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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1년 07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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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쪽 | 436g | 215*255*15mm |
ISBN13 | 9788901125817 |
ISBN10 | 8901125811 |
2024년 04월 12일 ~ 2024년 04월 30일
2024년 03월 20일 ~ 2024년 04월 30일
4월의 굿즈 :책가도 독서대/스마트폰 거치대/우양산/북 스토퍼/우드 센서 무드등
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상시
조금 까만 내 친구 브랜다
-'좀 다르면 어때(이기규)'를 읽고-
여섯 살 때 나는 베트남에서 살게 되었어. 2년 동안 살았어. 거기서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거든? 그런데! 그 유치원은 영어를 쓰는 유치원이었어. 왜냐 하면 그 곳에는 일본 사람, 베트남 사람, 싱가폴 사람, 인도 사람...이렇게 외국인들이 많았거든. 근데 그때 나는 영어를 하나도 배우지 않았었어. 처음으로 유치원에 갔는데 영어를 못해서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었어. 유치원 애들은 내가 못 알아듣는 영어로만 얘기하고 선생님 이야기도 무슨 말인지 몰랐어. 애들은 자기들끼리만 이야기하고 놀았어. 한국 애들도 있긴 했는데, 나랑은 다른 반이어서 처음엔 한국 애들이랑 만날 수가 없었어. 혼자서 그냥 앉아 있으니까 엄마가 보고 싶고, 한국에 가고 싶었어. 나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 엄마랑 아빠가 베트남에 가자고 해서 베트남에서 살게 돼서 엄마, 아빠가 밉기도 했어. 그래서 막 울었어. 그래도 선생님들이 친절해서 내가 우니까 안아 주셨어. 아, 지금 생각해도 너무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
영어를 모르니까 유치원에서 수학 시간에도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고. 정말 힘들었어. 선생님 설명을 모르니까. 영어도 못 알아들어서 뭐 이상한 단어가 막 뒤죽박죽 되어 있는 것 같았어. 그 때 뭘 배웠는지 말하기 싫을 정도로 유치원 공부가 하기 싫고 어려웠어. 하고 싶은 말을 못할 때도 많아서 정말 난 너무 답답했어. 그리고 점심 메뉴도 내 입맛에 안 맞았어. 이상한 야채가 들어 있는 스프도 나오고. 정말 맛이 없었어.
그래도 영어를 조금씩 알아가고 한국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돼서 나는 유치원이 조금 즐거워졌어. 처음엔 말도 안하던 베트남이랑 일본 친구들도 같이 놀고 얘기도 할 수 있게 됐어. 다른 반에 있는 한국 친구들을 못 만나도 우리 반 베트남 친구인 '인'이랑 '칙'이랑 같이 놀았어. 그래서 유치원에서 나는 울지 않게 된 거야.
그런데 우리 반에 브랜다라는 친구가 새로 들어왔어. 브랜다는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고, 아빠는 싱가폴 사람이래. 그래서 브랜다는 나보다 얼굴이 까맣고 눈이 동그래. 그래도 브랜다는 영어를 할 줄 알아서 나보다는 힘들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도 우리 유치원에 처음 들어오니까 아는 친구들이 하나도 없잖아. 그래서 혼자 있었지. 유치원 앞에 있는 놀이터에 나가서 노는 시간이었는데, 브랜다가 혼자 있더라구. 그래서 내가 브랜다 손을 잡아주고 미끄럼틀을 같이 탔어. 브랜다랑 나는 친하게 지냈어. 짐보룸에서 ‘둥글게 둥글게’ 같은 걸 내가 가르쳐 주면서 같이 손 잡고 놀았던 기억도 나. 엄마가 그러는데, 브랜다 엄마가 나한테 고마워서 엄마랑 나를 브랜다 집으로 초대를 해줬대. 아쉽게도 우리 엄마가 바빠서 브랜다 집에 못 갔지만, 브랜다 엄마가 나를 칭찬해 줬다고 해서 나는 기분이 정말 좋았어.
‘좀 다르면 어때’에는 여러 명의 친구들이 나와. 여자 아이, 다문화 가정 아이,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이, 시골에서 온 아이 등등. 주인공 노마가 가지가지 방법으로 그 아이들과 친해졌어. 나는 노마가 네팔에서 온 미누랑 친구가 되는 걸 보고 베트남 유치원에 다닐 때 생각이 많이 났어.
영어를 못하고 얼굴 색깔이 조금 다르고, 나라가 달라도 모두 같은 지구인인데, 나한테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걸어 줬으면 더 더 좋았을 거야. 유치원에 적응도 더 빨리하고 더 행복했을 거 같아. 지금 생각해 보니까 내가 브랜다랑 놀이터에서 놀아 준 게 꼭 나처럼 느껴져서 그랬나 봐. 친구가 없어서 처음에 너무 힘들고 슬펐던 게 생각나서 브랜다한테 친절하게 해 줬던 거 같아. 책에 나오는 미누는 노마랑 친구가 돼서 얼마나 행복하고 기뻤을까. 그 전에는 나처럼 학교 가기도 싫고, 왜 자기가 네팔에서 안 살고 한국에서 사는지 화도 났을 거 같아. 정말 속상하고 외로웠을 거야. 그 마음 내가 잘 알지.
나는 ‘좀 다르면 어때’에서 이런 것을 알았어. 서로 달라도 누구나 용기만 내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 그리고 조금 다른 점이 있다고 멀리 하는 건 안 좋다고 생각했어. 겉으로는 달라도 속으로는 통하는 게 있어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으니까. 노마랑 미누가 공룡을 좋아해서 같이 친구가 된 거처럼 말이야. 나도 브랜다랑 인형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
하지만 실제로 현실의 사람들은 용기를 잘 안 내는 거 같아. 자기랑 다른 사람들을 보면 피해. 하지만 난 달라. 그리고 앞으로의 사람들은 다를 거야. 난 그럴 거라고 믿어. 난 이 책을 읽고 내 얘기랑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정말 재미있었어. 그리고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라서 친구들에게 읽어보라고 얘기해 주고 싶었어. 사람들이 많이많이 읽고 자기랑 다른 사람이랑 친구가 되는 용기를 모두 가졌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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