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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어떤 편한 세상에 대하여

강혜인, 허환주 | 후마니타스 | 2021년 09월 06일 리뷰 총점10.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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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9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14g | 152*215*20mm
ISBN13 9788964373828
ISBN10 896437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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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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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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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뉴스타파(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소속 기자. CB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사건팀, 정당, 청와대를 출입하다 현 매체로 이직했다. 이직 후에는 양진호 위디스크 회장 사건, 이부진 프로포폴의혹,사학세습비리,배달산재,공기업자문계약 비리, 미군 기지 등을 취재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정확한 언어로 써내고 싶다. 뉴스타파(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소속 기자. CB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사건팀, 정당, 청와대를 출입하다 현 매체로 이직했다. 이직 후에는 양진호 위디스크 회장 사건, 이부진 프로포폴의혹,사학세습비리,배달산재,공기업자문계약 비리, 미군 기지 등을 취재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정확한 언어로 써내고 싶다.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후 잠깐의 외도(정치팀)를 제외하고는 사회팀에 몸 담았다. 2011년, 한진중공업 사태를 취재하다 “노조도 없고 파업도 할 수 없다”는 하청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조선소에서 일해 보지 않고선 실상을 알 수 없다는 취재원의 말에 적당히 패기를 보인다는 게 그만 취업 선언이 돼 버렸다. 그렇게 들어간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노가다 경험과는 차원이 다른 생명의 위협 속에 간신히 열이...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후 잠깐의 외도(정치팀)를 제외하고는 사회팀에 몸 담았다. 2011년, 한진중공업 사태를 취재하다 “노조도 없고 파업도 할 수 없다”는 하청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조선소에서 일해 보지 않고선 실상을 알 수 없다는 취재원의 말에 적당히 패기를 보인다는 게 그만 취업 선언이 돼 버렸다. 그렇게 들어간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노가다 경험과는 차원이 다른 생명의 위협 속에 간신히 열이틀을 버텼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프레시안]에 “위험의 양극화, 산재는 왜 비정규직에 몰리나”를 연재했다. 이후에도 계속 조선소 근처를 배회했다. 2015년에는 그전 해 산재 사망 사고를 당한 열세 명의 현대중공업 노동자를 다룬 “조선소 잔혹사”를 연재했다. 그렇게 6년을 발로 뛰어 쓴 기사들이 『현대조선잔혹사』의 바탕이 됐다. 현장실습생들의 산재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이 책은 그와 같은 문제의식을 교육 현장으로까지 확장한 결과다. 그 밖에도 이랜드 파업, 쌍용차 사태, 용산 참사, 두리반 투쟁, 양진호 위디스크 사건 등을 취재했다. 현재는 배달 노동자들을 취재하며 플랫폼 노동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서울 홍대 토박이로 최근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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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206

출판사 리뷰

경쟁이 아닌 협업이 다다른 곳|MZ세대 기자와 X세대 기자의 숨 쉴 틈 없는 플랫폼 추적기

이 책의 시작은 배달 청년들의 죽음이었다. 2018년 고 김용균의 산재사망 사건 이후 ‘청년층 산재’ 문제에 골몰하고 있던 강혜인 기자는 타 매체의 허환주 기자와 이야기하던 중 그해 청년층의 산재가 크게 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2018년, 18~24세 연령층의 산재사망은 전년보다 17명이나 증가했다). 공동 취재를 통해 이들의 죽음을 추적해 나가기 시작한 두 기자는 이들 대부분이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 사망했음을 발견한다. 게다가 대부분은 일한 지 보름도 안 돼 사망했고, 일하던 곳이 모두 5인 미만 사업장이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했던 것은, 열여덟 민준 군 사건이었는데, 운전면허도 없는 미성년자에게 배달을 시키고도 업주가 벌금 30만 원형만 받았기 때문이었다.

민준 군이 배달 나가는 것을 몰랐다고 끝까지 부인했던 업주를 만나기 위해 제주도를 찾은 두 기자는 민준 군의 죽음 이후 업주가 바뀌고 플랫폼 배달 업체를 이용하기 시작한 다른 업주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영업자 입장에서 플랫폼은 여러 골치아픈 일들을 모두 배달원 개인에게 전가함으로써 편히 장사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

