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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기대며 부천서 6학년 장민혁 | 2015-09-20
2015년 15회 대회
[도서] 오세암 창비아동문고019
정채봉 저 | 창비 | 2001년 07월

   나는 아침에 엄마가 깨워줘서 하루를 시작하고 아빠와 저녁에 자전거를 함께 타거나 배드민턴을 치며 하루를 마감한다. 이런 부모님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살면서도 그게 행복인 줄 몰랐다. 다 그렇게 사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기에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도 하기 싫다고 투덜대면서 부모님을 속상하게 했다. 

   오늘 '오세암'을 읽고 감이나 길손이에게 부끄러웠다. 부모님도 없이 추운 거리를 떠돌며 동냥을 해서 먹는 아이들, 어른들은 춥고 배고픈 게 제일 서럽다고 하던데 왜 감이와 길손이는 고아원도 가지 못하고 거리에서 지내야 했을까? 더구나 감이는 앞도 못 보는 장님이고, 길손인 겨우 다섯 살이었다. 위험한 세상에서 서로에게 기대 살아가는 아이들은 길손이가 누나에게 길이나 세상 일을 알려 주면서 그런대로 잘 사는 것 같았다.

  설정스님은 짚가리 속에서 추운 밤을 보내야 할 남매를 두고 그냥 갈 수 없었다. 그래서 부모를 잃은 조카라고 하고 큰 절로 데려갔다. 어느 날 길손이는 스님에게 부처님의 눈에는 바람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스님은 공부를 열심히 하면 창문이 하나씩 열리는데 모든 창문을 다 열면 바람조차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뜰 수 있다고 하면서 그 마지막 창문까지 연 사람이 바로 부처님이라고 했다. 길손이는 자기도 마음의 눈을 떠서 누나에게 이 세상 일을 더 잘 말해 주고 싶다고 했다.

   설정스님은 관음암으로 공부하러 가면서 길손이를 데려갔다. 처음으로 누나와 헤어진 길손이는 어디에 있든지 간에 감이누나의 마음이 항상  따라와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길손이가 너무 말썽을 피워서 젊은 스님들이 미워하기 때문에 설정스님이 관음암으로 데려간 것이었다. 심심했던 길손이가 암자의 구석진 곳을 뒤지는 것을 재미로 삼았을 때쯤 골방에서 관세음보살이 그려진 탱화를 발견했다. 웃을 듯 말듯 미소 띈 관세음보살을 보며 길손이는 엄마라고 불렀다. 그리운 엄마, 얼마나 엄마의 따뜻한 품이 그리웠으면 그림보고 엄마라고 할까? 그래도 길손이가 행복해하고 재밌어 하는 건 다행인 것 같다. 아이들은 맘껏 뛰어놀아야 하는데 산 속 깊은 관음암에 친구도 없이 길손이가 어떻게 버티란 말인가?

    스님은 길손이를 혼자 두고 식량을 사러 장에 갔다. 돌아올 때까지 무서우면 관세음보살을 부르라고 했는데 하필 폭설이 쏟아지면서 발이 묶인 스님은 어떻게든 산에 가려고 애쓰다 정신을 잃었다. 길손이는 얼마나 애타게 관세음보살을 불렀을까? 그것은 엄마~ 엄마~ 엄마를 부르는 소리기도 했다. 스님과 감이 누나가 눈이 녹기를 기다려 50여일 만에 암자에 갔을 땐 길손이가 관세음보살님 품에 안겨 부처가 되어 있었다.

  그 덕분일까? 감이의 눈이 떠졌다. 아마 감이는 눈을 뜬 게 최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동안 다섯 살 동생이 들려 주던 세상보다 눈을 뜨고 직접 보는 세상이 아름답지도 않고 처음으로 보는 동생이 죽었기 때문이다. 금방이라도 누나~ 할 것 같은데 길손이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다섯 살 아이가 죽어서 부처가 되었다는 소문으로 관음암은 오세암이 되었다.

  나는 길손이의 장례식 날, 누나가 "저 연기 좀 잡아줘요!"하는 부분에서 마음이 찡했다. 눈을 떠도 슬픈 세상은 캄캄한 세상과 같다고 생각한다. 부처의 마음을 가진 아이가 부처가 된 것은 다행이지만 그래도 어린 아이를 죽게 한 것은 너무 마음 아픈 결말이었다. 어린 부처의 사랑과 자비가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춰 더 이상 아이들이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기대며 부천서 6학년 장민혁 | 201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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