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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MD 한마디
[구성]
1. 『사유하는 미술관』 1부 = 22,500원
2. 『사유하는 미술관』 1부 + 아크릴 마그넷 = 25,500원
명화 속에서 어제의 기록을 읽어내다!
미술관에 잠들어 있던 명화에서 읽는
아주 사史적이고 매혹적인 이야기 30

절대 권력의 표상으로만 여겨져 온 루이 14세는 사실 그의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 패션에 힘을 썼고 그 결과, 프랑스를 하이 패션의 메카로 만들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괴롭히던 정치 포르노는 결국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진 매개가 되었다. 빅토리아 시대에 등장한 먹지 않고도 사는 ‘금식 소녀들’의 기원은 남성보다 더욱 혹독하고 가혹한 고행을 해야 성자가 될 수 있었던 중세 시대의 굶어 죽은 수녀들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7세기에도 먹스타그램이 있었고 이를 그림으로 주문 제작해 명화로 재현하기도 했다. ‘비정상’으로 여겨지던 반 고흐는 정신 병원에 갇혀 새벽녘 창문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리며 꿈과 불안, 희망과 고통을 담아냈다. 또한 인류 멸망의 날이 미켈란젤로의 작품에 어떻게 묘사되었는지 그리고 그는 왜 「최후의 심판」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는지, 디즈니가 인디언 공주의 신화를 어떻게 환상적인 거짓말로 재포장했는지 등도 모두 역사의 기록으로 남은 명화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미술 작품에 잠들어 있던, 혹은 흘려보냈던 역사를 여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서 살펴보는 그림 역사책이다. 과거를 살던 화가들이 자신들의 시대를 살아 숨 쉬듯 생생하게 그림에 담아낸 역사 즉, 어제의 기록을 읽는다. 근대 이전 역사의 구심점이었던 유명한 왕과 왕비가 명화 속에 어떻게 머물러 있는지, 의식주와 함께 삶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성과 사랑이 어떻게 그림 속에서 기억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또한 그림 속에 남은 음식의 역사, 그림 속에 기록된 신앙과 종교의 역사, 그림 속에 각인된 힘과 권력의 역사, 그리고 근대 사회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통해 인간은 어떤 생각과 가치를 지니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를 읽어낸다. 그동안 미처 못 보고 있던 시대와 장면이 명화를 보는 순간 또렷하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목차

서문

1장. 그림 속에 머문 왕과 비

1. 술탄의 심장을 훔친 하렘의 노예 록셀라나
- 오스만 제국의 여성 술탄 시대
2. 황후가 된 매춘부 비잔틴 제국의 테오도라
- 히포드롬의 여배우에서 콘스탄티노플 궁정으로
3. 튜더 왕가의 라이벌 공주
- 애증으로 얽힌 왕실 자매 이야기
4. 프랑스 하이 패션의 선구자 루이 14세
- 위대한 나르시시스트 군주
5.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의 프로파간다 초상화
- 예술과 정치의 협업

2장. 그림 속에 남은 스캔들의 역사

6. 팜 파탈 신화의 희생자 클레오파트라
- 전설적인 유혹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
7. 기독교, 성 그리고 죄
- 지옥에 떨어진 연인들
8. 여자들의 결투!
- 결투의 역사
9. 마리 앙투아네트를 괴롭힌 정치 포르노- 유럽을 뒤흔든 성 스캔들 풍자만화
10. 셀카의 개척자 카스틸리오네 백작 부인
-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한 여자

3장. 그림 속에 차려진 음식

11. 카트린 드 메디시스, 프랑스 음식 문화를 열다
- 프랑스 미식 요리의 시작
12. 세계사를 움직인 커피
- 커피가 있는 명화
13. 후추, 향신료, 그 유혹의 역사
- 동양에서 온 천국의 맛
14. 그림 속에 차려진 설탕의 유혹
- 달콤하지만 잔혹한 ‘하얀 금’의 세계사
15. 명화로 재현한 17세기 먹스타그램
- “어때? 나 이렇게 잘 먹고 살아!”

