짧아지고 사업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성장 산업의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하며, 이미 성숙한 산업일지라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한 사이클이 반복된다.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기업을 위한 가치 증대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신사업 추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산업군 내의 균형은 ‘3의 법칙’으로 요약된다. 적정 시간이 지난 산업은 최소한의 플레이어에게만 지속 가능한 사업의 기회를 부여한다. 이를 위해 산업군 밸류체인 내에서 영역을 확대하는 수직 확장,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다각화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업에게 가만히 앉아서 쉴 수 있는 순간은 없다. 기업은 규모 확장, 수직·수평 영역의 확대, 신사업 진출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생존할 수 있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2. 미션: 가치 창출만이 모든 판단의 시작과 끝이다
경영 일선 현장에서 의사결정 기준이 애매하고 혼란스러운 경우가 기업가치(Enterprise Value)’, 즉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s Return, TSR)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시적인 실적(EPS)이 많다. 매출,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 목표가 최우선일 수도 있지만, 때때로 기업들은 모호한 자기만의 기준으로 방향을 설정한다. 정치적 요구에 부응하거나, 승계나 상속과 관련된 목적이거나, 외부에 보여 주기 위한 선언적인 목표를 설정하기도 한다. 이는 성장의 정체와 조직의 위축은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회사나 그룹이 분해되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모호한 성과 기준과 투명성 이슈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 중 하나였고, 우리 기업의 미래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기업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의 최우선 판단 기준은 언제나 ‘맞춰져야 한다. 다른 모든 것은 부차적이다. 기업 성장 초기의 미래에 대한 높은 기대(고PER)로 전환되며, 이 두 수치의 결합인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기업은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업 스토리와 전략을 전달하고 가치를 키워나가야 한다. 현재와 미래가치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겸비해야 한다. 대주주의 입장이 강조되어 전체 주주의 관점이 희생되어서는 안 되며, 외형만을 중시해서 수익성의 관점이 희생되어서도 안 된다. 기업가치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장기적인 성장을 이끈다.
3. 경로 재설정: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인수합병하라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며 계속 전진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존 조직은 현재의 사업을 잘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고, 신사업과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데는 익숙하지 못하다. 인수합병(M&A)이 하나의 해결책이다. 경영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 행하는 소규모 인수합병이 아니라 기존 사업에 영향을 주는 과감한 인수합병이 필요하다. 인수합병은 혁신의 DNA를 수혈하는 핵심 수단이다. 과거 한국 기업은 산업 발달이 미숙했던 시절, 인수합병, 파트너십, 합작사를 통해 성장의 시간을 단축하고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성공의 경험이 쌓인 현재 한국 기업은 인수합병에 대한 민첩성이 둔화되었다. 지나치게 인색한 기업가치 평가, 성공에 대한 보상보다는 실패에 대한 우려를 먼저 하는 내부 관리체계가 원인이다.
또한 과거의 실패로부터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과감한 결정을 뒤로 미루게 한다. 다수의 한국 기업이 취약한 분야인 플랫폼, 소프트웨어, 하이테크 분야에서 혁신을 위한 인수를 과감하게 추구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도록 도전해야 한다. 인수합병을 통해 인적자원과 사업 자산을 확보하고, 사업 영역과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 기존에 가지지 못했던 신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수혈할 수도 있다. 지속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기존 사업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신사업 확장으로 다양성을 통해 조직의 정체를 최소화할 수 있다.
4. 속도: 시스템과 관행을 3년 주기로 갈아엎어라
매년 신입사원과 경력직이 충원되는 대다수 성장 기업에서 근무 경력이 3년 이내인 구성원은 항상 15~25% 정도이고, C 레벨 전문경영진은 3~5년에 한 번씩 교체된다. 한편, 산업환경은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과 산업 사이클의 변동성으로 2~3년에 한 번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다. 이제까지 성공적이었던 시스템을 관행적으로 반복해서는 새로운 경영 어젠다, 시장 변화, 직원들의 요구, 고객의 목소리는 물론, 무엇보다 혁신 사업을 담는 그릇을 만들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디즈니와 같은 과거 최고 수준의 기업들도 헤게모니 위기에 처했을 때 과감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리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최소 3년에 한 번씩은 경영 시스템을 갈아엎는다는 생각으로 실행력과 속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먼저 과거 5년의 변화를 복기하고, 미래 5년의 변화를 예측해서 사업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요소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사업 실행체계가 최적인지 확인해야 한다. 사업부 단위부터 세부 실행 단계까지 조직구조가 적합한지, 새로운 시도를 위한 인력과 자원은 마련되어 있는지, 동기부여를 위한 평가와 보상이 준비되어 있는지 검토한다.
