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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09 제7회 올해의 책 선정도서

도가니

공지영 | 창비 | 2009년 06월 29일 리뷰 총점9.1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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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94쪽 | 444g | 153*224*20mm
ISBN13 9788936433703
ISBN10 893643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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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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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작가 한마디 소통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인 것 같아요. 소통은 인류 생존의 전제 조건이거든요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는『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는『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봉순이 언니』『착한 여자 1?2』『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즐거운 나의 집』『도가니』『높고 푸른 사다리』『해리 1?2』『먼 바다』등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별들의 들판』『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산문집『상처 없는 영혼』『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2』『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딸에게 주는 레시피』『시인의 밥상』『그럼에도 불구하고』등이 있다.

2001년 21세기문학상, 2002년 한국소설문학상, 2004년 오영수문학상, 2007년 한국가톨릭문학상(장편소설 부문), 2006년에는 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단편「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해리 1·2』가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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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

자존심을 지키며 살 수 있을까
여준호 (도서3팀) | 2010-02-24
한 편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본 것 같다. 작가의 말에도 나와 있지만 광주의 모 장애인 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을 다룬다. 죄를 짓고도 뻔뻔한 힘 있는 사람들과 그 주변에 얽혀 있는 또 다른 힘 있는 사람들. 죄 지은 사람의 죄를 물었단 이유로 고통 받아야 하는 사람들. 소설 속에 나타난 갈등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갈등 구조를 그대로 보여 준다.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 용산참사, 쌍용차 파업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수많은 일들이 이 단순한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결과도 늘 비슷하다. 소설에서 장애아를 성폭행한 교장과 행정실장, 선생이 아주 가벼운 처벌을 받은 반면 그 죄를 물으려 했던 이들은 힘없는 자들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수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고통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빼앗기는 일이다.

사업에 실패하고 아내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자애학원의 기간제 선생으로 부임하게 된 강인호는 처음부터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다. 학교 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5천만원을 내고 자애학원의 선생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권력자들에게 저항할 수 없는 약점이 된다. 그랬던 그가 교장과 행정실장의 성추행 사실을 고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저항할 수 있는 아무런 힘도 수단도 없는 가여운 농아들에 대한 사랑과 의리였다. 그리고 그것이 돈 때문에 빼앗겼던 자기의 자존심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가족이라는 현실이 있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 수애. 농아들에게도 강인호가 필요했지만 아내와 딸에게도 강인호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다. 아내는 소설 속에서 강인호가 현실과 타협해야하는 순간마다 굳은일을 자처한다. 친구에게 기간제 교사 자리를 청탁한 것도 아내고, 학교발전기금을 마련해 준 것도 아내다. 그리고 농성장이 철거되는 새벽 강인호가 현장으로 갈 수 없었던 이유도 아내가 마침 그날 서울에서 강인호를 데리러 왔기 때문이다. 그는 선택해야 했다. 결국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연락을 끊고 강인호는 아내와 함께 서울로 올라간다.

강인호는 농아들과 끝까지 함께 하면서 돈의 노예가 되는 길을 거부하고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그러나 가족을 버릴 수는 없었다. 그가 투사가 되어 농아들의 인권을 지키고, 사회의 부조리를 끝까지 용서하지 않았다면 소설을 통해 또 다른 대리만족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빌딩이라는 나무가 가득한 서울이라는 숲으로 몸을 숨긴 강인호를 욕할 수는 없다. 그게 현실이고 세상의 이치다. 세상은 그렇게 우리를 길들인다. 세상을 바꾸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강인호와 달리 농아들과 끝까지 남아 싸우는 서유진은 말한다.

"세상 같은 거 바꾸고 싶은 마음,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다 접었어요. 난 그들이 나를 바꾸지 못하게 하려고 싸우는 거예요."

내가 바뀌지 않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일을 아주 조금은 늦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근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다. 자존심을 지키며 산다는 거,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 다는 거 말처럼 쉽지가 않다.