4장. 그림 속에 기록된 신앙의 시대

16. 죽음의 무도와 죽음의 승리
- 흑사병 시대의 예술
17. 죄악의 접시
- 지상의 식탐을 경계하라!
18. 중세 성녀의 거룩한 금식
- 먹지 않아도 사는 소녀들
19. 둠스데이, 인류 멸망의 그날
- 묵시록적 종말론의 그림자
20. 마녀는 어디에서 오는가?
- 마녀의 역사는 여성 혐오의 역사

5장. 그림 속에 기억된 힘과 권력의 역사

21. 고대 로마의 이상적인 여성 루크레티아
- 우리는 여성을 어떻게 보는가?
22. 이국적인 사치품 흑인 노예
- 노예는 상품이었다
23. 동화는 없다: 현실판 미녀와 야수
- 늑대인간 가족의 비극
24. 포카혼타스, 인디언 공주의 신화
- 디즈니의 거짓말
25. 정신 질환, 그 폭력의 역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6장. 그림 속에 각인된 근대 사회의 빛과 그림자

26. 마음 설레는 기차 여행과 모던 라이프
- 19세기 파리지앵의 여가 생활
27. ‘레미제라블’, 번영의 그늘
- 산업 시대 도시 빈민의 자화상
28. 템스강의 스모그를 그림으로 기록한 모네
- 산업 시대의 자화상
29. 왜 이 가축들은 직사각형의 모습일까?
- 냉장고를 삼킨 소!
30. 피의 일요일
- 러시아 혁명의 서막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책 속으로

그런데 왕과 제인 시모어, 왕자만이 기둥 안 공간에 배치되어 있고 공주들이 기둥 밖으로 밀려나 있는 모습은 매우 흥미롭다. 왕의 진정한 가족은 왕자와 그의 이미 사망한 어머니 제인 시모어뿐이라는 인상을 준다. 초상화에서 두 공주의 위치는 여전히 사생아, 왕위 계승의 예비군으로 보이게 한다. 또한 두 공주의 목걸이는 이 가족의 싸늘한 갈등 국면을 드러낸다. 가톨릭 신자인 메리는 십자가 목걸이를, 엘리자베스는 앤 불린으로부터 물려받은 이니셜 A가 새겨진 에메랄드 진주 목걸이를 달고 있다. 때로 그림 한 점은 천 마디의 말을 한다. 한 자리에 모인 가족의 초상화이지만 이 왕실 가족의 애증이 얽힌 복잡한 이야기를 전한다.
--- p.50

장 레옹 제롬은 플루타르코스의 이야기에 따라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낭만적인 첫 만남을 묘사한다. 그림 속 클레오파트라는 막 카펫에서 나와 유혹적인 자세로 카이사르 앞에 서 있다. 화려하고 정교한 이집트식 목걸이 아래 드러난 가슴, 허리띠 아래 투명한 베일 같은 치마 사이로 엿보이는 다리가 육감적이다. 옆에는 그림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위한 소품으로 그린 노예가 여왕의 뒤에서 두려운 듯 웅크리고 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카이사르는 당황한 듯 두 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클레오파트라를 올려본다. 화가는 고대의 사건을 상상하면서 젊고 매혹적인 이집트 여왕의 모습을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으로 그려냈다.
--- p.89

목에서 자라 나온 가지에 달린 오렌지와 레몬은 새로운 희망을 상징한다. 겨울은 죽음과 소멸이 아니라 또 다른 생명을 품고 있다는 것 그리고 황제의 힘과 권력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중의 의미를 내포한다. 코는 계피 막대, 눈은 정향, 입술은 생강, 귀는 육두구, 이마는 백후추 등 향신료가 사용되었다. 이것들은 따뜻한 성질을 가진 향신료로 겨울철 음식에 많이 쓰였다. 이렇듯 아르침볼도의 작품 속 향신료는 계절 감각을 드러내는 요소로 사용되었다.
--- p.181