5. 기업가정신: 빅테크 기업처럼 실행하고 보상하라
대다수 기업에게 현 시점에서 최고의 교훈을 주는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는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기업가치 증대를 최우선으로 거래처와 고객의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고, 압도적인 경쟁 차별화를 구축하기 위해 재투자 비율은 높이되 단기적인 현금 이익은 과감히 후순위로 내려놓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 된 후에도 수많은 영역에서 인수합병과 신사업을 전개하고, 신제품 개발을 통해 끊임없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CEO 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을 맡고 있다. “아마존이 지금 최고로 혁신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렇게 CEO를 교체할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열정적이고 실력 있는 젊은 직원들이 야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며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만들고, 투명한 내부 채용시장(internal job market)을 통해 사내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권한을 주고, 공정하게 평가해서 파격적으로 보상해야 한다. 최고의 직원들은 오너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인센티브와 스톡옵션에 인색하지 마라. 그들이 계획하고 도전하는 것이 올바르다면, 주주들은 그 직원이 창출하는 기업가치의 상승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이다.
6. 선순환: 스스로의 성공 방정식과 플라이휠을 찾아라
성공적인 기업들은 공통의 ‘선순환 고리(flywheel)’를 가지고 있다. 추구하는 목표가 뚜렷하고, 직원 개개인들은 이에 공감하고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 ‘실행 중심’으로 조직과 제도가 구축되어 있고, ‘자기 주도적 학습과 업무 추진’을 위한 조직문화와 남보다 앞선 ‘변화의 속도’를 즐긴다. 고객 중심의 탁월한 실행 결과로 창출된 재무적 성과는 다시 미래 고객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되고,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투자한다. 경영진은 현재 사업과 미래 성장에 대한 뚜렷한 비전으로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며 헌신한다. 업계에서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여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개개인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확실한 지원을 통해 최상의 능력을 이끌어낸다. 고객에게 매 분기, 매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일부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여 사업 중심을 계속 변모시켜 나가야 한다. 이에 필요한 역량을 수혈하기 위해 수시로 인수합병을 실행하고, 이런 다양성과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경영관리 시스템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한다.
기존 경영원칙의 기본틀을 돌아보고,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 궤도에 진입한 국내외 사례를 분석해 나름의 성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스스로의 구체적인 성공 방정식(winning formula)을 명시적인 도식과 이미지로 만들어 임직원들과 반복해서 공유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 DON’Ts
1. 독단: 비상식적 목표를 설정하지 마라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계속 반복해서 듣다 보면 무뎌진다.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cliche)가 또 있다. 10년 후에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비전이다. 기업마다 ‘World Best XX(기업명) 2030’ 같은 비전과 목표를 발표한다. 1990년대에는 새천년이 목표였고, 2000년에는 2010년이 목표였으며, 그다음은 2020년 비전이 발표되었고, 지금은 2030이 목표다. 최고를 지향하고자 하는 간절함은 잘 전달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거기까지다.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조직에 부여하면, 비전과 리더십을 조직 안팎에 보여주고 잠재력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많은 경우, 이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KPI)도 불분명하다. 비전과 목표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가치의 상승을 목표로 두고 어떤 사업에 새로 진출할지, 최상의 고객경험을 위해 내부 경영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이를 위해 필요한 재무구조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지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정교한 전략, 담대하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 과감하고 철저한 실행만이 성공에 이를 수 있다.
2. 착각: B급 경영 성과를 A급이라고 우기지 마라
코로나19 시대에 급격히 성장한 많은 기업들이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의 활황을 등에 업고 시가총액이 증가하자 스스로 A급 경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우리 기업들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몇 학점일까? 비교 대상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나 업계 리더(global best practice)가 되어야 하고, 평가 잣대는 객관적이되 경영의 요소들 중 한두 가지 측면만을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여 침소봉대해도 안 되며, 실적 평가는 업계의 최고치와 평균을 정확히 비교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의 최고 기업들조차도 펀더멘털과 글로벌 경쟁력, 사업 관행 등을 글로벌 수준에서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거의 대부분의 주식을 매수(buy) 아니면 보유(hold)로 추천한다. 내부적인 사정은 있겠으나, 기업 평가에 엄격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좋은 기업’, ‘미래가 기대되는 기업’, ‘불투명한 기업’ 그리고 ‘좀비기업’을 구분해야 한다. 객관적 평가기준과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정확한 기업 정보가 공개되어야 한다.