이후 두 기자는 배달 플랫폼에 대한 취재를 시작해 직접 체험과 동행 취재 등 현장을 발로 뛰며 위험천만한 배달 노동의 세계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다양한 취재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던 것 역시 플랫폼의 변화 때문이었는데, “배달 대행” 플랫폼 소속 라이더들을 동행 취재해서 원고를 쓰고 나니 1년 새 크라우드 소싱 방식이 확산되어 직접 체험을 통해 원고를 보충해야 했고, 배민이나 쿠팡, 카카오 택시나 타다 등의 변천사 역시 책을 쓰는 과정에서 어제 쓴 원고를 오늘 버려야 할 정도로 끊임없이 변화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찌 보면 플랫폼 기업이라는 ‘거인’의 발걸음을 버겁게 뒤쫓은 작은 발걸음들의 모음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독자는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오가며 저자들이 시시각각 겪었던 실제 변화의 추이를 느낄 수 있다. 또 플랫폼 기업의 혁신적 마케팅에 잠시 속았다는 MZ세대 기자의 솔직한 고백들과, 직업소개소에서 막노동 일감을 기다렸던 경험과 배달앱에서 ‘온’ 스위치를 켜고 주문이 뜨기만을 기다리는 라이더의 입장을 비교하는 X세대 아날로그 기자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보다 입체적인 그림을 그려 낸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그 속에서 독자들은 플랫폼 기업의 마케팅에 웃음지었던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도 있고, 그런 마케팅 뒤에 숨은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그리고 소비자의 얼굴을 한 우리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강혜인 기자가 취재한 20, 30대 여성 플랫폼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그간 남성 라이더들만의 이야기로 재현되었던 플랫폼 노동시장에 엔잡러 여성들이 어떻게 유입되고 있는지, 또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를 새롭게 보여 준다.

플랫폼 안의 소우주, 사람들|라이더와 커넥터들의 세계

 배달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열여덟 정수는 배달 대행 플랫폼에 소속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12시간을 일한다. 이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수수료가 증액되고 지각을 해도 마찬가지다. 물론 정수와 플랫폼 업체의 관계는 위탁계약 관계로 정수는 사장님이다. 하지만 정수는 자신이 근로계약을 맺은 줄 알고 있다. 건당 받는 수수료는 정수 계정에 적립금처럼 쌓이지만 그때그때 빼서 쓰는 탓에 한 달에 정확히 얼마를 버는지는 계산해 본 적이 없다. 5개월간 열두 차례 사고가 났지만 정수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간 다른 아르바이트를 할 때 윗사람의 통제를 받는 게 힘들었던 정수는 “눈치 보는 일 없는” 이 일이 좋다.

 스물두 살 대학생 선희 씨는 단기 알바로 배민에서 운영하는 비마트에서 일한다. 주5일제 8시간 근무는 삼교대로 이루어지고 8시간 내내 계속 매장 안을 걸으며 해야 하는 일이라 그만두는 사람이 많지만 선희 씨는 이 일이 좋다. 하루에 40~80개 정도의 주문을 받고 포장만 하면 되는데, 사람을 대면할 필요가 없으니 감정 소모가 없어 그간의 아르바이트들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연극배우 연두 씨는 배우라는 꿈을 놓지 않기 위해 엔잡러의 삶을 살고 있다. 현재는 직업이 네 개로, 밤에는 남편과 대리운전을 뛰고, 낮에는 틈틈이 도보 배달과 전화 알바 등을 한다. 월평균수입은 50만 원이지만 운동도 되고 부담 없이 언제든 할 수 있는 도보 배달이 좋다.

 20대 지연 씨 역시 엔잡러다. 원래는 일식집 주방일을 했으나 심각한 습진에 걸려 주방일을 아예 할 수 없게 됐다.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가능한 일들을 전전해온 지연 씨는 이제 어느 정도 엔잡러의 삶에 적응한 상태다. 지금은 매일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콜센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전에 할 수 있는 일로 도보 배달을 하고 있다. 지연 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시간에만 일할 수 있는 도보 배달이 만족스럽다.

 대리기사 현정 씨는 20년 가까이 대리일을 한 베테랑이다. 플랫폼 이전과 이후를 모두 경험한 그녀는 여러 가지 면에서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지금이 더 좋다. 출퇴근 강요가 없을 뿐 아니라 업체 홍보 같이 불필요한 일을 안 해도 되고 무엇보다 깜깜이 콜을 받을 필요 없이 원하는 콜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앱에도 규칙은 있어서 콜을 취소하면 화면을 30분간 블라인드 처리하는 등의 페널티가 있고, 단가가 더 낮아진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적어도 이전에 겪었던 업체의 갑질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청소앱 노동자 선향 씨는 전에도 파출부 일이나 식당 일을 인력사무소를 통해 했던 중국 동포다. 그녀에겐 플랫폼이 더 좋냐는 질문이 의미가 없다. 그녀는 그저 코로나 이후 나갈 수 없게 된 식당 대신 생계를 위해 플랫폼 가사일을 택했을 뿐이다.

그간 배달일을 기자들이 직접 체험한 기사와 책들은 많았다. 이 책에도 두 기자의 생생한 직접 체험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그런 초보 배달원으로서의 “미련한” 경험들을 뒤로하고 두 기자는 당사자들에게 다가간다. 이 책의 미덕은, 거대한 플랫폼 경제의 구성 요소들을 조목조목 짚어 내면서도 그것이 이런 사람들의 삶 하나하나를 밑거름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을 놓치지 않는 데 있다.

