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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지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04일 첫번째 구매리뷰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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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1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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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8.90MB 파일/용량 안내
글자 수/페이지 수 약 12.3만자, 약 4.2만 단어, A4 약 78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91130678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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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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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삶의 진실은 타인의 동공으로 들여다볼 때 더욱 분명해진다고 믿는다.”
가진 것 없는 젊은 여성들을 위협하고 혐오하는 ‘사회적 폭력’의 실체
느닷없이 죽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트랙을 도는 여자들』


홀로 딸을 키우던 303호 여자가 주택가 한가운데서 칼에 찔려 죽었다. “비명이 담벼락을 뚫고, 이중 새시를 뚫고, 자고 있던” 사람들의 귓가를 때렸지만 결국 그녀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 다음 날, 사람들은 그녀의 집에 얼마나 많은 남자가 드나들었는지, 그녀의 딸이 불량배들과 어떻게 어울렸는지를 얘기했다. 그녀의 죽음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 되었다.(「트랙을 도는 여자들」)
방송국에서 임시직 외주 구성 작가로 일하는 근화는 주변 사람들이 건네는 무시와 폭언을 견디기 위해 매일 밤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며 미주의 개인 방송을 시청한다. 통통한 체형을 가졌음에도 삶을 아름답게 꾸밀 줄 아는 미주는 보는 것만으로 삶에 위로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 식사 후 단추가 터졌다는 미주의 영상에 사람들의 조롱이 이어지고, 결국 미주는 개인 방송을 그만둔다. 근화는 미주를 찾기 위해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본의 아니게 미주 행세를 하게 된다.(「미주와 근화의 이란성 쌍둥이 썰」)
차현지 소설가의 첫 소설집 『트랙을 도는 여자들』에 수록된 소설들은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건 여성이 아니다. 여성을 재단하고 가늠하는 시선들이다. 그리고 그 시선들은 때로는 폭력으로, 때로는 동정으로, 때로는 그만도 못한 경멸과 증오로 발현된다. 그러니까 차현지 소설의 주인공은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여성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야기의 희생양이 되는 여성들이다.
등단 이후 10년, 차현지 소설가는 “문학의 현장을 종횡무진 살아”오며 여성이 혐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똑바로 응시하고 기록했다.

“치유와 변화는 고통과 상처를 똑바로 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고통과 무력을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민낯의 얼굴들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는 가부장 의식에 대한 고발


차현지의 소설은 위태롭다. 침잠했다 떠오르기를 반복하며 흔들리고 부유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성들은 불안한 상태로 살아간다. 그 불안의 상태는 몇 가지의 형태로 기록된다.
첫째, 도피한다. 등단작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에서 독자들에게 강렬한 기억을 선사한 주인공 미치는 붕괴된 가정에서, 규격 외 인간들을 포기한 학교에서, 최소한의 울타리 역할마저 상실한 사회에서 끝없이 도피 중에 있다. 그 도피처에서 자신에게 한없이 관대한 아저씨를 만나지만, 그 역시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화했을 뿐이다. 그렇게 미치는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상상”하며 “사랑을 배반하고”, 실제로 사랑은 영원하지 않아서 계속 도피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둘째, 학대한다. 「핑거 세이프티」에서 나는 가부장제라는 굴레 아래에서 엄마의 기대에 끝내 못 미치는 인간으로 남게 된 기억을 삭제하기 위해 “죽여도 죽여도 영원히 죽지 않는” 열두 살의 나를 죽인다. 그리고 그녀를 쏙 빼닮은 나를, 나를 쏙 빼닮은 그녀를 증오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살다 보면 지극히 별것 아닌 일들이 어떤 시기에는 자신의 몸통을 전부 갉아먹는 것처럼 지독해”지기도 한다.
셋째, 불신한다. 같이 산다는 건 무엇인지, 살아가고 있는 건지, 살아지고 있는 건지, 확신하지 못한 채 순간의 욕망이 이끄는 대로 흘러간다. 그래서 모두가 자신을 외면하는 순간에도 “외로운 건 결론이지, 기분이 아니라”며 부정하고 “영원하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다시 “영원한 것을 상상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록한 도피와 학대와 불신은 마침내 나를 마주하는 용기 있는 행위로 승화한다. 이미 소설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현지 소설가에게 “소설을 쓴다는 것은 고통과 갈등을 기록하면서 그 고통을 스스로 이해하는 일”이다. 기록할 수 있다는 건 더 이상 위태롭지 않다는 증거다.

“나는 내가 결코 죽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깊은 절망 속에서 가만히 떠오르는 삶(生)의 문장들
폭력과 범죄, 공포를 피해 우울 속으로 침잠한 여자들을 위해 내미는 손


위태로움으로 시작된 차현지 소설은 호소와 공감을 넘어 결국 연대로 나아간다. 달리는 버스에서 위태롭게 서 있다가 뒤로 넘어지는 사람에게 자연스레 손을 뻗게 되듯이, 차현지 소설 속의 불안을 접하는 우리들은 자연스레 손을 내밀고 힘껏 끌어당길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다. 그런 점에서 차현지 소설은 지나간 일이 아닌 현장의 기록이다. 지금도 끝없이 혐오의 대상이 되고, “폭력과 범죄에 노출된 여자들, 공포를 피해 우울 속으로 침잠한 여자들”, 늦은 밤 살려달라고 몸부림치는 여자들, 가부장제 아래에서 부정당한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학대하는 여자들, 매일 죽음을 꿈꾸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여자들, 서영인 평론가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느닷없이 죽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여자들과 같은 줄에 서 있다”. “너의 고통이 너의 것만이 아”닌 “나의 불행도 나의 것만이 아”닌 그 연대 의식이 더 이상 여성들을 죽지 않게 만든다. 그래서 마침내 모두가 함께 안전하다고 느끼는 세상이 올 때 우리는 “잘 지내야 된다. 단디 몸 챙기고. 매사 조심하고. 매사 감사하고. 알제”라고 당부했던 미치의 할머니에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다 괜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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