책 속으로

---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추천평

‘도가니’와 무진시(霧津市)는 안개로 뒤덮인 이 세계의 축소판이다. 이 완강한 씨스템은 온갖 거짓과 협잡과 폭력이라는 안개를 동원해 치부를 감추고 진실을 질식시키려 한다. 누구나 말할 수는 있다. 거짓과 싸워야 한다고, 진실을 영원히 은폐할 수는 없다고, 길을 잃어도 희망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또 누구든지 폭력과 위선 앞에 분노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릴 수는 있다. 하지만 정면으로 맞서 싸우고 온힘을 다해 무서운 폭력과 거짓이 세워놓은 안개감옥으로 뛰어들어 죽어가는 진실을 구해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놀랍게도 작가 공지영이 이 일을 해냈다. 약자 중에 약자인 장애아들의 편에 서서 광란의 도가니를 뒤엎고 거짓된 씨스템을 흔들어놓은 것이다. 그의 작업이 눈부신 것은 지옥도 같은 이 세계의 한복판에서 파헤친 진실의 두 손을 높이 치켜세워 만인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한바탕 분노와 눈물로 끝내버리지 말고 진실을 끝까지 응시하라고, 중요한 것은 진실을 끝끝내 기억하는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희망을 살려내는 가장 튼튼한 뿌리라고. 우리가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믿어온 것들이 퇴보해가는 이 시대에 『도가니』는 아름답고 준열한 정신을 새롭게 일깨우는 수작이다.
박원순 (변호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이 소설에서 안개는 청춘의 방황을 암시하는 관념적 상징이 아니라 반대로 진실의 은폐와 개진에 관여하는 현실성의 표지이다. 기간제교사로 첫발을 디딘 주인공이 이 안개의 도시에서 발견하는 것은 이중 삼중으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을 짓밟는 악행에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기득권자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상호보험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인간의 악마성과 사회적 불의가 얼마나 높은 성벽을 구축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을 어떤 의미에서 법정소설이라 할 때, 거기에는 두 개의 법정이 가정되어 있다. 세속의 법정은 판사와 검사, 변호사와 증인 등 온갖 실정법적 장치의 동원에 의해 진실을 위조하고 사회적 강자에게 공개적인 합법성을 부여한다. 작가는 이 과정을 냉정하고 세심하게 서술해나감으로써 세속의 재판정 자체를 심리하는 또 하나의 법정이 존재함을 독자들의 내면에 각인시킨다. 작가의 윤리적 상상력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이 양심의 법정을 믿는 사람들 편에 서게 하지만, 그의 미학적 균형감각은 주인공을 영웅화하는 대신 상처받은 소시민의 자리로 돌아가게 만든다. 이 패배의 아픔을 공유하자고 호소하는 것이 도덕적 폐허의 시대에 던지는 이 소설의 간절한 메씨지이다.
염무웅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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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도가니]
평점10점 | i****h | 2011-09-09 | 신고

도가니. 

광란의 도가니.

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발정 난 나라'에서 벌어진 광란의 도가니다.

 

진실.

불편한 진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상식이 통하고 정의는 살아있는 사회라고 믿었던 믿음을 흔드는 불편한 진실이다.

 

먹먹하고 답답하다.  소설 속에 나오는 청각 장애우가 되어버린 듯 읽는 내내 가슴 속 답답함을 지울 수가 없다. 두터운 안개가 짙게 드리운  무진이라는 도시처럼 마음에도 어두운 검은 안개가 드리워 사라지지 않았다. 소설이지만 실제 2005년 한 청각장애 학원에서 벌어진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자 공지영 작가가 쓴 실화를 모티브로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실제 있었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이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간 정의를 믿을 수가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과연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었던 걸까?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존중 받으며, 힘없는 이들의 인권이 인정받는 그런 곳에서 살고 있기는 한 것인가라는 답이 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쏟아 낼 뿐이다. 비겁한 방관자처럼, 진실을 모른 채 눈감은 동조자가 된 것처럼 부끄러움과 알 수 없는 분노에 몸을 치 떨게 만든 그날의 사건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남겼고 공지영 작가는 어떤 말을 하려고 한 걸까...

