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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4년 06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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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수, 무게, 크기 | 152쪽 | 156g | 114*188*10mm |
| ISBN13 | 9788932042824 |
1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젊은 작가들이 바라보는 지금의 모습과 새로운 세대가 앞으로 이끌어 나갈 미래를 대하는 마음 등 늘 설레는 기분으로 접하게 했던 ‘소설 보다’ 시리즈.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을 뒤로한 채 (여전히 덥지만) 가을의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 계절에 미래 세대들의 젊은 감각을 다시금 느껴본다. 다양한 곳에서 작품을 접했고, 좋았던 느낌으로 간직했던 낯익은 작가들의 작품으로만 구성돼 있어서인지 여느 ‘소설 보다’ 시리즈 보다 훨씬 더 친밀함과 익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뜨거웠던 여름 햇살처럼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삶과 사회를 대했던 그 세대들이 여러 상황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꿋꿋하게 신념을 지켜가고자 애쓰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해 더욱 깊이 공감했었다. 나 또한 그 시절을 지나 왔었기에 ‘나도 한때 그랬지’로 그저 넘기는 것이 아니라, 나의 한때 그 열정(때로는 치기)보다 지금 세대들의 열정과 노력들이 결코 모자라지 않음을, 오히려 훨씬 더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음을 겸손히 받아들여 본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그 삶을, 치열하게 살아갈 그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격려하면서 그들이 그들만의 신념을 다가올 세대에 꼭 이뤄내기를 바래본다.
트랜스젠더였던 화자가 스타트업 회사에서 만난 직장 동료에게 동지 의식을 느끼던 중 일련의 에피소드로 인해 거리감을 느끼게 되며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고민해 보게 되는 서장원 작가의 「리틀 프라이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에도 주변의 시선을 쿨하게 넘기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활하는 직장 동료의 당당함에 어쩌면 동경까지 했었는데, 어느날 목격하게 된 동료의 진심과 행동들은 실제로는 타인의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해 왔던 것임을 깨닫는 순간, 나의 정체성과 사회적 자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혜령은 그가 아주 멋졌다고 말했지만, 그렇지만, 그에게 매혹되었던 건 아니었다. 그리고 아마 내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본문 中)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쩌면 다양한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가끔 나의 정체성과 속마음과는 달리 타인의 시선에 맞춰가는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잘 보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지, 왜 그랬어야 하는지, 그건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등등 많은 고민을 떠오르게 한다.
“관계 안에서의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한지 물으신다면, 저는 간극을 극복하고 연대로 나아가기 위해선 그 틈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그리고 어떤 형태의 틈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작가 인터뷰 中)
진정한 차이가 무엇인지,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의 목적은 무엇인지 먼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나를 먼저 정확하게 바라본 후에 다른 사람과의 차이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 ‘다름’을 ‘쿨하게’ 인정하며 각자의 방식들과 신념들을 합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리라.
아버지의 병간호를 도맡아 했지만 결국에는 상주가 되어 장례를 주도적으로 치르는 딸이 아버지의 생전 지령(혹은 유언)을 혁명처럼 수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소연 작가의 「개와 혁명」.
처음 한동안은 부녀 관계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도대체 무슨 관계일까 갈피가 잡히지 않았었다. 미스터리한 관계, 드러나면 안 되는 관계(처음에는 혼외자로 지레 짐작했었다)의 인물이 장례라는 자리에 나타나서 뭔가를 훼방놓는 건가 하는 생각이 가득했었다.
요즘 애들, 옛날 애들 가리지 않고 맞춰가는 그 유도리가 진짜 멋으로 느껴졌다. 그러니까, 나 같은 요즘 애들은 똑딱 핀을 만들면서 무언가를 도모할 거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뜻이라는 게 있었다.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뜻, 의지, 그런 것들, 비록 미적지근할 뿐이지만, 중요한 건 분명히 그런 게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본문 中)
어쩌면 철부지로, 무책임한 가장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아버지로서 죽음이라는 두려움보다는 남겨질 가족들이 치러야 할 것들을 걱정하며 계획을 세웠던 그 아버지의 마음이 어느 순간 다가온다. 애도로 가득해야 할 장례식장이라는 공간에서 생전 아버지의 모습을 되짚어가며 그의 진정한 모습과 마음을 느껴가는 그 과정이 이 작품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아닌가 한다.
“제게 ‘세대’보다 중요한 건 이 순간의 ‘우리’예요. 우리는 지금 어느 지점에 도달해서 또 어디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어떻게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 이렇게 궁지에 몰릴수록 사랑의 파장은 더욱더 커지는 것 같아요. 소설의 힘이 있다면 그런 데서 오는 것 같아요.” (작가 인터뷰 中)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며 살아가기. 내 자신보다는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내가 더 사랑해주기. 그 마음을 느끼며 부재한 누군가의 마음을 되짚어가며 그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기. 어렵지만 내가 누군가와 이별해야 하는 순간이라면 나도 저런 멋들어짐을 갖추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오디션 심사위원이자 단짝 친구인 나와 친구의 관계를 오디션 과정 속에서 다시금 깨달아 가는 내면을 보여주고 있는 함윤이 작가의 「천사들(가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나’는 아직 미완성인(제목조차 확정짓지 못한) 영화 시나리오로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남녀 관계를 이어주려고 끝없이 노력하는 천사만이 나오는 배역의 오디션을 진행하며, 자신의 상황을 겹쳐 돌아보며 단짝 친구와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거품들은 계속하여 바닥에서 솟아난다. 휙 날아오른다. 물처럼 보이는 것, 물은 아닌 것, 그 안에서 부글거리며 끓어오르는 모양들을 함께 지켜본다. 반구 형태로 부풀어 오르더니 반짝이다가 터진다. 서로 엉겨 붙는다. 나뉘어 떨어진다. 수면으로 올라가면 사라진다. 드물게 잔 밖으로 튀기도 한다. 밖으로 튄 방울은 손등에 스민다. 나는 반복한다. (본문 中)
나와 누군가의 관계에서, 그 관계가 사랑하는 사이라면 더더욱 그 둘의 관계의 파탄을 끝끝내 막고자 하는 나를 둘러싼 어떤 힘이 작용함을 나도 가끔은 느낀다. 나와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절절히 응원하고, 때로는 그 관계 속에 슬픔도 기쁨도 환희도 절망도 느끼지만 그 감정들을 묵묵하게 지켜봐 주는 그런 천사와 같은 존재들이 꼭 있었던 것 같다.
“그 힘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천사라고 이름 붙일 수도 있을 거예요. 어쩌면 한참 뒤에는 이런 죄의식이나 수치심 또한 마땅히 제가 느껴야만 했던 힘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네요. (…) 제 안에서 천사와 사랑 그리고 애도와 죄의식 또 수치심 등이 서로 그리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 인터뷰 中)
비단 누군가를 지칭하는 인칭 대명사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가게 할 수 있는 그 미지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나를 감싸는 그 미지의 힘을 새삼 느껴보며 누군지도 모를 대상들에게 고마움을 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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