3. 오만: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지 마라
많은 기업들이 자기 확신에 빠져 있다. 특히 국내 입지와 브랜드 기반이 공고한 주요 그룹의 몇몇 계열사들은 과거 성공 방정식과 미래 성공 요건 사이의 괴리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하면 다르고, 꼭 우리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경계하자. 탁월한 기업이라도 구체적인 개별 사업에서는 실패할 수 있다. 특정 산업군에 대한 집착, 그룹 체제하에서 계열사 역량 부족에 따른 효율 저하, 그릇된 내부 역량 활용 등으로 인해 산업 성장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기업은 본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핵심 역량이 최적화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신사업 추진 시에 이러한 기존 역량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부로부터 새로운 역량을 수혈받아야 하고, 인수합병과는 다른 파트너십이 대안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만큼 내 것도 내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최고의 팀을 투입해 역량을 쏟아붓고 헌신해야 한다. 기업 경영에도 에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거래 기업과 경쟁자를 포함해 전체 파이를 키우는 관점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과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4. 외면: 고객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마라
세상에 기업한다는 사람 중에 고객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경영진은 고객에 대해 ‘실제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위기 상황에도 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결정하는가? 대다수 경영진은 고객 세그먼테이션에 기반하여 잘 정리한 분석 보고서를 보고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고객을 판단한다. 실제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 같은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기존 시각에 갇혀 고객을 5~7개의 범주로 일반화하지 마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고유한 대상으로 바라보고, 고객의 마음을 읽으며, 고객이 원하는 바를 반드시 실행하라. 많은 스타트업들은 제품 피드백을 대표가 직접 듣고 실시간으로 서비스에 반영한다. 고객가치경영을 하고 있다면, 그 성과 평가는 고객에게 직접 받아야 한다. 고객의 감동과 충성도만이 진정한 만족의 척도다. 순고객추천지수(Net Promoter Score, NPS)와 같은 고객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놀라운 고객 체험’을 목표로 늘 고객에 몰입하는, 초심을 잃지 않는 기업들에게 끊임없이 자극받고 배워야 한다.
5. 타협: 글로벌 스탠더드를 어설프게 흉내 내지 마라
한국 기업 다수는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를 겪고, 이후 약 20년 동안 내부관리, 전략, IT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의 경영관리체계를 만들었다. 특히 2010년대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하려는 노력이 폭넓게 전개되었으며, 경영의 기본 영역(인사, 재무, 전략, 운영, 조직, 관리)에서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반쪽짜리 경영 혁신의 현실을 엄정하게 돌아 보고, 어설픈 흉내는 그만두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하고,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디지털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며, 변화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인사정책도 기본적으로 ‘직무 중심으로의 전환’과 ‘수평적 조직 재구축’ 콘셉트를 바탕으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아직도 직무 중심 조직과 원칙, 운영방식을 제대로 접목하고 있는 곳은 없다. 실질적인 연공서열과 내부관리가 과거의 체계에서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 모순: 소유와 경영의 불편한 동거를 끝내라
한국 기업의 많은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가치 중심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데 있다. 다양한 원인들이 있겠지만 이 중 ‘소유와 경영의 역할’을 정확히 정의하지 못한 것에서 많은 문제가 비롯되었다. 오너가 경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과감한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혁신이 가속화되는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글로벌 초일류를 지향한다면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에서 새로운 지배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스웨덴의 ‘인베스터(ABInvestor AB)’ 사례를 살펴보자. 지속적으로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검증된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 그리고 주주의 소유권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데 제도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독립성을 갖춘 선진형 이사회’가 운영되어야 한다. 치열하게 공개 토론하고 다수 의견으로 합리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선진형 이사회를 충실히 수행하는 구조가 구축되면, 바람직한 지배구조의 삼각구도(주주-이사회-전문경영인) 내에서 ‘견제와 균형’이 가능해진다. 새로운 형태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전문화 모델도 도입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