 

그날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작가는 강인호라는 한 교사를 등장시킨다.약간은 무능력한 남자. 아내의 힘으로 어렵사리 얻은 교사로 등교하는 첫날부터 무진의 자애학원에서 그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짙게 드리운 안개가 시야를 흐리듯 학원은 비밀스런 사실을 숨기고 다들 모른체하는 그런 곳이었다. 동료 교사들도 진실을 구태여 알려 하지 말라는 듯 그를 무시했다. 마치 넌 너의 능력이 아닌 아내의 힘으로 온 걸 다 안다는 듯 그를 비웃는 것 같았다. 그런 그곳에 대학 선배인 서유진이 등장한다. 남편 없이 혼자 어렵게 살아가지만 아이들에게 사는 곳에 대한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여자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한 사건에 그들은 진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려 다짐한다. 작은 힘이지만 가려진 해서는 안될 난잡한 성폭행을 세상에 알려 잘못된 정의를 바로 잡으려 일어선다.  그러나 힘과 권력은 그들을 비웃듯 사건을 은폐시키고 거짓으로 포장시킨다. 힘없는 이들에게 난 상처는 모두를 위한 희생이라는 듯 아무일 아닌 듯 그렇게 덮어 버리려 한다. 정상인들도 아닌 장애아이들을 무참히 짓밟은 교장 이하 몇몇 선생들의 만행은 사랑이라는 위선으로 자신들의 죄를 포장했고 그들 주변에서 함께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에  급급한 기득권층은 진실을 알면서도 덮어버리자 회유한다.

 

분노가 끓는다. 발정 난 나라에서 그런 동물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같은 동성이란 것이 부끄럽고 그런 진실을 모르고 지금껏 지냈던 자신에게 화가 난다. 이제 초등학교에 다니는 소설 속의 장애우와 같은 나이에 어린 딸을 키우는 아비로서 이런 세상이 무섭고 두렵다. 힘이 없기에 힘이 있는 그들이 저지른 죄는 내게 일어났어도 마찬가지였을 거란 사실에 치가 떨린다. 지난 과거의 오점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 지나간 부끄러운 한때의 사건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공지영 작가는 힘을 앞세운 권력 집단이 저지른 만행을 낱낱이 알렸다.  그리고 그 진실 어떻게 묻혀 갔고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들려줬다. 진실은 분명히 있지만 보려 하지 않기에 보이지 않고, 자신의 것을 지키고 세상의 변화를 피하게 하도록 모두들 침묵하는 참상을 글로 전했다. 아무리 소설이지만 미화하여 영웅을 만들지 않았다.  김인호가 보여주는 행동은 지극히 현실적이기 때문에 난 그의 행동을 비난하지 못한다. 그것이 <도가니>가 전하는 진짜 무섭고 두려운 불편한 진실로 다가왔다. 

 

그래도 분명 우리 사회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고 믿는다. 죄 값을 치르도록 법은 단죄를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공지영 작가의 노력처럼, 그들의 노력을 모른 척 외면하지 않고 글을 읽고 주위를 다시 한 번 돌아보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것 만으로 세상은 분명 살기 좋은 곳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믿는다. 공지영 작가에게 감사한다.  <도가니>에서 최대한 자신의 글 솜씨를 자제하고 사실을 표현해 줘 읽는 것에 몰두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이 어떻게 되가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인 내게 공지영 작가의 선처(?)가 더할 나위 없이 고마웠다. 책장을 열고 쉴 세 없이 책장을 넘기며 진실이 드러나고 정의가 이기기를 바란 내 소망은 비록 이뤄지지 않았고 그렇게 되도록 더 이상 넘길 페이지는 없었지만 희망의 바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실은 보려 하는 이가 있는 한 언젠가는 드러나기 때문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8 댓글 2 접어보기
종이책 주간우수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그 도가니 속에서 희망 찾기
평점10점 | b****4 | 2009-08-20 | 신고

 

자신들이 돌보던 장애인 자매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온 인면수심의 장애인시설 원장과 사무국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 이 장애인 시설에선 20명 가량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우수 장애인시설'로 TV에도 자주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 공지영으로 하여금, 『도가니』를 쓰게 했던 그 신문기사가 아니다. 오늘로부터 불과 6일 전인 8월 14일, 연합뉴스 기사다. 소설이 소설이 아닌 현실, 심지어 되풀이되고 있는 우리의 현주소.