더욱 신박한 점은 미켈란젤로가 그림에 자신의 모습을 넣어둔 점이다. 성 바르톨로메오가 들고 있는 살가죽에 그려진 얼굴이 그의 자화상이다. 미켈란젤로는 왜 스스로를 천국과 지옥 사이에 불안정하게 매달려 있는 빈 껍데기로 표현했을까? 그는 종종 영혼의 구원보다는 예술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자신의 젊은 시절에 대해 참회했다. 60대 중반에 그린 이 벽화에서, 스스로 성 바르톨로메오로 빙의함으로써 또다시 예술적 오만에 대해 회개하고 그리스도가 자비를 제풀어 선택받은 자들의 무리에 속하기를 염원했을지도 모른다.
--- p.253~254

두 인물의 자세는 멀린에 대한 니무에의 우월성을 보여준다. 니무에는 캔버스의 중심을 장악하며 남성적 권위를 뭉개버린다. 그녀가 들고 있는 책은 니무에가 지식을 가진 여성임을 나타낸다. 뱀들로 얽힌 그녀의 머리카락은 사람들을 돌로 만든 고대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를 연상시킨다. 이는 니무에가 마녀임을 상징한다. 그림은 신화를 이용해 지성을 가진 여성이 남성을 파멸시키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는 곧 여성 교육에 반대하는 가부장적인 빅토리아 시대의 가치관을 투사한 것이며, 학식 있는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불안과 거부감을 드러낸다.
--- p.266

이 시기의 정물화에서 노예가 다른 물건과 함께 주인의 소유물 중 하나로 그려지는 일도 흔했다. 작품 의뢰인은 노예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그림에 사치스러움을 보태기 위해 노예를 그려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반 스트리크는 정물 사이에 흑인 하인을 넣어 주문자의 허영심을 만족시키는 그림들을 다수 제작했다. 이것이 흑인 소년이 정물과 함께 그려진 이유다.
--- p.284

어린 안토니에타는 자신의 초상화에서 비극적인 가족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그녀가 누구인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는 편지다. ‘카나리아 제도에서 발견된 페트루스 곤살부스가 프랑스의 왕 앙리 2세에게 선물되었고, 다시 파르마 공작에게 팔렸다. 나는 그의 후손인 안토니에타며 지금은 이사벨라 팔라비치나 부인의 궁정에 살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예복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소녀는 편지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다. 화가는 동물의 품종 증명서처럼 소녀의 혈통과 역사를 보여주려고 했다. 자식을 강아지 분양하듯 떠나보내야 했던 삶에서 곤살부스 부부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었을까.
--- p.300

이 그림은 원근법적으로 펼쳐지는 생 폴 드 모솔 정신 병원의 복도를 묘사한다. 밝고 따뜻한 노랑과 오렌지 계열로 채색된 복도의 중경에 작은 인물이 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고흐가 1889년 5월부터 사망하기 직전인 1890년 5월까지 1년간 머물렀던 병동을 그린 것 중 가장 인상적인 그림이다. 반복적인 진동을 일으키며 급격하게 물러나는 원근법은 무언가 조여드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예술가들이 종종 사회가 질병 혹은 비정상이라고 부르는 것에 가까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창의력은 비합리적인 정신의 항해에서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 p.319~320

하지만 정작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위용을 자랑하는 현대적 건축물이 아니라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듯한 런던의 안개였다. 두 번째 아내 앨리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안개가 없었다면 런던은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모네는 이 도시를 장악한 신비로운 안개를 사랑했다. 안개 속에 감싸인 도시와 건축물은 마치 덧없고 불안정한 인간의 삶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듯하다. 모네는 그 미묘한 느낌을 좋아한 것일까.