정수와 지연 씨, 현정 씨에게 플랫폼이 ‘좋은’ 것은 그들의 아르바이트 경험이나 업체의 갑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두 씨가 수입이 얼마 되지 않는데도 도보 배달이 좋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꿈이 있기 때문이다. ‘철가방’으로 불리기도 했던 배달노동자들은 이제 ‘라이더’라 불리고 법적 지위는 ‘사장님’이 되었지만, 누군가는 한 가지 일로는 생활이 불가능해서, 누군가는 다른 직업이 있지만 돈벌이가 되지 않아서, 누군가는 수천만 원의 대출을 갚을 길이 없어서, 또 누군가는 적은 월급 받아 가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삶이 싫어서 플랫폼 노동자가 되었다. 내 한 몸 건사할 만한 직장 하나 갖기 힘든 사회, 단내 나는 노동을 열정과 노력으로 포장하는 사회, 그렇게 열심히 일해도 한 치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버텨야 하는 이들의 땀방울을 플랫폼 기업은 먹고 자라고 있었음을 이 책은 잘 보여 준다.

플랫폼의 혁신, 일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오늘날 플랫폼 기업의 마케팅은 유머와 센스가 넘치고, 플랫폼 기업의 리더, 소위 ‘의장’들은 수평적 기업문화를 내세우며 강연을 하러 다니며, 다양한 통로를 통해 문화적으로도 힙한 시도들을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소비자로서 누리게 된 새로운 편리뿐만 아니라 바로 이런 점들을 ‘혁신’이라 말하며 열광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이와 같은 혁신들에 가려 보이지 않던 플랫폼 기업들의 진짜 혁신을 일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다시 쓴다. 인공지능의 도입을 통한 노동 효율성의 향상은 이들이 이룬 가장 대표적인 혁신이다. 배달에 AI 방식을 제일 처음 도입한 중국의 경우, 알고리즘의 도입 이후 3킬로미터 거리에 소요되던 배달 시간이 1시간에서 28분까지 줄어들었고, 1인이 최대 12건의 배달을 동시에 할당받을 수 있게 되었다(2020년 2월 배민이 배차 시스템에 처음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 이후 배달 시간은 26퍼센트 감소했다).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도 강혜인 기자의 핸드폰 화면을 뒤덮은 것은 집중호우 속보 알림과 “우천 할증 연장!”이라는 쿠팡이츠가 라이더에게 보내는 알림이었다는 사실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가차없음을 잘 보여 준다.

무엇보다 가장 큰 혁신은 1, 2차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사장’이라 불리는 특고로 만들어 놓고 일이 없을 때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 노동력 재생산 비용, 산재가 발생할 경우 져야 하는 기업의 부담 등을 모두 개인이 지게 만든 데 있다.

금융 자본주의하에서 최대 부를 거머쥔 플랫폼 기업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90퍼센트를 위한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단 8명이 36억 명의 재산과 같은 규모의 부를 소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 8명 중 3명이 플랫폼 기업 오너들이라는 것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이 그들. 2021년, 베조스는 1위가 되었고 구글 공동창업주 2인이 순위 안에 새로 진입했다.

하지만 신기한 점은 아마존의 적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 이는 아마존의 카피캣 쿠팡도 마찬가지다. 쿠팡의 경우 2021년 1분기까지 총 누적 적자액은 4조5000억에 달했다. 그럼에도 쿠팡은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했는데, 이후 쿠팡의 기업가치는 삼성에 이어 2위가 되었고, 김범석 의장의 주식 가치는 한때 10조5243억까지 치솟았다.

플랫폼 기업들의 고질적 적자가 독점이라는 장기 이익을 목표로 한 공격적인 초기 투자와 마케팅 비용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이 책은 이 외에도 플랫폼 기업들이 추구하는 각종 탈세 방법과 기존의 법과 규제로부터 빠져나가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분석한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는 한 아이의 비극에 의해 유지되는 ‘행복한 사람들의 사회’, 오멜라스가 등장한다. 오멜라스 사람들은 이 비극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묵인한다.

누군가는 이불 속에서 핸드폰 하나 들고 끼니부터 생수까지 온갖 것을 주문하지만 또 누군가는 새벽배송을 위해 어둠을 뚫고 달리는 사회. 우리는 저렴한 지하철 요금과 전기요금을 편하게 누리지만 그 혜택 뒤에는 구의역 김 군과 발전소 김용균 씨가 있었다. 모두가 누리는 편리의 이면에 누군가의 노동이 부당한 값으로 거래되는 ‘불의’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쌓여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독점 이후 점점 오르는 배달료, 자영업자의 몰락이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우리는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두 기자는 마지막 질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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