 

사실 처음엔 이 리뷰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 작가가 소설을 쓰면서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소설을 읽으면서 아팠다. 하고 싶은 말들이 꾸역꾸역 올라왔지만 내 짧은 필력이 못 미더웠고, 무엇보다, 난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것이 두려웠다.

 

그렇게 『도가니』을 읽은지 한 달이 흘렀을까, 나는 윗 기사를 무방비의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맞닥뜨렸다. ‘눌러두면 안되겠구나. 한 번 더 읽고, 리뷰를 써야겠다’ 이렇게 마음 먹은지 6일, 이제야 글을 마무리 짓는다.

 

그렇다, 현실이 아무리 ‘개’같다 해도 외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냥 묵인해 버리는 것이 이런 거지같은 현실을 더욱 공고화 시킨다는 것, 『도가니』를 읽고 난 후 가장 많이 생각한 점이다.

  

소설은 주인공 강인호의 무진(霧津) 입성과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한 소년이 철길을 위태롭게 걷고 있는 모습이 서로 교차되며 시작한다. 사건의 구체적 배경이 되는 무진(霧津)은 이미 패색을 감지한 병사들처럼 음습해보여 기괴한 느낌마저 준다. 다리를 저는 작은 소년은 기차에 치어 미소인지 가벼운 찡그림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안개 속에서 붉은 피를 흘리며 목숨을 잃는다. 작가 공지영의 큰 장점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흡인력’이 이 소설에서도 십분 발휘된다. 독자의 단순한 ‘호기심’과 근원적 ‘두려움’을 동시에 자극하며 책장은 훅훅, 넘어간다.

 

사업실패 이후 아내의 연줄을 타고 특수학교의 기간제 교사로 일하게 된 강인호. 그가 무진에 진입하였을 때 느낀 공포에 가까운 불길함은 사건의 전조에 불과했으며, 안개 속의 자리 잡은 자애학원의 거대함은 그가 곧 부딪힐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처럼 견고했다. 강인호가 무진 도착 첫날 만난 아이(유리)의 두려움에 찬 비명소리는 약자 중의 약자로 대표되는 장애인들의 울부짖음처럼 느껴졌다. 누가, 무엇이 그 작은 여자아이를 비현실적으로 공포스럽게 하는 걸까.

  

작품 안에서 직접적 피의자로서 절대악으로 등장하는 교장 이강석, 행정실장 이강복, 교사 박보현. 그리고 나는 작품 초반부터 등장하는 ‘장경사’와 ‘박경철교사’에게도 특별히 주목한다. 상식을 뛰어넘는 ‘악행’을 직접적으로 저지르지는 않지만, 용인하거나 방조함으로써 ‘진실을 개들에게 던져’준다. 진실이 거짓이 되고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현실에 ‘기여’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루되어 있는 그 카르텔.

 

장경사는 한마디로 지긋지긋한 안개를 요긴하게 사용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세상이 늘 투명하고 맑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행동에 제약이 없다. 자신의 이속만을 위해 살면 그만이다. 어디가 이기는 쪽인지 직감적으로 간파하고 거기에 영합한다. 소설의 중반 이후, 교장 등을 체포 할 때 그의 영악함은 더욱 돋보인다. 대세의 흐름에 맞게 그들을 체포하나 장경사는 ‘곧 다시 돌아올’ 그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그는 조만간 다시 이런 처지가 역전되리라는 것을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장경사는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아 평생을 소왕국의 왕자처럼 살아온 이런 교장 형제와 같은 부류들을 ‘내심 경멸’하고, 한편으로는 서유진에 대해 알 수 없는 연민마저 느낀다. 십일년째 자애학원에 근무하고 있던 박경철 교사는 어떠한가. 부임 첫날 “학교가 너무 조용하다”라고 말하는 강인호에게 노골적인 경멸과 함께 연민을 보냈던 박선생은 과거에도 지금도 자애학원이 아니면 특별히 갈 곳이 없다.