출판사 리뷰

그동안 감춰져 있던 삶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명화

“역사가 담기지 않은 그림은 없다”
우리의 삶은 역사가 되고, 결국 예술로 기록된다

그림 작품에는 단순히 미학적 목적이나 예술적 가치 외에도 그 시대와 사회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예술 작품은 한 시대와 사회, 역사를 반영하는 기록물이자 인간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교과서적인 역사 서술에서 드러나는 익숙한 시선이 아닌, 자유롭고 개방적인 눈으로 과거 인물들의 행적과 역사적 사건을 바라본다면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의 목적은 미술을 통한 인문학적 영역으로의 확장에 있다.

그리고 유유히 흘러가던 역사가 어떻게 다시 명화에 멈춰 담겼는지 살펴보면 그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잊혀진 그들의 역사가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우리 모두의 인생이 그렇듯, 삶은 모두 역사가 되고 결국 예술로 기록된다. 이 그림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그려진 것일까? 우리는 이 작품들을 어떤 눈으로 살펴보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껴야 하며, 어떻게 마음 속에 품어야 하는 걸까? 지나간 역사와 사회를 어떻게 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모습도 달라진다. 삶을 은유하듯 그때의 역사를 담아 그려진 이 그림들을 통해 우리의 삶도 역사가 될 미래의 그날을 떠올려보자.

찬란하게 빛나는 명화, 그 이면의 그림자

그림 속에 깃들어 있던 이야기를 깨우다
내 안의 사유를 깨우는 미술관으로의 초대!

다수의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든, 은유와 암시를 비밀 코드처럼 심어두었든 그림에는 화가의 의도가 항상 담겨 있다. 화가는 단순히 찬란하게 빛나는 명화 한 점을 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었다. 값비싼 중국 도자기, 해외에서 들여온 진귀한 과일, 값비싼 꽃, 귀여운 앵무새나 개처럼 주인이 가지고 있는 소유물 취급을 당했던 ‘인간 사치품’ 흑인 노예가 그려진 ‘정물화’가 대표적이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줄리앙 반 스트리크는 정물 사이에 흑인 하인을 넣어 주문자의 허영심을 만족시키는 그림들을 다수 제작했다.

19세기 말, 템스강 주변에서 배출된 대기 오염 물질이 빛을 흡수하고 산란시켜 멀리 있는 물체를 흐릿하고 뿌옇게 보이게 한 스모그는 또 어떤가. 영국 산업 혁명의 부산물인 스모그는 노란색, 갈색, 검은색 등 색색의 안개 스펙트럼이 펼쳐진 도시 풍경을 자아냈고, 많은 작가와 예술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클로드 모네는 “안개가 없었다면 런던은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 도시를 장악한 신비로운 안개와 안개 속의 황홀한 빛의 효과를 사랑했고, 도시의 모든 것을 덮고 용해하는 템스강 안개의 마법에 매료되어 100여 점에 달하는 ‘워털루 브리지’, ‘국회의사당’, ‘채팅크로스’ 연작으로 남겼다.

이처럼 저자는 명화에 기록된 서사에 새 숨을 불어넣어 다시 우리 눈앞에 서게 했다. 찬란하게 빛나는 명화의 이면에 가려져 있던 그림자를 조명한다. 그동안 그림에서 읽어내지 못했던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지닌 이야기, 그 이면의 그림자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신을 투명하게 내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림 속에 깃들어 있던 이야기를 더욱 속속들이 알게 된다면 명화가 전하는 즐거움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눈앞에 펼쳐질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고 사유해 보길 바란다.

저자 소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역사를, 동대학원에서 미술사와 현대미술을 공부했다. 미술사에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며 글을 써오던 중 한국천문연구원 웹진에 게재한 짧은 글 「명화 속 별자리 이야기」가 계기가 되어 천문학자 남편 김현구 박사와 함께 《그림 속 천문학》을 출간했다. 별과 우주를 사랑한 화가들의 삶과 그림을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천문학적 요소를 찾아 흥미롭게 엮어낸 책이다. ‘미술사에서 사라진 여성 미술가들’로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이 연재를 묶고 보완해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를 출간했다. 2020년부터 [한국일보]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 예술가들의 숨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김선지의 뜻밖의 미술사’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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