 

이처럼 먹고 사는 것에 있어서 일종의 약점을 가진 박교사와 더 공부하고 싶었으나 주정뱅이 아버지에게 매만 맞던 장경사, 그래서 그들은 ‘보통의 우리들’마저 (어떻게 보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영역에 있다. 이처럼 이강석, 이강복, 박보현을 제외하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하려 맘만 먹으면 이해가 되는 ‘입체적’ 캐릭터이며,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다. 그들의 생각의 흐름과 거기서 파생되어 나오는 행동들은 우리가 흔히 봐 온(혹은 해 온) 것이기에 더욱 잔인하고 무섭다. 자본을 쥔 권력자들, 경찰, 검찰, 교육청, 시청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침묵해 왔던 우리 모두가 만든 카르텔, 이것이 바로 이 사건의 피할 수 없는 진실이자 요체인 것이다.

 

하여, 소년의 죽음과 여자아이의 공포는 ‘이제까지 그래 왔듯이’ 골치 아프지 않게 ‘잘’ 처리되는 듯 싶었다. 강인호가 아이들의 노기를 감지하기 전까진, 그들이 서로 ‘소통’하려 하기 전까진. 그들의 진심이 통해, 강인호가 알기 원했지만, 그만큼 알기 두려웠던 ‘진실’이 드러난다.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고문, 성추행, 성폭력, 지속적인 성폭력.... 이 미친…… 광란의 도가니는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자행’되고, 경찰, 검찰, 학원 등으로 대표되는 권력자들의 카르텔 안에서 ‘합법적’으로 ‘보호’받는다. 그리고 연두를 최초로 도와줬던 장애인 생활지도교사는 ‘합법적’으로 ‘해고’된다. 교육청과 시청은 자신들에게 아무 이득이 되지 않는 않는 이 골치 아픈 사안을 서로의 소관으로 미룰 뿐이고, 더군다나 최수희 장학관은 교장 형제가 장로로 있는 교회의 ‘식구’ 다. 이러한 무진이 악몽보다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의 자화상과 진배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과 강인호, 서유진 등으로 대표되는 약자들에게 마지막 희망은 미디어였다. (때문에, 미디어법은 더욱 더 철회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이 처한 무자비한 폭력의 상황을 폭로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 그들의 입장을 담은 프로그램이 외압을 이기고 방영된 이후, 세상은 들썩거렸다. 정의가 실현되어 세상은 그래도 살만 하다는 것을 확신시켜주는 듯 했다. 방송의 파장은 컸고, 증언들이 쏟아져 나와 피의자들의 처벌은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렇게 끝을 맺었다면, 이 소설은 이토록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극적 소재를 담은 영웅 소설 정도로 멈추었을 것이다.

 

이강석, 이강복이 장로로 있는 무진 영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그들을 옹호하는 논리 역시 퍼져나갔다. 왜냐하면 그 논리는 상식적이었고, 보통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인호의 비합법 전교조 전력, 서유진과의 관계와 과거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이의 자살에 대한 의혹까지 겹치면서 사건의 본질과는 달리 여론은 더욱 이상한 방향으로 호도된다. 또한 유리 할머니와 글도 모르는 민수 부모님은 평생을 괴롭혀온 가난과 병 때문에 찢어 버리고 싶은 그 천하의 나쁜 놈들에게 합의를 해 주며, 사건을 ‘묵과’하는데 본의 아니게 ‘일조’한다.

 

누가 봐도 거짓임이 느껴지는 피의자들의 말들, 허점을 드러낸 피의자 편의 증인들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진심어린 증언들에도 불구하고 교장 형제는 집행유예로 석방된다. 소설은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현실적’이다. 돈과 빽이 있는 교장 형제는 좋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실형을 벗어날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할 수 없는 박보현은 징역 6개월을(물론 그것도 죄질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지만) 선고 받는다.

 

이렇듯,『도가니』의 미덕의 커다란 뿌리는 현실성에서 기인한다. 외면하고 싶지만, 그것이 현실이기에 직면해야 하고 응시해야 하는 부조리에 대한 투철한 해부. 작품 안의 절대악에 대항하는 주인공들 역시 현실 안의 인물이다.

 

이혼한 후 애 둘을 혼자 키우며 사는 인권운동센터 상근 간사 서유진. 항상 옳아보이고 강해보이지만, 그녀 역시 갈등하며 눈물을 흘리는 한 영혼이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을 바꾸지 못하게 하려고 싸운다 그녀 역시 가끔은 뻔히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그것과 타협하고 싶을 때있다. 그러나 그녀는 끝까지 싸우기로 결심한다. 악에 맞서기(Anti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이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

 

반면, 늘 옳은 것은 자신이 없었던 강인호는 처음부터 영웅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보통의 인물이었다. 전형적인 영웅의 모습이 아닌 주인공은 오히려 독자의 마음에 깊게 닿아 함께 공명한다. 결코 배신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을 결국은 배신한 (형국을 취한) 것이다. 그가 처절한 고민 끝에 다시 아내의 품으로 돌아오는 결정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읽는 이들의 고개를 끄떡이게 하고, 그래서 더 아프게 가슴을 흔든다.

서유진 역시 무진을 말없이 떠난 강인호를 전혀 탓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우리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

 

작가가, 나에게, 우리들에게, 또 작가 스스로에게, 그러니깐 영웅이 아닌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도가니』는 여기서 멈추지 말자고 말한다.

 

설사 닥친 현실의 문제로 강인호와 같은 선택을 했을지라도, 당장은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지 못할지라도, 진실을 결코 잊지 말자고 말한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한 명의 영웅이 아니라,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기억하고 되새기는 행위, 타인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는 마음과 행동인 것이다. 여전히 타인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내놓고 시야를 흐리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희망은 존재하는 것이다.

 

지구가 멸망해도 바퀴벌레와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것만 같은 타락한 기득권층, 그들을 교묘하고 당당하게 ‘서포트’해주고 있는 사회 시스템, 가진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 속수무책으로 최소한의 방어조차 할 수 없는 이들에게 그들이 가하는 폭력의 잔악함, 태어날 때부터 약자였던 수많은 이들. 이 모든 게 불편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다. 소설의 후반부, 교장실에 찾아가 이강석과 윤자애에게 분노했던 삼십여명의 학생들 역시. 그 결과 비록 그 아이들은 폭행죄로 고소되고 여론은 순간 등을 돌려(나는 왜 노조의 파업 쟁의가 떠올랐을까) 싸움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아무리 연약한 아이들일지라도 힘을 합쳐 '연대'하고 전진하니, 부조리한 권력자로 대표되는 교장의 얼굴이 일순 해쓱해지고 두려움에 책상 밑으로 피신한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 그리고 함께, 홀로 서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작가와 글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그들이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그것은 곧 ‘권력’이다. 사르트르가 작가는 소통 불가능한 것의 소통을 위해 언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듯이, 소설가는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이 세계를 전달해야 하는 책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미친 듯이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그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독자를 불편하게 하면서, 동시에 독자의 마음을 공명시켜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감추어있던, 혹은 간과하고 있던 현실을 직시하거나, 문제의식을 제기하거나, 공감하게 하여, 더 많은 이들이 주목하게 하는 것. 무엇이 진정 옳은 것인가, 자연스레 생각하게 하고 기억하게 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도가니』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공지영 소설의 진보를, 한국 문학의 발전을 감히 말하고 싶다. 그간 공지영 작품에 대해 상대적으로 옹호적이지 않았던 이들이라도 읽어보길 권한다.

 

공지영 작가가 자신의 인터뷰집 『괜찮다, 다 괜찮다』에서 공선옥의 『명랑한 밤길』을 읽곤 ‘졌다’ 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책을 덮으며 생각 했다.

 

'『도가니』를 읽은 꽤 많은 작가들이 내가 졌다, 라고 느끼지 않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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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무모한 아름다움
평점10점 | q*****2 | 2009-07-04 | 신고

시간은 강산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었다. 작가 지영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나는 그녀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지난 날 젊은 투사의 글쓰기를 보여주었던 그녀는 어느 순간부턴가 인간 내면으로의 깊은 침잠을 우리에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의 상처를 들추는 데에 익숙해졌다 싶은 순간 그녀는 다시금 인간의 존엄성으로 화두를 돌렸다. 베스트셀러였고 영화화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사형수를 미화시킨다는 혹평을 받기도 하였으나 동시에 삶과 죽음이라는 민감한 문제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낳았다.

처음 <도가니>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난 책 제목치고는 너무 우스꽝스럽지 않나 생각을 했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아직도 이런 제목을 붙임으로써 작가가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허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못지 않은 문제의식을 우리 사회에 일으킬 수 있는 글이라는 확신만은 분명히 갖게 되었다. 최근에는 많이 나아진 듯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를 가진 이들을 만나는 경험에 우리는 익숙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장애인들이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이동권마저 보장받고 있질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 중복 장애로 고통 받는 이들은 한 번뿐인 삶 전부를 시설에서 보낸다. 문제는 장애인에게 삶의 터전일 수 있는 시설의 몇몇이 너무나도 열악하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종사자들은 투철한 사명감으로 일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린 때때로 시설 종사자들의 폭력에 희생된 장애인들의 소식을 듣는다. 음지에 놓여 있던 사건의 전모가 양지로 드러날 때마다 우린 분노한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부당함을 옹호한다. 그리고 혹 분노한 이들도 제 분노는 오래 간직하지 못한다. 마치 남의 집 불구경하듯 제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우린 세상을 외면한다. 무관심, 소극적인 대응. 그 자체만 놓고 보면 큰 죄는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장애인들의 아픔도 커진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실로 많은 이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읽고 무기력감을 느끼는 건 좋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주인공의 선택에, 허무하다 할 수도 있는 결말에 나는 기운이 빠졌다. 이 책에는 너무도 많은 악이 등장했다. 강자는 장애라는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마침내 한 인간을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수년 동안 그러한 부당함이 반복되었음에도 가해자는 오히려 장애인을 위한 성스러운 자선사업을 하고 있는 것마냥 세상에 비추어진다. 무진의 세력가들은 학연, 지연 등 온갖 연줄의 힘을 빌어 제 편 보호하기에 급급하다. 국선 변호사는 만사를 귀찮아하고 같은 죄를 지었음에도 돈이 없는 박보현 선생만이 징역 육 개월 형을 선고 받는다. 게다가 정의는 어찌나 나약하던지. 가난을 이기지 못한 부모는 자녀의 아픔에 가슴을 치면서도 합의서를 써 주었다. 사건의 중심에 서 있던 주인공은 자신의 약점을 교묘하게 파고든 세력으로부터 어찌 보면 달아나는 형국을 연출하였다. 구호 하나 외치지 못하는 농아들의 행진과, 그런 그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물대포를 쏘아대는 공권력. 이건 누가 봐도 지는 싸움임이 분명하다. 실제로 자애학원에 맞선 싸움은 (가시적인 성과만을 놓고 본다면) 졌다고 표현해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이내 촉촉히 젖어든 눈가로 인해 나의 시야는 마치 무진에 가득 찬 안개마냥 뿌옇게 돌변했다. 패배가 서러워서는 물론 아니었다. 지는 싸움임을 알면서도 포기치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 걸음 하나하나가 너무도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죗값을 충분히 치르지 않은 채 학교를 다시금 장악한 이들을 향해 그들은 제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희생을 감내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는 부당함을 알아도 으레 침묵해야만 한다고 배워온 이들이 자신들도 남들과 똑같이 소중한 존재임에 눈을 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투쟁은 이기기 위함보다 우리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함이 더 크다고, 내가 아는 누군가는 누차 강조했었다. 때론 그 단련이 자신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주인공 강인호처럼 위기의 순간에 돌아서거나 달아나곤 한다. 어쩌면 그것이 보다 현명하고, 또 현실적인 태도일지도 모른다. 모든 이들이 서유진처럼 투사일 순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가 강하다고 미리부터 주저앉는 어리석음을 범하진 말아야 한다. 스스로 불같이 일어나진 못하더라도, 장경사처럼 미리부터 손익을 계산할 필요도 없다. 이해되지 못할 무모함이 있기에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비로소 살만한 곳으로 바뀌어간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투사들이 제 몸의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싸움을 중단치 못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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